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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부학총론(1): 해부학과 용어
1. 해부학에 대하여
해부학(anatomy)은 넓은 의미로는 생명을 가진 모든 동식물의 구조를 공부하는 생물형태학의 한 분야이지만 특별히 명시하지 않는 한 일반적으로는 살아있는 사람 몸의 구조와 몸을 구성하고 있는 부분 사이의 관계를 공부하는 의학의 한 학문분야를 가리킨다. 그러나 때로는 다른 생물체의 해부학과 구별하면서 더욱 강조하기 위하여 인체해부학(human anatomy)이라고 밝혀 쓰기도 한다. 해부라는 낱말은 기원전 460년 경 그리스의 학자들이 사람 몸의 구조를 알아내기 위하여 죽은 사람의 몸을 잘라서 관찰하던 것에서 비롯되었는데 그 시절부터 쓰이던 그리스어인 Ανατομη(anatome)는 잘게 자른다(cutting up)는 뜻을 가지고 있어 여기에서 영어의 anatomy나 한자 문화권의 해부(解剖)라는 말이 생겨났다. 그러나 처음에는 단순히 ‘자른다’는 뜻만을 가졌던 이 낱말은 기원전 420년 경 의학의 원조인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에 의해 의사를 교육시키는 필수적인 한 과목 이름으로 자리 잡으면서 지금의 체계적인 학문인 해부학(anatomy)의 시작이 되었고 해부(dissection)라는 용어는 해부학을 공부하기 위하여 시체를 자르고 관찰하는 ‘과정’으로만 그 뜻이 제한되어 있다.
해부학에는 맨눈(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는 범위의 모양, 생김새, 위치, 수, 크기, 무게, 색조, 짜임새, 통로, 내용물 및 질감 등을 다루고 있는 육안해부학(gross anatomy, macroscopic anatomy)과 현미경과 같은 광학기계를 이용하여 관찰할 수 있는 범위 즉 사람 몸을 이루는 조직 또는 세포의 미세구조 즉 모양, 생김새, 위치, 수, 크기, 짜임새, 통로, 내용물 및 배열 등을 다루는 조직학(histology, microscopic anatomy)이 있다. 육안해부학 중에서도 중추신경계통은 흔히 별도로 취급하여 신경해부학(neuroanatomy)으로 분류되는데 이 과목은 육안과 광학적인 접근 방법을 모두 적용한다. 사람 몸의 구조는 늘 일정한 것이 아니고 생명체의 형성 초기부터 성인이 되기까지는 많은 변화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출생 이후의 구조와는 큰 차이를 보이는 출생 이전의 배자(embryo) 및 태아(fetus)를 대상으로 하는 해부학은 발생학 또는 태생학(embryology, developmental anatomy)이라고 하며 출생 이후 성장이 끝나는 소년기까지의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소아해부학(pediatric anatomy)이라고 한다.
육안해부학을 공부하는데는 접근하는 몇 가지 다른 방식이 있다. 몸 안에서 궁극적으로 같은 목적의 기능을 수행하는 일련의 기관을 계통(system)이라고 하는데 이 계통에 속하는 내용을 체계적인 순서로 엮어 공부하는 것을 계통해부학(systematic anatomy)이라고 하고 몸의 특정 부위별로 그 곳에 놓여 있는 모든 구조물을 입체적으로 서로 관련지어 공부해 가는 방식은 국소해부학(regional anatomy)이라고 부른다. 국소해부학은 임상의학에 응용하는 의의가 크기 때문에 의과대학에서 해부학을 공부하기에 알맞는 한 방법으로서 여기에 임상적인 개념과 관점을 더욱 보강한 것을 임상해부학(clinical anatomy)이라고 한다. 이 밖에도 넓은 의미의 해부학 안에는 인종이나 민족 단위 또는 역사적인 시기별로 사람들의 체격, 체질 등을 공부하는 체질인류학(physical anthropology)이 있다.
2. 해부학용어
해부학에서는 사람 몸의 구조를 다른 사람에게 말로 설명하거나 글로 표시하고자 할때 그 내용을 혼란을 줌이 없이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하여 해부학용어(anatomical terms)라고 하는 전문언어를 쓰고 있다. 해부학용어는 국제해부학회가 세계 공통으로 쓰기 위하여 1955년 프랑스의 파리에 모여 제정한 Paris Nomina Anatomica(PNA)를 기준으로 하는데 각 나라마다 고유한 자기 나라 말로 바꾸어 사용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국제해부학회 용어위원회에서 1985년에 제정한 PNA 제6판에 뿌리를 두고 대한해부학회가 새로 제정한 우리 글로 된 해부학용어(1990년판)를 공식용어로 쓰고 있다. 그러나 이 교재에는 1994년 후반기에 출간될 해부학용어(제4판)의 일부를 앞당겨 쓴 것도 있다. 해부학에서는 어떤 구조물의 이름을 짓는데 있어서 그것을 발견한 학자의 이름을 붙인 소위 해부학원조이름(anatomical eponyms)을 극히 제한된 몇 가지(예: 아킬레스힘줄, 골지장치 등)를 제외하고는 공식적으로 쓰지 않기로 국제적으로 규약이 되어 있으나 임상의학 분야에서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이 원조 이름을 자주 쓰고 있어 꼭 필요한 것은 때때로 괄호 속에 넣어 표시하였다.
해부학적자세
해부학을 공부하는데 있어서는 몸이 언제나 일정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을 가상적인 기준으로 하여 그것에 따라 몸의 구조물 사이의 관계와 상대적 방향 및 위치를 표현하게 되는데 이 기준이 곧 해부학적자세(anatomical position)이다. 이 자세는 두 발을 앞뒤로 일직선이 되게 모으고 똑 바로 서서 수평선을 바라보며 손바닥을 앞으로 향한 채 양쪽 위팔을 몸에 가까이 붙이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그림 1-1). 특별히 달리 명시하지 않는 한 모든 근육작용 및 관절운동은 이 자세를 기준으로 하고 이 기준에서 달라지는 어떠한 공간적인 변화를 움직임(movement)이라고 설명한다.
가상적인 세 면
해부학적자세에서 사람 몸의 부분을 표현할 때는 다시 가상적인 세 개의 면을 기준으로 사용하는데 그것은 시상면(sagittal planes), 관상면(coronal planes) 및 가로면(transverse planes)이다(그림 1-2). 시상면(sagittal planes)은 몸의 앞뒤를 수직으로 지나가는 수 없이 많은 면으로서 이 면에 의해 몸은 좌우로 나뉘어지며 그 중에서도 좌우가 똑 같은 대칭이 되도록 몸의 가장 한 가운데를 지나가는 면을 정중면(median plane)이라고 부른다. 관상면(coronal planes)은 몸의 좌우를 지나가는 수직면으로서 몸을 앞뒤로 나누게 되는 무수히 많은 면으로서 시상면과는 직각으로 마주친다. 가로면(수평면 transverse planes)은 몸을 위 아래로 나눌 수 있는 무수히 많은 면으로서 시상면 및 관상면과 각각 직각으로 마주치게 된다. 시상면과 관상면은 몸의 장축과 평행을 이루고 있으며 두 면은 서로 직각으로 마주 닿고 가로면은 몸의 장축을 직각으로 가로지르기 때문에 결국 세 면은 서로 사이에 모두 직각을 이루며 교차하게 된다.
위치 및 방향의 용어
특정 부위나 구조물의 위치 또는 방향을 가리키는 용어는 인체의 가상적인 면, 몸의 안팎 또는 몸통으로부터의 거리를 기준으로 정해진다. 대응되는 두 용어가 짝을 짓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두 용어는 방향에 있어서는 서로가 반대되는 입장에 있고 두 용어가 나타내는 위치는 절대적인 지점이 아니고 서로 상대적인 지점으로 표현된다(그림 1-3, 그림 1-4). 위치 및 방향을 나타내는 말은 명사로 쓰이는 경우도 있지만 형용사로 쓰이는 수도 있어 있으며 형용사로 쓰일 때 어떤 낱말은 뒤에 ‘쪽’자를 붙여서 스는 것이 발음하기에 편한 경우가 있다.
앞 ‧ 뒤
두 구조물의 상대적 위치를 표현할 때 쓰는 말로서 둘 중에 몸의 앞면(배나 가슴쪽)에 가까이 있는 것을 앞(anterior)이라고 하며 몸의 뒷면(등쪽)에 가까이 있는 것을 뒤(posterior)라고 한다(예: 식도는 척주의 앞이자 기관의 뒤에 위치한다).
내측[안쪽] ‧ 외측[가쪽] ‧ 중간[가운데]
두 개의 구조물 중 한 구조물이 상대적으로 몸의 정중면에 보다 가까이 있을 때 이것을 내측(안쪽 medial)에 있다고 말하며 정중면에서 보다 멀리 떨어져 있는 위치는 외측(가쪽 lateral)에 있다고 말한다. 나란히 세 개의 구조물이 있을 때는 가운데 것은 중간(가운데 intermediate)이라고 표현한다(예: 가운데손가락은 엄지손가락보다는 내측에 있고 새끼손가락보다는 외측에 위치한다).
위 ‧ 아래
두 개의 구조물 중 한 구조물이 나머지 하나보다 몸의 위쪽(머리쪽)에 가까이 있는 것을 위(superior)에 있다고 하며 아래쪽(발쪽)에 가까이 있는 것은 아래(inferior)에 있다고 한다(예: 무릎은 배꼽보다는 아래에 있고 발목보다는 위에 놓여 있다).
바깥 ‧ 속
이 용어는 한 구조물의 위치를 어느 기관의 속 공간(내강)을 기준으로 표현할 때 쓰는 말인데 공간의 바깥쪽에 있는 것을 바깥(external)이라고 하며 공간 안에 있는 것을 속(internal)이라고 표현한다. 때로는 몸의 표면쪽에 가까운 것을 바깥이라고 하고 표면에서 먼쪽을 속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예 1: 소장의 바깥은 장막으로 덮여 있고 속은 점막으로 덮여 있다. 예 2: 배의 앞벽에는 세 겹의 근육이 있는데 겉에서부터 배바깥경사근, 배속경사근, 배가로근의 순서로 되어 있다).
얕은 ‧ 깊은
두 개의 구조물의 상대적 깊이를 표현하는 용어로서 몸의 표면인 피부로부터의 상대적 거리에 따라 피부에 보다 가까운 것을 얕은(superficial)이라고하며 피부에서 보다 먼쪽의 것을 깊은(deep)이라고 표현한다(예: 겨드랑에는 얕은겨드랑림프절과 함께 더 속에는 깊은겨드랑림프절이 있다).
꼭대기(쪽) ‧ 바닥(쪽)
원뿔 또는 네모뿔 모양의 구조물에서 뾰족한 위끝을 꼭대기(apex), 넓적한 아래를 바닥(base)이라고 하는데 양끝이 아니더라도 상대적인 두 지점을 표현할 때는 뾰족한 위쪽을 꼭대기(쪽)(apical)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넓적한 아래쪽은 바닥(쪽)(basilar, basal)이라고 구별한다(예 1: 폐바닥과 폐꼭대기. 예 2: 꼭대기가지와 바닥가지).
근위[몸쪽] ‧원위[먼쪽]
팔다리 또는 손가락이나 발가락 같이 길다란 구조물로 된 곳에서 위치를 나타낼 때 자주 쓰는 용어로서 그 위치가 각각 몸통에 붙어 있는 자리에 가까울수록 근위(몸쪽 proximal)라는 말을 쓰고 보다 멀수록 원위(먼쪽 distal)라는 말을 쓴다(예 1: 팔꿈치는 어깨보다는 원위에 있으나 손목보다는 근위에 있다. 예 2: 엄지손가락은 근위에 있는 첫마디뼈와 원위에 있는 끝마디뼈의 두 마디뼈가 이어져 구성된다). 그러나 내장기관 안에서의 미세구조물의 생김새나 위치를 가리킬 때 쓰는 근위나 원위라는 낱말은 이 개념에 맞지 않는 예외적인 것이며 그 때의 기준이 되는 것은 몸통이 아니라 어떤 임의로 정해진 주된 미세구조물인 경우가 많다.
세로 ‧ 돌림
어떤 구조물이 길이로 나 있는 축(장축)과 나란히 위치할 때 세로(longitudinal)라고 하고 장축과 직각으로 마주치며 위치할 때는 가로(transverse)라고 한다. 그러나 내장 근육층의 두 겹을 구분하여 표시할때는 근섬유의 결이 창자의 장축과 평행을 이루면서 길게 놓여 있을 때는 이것을 세로(longitudinal)라고 하고 장축과 직각으로 놓여있으면서 고리 모양일 때는 이 가로 방향의 것을 전체적인 모양에 따라 돌림(circular)이라고 한다(예: 소장 벽의 세로근육층과 돌림근육층).
중심(중추) ‧ 변두리(말초)
몸통 또는 기관의 단면에서 한 가운데 부분을 중심(center)이라고 하고 중심에서 먼 곳 특히 끝에 가까운 곳을 변두리(periphery)라고 한다. 신경계통에서는 위치와 관계없이 기능적으로 뇌와 척수쪽을 중추(central)라고 하며 뇌와 척수에 연결된 나머지 부분을 말초(peripheral)라고 한다(예 1: 각막의 중심은 가장 높이 솟아있고 변두리는 공막으로 이어진다. 예 2: 중추신경과 말초신경은 모두 신경조직으로 구성된다).
오른(오른쪽) ‧ 왼(왼쪽)
몸의 좌우에 대칭으로 놓여 있는 똑 같은 두 개의 구조물 또는 몸 한 가운데이지만 좌우로 나란히 있는 두 구조물을 구별할 때는 개체에서의 위치에 따라 오른(right) 또는 왼(left)으로 구별하는데 구조물에 따라서는 오른쪽, 왼쪽이라고 하는 말을 쓰기도 한다(예 1: 오른 손, 왼 발. 예 2: 오른쪽 견갑골, 왼쪽 둘째늑골).
전두쪽[앞머리쪽] ‧ 후두쪽[뒷머리쪽]
머리에서 두 곳의 위치를 표현할 때 상대적으로 이마에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은 어떤 구조물 앞에 전두쪽(앞머리쪽 frontal)이라는 낱말을, 뒤통수에 가까운 곳은 후두쪽(뒷머리쪽 occipital)이라는 말을 쓴다(예: 시상봉합의 전두쪽 경계와 후두쪽 경계).
(손)바닥쪽 ‧ (손)등쪽, (발)바닥쪽 ‧ (발)등쪽
손바닥과 손등은 해부학적자세에서 볼 때는 각각 손의 앞면과 뒷면에 해당되나 관습상 앞면을 손바닥(palm), 뒷면을 손등(dorsum)이라고 부르고 있고 마찬가지로 발의 윗면과 아랫면도 이것을 구별하기 쉽도록 관습상 각각 발등(dorsum)과 발바닥(sole)이라고 부르고 있다. 따라서 손이나 발 속에 있는 내용물 중 짝을 짓고있는 두 구조물의 위치를 상대적으로 가리킬 때 손의 경우 손바닥에 가까운 것은 손바닥쪽(palmar), 손등에 보다 가까운 것은 손등쪽(dorsal)이라고 표현하며 마찬가지로 발에서도 각각 발바닥쪽(plantar)과 발등쪽(dorsal)이라고 표현하는데 때로는 손이나 발이라는 글자는 생략하고 등쪽(dorsal), 바닥쪽(palmar, plantar)이라고 짧게 줄여서 쓰기도 한다(예 1: 손에서 짧은 뼈사이근육들은 손등쪽에 가까이 위치하고 손가락을 움직이는 긴 근육들은 손바닥쪽에 가까이 위치한다. 예 2: 손바닥 속에는 등쪽중수골정맥과 바닥쪽중수골정맥이 있고 발가락에는 등쪽발가락정맥과 바닥쪽발가락정맥이 있다). 따라서 전혀 다른 이름의 두 구조물일 때는 어느쪽이라고 구별할 필요가 없다(예: 발등쪽에는 한 개의 발등동맥이 있으나 발바닥쪽에는 두 개의 발바닥동맥이 분포하는데 이들은 서로 이어져 있다).
척골쪽 ‧ 요골쪽
아래팔에서만 쓰이는 용어로서 아래팔을 이루는 두 뼈를 중심으로 아래팔의 내측에 가까울수록 척골쪽(ulnar), 아래팔의 외측에 가까울수록 요골쪽(radial)이라는 말로 구분한다(예 1: 아래팔 앞부위 얕은층에는 척골쪽굽힘근과 요골쪽굽힘근이 나란히 놓여있다).
경골쪽 ‧ 비골쪽
종아리에서만 쓰이는 용어로서 종아리를 이루는 두 뼈를 기준으로 내측에 가까운 것은 경골쪽(tibial), 외측에 가까운 것은 비골쪽(fibular)이라는 말로 구분한다(예: 경골쪽곁인대와 비골쪽곁인대는 각각 무릎관절의 내측과 외측에 있는 인대이다).
굽힘쪽 ‧ 펴짐쪽
팔이나 다리에서와 같이 기능적으로 정 반대 방향의 움직임이 일어나는 곳에서 반대되는 두 면을 구별할 때 쓴다. 즉 어느 한 면에 있는 근육이 주로 굽힘근으로 작용할 때 이 근육들이 놓인 쪽을 굽힘쪽(flexor)이라고 하고 반대로 펴짐근으로 작용하는 근육 무리가 있는 쪽을 펴짐쪽(extensor)이라고 한다(예: 팔과 아래팔에서는 앞이 굽힘쪽면(flexor side)이 되고 뒤는 펴짐쪽면(extensor side)이 되며 종아리에서는 반대로 앞이 펴짐쪽면이고 뒤는 굽힘쪽면이 된다).
움직임에 관한 용어
우리의 몸은 곳곳에 뼈와 뼈가 이어지는 관절(joints)이 있기 때문에 이 관절운동으로 몸 전체 또는 몸의 일부분이 움직여지는데 이 움직이는 방향을 표현하는 별도의 용어가 있으며 그 중의 몇 개는 짝이 지어져 서로 반대 방향의 움직임을 나타내는데 쓰인다(그림 1-5, 그림 1-6).
굽힘 ‧ 펴짐
두 뼈 사이의 각도가 해부학적자세에서 원래 이루고 있던 각도보다 더 줄어들면서 움직여지는 상태를 굽힘(flexion)이라고 하고 반대로 원래의 각도로 돌아가는 움직임 즉 두 뼈 사이의 각도가 커져가는 것을 펴짐(extension)이라고 한다. 때로는 이 펴짐이 해부학적자세의 한계를 넘어서는 경우도 있어 이럴 때는 이 움직임을 젖힘(hyperextension)이라고 한다. 손목이나 발목에서는 해부학적자세로 보았을 때 손바닥은 앞을 향하고 있고 발바닥은 아래를 향하고 있어 혼돈을 줄이기 위하여 방향에 관계없이 손끝이 아래팔의 앞쪽에 가까와지는 것은 손바닥굽힘(palmar flexion), 멀어지는것은 손등굽힘(dorsal flexion)이라고 하며, 발의 경우는 발끝이 아래로 내 려가는 것을 발바닥굽힘(plantar flexion), 발끝이 위로 올라가는 움직임은 이를 발등굽힘(dorsal flexion)이라고 부른다. 몸에서는 어느 한 관절만이 아니고 여러 뼈마디에서 동시에 움직임이 이루어져 긴 구조물이 전체적으로 휘어지는 경우에도 굽힘이라는 말을 쓰는데 가령 척주에서 목이나 허리가 앞으로 휘어지는 움직임은 이것을 앞굽힘(forward flexion)이라고 하고 반대로 뒤로 휘어지는 움직임은 이것을 뒷굽힘(backward flexion)이라고 하며 옆으로 휘어지는 움직임은 좌우 모두 옆굽힘(lateral flexion)이라고 한다. 옆굽힘은 몸의 좌우 방향인 관상면 위에서 이루어지는 운동이다.
벌림 ‧ 모음
팔 다리에서 주로 일어나는 움직임으로서 몸의 어떤 기준면에서 멀어져 바깥쪽으로 향하는 것을 벌림(옛 용어: 외향 abduction)이라고 하고 반대로 그 기준면에 가까와지는 움직임은 모음(옛 용어: 내향 adduction)이라고 한다. 팔이나 다리에서는 그 기준면이 몸의 정중시상면(median sagittal plane)이 되기 때문에 팔이나 다리가 몸에서 멀어져 옆으로 올라가는 움직임은 벌림이 되고 다시 몸쪽으로 가까이 오는 움직임은 모음이 된다. 손가락이나 발가락에서도 벌림과 모음의 운동이 적용되는데 손의 경우는 가운데 손가락의 장축을 지나는 시상면을 기준으로 하고 발에서는 둘째 발가락의 장축을 지나는 시상면을 기준으로 하여 손가락 또는 발가락 사이가 벌어져 넓게 펴지는 움직임을 벌림이라고 말하고 모음은 다시 모아지는 움직임을 가리킬 때 쓰인다. 일반적으로 벌림과 모음 운동은 관상면 위에서 이루어지지만 엄지손가락에서의 벌림만은 시상면 위에서 이루어지며 결과적으로 엄지손가락이 앞을 향하게 된다. 벌림과 모음이라는 움직임의 용어는 관절뿐만 아니라 안구(눈알)의 움직임에서도 쓰이는데 이 때 안구의 정면 한 가운데에 있던 동공(pupil)이 외측으로 향할 때는 이를 벌림(같은 움직임이지만 안구의 위아래축을 중심으로 해서 표현할 때는 외측회전 lateral rotation이라고 함), 동공이 내측으로 향할 때는 이를 모음(내측회전 medial rotation)이라고 한다.
뒤침 ‧ 엎침
아래팔을 이루는 두 뼈 사이 즉 나란히 놓여 있는 척골과 요골 사이의 운동을 가리킬 때 쓰이는 말이다. 엎침(옛 용어: 내향 pronation)은 외측에 있는 요골(radius)이 내측에 있는 척골(ulna) 앞에 긴 ×자 모양으로 겹쳐지는 상태가 됨으로써 결과적으로 손등이 앞을 향하게 되는 움직임이고 뒤침(옛 용어: 회외 supination)은 다시 원 상태(해부학적자세)로 되돌아가는 움직임으로서 두 뼈는 나란히 평행을 이루게 되어 결과적으로 손바닥이 다시 앞을 향하게 된다. 엎침과 뒤침은 뼈로 보았을 때는 일종의 회전운동에 속한다.
돌림[회전]
몸의 어느 부분에서 장축을 중심으로 그 주위를 도는 움직임 또는 자신의 축을 중심으로 다른 구조물이 돌게하는 것을 돌림(회전 rotation)이라고 하며 이 움직임으로 원래 앞을 향하고 있던 부분이 내측을 향하게 될 때는 내측돌림(내측회전 medial rotation), 외측을 향하게 될 때는 외측돌림(외측회전 lateral rotation)이라고 그 방향을 구분한다.
휘돌림
팔이나 다리 또는 손가락, 발가락에서 굽힘, 벌림, 펴짐, 모음의 네 움직임이 순서에 따라 연속적으로 이루어져 그 결과 복합적으로 일어나는 운동을 휘돌림(옛 용어: 회선 circumduction)이라고 하며 이 결과 전체 움직임의 뒷자국(궤적)은 원뿔 모양을 나타내게 된다.
속젖힘 ‧ 바깥젖힘
발에서는 발목에서 일어나는 발바닥굽힘과 발등굽힘의 움직임 외에도 발목뼈(tarsal bones)의 여러 관절이 관여하여 발바닥 전체가 내측 또는 외측을 향하게 하는 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는데 이 때 발바닥이 내측을 향하게 하는 움직임을 속젖힘(inversion)이라고 하고 외측을 향하게 하는 움직임을 바깥젖힘(eversion)이라고 한다. 속젖힘과 바깥젖힘의 움직임도 미끄럼(gliding)과 돌림(회전 rotation)이 복합된 특수한 움직임에 속한다.
맞섬
손가락 중에서도 엄지손가락은 굽힘, 펴짐, 벌림, 모음의 기본적인 네 움직임 외에도 맞섬(opposition)이라는 독특한 움직임을 나타낸다. 이것은 엄지손가락 첫마디의 바닥면이 새끼손가락 끝마디의 바닥면과 마주 닿는 움직임을 말하는데 이것은 펴짐을 시작으로 벌림, 굽힘 및 내측돌림을 거쳐 모음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동작을 가리키는 낱말이다.
그 밖의 움직임
위에서 설명한 관절에서의 움직임 외에도 혀, 턱, 어깨, 항문과 같은 몸의 기관 또는 부분에서 국소적으로 수행하는 움직임을 표현할 때 아래와 같은 용어들을 흔히 쓴다(그림 1-7).
내밈(protraction): 바깥 또는 앞으로 나가게 하는 움직임(예: 혀를 입 밖으로 내밀게 하는 것은 턱끝혀근의 작용이다).
들이밈(retraction): 속(안)으로 또는 뒤로 들어가게 하는 움직임(예: 아래턱을 들이밀게 하는 것은 측두근의 작용이다).
올림(elevation): 위로 올라가게 하는 움직임(예: 어깨를 올리는 것은 견갑올림근을 포함한 여러 근육의 작용 결과이다).
내림(depression): 아래로 내려가게 하는 움직임(예: 늑골의 올림과 내림 운동으로 흉곽은 호흡운동을 할 수 있도록 커졌다 작아졌다 한다).
늘임(옛 용어: 확대 dilatation): 입구를 열거나 또는 내부 공간을 크게 하는 움직임(예: 혈관의 지름이 커지는 것이나 동공의 크기가 커지는 것은 모두 그 속에 있는 평활근의 작용으로 공간이 늘어나는 것이다).
조임(constriction): 입구를 닫아 작게 하는 움직임(열렸던 항문은 항문조임근의 수축에 의해 좁아지거나 닫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