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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낙동정맥 제 1구간 산행기 [대티고개~만덕고개]
〈구간별 시간대〉
- 09:15 대티고개 들머리출발
- 09:40 암봉갈림길
- 10:05 시약산
- 10:43 구덕령
- 11:09 엄광산
- 12:15 EM 발효연구소
- 12:30 LG 아파트
- 13:35 식사 끝 출발
- 13:53 헬기장
- 14:04 갓봉
- 14:20 삼각봉
- 14:51 애진봉안부
- 15:02 백양산
- 15:37 웅불령
- 16:25 만남의 숲
- 16:54 만덕고개
▶ 산행일자 : 2004년 11월 21(4째 일요일) - 날씨 : 쾌청
▶ 산 행 지 : 부산시 서구 대신동, 북구 만덕고개
▶ 산행코스 : 대티고개~구덕산~엄광산~개금고개~삼긱봉~백양산~만덕고개
◎ 산행거리 : 약 16Km(도상거리)
◎ 산행시간 : 후미기준☞ 약 7시간 40분 (휴식/식사 포함)
▣ 참가인원 : 총 19명(채유석 김종주 김성균 김장범 이장석 김종천 박영훈 유용근 정연만 신갑철 윤형규 기경애 박찬은 김정희 유남해 김해원 최인숙 등반대장 이한성)
<산 행 기>
- 09:15 대티고개 들머리 출발
낙동정맥 첫 출정 산행이다. 버스가 구덕터널을 지나 구덕운동장에서 대티고개로 향한다. 고갯길로 올라야하나 아차 하는 사이 입구를 지나 터널로 진입해버린다. 할 수 없이 터널을 통과하고 도로 유턴하여 고개로 올라온다. 낙동정맥이 시작하는 고개는 산고개가 아닌 도심의 한 포장도로고개다. 도로의 노폭이 하도 좁아 정차 자체가 어려운 상태다. 우린 버스가 닿자마자 허급지급 하차를 서둘러야 했고 그렇게 낙동의 첫발을 내딛는 순간을 맞는다.
대티고개 들머리, 주택가를 지나 산으로...
- 10:05 시약산(565m)정상
대티고개의 들머리는 산 쪽(북서) 주택가 철 난간 길을 오르면서 시작된다. 대티고개가 과거 ‘솔티’라는 지명을 사용했다는 근거라도 하듯 주택가 골목에 ‘솔티길’이라는 글씨가 붙어있다. 주택가 골목을 끝까지 올라가니 흙길이 나오고 건너편 통나무계단입구에 산불초소가 보인다. 버스에서 급하게 나오다보니 신발 끈도 못 매고 이곳까지 왔다. 일행들을 차례로 보내고 초소 옆 벤치에서 끈도 매고 복장도 정리하고 오른다.
시약산오르는 비탈길
햇볕이 따뜻한 남 사면길이라 급경사 통나무계단 오를 때 약간 덥다는 느낌을 받는다. 첫 번째 고갯마루에 오르자 시원한 바람이 불어 금방 산의 분위기를 바꿔준다. 뒤돌아본 곳에 부산만과 영도가 보이고 전방에 가야할 산봉우리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한차례 살짝 빠졌다가 다시 올라선 언덕에는 삼거리가 있다. 우측이 바위봉 올라서는 곳이고 좌측이 바위봉을 비켜가는 주등산로다.
바위봉에 올라가본다. 짧은 암릉 끄트머리에 바라보는 맛이 그저 그만인 전망바위가 있다. 바위아래는 절벽이라 내려설 수가 없고 약간 빽을 하여 왼쪽으로 돌아내려온다. 오솔길을 잠시 가로지르면 헤어졌던 주 등산로와 만나고 이내 오르막을 맞는다. 15분정도 꾸준히 올라 시약산 직전 정상부에 닿고 시멘트도로를 잠시 진행하여 시약산정상 턱밑에 온다. 항공무선표시시설이 있는 정상은 올랐다 도로로 다시 내려와야 한다.
- 10:43 구덕령버스정류장(꽃마을)
도로를 따라 진행한다. 잠시 후 승학산 삼거리에 닿는데, 좌측 승학산 오르는 산길이 빤히 나있어 그리 가기 쉽게 되어있으나 정맥 길은 우측 산굽이를 돌아서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꾸불꾸불 한참을 용트림하면서 내려가면 차량 차단기 넘어 구덕령 버스정류장에 닿는다. 지겹도록 내려오는 별 재미없는 길이다. 고개주변에는 온통 꽃동산이 자리하고 있어 한눈에 이곳이 꽃마을 명소임을 실감케 한다.
꽃마을 엄광산 들머리
- 11:09 엄광산 정상
주변 즐비한 음식점들은 하나같이 ‘시락국’이라는 메뉴를 갖고 있어 아마 이곳이 시락국으로 유명한곳은 아닌지...? 아침부터 손님들이 꽤 있어 보여 예사롭지가 않다. 동동주와 찌짐이와 따끈한 오뎅국물 등.., 꿀~꺽! 엄광산 진입로는 꽃마을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 시멘트도로를 만날 때 우측 산으로 붙는다. 다시 도심 속의 숲길이 나오고 먼지 풀풀 날리는 산길을 약 25여분 을 올라가면 엄광산(508m) 정상이다.
- 12:15 EM 발효연구소
엄광산 정상석을 배경으로 단체기념사진을 찍는다. 기념현수막은 없지만 사실상 이 단체 사진 한 장으로 첫 구간 발대식 장면을 대신하고자한다. 오늘 비록 많은 인원은 아니지만 의욕 넘치는 정맥꾼들이 첫 구간을 시작했고 앞으로 한 구간 한 구간 힘차게 낭갈 것이다. 엄광산 공터에서 모처럼 여유 있는 휴식을 즐기고 전망에 보이는 504봉을 향한다. 약간의 오르막을 상대하니 낙동강이 굽이굽이 바라뵈는 바위전망대다.
바위전망대
이 정상에서 방향이 북으로 가게 되어있으나 이렇다할 등산로는 안보이고 자연스럽게 큰 산길로 연결된다. 잠시 암릉지대를 내려오니 전방에 다시 헬기장이 빤히 보이는 봉우리로 이어진다. 직감적으로 ‘東亞大’로 가는 능선임이 추정되지만 별도리 없이 그리 오르고 만다. 헬기장에사 산길은 둘로 갈린다. 왼쪽 비탈길로 내려가니 방향이 크게 틀리면서 산 아래 동의대학교가 내려다보인다.
잠시 후 삼거리를 만나는데 직진 동의대 하산길과 좌측 사면길이 갈리는 곳이다. 인근 주민께서 백병원쪽 가려면 좌측 길로 가라한다. 산허리를 감아 도는 임도가 나오고 결국은 504봉에서 직접 내려오는 산자락과 합류를 하면서 산길은 아래로 내려간다. 양쪽 철망울타리가 서있는 사유지 밭길을 지나 ‘EM발효연구소’ 정문에 떨어진다. 엄광산에서 무려 1시간이나 걸려 이곳에 도착했으니 의외로 둘러온 시간이 많이 걸린 것 같다.
13:30 개금고개 LG아파트
산동네 골목을 한동안 내려가니 서서히 도심의 번화가가 나타난다. 대동아파트를 지나고 백병원원을 지나 개금사거리에 닿는다. 계속되는 내리막이 과거에 산자락임을 말해주듯, 낙동마루금이 이곳을 지나간다는 사실에 쉽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이 도로가 과거에 산길 이였다면 지금의 개금고개는 큰 안부사거리...?? 거참! 상상은 안가지만 태고의 그 시절을 생각하며 이 도심의 숲을 빠져나가기로 한다.
개금고개사거리... 이곳에서 지하도로 건넌다.
운동장보다 넓은 사거리를 건너가는 유일한 수단은 전철역 지하도이다. 명색이 산꾼 이라하는 사람들이 지하도를 건너가야하다니, 행인들이 보는 앞에서 산꾼 체면이 말이 아니다. 하지만 어쩌랴 이것이 정맥 길인걸..., 이것도 기념이라고 김성균님, 지하철역 앞에서 정맥사진 한 장 찍는다. 흐흐, 지하도를 건너 LG아파트를 겨냥해 이번엔 육교를 건넌다. 육교 끝에 좌우 내려가는 계단이 있는데 좌측이 개금초등교, 우측이 반도보라아파트 가는 길이고, 작은 연결통로는 곧장 LG아파트로 통한다.
- 12:35 예비군훈련장에서 식사 끝 출발
이곳에서 바른 정맥 길은 우측 계단길이다. 도로 따라가다 보라아파트 앞에서 개화초등학교를 오르면 된다. 하지만 우리는 LG아파트로 들어가 아파트단지를 한바퀴 돌아서 나오는 수고를 한다. 도심이다보니 어디한곳 표식도 없고 쉽게 이쪽으로 오게 되어있다. 하지만 개화초등교 건물이 빤히 보여 거기를 목표삼아 간다면 큰 어려움은 없다. 개화초등교 정문지나 팬시문구점 옆 골목에서부터 산길이 시작된다. 시간은 12시 40분을 가리키고 있는데 마땅히 식사할 곳이 없다보니 그냥 진행할 도리밖에 없다.
너저분하게 난립된 민가 밭둑길을 요리조리 돌아서 본격적인 산길로 접어든다. 제법 가파른 비탈을 한차례 치고 오르니 예비군훈련장이 있는 언덕배기다. 출입금지 군부대 폐쇄문이 보이고 대원들이 안쪽 반반한 교육장바닥에 막 식사판을 벌리고 있는 순간이다. 그러고 보니 정맥길 첫 점심시간인 셈이다. 김성균님의 과매기가 인기메뉴로 부상하면서 특별한 의미의 점심시간을 즐겁게 한다. 12시 35분, 늦은 점심시간을 마치고 다시 발길을 재촉한다. 아담한 봉우리 옆길을 지나 군부대 가는 길을 버리고 산으로 오른다.
- 14:20 삼각봉(454m)
약 15분가량의 오름짓 끝에 반듯한 헬기장 봉우리에 선다. 전방에 두개의 봉우리가 나란히 보인다. 제법 고도가 있어 보이는 갓봉과 그 뒤쪽에 더 높아 보이는 삼각봉이 빨리 오라고 손짓하는 것 같다. 약간의 바위 섞인 길을 10분가량 오르니 멋진 전망의 갓봉(405.6m)정상이 산에 오른자의 기분을 고조시킨다. 낙동강과 부산만을 번갈아 보며 방대한 부산시가지를 감상하는 맛이 일품이다. 발길을 다시 삼각봉으로 옮긴다.
갓봉.., 유남해님
살짝 내려가는 듯 하는 산길이 제차 고도를 높인다. 간간히 암름길이 나타나고 앞에는 유용근님부부가 안정된 걸음으로 진행을 하고 있다. 나는 그 뒤를 부지런히 따른다. 오늘 낙동길에 오른 대부분의 산님들은 거의 백두대간을 마쳤거나 진행 중인 사람, 또는 그 이상의 경력을 갖고 있는 분들이라 나름대로 걸음에는 일가견이 있어 보인다. 갓봉에서 15분가량 오름을 극복하면 근사한 바위가 있는 삼각봉에 오른다. 사상산악회에서 세운 등산안내판과 정상석이 눈에 띈다.
- 15:02 백양산(641.5m)정상
오늘구간 여러 번 도심을 통과하면서 산다운 산을 못 탔지만 그나마 멋진 구간이 삼각봉에서 백양산, 불웅령 구간이다. 더구나 백양산은 오늘의 최고봉이자 상징봉이 되는 곳으로 부산진 구민과 사상구민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모산이라 하겠다. 삼각봉에서 내려빠지던 산길이 어느새 다음 봉우리를 향한다. 많이 추울 것이라는 날씨는 오후 기온상승으로 인해 의외로 물이 많이 먹이는 산행이 된다. 그래서인지 간간히 불어오는 낙동강바람이 그렇게 시원할 수 없다.
제법 힘들게 한 봉우리를 오르고 나니 백양산이 손에 잡일 듯 그 당당함을 과시하며 서있다. 살짝 내려오면 모라와 당감을 잇는 백양터널이 발아래 지나는 곳이다. 의도적으로 발을 쿵쿵 굴러보니 어? 정말 땅이 울리는 소리가 나는 것 같다.<믿거나 말거나^^*> 여기서 얼마안가 운동장처럼 넓은 애진봉안부에 당도한다. “애진봉안부라..?” 어째 말이 좀 이상하다. ‘애진봉’이라고 음각된 큰 돌이 서있는 곳이지만 봉우리라기보다는 넓은 안부에 불과한 곳이다. 다만 지역구 홍보용인 듯한 기념조형물을 여기다 세워놓다 보니 봉우리가 아닌 안부가 봉우리로 둔갑하게 된 꼴이다.
여기서 마지막 비탈을 치면 곧장 백양산 정상이다. 많은 시민들이 정상에 올라와 휴일한때를 즐기고 있다. 큰 돌무더기와 나무벤치들..., 백양산정상의 모습들이다. 선두그룹 몇몇이 눈에 보이더니 내가 올라오자 어김없이 또 줄행랑을 놓는다. 이 양반들 아까부터 나만 보면 달아나는데, 뭐 맛있는 거 감추고 있는 게 분명하다. 이모씨 부부와 김머시기와 김아무개씨, 그들의 시회적직위도 있고 해서 실명은 거론 않는다만 자수하여 광명을... 흠흠
- 15:37 불웅령
백양산에서 불웅령은 빤히 보인다. 그리고 산불초소봉과 만덕고개로 이어지는 능선도 한눈에 들어온다. 백양사과 불웅령사이 널따란 초지능선은 부드러움과 아늑함을 주는 그런 곳이나 산불을 우려해 지금은 억새풀을 말끔히 베어버렸다. 초지 길을 따라 약 20여분 만에 불웅령에 오른다. 역시 돌탑이 일품이고 주변경관 또한 빼어나다. 휴식을 한 뒤 일행들을 모두 보내고 올라올 때 근육경련으로 조금 뒤쳐진 김여사를 기다려본다. 하지만 뭐가 잘못되었는지 한참을 서있어도 그녀가 오지를 않는다.
유용근 박찬은 부부
- 16:25 만남의 숲
일단은 뭔가 연락오기를 기다리며 천천히 내려간다. 곧 산불초소 봉에 도착하고 이제부터 가파르게 떨어지는 산길을 한없이 내려간다. 과거 반대로 올라올 때 끔찍했던 기억을 되살리며 담담하게 길을 내려간다. 긴 내리막이 끝나는 곳이 바로 ‘만남의 숲’이다. 초병 한명이 보초를 서고 있고 쉼터 공간을 잘 조성해놓은 사거리안부이다. 진즉에 갔을 줄 알았던 일행들이 이곳에서 보인다. 어? 거기에는 김여사와 아내도 같이 있다. 그러고 보니 앞에 간 사람을 혼자서 기다린 꼴이었다. 어쨌든 그들을 보니 마음이 확 놓인다.
만남의 숲 표지목
- 16:54 만덕고개
작은 언덕을 넘어 이제부터 마치 신작로와 같은 산길을 걷는다. 간간히 잘 정비된 성곽 길을 만나고 모처럼 일행들과 함께 진행을 하는 길이 진도가 잘 나간다, 선두가 만덕고개에 도착했다는 교신이다. 고개에 주차공간이 없어 기사님 전화번호를 알려준다. 오늘 첫 장도에 올랐던 낙동 길, 이제 그 종착역에 거의 왔다. 드디어 동래구와 북구가 갈리는 마지막 고스락이다. 북구쪽으로 내려서는 길이 무척 급경사다. 통나무계단을 조심스레 내려서니 바로 만덕고개, 비로써 예정된 오늘구간이 끝나는 순간이다.
가슴 설레며 시작했던 1구간이 끝났다. 날씨도 좋았고 산행 내내 멋진 조망에 지루한줄 모르고 진행을 했다. 국내 최대의 항만도시를 관통하는 구간이라 도심도 지나고 높낮이이도 만만찮았다. 마루금을 잊는다는 의미에서 다소 무리가 따르는 구간도 있었다. 하지만 무사히 구간을 진행했고 이 모든 것을 모두 극복했다. 오늘 낙동 첫 구간에 임했던 19명의 정맥꾼들에게 축하의 큰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 감사합니다. - [끝]
만덕고개
작성자 : 대구마루금/이한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