보은감리교회가 있는 길상리 풍경화 ---이 글은 2001년6월28일부터 7월 중순까지 가족들이 모두 이사오기 전 혼자 지내며 느낀 것을 메모한 것입니다. 이제 2년 반 여 기간 지나면서 보니 사실과 차이가 있는 부분도 있으나 수정이나 탈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읽으시고 마음에 청량제가 되신다면 만족하겠습니다. 우재준 전도사 드림
45호쯤 되는 작은 동네, 버스가 다니는 큰 길에서 500미터쯤 떨어져 있다. 동네를 들어가는 입구에 그늘져서 시원한 휴게실이 있는데 등나무 밑에 통나무를 잘라 만든 의자가 있고 그 앞에 보은 교회가 자리잡고 있다. 동네를 들어가 보면, 느티나무 아래 노인들 몇이 덩그너케 앉아있다. 몇몇 집을 들어가 보면 노인들만 있다. 군데 군데 무너지기 일보직전의 가옥이 몇 채 있다. 저어기 멀리 깨밭에 김매는 아낙들 혹시? 역시 할머니들이었다. 노인들만 사는 가정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들의 어머니도 할머니 이웃에 사는 그들의 자녀들도 할아버지, 할머니이다. 아들 며느리도 70이 넘은 노인들 그 늙은 며느리가 밥하고 남편은 가는귀가 먹어서 잘 안 들린다. '교회에 좀 놀러오세요' 했더니 '나는 헛거여 들리지두 않구...' 그 늙은 며느리는 보은교회의 집사이다. 머리가 새 하얀 할아버지는 싸움하듯 이야기를 해야 '응? 응! 알았어어'하고 대답한다. 며느리는 허리가 구부러져서 시어머니가 걱정이다. '갸는 엎어져서 댕겨, 맨날 병원에 간대...' 하신다. 집안에 있는 선풍기도 늙어서 고장이다. 모타가 돌려고 응응거리며 용을 써 보지만 이미 기력이 쇠진되어서 그놈의 팔랑개비는 움찔움찔 하고만 만다. 뜰에는 옛날 화려했을 모습의 소달구지가 앙상한 뼈만 남아 쇠 바퀴에서는 붉은 핏자국이 흐르다가 굳어 딱지가 앉아있다. 그는 동생이었다. 그 할아버지 형은 옆집에 살고 있다. 할머니는 꼬부랑, 집은 넓다. 이 집도 마찬가지로 옛날 화려하고 분주하던 모습이 아련하다. 왕년에는 한나절이면 최신 모델의 우마차를 생산해 냈을 만한 규모이다. 그 잔재들이 마당이 좁을세라 널브러져 있다. 그 모든 도구나 쇠붙이, 나무 조각 조차도 오랜 풍우에 늙어 거무티티하고 써금써금한 곰팡이가 비단뱀을 연상케 한다. 그런 나무판을 녹슬은 톱으로 켜고 녹슬고 무디어진 망치로 못을 박는다. 망치질 하는 자나 나무나 못까지도 녹슬고 구부러져 아쎔블리로 늙음의 조화를 이룬다. 마당 한 켠에는 개도 있다. 집 부엌 앞에는 헛간에 송아지도 아니 늙은 소도 있다. 주인집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늙었으리라. 한참을 망치질하던 할아버지가 소를 끌고 나온다. 늙은 소는 그래도 노익장을 과시하는 양 킁킁 콧김을 내뿜으면서 할아버지의 이러! 소리에 반항이라도 하는 듯하다. 한참을 실갱이를 벌이면서 멍에를 메우고 녹슬고 낡은 마구를 챙겨서 옛날 구닥다리 모델의 달구지에 소를 끼워 넣고는 고추밭으로 가시려는 것이다. 항고에 밥을 싸고 꼬부랑 할머니는 높지도 않은 달구지에 어렵사리 올라타고, 할아버지는 운전사. 다 타셨으면 오라이! 그 할아버지 근무복은 늙은 와이셔츠에 꼬질꼬질한 바지, 바지의 혁대는 헝겊혁대, 이 촌에도 유행이 왔는가? 할아버지의 헝겊 혁대도 끝이 남아서 한 자나 샛바람에 너풀거린다 "이러 가자!" 힘없는 소리에도 왕눈이 황소는 스르르 끌려 간다. 그 할아버지는 새벽기도 나오던 할머니를 교회에 가지 못하게 하신다. 먼저 있던 목사가 하도 싹싹하게 잘하면서 예배 때마다 와서는 끌고 가는 바람에 못 이겨서 교회에 발을 디딘 것이 어언 몇 년 세월이건만 어느 때 부턴가 자다가 깨면 두시고 세시고 새벽기도를 가던 할머니이다. 글쎄 그런 할머니를 목사가 가고 새로운 전도사가 오니까 이참에 못가게 막으시는 거다. 이유인 즉, 교회에 가 봐야 사람(할머니 서너명)도 없는데 뭣하러 가냐는 것이다. 그 할머니는 밭에 나가 김을 매다가 다리 뻗고 앉아서 한참을 울었단다. "하나님 저 양반이 교회를 못가게 하니 어쩜 좋아유?"하고.... 저 할머니 나이는 약관83세, 보은 교회에 큰 기둥이다. 그 분만 새벽기도 신자란다. 저들을 위해서 예수님 죽으셨다. 예수님께서 내게 말씀하신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3" 나는 재빨리 대답한다. '주께서 아시나이다'. 다시 예수님 가라사대 "너도 저들을 위해서 죽으라!" 아멘 도우소서...
젊음을 찾아 본다면 땀을 나오게 만드는 작열하는 태양과 대지에 충만한 잡초와 지저귀는 새들, 기르는 개새끼들, 파리, 모기, 개구리, 뱀, 그리고 농작물들이다. 또 있다 늙어 꼬부랑이 된 집 앞에 서있는 조립식 집이다.
늙어있는 이 땅에 하나님이 만세 전에 예정하셔서 하나님의 교회를 세우시고 십자가가 붉은 빛을 발하고 있다.
늙음으로 가득 찬 이곳, 나는 무얼 할 수 있을까? 나는 무엇을 해야만 할 것인가???? 예수여! 예수여! 이 땅에 긍휼을 베푸소서...
우리교회 재적은 31명이다. 알고 보니 이사를 간 사람도 있고 하늘 나라 간 사람 한 분도 아직 명부에 있었다. 어린이가 십 여명, 물론 유치부 두명 포함이다. 중고등부도 십여명, 어른과 함께 예배를 드린다. 여기도 도시로 유학 나간 학생 두셋이 포함이다. 정작 주일 낮 예배는 열 두어명 나오는데 극과 극이다 노인들과 연약한 어린이 부대, 중고등부 어린이들은 바쁘다, 할머니들 성경과 찬송을 일일이 찾아드린다. 참 예쁜 아이들, 마음이... 하나님은 분명히 온 세상을 다 준다해도 이들과 바꾸지 않을 것이다. 나는 기쁨으로 이들을 사랑하는 운명이다. 나는 이 동네에 갑자기 나타난 이방인일 것이다. 앞으로 얼마의 세월이 지나야 동네 사람으로 인정 해 줄 것인지 나는 모른다. 어떤 이는 7.8년이 지나니까 인정해 주더라고 하고, 어떤 이는 4.5년이 지나니까 한 두어 가정이 출석하더라고 한다. 도시에서 부흥사들이 오면 숫자놀음에 '하면 된다 숫자를 늘리지 못하면 무능하다, 게으르다, 하나님이 도우신다면 왜 미자립인가?' 막 떠들어 댄다나?! 그럼 농촌 목회자들은 속으로 '네가 해 봐라'고 말을 한단다. '고귀하신 그 분들이 사오년 만에 한사람, 한 가정이 교회 나올 때의 그 희열을 알 수 있는가?' 나는 아직 초보라서 경험 못해서 감정 보류... 이 곳에 현주소를 둔 나는 이 동네에서 아마도 가장 새파란 젊은이가 될 것이다.
늙음만 있는 이곳 교회가 있다고 해서 기뻐 어쩔줄 모르며 무작정 달려온 나, 이야기로만 듣던 농촌의 현실, 이곳이 내가 있어야 할 곳이리라. 장례식 공부를 잘해 둬야 하겠다. 주여 나는 어이 할 바를 모르겠나이다. 가르쳐 주시고 저들을 끌어 앉고 사랑할 힘 주소서.
오늘은 보은읍내에 장날이다. --참고로 오늘은 2001년 7/6 금요일- ...... 접때 말한 그 선풍기를 젊은 내가 고쳐다 드리려고 들고 가려니까 할아버지가 함께 가자고 하신다. 읍내에 수리쎈타에 갔더니 못고친단다 모타를 갈려면 이만 오천원이 든단다. 워메 데개 비싸네~~~ 중고를 산다면 20.000원 짜리도 있다고 한다. 그것을 버리고 중고를 사가라 한다. 그 할아버지는 그것을 샀던 중고 매매장으로 가지고 가겠다 하신다. 차를 돌려 그곳에 갔더니 아직 문을 안 열었다. 전도사는 바쁠테니 그냥 가란다. 두 늙은, 아니 할아버지와 늙은 선풍기를 내려놓고 나는 시장 구경하러 가뿌렀다. 집에 가야 나를 반길 사람도 없고 아침도 아니고 점심때도 아니고 그런데 배가 고픈 듯 미묘한 감정이 나를 유혹한다. 에구머니나 아침을 안 먹었군 그래! 나는 머리속으로 열심히 계산을 했다. 집에 가면 며칠 전에 끓여놓은 된장국이 있는디, 아니 내가 좋아하는 콩국수를 한 그릇 때릴까? 값이 얼만데, 삼천원이면 작은돈이 아냐.. 야 그래도 음식값 중에는 제일 싸다 뭐! 순간 나는 발걸음을 돌려 콩국수집, 시장을 찾아 헤맸당...
집에 와서 주일 준비를 하고 있는데 그 할아버지가 오셨다. 창문 안에 내가 보고 있는데도 모르고 저리로 돌아서 오시려 한다. 내가 뛰어 나갔다. 며칠 전에 그 할아버지 댁에서 아침 먹으라고 해서 먹었다. 소리가 잘 안 들리시니 안타까움에 할아버지 동의를 얻고 기도를 해 드렸다. 당신은 죄인이며, 예수님을 마음에 영접하시고 ... 나는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힘차게 명령했다. 귀가 잘 들리라고... 우격다짐으로 아멘하시오 했다. 그 중고품센타에서 내일 잘 돌아가는 놈을 하나 골라서 갖다 드린단다. 그리고 어디를 갔더니 늙은 아니 중고 자전거를 하나 줬다나? 그래서 농약집 차에 얹어놓고 버스타고 오셨단다. 손에는 젊디젊은 배추가 두 포기 들어있다. 천원씩, 싸서 사오셨단다. 교회 앞 등나무 휴게실에 자전거를 주차시켜 놓으셨는데 젊은 내가 배추를 짐칸에 적재하려고 고무줄 끈을 푸는데, 아뿔싸! 이것도 늙은거여 글쎄... 속히 끊어지리라. 새거라고는 보은교회 차 스타렉스 한 개뿐인 것만 같아 보인다...
****걸음도 느리다. 첨에와서는 파리도 늦는거여 그래서 나는 결론을 내렸다. 응 충청도는 늦다더니 정말로 늦네!
보름 달이 휘영청 밝은 밤, 주변에 스타들도 반짝, 달무리도 아니고 달 주변에 구름이 껴있는데 혼자 보기 너무 무너무 아깝다(경고! ; 이 표현을 고치지 마시오). 새털구름도 아니고 뭉게구름도 아니고 ...구름종류 다양... 속회(구역,쎌)예배를 드리러 동네로 들어가는데 사람들 한 열댓명쯤이 냇가(냇가라 해얄지 계곡이라 해얄지 판단이 안섬)로 징개미를 잡으러 간다고 봉고 따블캡 두 대가 대기를 하고 웅성이고 있다. 나를 보더니 전도사도 함께 갈라냐고 묻는다. 나는 얼핀 따라 가겠노라고 대답을 했다. 저 분들이 내가 잡는데 일가견이 있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속회예배를 마치고 함께 예배드린 교인과 그 아들 그리고 나 셋이서 그 곳으로 달렸다. 처음 들은 말 "징개미"가 과연 무얼까? 국어사전을 왜 안가지고 왔을까 후회가 막급이다. 막 상상을 하며 잠간을 달리니 깜깜한 길가에 따블캡들이 서 있고, 그 아래 개울에서 플래쉬 불빛이 번쩍거리고 있다. 마치 동전(드라크마) 하나를 잃어 찾는 여인들처럼...
밤 고기를 잡는 것이다 후래쉬 불을 비쳐서 잠자리 채로 잡기도 하고, 껌컴한 바위 위에 앉아서 낙시도 하고,, 징개미를 처음봤다. cf)쟁개비-평양사투리로 세숫대야, 술찌개미,,, 징개미, 뚜구리, 꺽지, 피래미, 올갱이, 더하기 라면과 수퍼에서 파는 수제비를 넣고 매콤하고 짜게 끓여서 소주와 함께... 전도사에게도 권한다 '나는 끊었습니다' 하니 어떤 분이 전도사님은 사이다를 드릴껴 하면서 한 컵을 건네신다. 이 매운탕 맛은 돈주고도 먹어보기 힘든 맛이다. 별별 이야기 다 하고.. 친선도모,,, 주여 여기서 내가 무얼 말 혀야 하는겹니까?.. 몸 둘바를 몰라, 벙어리 개가 된 기분으로 울고싶다. 예수여 예수여! 이들이 밤고기와 쇠주보다 더 좋은 그리스도 예수님을 알게 하소서.
어제 밤에 매운 것을 먹었더니 뱃속에서 데모를 한다. 이놈에 에이디에쓰엘은 왜 자꾸만 끈기는겨? 아니 내가 충청도 사투리를 쓰고있쟎아?! 아참! 징개미를 안말해줬군 그래. 꼭 새우같이 생겼다(길이 4씨엠부터 8씨엠 정도). 그런데 집게 달린 앞발이 두 개 붙어있는 것이다. 마치 새우에다가 가재 앞발을 달아놓은 것 같다. 단, 앞발이 가재보다 헐 가늘다는 것을 밝혀두는 바이다. 이렇게 말해줘두 몰르는 사람은 몰를껴 아마... 그 매운탕 속에 징개미를 한참 찾아도 먼저 가지고 가는 사람이 임자여, 내 차례는 안 올 것만 같았어, 어떤 이가 내 맘을 읽었는지 한 개를 주길래 사양하는 척 하면서 받아먹었지. 이내 나는 실망했다, 그대로 새우씹는 맛일 뿐이라, 역시 "해 아래 새것은 없나니.."하는 성구가 뇌리를 스쳤다. 나는 형광등이라 나중에사 그 맛을 깨달응겨.. 징개미 맛이 바로 궁물에 있능겨 글쎄, 나는 큰 것을 깨달았다. 물고기와 징개미 그리고 올갱이에서 우러나온 그 궁물맛은 고소름 하였던 것이다. 진한 사골 국물 맛보다 더 진하다. 안 믿으면 자기만 손해!
내일은 주일, 맥추감사절예배라고 한 주간 예배시간마다 말했다. 우리 농촌 할머니들 드릴 것은 적지만 그 중에라도 많이 드려서 복 많이 받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오늘 저녁 6시에 중고등부 만나서 활성화 방안으로 자장면을 한턱 쏘기로 했다. 야그들아 한명도 빠지지 말고 모두 다 나오거래이 이 종의 간절한 소원입니다.
아! 유초등부 여름성경학교(이름바꿔라 잉! --- 여름동산,,,보은 목장, )는 캠프로 이틀, 야영도 하고, 고기도 잡고, 하나님이 자연 속에 써놓으신(write) 말씀을 느끼고 배우는 거야... 살아 계신 하나님을 직접 대면하는 보은교회 여름동산!
오늘은 그예 새로운 중고 자전거를 타고 오셨다. 휴게실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주로 옆 동네 노인정 출근부에 열심히 도장을 찍는 분과 함께 대화를 하고 계신다. 나는 재빨리 요구르트 대여섯병을 들고 쫓아 나갔다. 오토바이옹이 하는 말 '글씨 고물만 쓰지 말구 새것 좀 사써~' 노인 양반 왈 '아 돌아가기만 하면 되는거지 뭐타러 돈주고 사서 써?' 그 할아버지 중고품 삶의 비밀을 알아냈다. 오랜 풍상에 찌든 얼굴과 얼마나 오래 썼으면 하야케 색 바랜 머리카락, 치아는 가끔 때를 빼는가 누렇고, 고춧가루가 대여섯개 자기 있을 자리를 지킨다(자기는 숨었다 꾀꼬리 하지만 내눈은 못속여). 손가락은 끝으로 갈수록 더 굵다. 고약한 농사일에 못견뎌 손가락들이 다 휘었다. 최치원의 '세한도'가 생각난다. 맞아! 처자식들 위해서 궁핍한 생활에, 없는 돈에, 자녀들 공부시키고 출가시키고 또 쌀 대주고 반찬거리 대주고... 내일 대전에 사는 막내네 식구가 온다고 좋아하신다. 좋은 것 주시는 우리 하나님 닮으신 부모이시다. 아마도 부모 마음은 못말려...
그 옆집 할머니 집사님 변비 때문에 맥추감사절 미참석. 가서 기도해줬다 돈 안들고 최고효과를 보는 약 그리스도 예수 이름으로 명령했다 "변비야 확 빠질지어다!" 와서 또 기도했다. 저녁 예배 시간에는 나오게 도와 주시라고.
하루종일 아침과 밤 예배사이는 너무 한가롭다. 이것이 안식인가 보다.
월요일 아침 기도를 듬뿍하고 나서 변비 집사님 06시03분 경 일차 방문, 기르는 털 빠진 개새끼는 나를 되게 싫어 하나봐, 나는 '네 털이 빠졌으니 미웁다', 절대로 말하지 않았음. 저걸 먹는다 해도 털빼고 뼉다구 빼면 얼마 안나올 것 같은 주제에, 그래서 주제파악을 잘 하라는건갑다. 집안에 인기척이 없다. 일보후퇴 동네를 다 내려와서 있는 노집사님(노씨라고 착각 말것)댁에 그저께 속회예배를 드리다 보니 냉장고와 환풍기의 플러그를 꼽는 연결 콘센트 줄이 개숫물 통에 미역감으러 들어가면 전기가 익사로 죽어버릴까봐 걱정이었다. 망치와 준비해간 못으로 벽에 때려 박고는 줄을 얽어서 전기가 절대로 자살 못하도록 조치를 취했다. 다시 변비집사님 댁으로 대쉬, '누구여?' 앙이구 전도사님, 인사도 안받고 씽크대로 가신다. 마침 할아버지가 밭에 갔다가 오셔서 식사를 막 하시려는 찰나, 숟가락이 밥그릇으로 가려다가 궤도 수정하여 재차로 국그릇에 잠수이다. 아이구 우리 아버지 하나님이 오늘 아침은 이렇게 예비해 놓으셨구나! 일용할 양식을 주시는 고마우신 아버지께 기도를 하고 억지로 맛있게 먹었다. 하나님은 나에게 비위가 약간 상하든 말든 잘 먹는척하는 은사를 주셨다. 할아버지 얼굴을 보면 솜털이 많이 나 있고 둥글고 조금은 서글프게 보인다. 눈은 선한 사마리아인의 눈을 닮았다. 동네 노인회장이라서 바쁘시단다. 내가 도대체 뭐가? 하는 눈으로 바라보니 실토를 하신다. 읍내에 회장단이 자주 모인단다(약60명). 같은 얼굴들 끼리끼리 만나면 반갑다고 말하신다. 두어 주에 한번 봉사활동을 하신단다. 와--, 쓰레기를 줍던지, 교통정리를 하던지... 우리 집사람도 오륙년 족히 녹색 어머니회에서 매주 토요일 정복을 입고 교통정리를 한 경력자이다. 나는 그 남편. -나는 어떻게 하면 자랑을 할까? 이게 약점이라면 약점이다. 절대로 남의 것을 탐내지 않을 것만 같고 아이 같은 순수한 얼굴 모습의 할아버지이다. 연륜이 쌓이며 나이테가 굵어질수록 단단한 나무가 되듯이 선한 마음의 나이테가 굳어졌다. 예수여, 예수여! 이것으로 구원 받을 수 없습니다. 주여 돌같이 단단한 저들의 마음을 풀어주소서!!!
오랜 낙심자(6여년간) 방문-할아버지는 교회에 나가라 하시고 자신은 돈벌어야겠다고 오늘도 품삯일을 가신단다. 시간은 6시 이십분경, 막 일어서려는 할머니 손을 잡고 도로 앉혔다 '기도합시다!'. 아멘아멘을 연속하신다. 할머니 퇴장, 할아버지가 임자 만난김에 하고싶은 이야기가 얼굴에 막 맴돈다. 나는 오래참음의 인내로 지금 들어주는게 약이다 싶어 편안한 자세로 고쳐 않아 인자한 얼굴로 할아버지 얼굴을 쳐다보았다. 잠간의 story에서 나는 message(이거마자?)를 찾았다. 할아버지는 차를 못타신다. 나는 위로해 드리려고 '자동차를 못타는 분이 꽤있노라' 말해드렸다 토끼가 많고, 새끼도 많다. 소도 두바리... 우리애들 오면 토끼관람하러 부리나케 오리라.
독신 할아버지(사회복지용어로는 독거노인)댁 방문, 전도사가 공평해야 함으로 민생고를 해결하려 바쁘지만 거기도 들렀다. 식사를 마치고 후식으로 거피를 잡숫고 계신다. 뜨거운 커피를 함유하고 있는 유리컵 옆에는 두꺼운 약봉지와 어울리지 않게 작디작은 혈압약 병이 놓여있다. 전에 누가 귀띰을 해 주는데 어려서부터 남의 집 머슴으로 살다가 장가도 못가보고 본의 아니게 독신남이 되었단다. 하도 말을 안해서 말문이 막힌 것 같다고.. 양말은 아직 두어 주일 정도밖에는 안 신은 것 같아. 이 할아버지는 귀가 잘 안들려, 말도 못 해, 간신히 '밥', '어어기', 팔에 두 장이나 파쓰를 붙이고 그 팔을 내민다. 나는 얼핀 그 팔을 부여잡고 기도를 했다. '아멘'소리도 잘 못하신다. 혈압 약 두 알 들은 것을 보이며 입술이 벌름벌름, 약타러 읍내에 나갈 것이라는 말이다. 나는 몇시에 가실 것인가 물었다. 시계를 손으로 가리키면서... 하나님은 이 사람을 얼마나 사랑하실까? 지금 자판기에 눈물이 묻을까봐 이제 그만,
나는 대낮 농군들이 집에 들어와서 쉴 때 동네를 올라 간다. 마을 입구 정자 앞에는 노파들이 늘 화투로 소일하고 있다. 나도 왕년에 꽤나 한다고 했었는데.. 화투 한 판 돌면 너댓명의 할머니들의 인간성을 다 파악할 수 있다. 왜 그것을 냈느냐는 둥, 왜 똥을 먹지 흑싸리를 먹었냐는 둥, 저런 사람들하고 노는 내가 쏙이 터진다는 둥, 인간성 다보인다 보여,
교회 뒷집 두 형제의 모진 삶이야기...
이장댁은 딸만 4이다 얼마나 행복할까? 나는 셋인데도 무지무지 행복한데... 참말로 부럽다. 그 이장 형님은 보은교회 1호 세례교인이시다. 소 플라스 송아지 여섯명 아니 마리도 그집 식구이다. 이장님은 자가용이 많다. 오토바이, 1톤 도라꾸, 경운기, 그리고 4억←오타, 아니 4천 만원짜리 쎄단 그러면 좋겠지? 뜨락또르(러시아말), tractor. 올해초에 빼셨단다. 그러고보니 우리 이장님 부자시네. 그런데 집은 스레트집이다. 빨리 돈벌어서 집부터 지으셔야 할 듯하다.
오늘은 새벽기도를 하고 책상에 앉아서 무엇을 열심히 하는데 동네 아줌마가 목사님∼∼ 하며 뛰어 왔다. 내가 아직 목사가 아니노라고 3년 후에나 그렇게 불러다구 말해야 쇠귀에 경읽기이다. 그 사람들이 변하는 것보다 내가 지금 당장 목사가 되는 편이 훨씬 낫다. 아침마다 일터에 가는 차가 한 시간이나 지나도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잘됬다 나는 이들에게 그리스도 사랑에 빚을 지게하여서 교회에 한번이라도 나온다면 효과이다. 아 좀 멀다해서 갔더니 70여 킬로를 가게 됬다. 9인승 차에 12명이 타고, 바쁘겠으니 매우 달렸다. 그 와중에도 나는 취미를 살려서 길 주위에 흐르는 냇물, 그위에 포말, 거품을 느끼면서 달렸다. 꼬부랑 길, 산위로 내 달리는 길, 안개 낀 길, 길가에 코스모스, '낙석위험' 바위절벽 중간에 자라는 이름 모를 나무, 풀, 꽃... 길가에 담배 밭, 반쯤 자란 옥수수 수염, 냇물의 깊이 측정(목측), 유속 측정, 저기 비닐 하우스 안에는 무엇이 자라고 있을까? 아직 UFO-비행물체= ? .... 목적지도 모르면서 길도 모르면서 무작정 가자고 한 것이다. 엉뚱한 곳으로 가서는 전화만 계속 해댔다. 결국 운전수 아저씨인 내가 책임자가 되어 농장 주인과 쎌룰러폰으로 특별 위성을 통한 교신을 해가며 목적지 파악, 도착. 바로 가면 40KM인 것을, '쪼끔 멀어유'가 200여리를 갈 줄 나는 몰랐다. 오늘 충청도 아줌마들에게 완전히 속았다. 이 사건을 통해서 나는 오늘 깨달은 바가 있다. 대부분의 우리 인생들이 목적 없이 떠돌다가 결국 음부로 가는 것이다. 운전사를 잘 만나야 목적지를 바로 편히 가는 것이다. 우리 인생의 참 운전사는 그리스도 예수 한 분 밖에는 없다. 예수님 운전사 나는 조수 안계시면 오라이 아니고, 기사님 길상리에 아직 미승탑자가 많이 있어요. 예수여! 예수여! 길상리와 보은에 방황하는 저들의 참 조수가 되어 안전운전으로 하나님 앞으로 데리고 가서 하차시키는 목회자 되게 하소서.
오늘은 새벽부터 비가 온다. 내일 이사를 오는데 하나님께 기도했다. 이사짐을 실을 때와 내릴 때 비가 안오게 해 주십사 하고... 오늘도 예의 노할머니께 갔다. 가 보니 누워 계셔서 주무시나 했더니 일어나 앉고 싶은데 잘 안되는 것이다. 얼핀 일으켜드렸다. (지나온삶............) 오늘은 주제가 '죽음'이었다. 우리 어머니 아버지도 참 곱게 가셨어. 남편 시름시름 약, 약방 없었어 그냥 죽어 그때 나이 21세? 언제는 오늘 밤에 자다가 갈거냐 해져. 동네사람 가면 내가 수의를 다 맹글었어, 가새질을 많이 해서 이봐 손가락이 이렇게 됐어. 아직도 그 옷을 갖고 있는 분이 있단다. 죽어야 입지... 자신이 늙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동네분들이 걱정을 했단다. 근데 지금은 그거 안해도 다 되는 시대가 되었다고 하신다. 나는 일어서기 전에 할머니 손을 잡고 물었다. 할머니 천국 가셔야죠? 눈에 빛이 나시며 '그으럼-' 하신다. 하나님 아버지 예수님 성령님 노할머니 천국에 이르기까지 잡은 손 노치 마소서!
Memo.... 현중이네 개기르는 집 혼자사는 한 살 형 농공단지 예리네 가족 중풍걸린 젊은 댁 이야기 덤프트럭 운전사 가족- 전도대상 임..
우물 안 개구리라 할까? 무능력, 패기 없음, 의욕 없음, 용기 없음, 그래도 발라지고 죄 짖기에 바쁜 도시사람과 비교할 때 하나님은 누구를 들으실까? 우리의 판단과 하나님의 생각은 다르다. 그래도 인심 좋아, 이방인 배척 안 해. 저들의 마음에 선한 씨가 들어있다... 그러니까 하나님의 보은 감리교회를 세워 놓으셨지?!! 우리 아버지 하나님 길상리 주민들 백프로 보은교회 교인 되게 빨리 그 때를 당겨 주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 하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