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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수(秀)여자야구단 원문보기 글쓴이: Excellent
원문보기 : http://www.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5910
운동장에 나선 그녀들의 ‘반란’ | ||||
시원한 홈런, 거친 태클도 거뜬! 아마추어 여성스포츠 동호회의 세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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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종로여성축구단, 여성야구단 비밀리에(두 번째, 세 번째 사진), 광주 빛고을여성축구단의 경기 모습. (사진제공 : 각 운동단) |
땀에 젖은 유니폼을 입은 여성들이 공을 따라 분주하게 몸을 움직인다. 시원한 패스와 거친 태클, ‘여기로 공 넘겨!’ 서로에게 지시하는 고함소리……. 운동장에는 남성경기 못지않은 활기가 넘친다.
그동안 국내에서 인기종목으로 자리해 온 대표적 구기종목 야구․축구․농구. 하지만 여성들의 스포츠 문화는 남성 스포츠에 밀려 그늘에 가려져 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많은 여성들이 이들 구기종목에 활발하게 참여하면서 세간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2003년 1개팀에 불과했던 여성야구팀은 4년 만에 20여개로 늘었으며, 여성축구팀 역시 올해 서울지역에서만 10여개 팀이 새롭게 창단했다.
열정적인 플레이와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여성 스포츠에 대한 여성들의 인식을, 더 나아가 남성들의 인식까지 바꿔가고 있는 당찬 여성 스포츠 마니아들을 만나봤다.
◆‘여성인데’라는 편견을 버려!=“처음에는 남자들이 많이 의아해 했죠. 농구공을 들고 코트에 갔는데 다들 ‘여자가 농구를?’이라는 시선으로 쳐다보더라고요.”
여성 길거리 농구 동호회 ASAP(As soon as possible) 김수현씨(26)는 처음 코트에 나섰던 기억을 떠올렸다. 김씨는 지난 2000년 3:3 여성 길거리 농구대회에서 만난 여성들과 함께 길거리 농구 동호회를 조직했다. 그러나 남성들로 가득한 코트에서 자리를 잡기는 쉽지가 않았다. 김씨는 “기죽지 않고 계속 코트에 나가다 보니 남자들 시선도 바뀌더라”며 “요즘은 시합을 요청하는 남자 팀도 많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종로구 여성축구단에서 4년째 활동 중인 신명자씨(46)는 꾸준한 노력으로 남편과 집안의 부정적인 시선을 바꿨다. 신씨는 “남편이 ‘축구는 너무 격하지 않느냐’고 걱정하는 통에 적잖은 갈등을 겪어야 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남편도 이해를 하더니 요즘은 젊은 선수에게 지지 말라고 격려도 해준다“고 말했다.
◆동네 축구, 동네 야구? 우린 그런 건 안 해요=여성 스포츠 동호회 회원들은 보는 것보다는 직접 뛰는 것이 훨씬 즐겁다고 말했다. 국내최초 아마추어 여성 야구단 비밀리에(BIMYLIE)에서 2004년부터 외야수로 활동 중인 이정미씨(33)는 “경기를 옆에서 보는 재미와 직접 뛰는 재미는 전혀 다르다”며 “안타를 칠 때 손에 느껴지는 짜릿한 감각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농구 동호회 이리스(Iris) 회원 국주영씨(27)도 “공이 그물로 빨려 들어갈 때의 쾌감은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며 “그 맛에 농구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습량이 축적되고 경기 경험이 쌓이면서 여성 스포츠 동호회의 실력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광주 빛고을여성축구단 박선의씨(38)는 “매주 연습 때마다 선수 출신 코치를 초청해 체력 및 기본기 연습과 전술 훈련을 하고 있다”며 “여성 축구단이 우르르 몰려다니는 ‘동네 축구’를 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말했다. ASAP 김수현씨도 “회원들끼리 점점 손발을 맞추면서 수준 높은 전술 플레이에도 욕심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연습 및 시합에 대한 욕심도 상당하다. 수(秀)여자야구단 김희진씨(34)는 “주말에만 연습 시간이 나다보니 하루 종일 연습하는 경우가 많다”며 “겨울이 되면 해가 짧아져서 큰일”이라고 걱정했다. 비밀리에 팀 투수 나두리씨(27)도 “1년에 9경기 정도밖에 못해서 너무 아쉽다”며 “남자 사회인 야구리그처럼 여자 야구리그도 좀 더 경기 수가 늘어나면 좋을텐데……”라고 아쉬워했다.
◆아직은 활성화 미흡해=이처럼 구기 운동을 열망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으나 활성화는 여전히 미진해 많은 어려움이 있다.
여성 구기스포츠팀이 겪는 대표적인 문제는 시합 상대 부족이다. 박선의씨는 “광주․전남지역을 통틀어 여성축구단이 4개밖에 없다보니 시합을 하려면 매번 원정을 가야 한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ASAP 김수현씨도 “2002년부터 길거리 농구대회 여성부가 없어져 자체 경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남아있는 남성들의 편견도 여성 스포츠 마니아들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나두리씨는 “팀을 소개하는 기사에 가끔 ‘여자가 야구를 해봤자……’라는 식의 악성 댓글이 달리곤 했다”며 “여자야구를 무시하는 풍토가 여전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장 시급한 것은 관심있는 여성들의 적극적인 참여다. ASAP 김수현씨는 “코트 구석에서 혼자 공을 튀기다가 돌아가는 여성들을 이따금 봤다”며 “쑥스러워하지 말고 같이 운동하면 좋을텐데……”라고 안타까워했다. 신명자씨도 “시작할 때는 다들 어색해하지만 3~4개월쯤 지나면 익숙해지기 마련”이라며 “나 같은 아줌마 선수를 보고 젊은 사람들도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함께 운동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길=곳곳에서 여성 구기 동호회가 조직되고 있지만 아직 서울대에서는 이와 같은 동아리가 전무한 상황이다. 서울대 체육부 조교 차왕호씨는 “올해 초 여성 농구부를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인원 부족으로 무산된 적이 있다”며 “현재 꾸준히 활동 중인 순수 여성 구기 동아리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선뜻 공을 잡기가 망설여지는 여성이 있다면, 먼저 경기장 위로 뛰어든 선배들의 이야기를 통해 용기를 내보는 것은 어떨까? “처음에는 당연히 망설였지만 직접 뛰어보니 너무 즐겁다”는 그녀들의 말처럼 당당하게 운동을 즐기는 여성이 늘어나길 기대한다.
첫댓글 ㅋㅋㅋㅋ형아~~ 그런말했어??? 욕안한게 신기하네~~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