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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유천하님은 2005년10월~2006년7월까지 18구간으로 나누어 덕칠이팀과 함께 낙동정맥을 완주하였으며 그 세세한
여정과 감흥을 훌륭한 기록으로 남기어 두었습니다.
이 산행기는 "운해의 산방" 에서 꼭 필요한 자료란 판단이 들어 주유천하님의 양해를 얻어 옮겨드립니다
덕칠이팀의 낙동정맥은 北進방향이었으나, 1구간을 비롯한 몇몇 일부 구간은 逆進하였습니다 - 정범모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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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정맥 변죽 울리기[제1구간]
☞ 만덕고개-백양산-엄광산-구덕산-시약산-봉화산-아미산-몰운대 ☜
- 산과 강과 바다, 바람과 억새와 알바의 대향연 -
♣ 산행개요 ♣
◆ 산행지 : 낙동정맥 제1구간[만덕고개-몰운대]
◆ 일시 : 2005. 10. 14.(금)/15.(토)[무박산행]
◆ 날씨 : 맑음
◆ 종주경로 : ☞ 만덕고개(270m) → 백양산(641.5m) → 애진봉(570m) → 개금역 → 엄광산(503.9m) → 구덕산(560m) → 시약산(565m) → 봉화산(149m) → 아미산(233.7m) → 몰운대(0m) ◀
◆ 시간대별 산행코스 :
□ 01:30 만덕고개 출발/통나무계단 오르막
□ 01:38 388.5m
□ 01:45 [→구민의숲 1km]지점
□ 01:51 한신아파트 갈림길
□ 02:01 어린이공원 갈림길
□ 02:08 만남의 숲
□ 02:37 611m/산불감시초소/돌탑
□ 02:43 610m/돌탑
□ 03:05 백양산(641.5m)/10분 휴식
□ 03:24 헬기장 지나 애진봉(570m)
□ 03:43 458m
□ 03:51 철탑봉우리
□ 03:55 390m/삼각봉/조개바위
□ 04:10 바위봉우리
□ 04:39 정자/6분 휴식
□ 04:54 산불감시초소/포장도로
□ 04:55 한효아파트 102동 앞 도로/15분 대기
□ 05:23 개금역
□ 05:48 백병원 좌측도로 진행 후 고원아파트 옆 도로에서 10분 휴식/출발
□ 06:05 도로통과
□ 06:31 엄광산 전위봉/5분 휴식
□ 06:44 엄광산(503.9m)
□ 07:06 구덕령/식당 조식
□ 08:00 구덕령 출발
□ 08:35 승학산 3거리
□ 08:45 구덕산(560m)
□ 09:10 항공무선표시소 3거리
□ 09:12 시약산/기상레이더기지
□ 09:20 헬기장
□ 09:28 쉼터
□ 09:48 산불감시초소
□ 09:54 [→대티고개 0.45km]
□ 09:56 218.3m
□ 10:03 산불감시초소
□ 10:05 대티고개
□ 10:15 도로횡단 후 주차장 우측 삼안그린빌라 사이 도로
□ 10:28 휴식 후 출발
□ 10:34 공동묘지
□ 10:45 247.2m/우정탑
□ 10:53 극락암 갈림길 직진
□ 11:03 부영아파트
□ 11:20 괴정고개
□ 11:34 예비군훈련장/10분 휴식
□ 12:14 장림고개
□ 12:29 봉화산(149m)
□ 12:47 구평 가구단지/15분 휴식
□ 13:25 정밀고개/신다대아파트 105동 뒤 오르막
□ 13:34 능선분기점
□ 13:39 돌탑
□ 13:45 아미산(233.7m)/응봉봉수대/8분휴식
□ 14:06 아파트공사장으로 몰운대 진입불가
□ 14:30 다대포 해수탕
◆ 산행거리 : 약 29km
◆ 산행시간 : 13시간(휴식&알바 포함)
◆ 형태 : 덕칠이 합동산행[밤안개, 천사, 하상배, 윤비, 오르고파, 김중환, 나푸른솔, 산정무한, 흑기사, 허공, 록수, 정범모, 토끼, 주유천하 : 1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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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山과 詩 ♥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 알프레드 디 수자,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류시화 엮음,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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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낙동정맥(洛東正脈) 개요
낙동정맥(洛東正脈)은 글자 그대로 낙동강의 동쪽을 따라 흐르는 산줄기를 말한다. 백두대간의 매봉산(일명 천의봉)에서 시작하여 남쪽으로 백병산-통고산-백암산-주왕산-단석산-가지산-신불산-천성산-금정산을 지나 부산 다대포의 몰운대로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419km의 산줄기이다[산악문화 간 『백두대간&정맥 종주지도집』(2005)에는 낙동정맥의 도상거리가 351.2km로 나와 있으나, 박성태의 『신산경표』(2004)에는 419km로 되어 있다].
이 산줄기의 동쪽으로는 동해안의 울진·영덕·포항·경주·울산·부산, 서쪽으로는 태백·봉화·영양·청송·영천·경산·밀양·김해 지역과 이어진다. 이 산줄기는 백두대간의 매봉산 동쪽 능선의 무명봉(1,145m) 분기점에서 분기하여 낙동강 동쪽에서 동해와 나란히 거의 1자식으로 남쪽으로 뻗어 내려간다. 종래의 산맥개념에 의하면 태백산맥줄기로 볼 수 있다.
백두대간에서 낙동정맥이 분기하는 이 봉우리가 매봉산 줄기에 있다고 하여 그냥 매봉산 분기점으로 표기하고 있으나, 나는 이 봉우리에서 낙동정맥이 분기한다는 점에서 이 봉우리 이름을 낙동봉으로 부르고자 한다. 내가 낙동정맥종주를 마치는 날 이 봉우리에 낙동봉 이름표를 달아 주리라!
낙동정맥은 낙동강의 동쪽 울타리가 된다. 낙동정맥이 백두대간에서 벗어났다고는 하지만 백두대간과 함께 동해안지방의 담장을 이루고 있다. 이곳에서도 어김없이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 : 산은 스스로 물 흐름을 나누는 산마루가 된다)의 철리를 본다. 산이 물을 가르고 있으니 물은 산을 넘어가지 못한다. 산과 강의 어우러짐, 그것이 이 나라 국토인식의 출발점이다. 산과 강이 제멋대로 노는 것이 아니고, 산과 강을 서로 떼 내어 바라보지 않는다.
원래 낙동강은 낙(洛)의 동쪽을 흐르는 강으로 낙(洛)은 삼국시대에 가락국의 땅이었던 상주를 가리킨다. 즉 낙동강은 상주 동쪽을 흐르는 강이다. 이 강은 강원도 매봉산 기슭에서 발원하여 경상북도와 경상남도를 거쳐 남해로 흐르는 강으로 길이는 525.15km로 남한에서 제일 긴 강이다. 물론 한강의 길이가 514km로 낙동강보다 짧지만 유역면적을 기준으로 하면 한강이 남한에서 제일 큰 강이다. 영남의 젖줄 낙동강 줄기 따라 이 나라 불교가 꽃을 피웠고, 조선 유학이 터전을 잡았다.
낙동강의 발원지에 관하여는 동국여지승람을 근거로 태백의 황지(黃池) 연못으로 보는 견해가 많으나(이곳에 ‘낙동강 천 삼백리 예서부터 시작되다’라는 글이 새겨진 표석이 세워져 있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는 정선과 태백을 잇는 두문동재의 금대봉 기슭에 있는 ‘너덜샘’을 낙동강의 최장 발원지로 보고 있다(동아일보 2003. 6. 5.자). 낙동정맥 종주를 마치는 마지막 구간에서 그 발원지를 직접 탐사해볼 것이다.
낙동정맥이 맥을 다하는 몰운대(沒雲臺)는 낙동강 하구의 최남단에 위치하여 16세기까지만 해도 ‘몰운도’라고 불리는 하나의 섬이었으나, 낙동강 상류에서 운반되어 온 토사의 퇴적에 의해 다대포와 연결된 육지가 되었다. ‘몰운대(沒雲臺)’란 지명은 낙동강 하구에 안개와 구름이 끼는 날에는 이 일대가 그 기류 속에 잠겨 보이지 않는 데에 비롯됐다고 한다.
백두대간이라는 개념이 인구에 회자되기 전인 1984년 25세의 당찬 처녀 남난희는 부산 금정산에서부터 이 태백산맥 줄기(낙동정맥)를 타고 매봉산에서 백두대간과 합류하여 진부령까지 이어감으로써 이 나라 산꾼들의 백두대간종주 붐에 불을 지폈다. 그녀의 『하얀 능선에 서면』은 그 종주기록이다.
이야기가 빗나가지만 그녀는 29세에 여성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강가푸르나를 등정하고, 32세에 설악산 토왕성폭포 빙벽을 두 차례 등반하는 등 남자들도 기죽게 하는 화려한 등반기록을 갖고 있다. 그런 여자가 이제는 역설적이게도 ‘낮은 산이 낫다’고 말한다. 그만큼 철이 들었다는 이야기인가. 그녀는 지리산 자락에서 산을 버려 산을 얻었다.
“산 속으로 들어서면 산을 볼 수 없습니다. 그 동안 산에 오르기는 했지만 산을 볼 줄 몰랐습니다. 그 동안의 산이, 항상 목마른 열망덩어리였다면, 이제 비로소 편안한 산을 만납니다.”
그녀가 하는 말이다. 그저 맹목으로 산에 오르는 사람은 산에 올라서도 산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대간이나 정맥에 목이 매여 무턱대고 산만 오르는 사람에게는 대간이나 정맥도 보이지 않는다. 맹목과 목표에서 벗어나야 제대로 산을 볼 수 있다. 산을 오르는데 있어서 집념이나 집착은 헛된 것이다. 계속되는 그녀의 이야기.
“그 동안의 산이 등산이었다면 이 때부터의 산은 입산이 되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나의 삶은, 아무 것도 가지고 싶은 것이 없고, 아무 것도 바라는 것이 없고, 아무 것도 기다리지 않고, 아무 것도 궁금하지 않습니다. 또 어떤 곳에도 가고 싶지 않고, 만나고 싶은 사람도 없게 되었습니다.”
2. 대망의 낙동정맥 출정(出征)
낙동정맥은 남한의 9개 정맥 중 호남정맥과 더불어 거리가 길고 백두대간종주를 마친 산꾼들이 우선적으로 찾는 마루금이다. 이제 나도 이 나라의 마지막 오지라 불릴 정도로 겹겹이 산그리메로 둘러싸인 낙동정맥 대종주의 길에 나선다. 그 동안 낙동정맥 구간 중 영남알프스 구간과 주왕산, 금정산 구간 등을 산발적으로 걸어보기는 했으나 낙동정맥 전체구간을 쭉 이어보지는 못했다.
나는 2004년에 백두대간 종주를 마치고, 2005년에 금남호남정맥과 금남정맥 종주를 마쳤다. 한북정맥도 도봉산까지 종주를 마쳤고, 양수리에서 오대산 두로봉까지 이어지는 한강기맥종주도 마쳤다. 앞으로 10여개월간은 낙동정맥과 낙남정맥으로 선택과 집중을 함으로써 당분간 나의 산행은 낙동강과 함께 하는 산줄기 이어가기가 될 것이다.
낙동정맥 종주를 낙동봉 분기점에서 밑으로 내려가는 하행선을 탈 것이냐, 아니면 다대포 몰운대에서 위로 치고 오르는 상행선을 탈 것이냐에 관하여는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백두대간을 향하여 쳐 올라간다는 의미도 있고, 계절을 고려하여 밑에서부터 올라가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 부산 다대포 몰운대에서 한 방울 물을 밟지 않고 마루금만으로 이어 올라가 한반도의 등뼈 백두대간까지 이어보는 것이다. 낙동정맥을 이어가는 길에 우리의 산하와 그 속에 삶의 둥지를 틀고 살아가고 있는 인간들의 모습도 함께 살펴볼 것이다.
최근에 『실전 백두대간 종주산행』을 펴내 재미를 본 조선일보사에서 『실전 호남정맥/낙동정맥 종주산행』이 발간되었고(2004. 12.), 산악문화에서 『백두대간&정맥 종주지도집』이 발간되었다(2005. 7.). 이 책들이 낙동정맥종주를 위한 훌륭한 길라잡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나 도상거리와 표고 등에 오류도 산견된다. 기본적으로는 종주의 키포인트는 스스로 지형도를 숙지하고 나름대로 포인트를 확인하며 종주를 하는 데 있지 맹목적으로 남들 뒤만 쫓을 필요는 없다.
3. 낙동정맥 변죽 울리기 제1구간
나의 낙동정맥 종주는 변죽 울리기에 불과하다. 원래 변죽이라는 말은 그릇이나 물건의 가장자리를 말한다. 따라서 변죽을 울린다는 말은 그릇의 한복판을 치지 않고 가장자리를 쳐서 복판을 울리게 하는 것이다.
대간과 몇 개의 정맥종주를 마쳤다고는 하지만 산행경력이 일천한 나로서는 낙동정맥의 실체를 알만한 처지에 있지 않다. 다만 낙동정맥 주변 언저리에서 깔짝거리며 본류에 접근할 수밖에 없고, 그런 의미에서 나의 낙동정맥 종주는 낙동정맥 변죽 울리기가 될 수밖에 없다.
낙동정맥 변죽 울리기 제1구간은 몰운대에서 시작하는 것이 마땅할 터이다. 일부 산악회에서 몰운대에서 개금역이나 만덕고개 구간이 부산시내를 지나게 되어 있어 마루금 잇기의 의미가 없다는 이유로 제멋대로 이 구간을 생략하는 예가 많다.
그러나 이왕 시작하는 낙동정맥이라면 낙동정맥이 맥을 다하는 몰운대에서 시작하는 것이 정석이다. 맥이 끊어지면 끊어진 대로 이 나라 산줄기의 형상과 실체로 제대로 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낙동정맥이 맥을 다하는 그 함몰지점인 몰운대에서 차근차근 정맥길을 이어가볼 계획을 세운다.
작년에 백두대간을 같이 걸었던 팀(덕칠이)은 낙동정맥 전 구간을 20구간으로 나누어 주파하기로 하였다. 들머리 날머리 기준으로 구간을 획정하다 보니 어떤 구간은 도상거리가 30km가 넘는 장거리가 되고 어떤 구간은 15km도 안되는 짧은 구간이 생긴다. 산행거리가 짧은 구간에서는 인근의 사찰이나 문화유산을 돌아보는 시간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나의 낙동정맥 변죽 울리기 제1구간은 몰운대에서 만덕고개까지의 구간이다. 이 구간의 도상거리가 29km에 이르고 장거리이기는 하나, 공원지역과 시가지구간을 지나는 길이 많아 그리 힘이 들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대부분의 산악회엣서는 개금역에서 구간을 끊고 있으나 만덕고개까지 이어가 본다. 다만 시가지 구간에서는 마루금을 쫓기가 용이하지 않으므로 독도에 신경을 써야 한다.
※ 참고로 이 구간의 포인트별 도상거리는 다음과 같다.
☞몰운대-6.6km-봉화산-2.6km-괴정고개-2.5km-아미산-2.6km-구덕산-2.4km-엄광산-7.1km-백양산-4.5km-만덕고개◀
3. 낙동정맥 가는 길
2005. 10. 14. 금요일 대전에서 일을 보고 서울로 돌아와 집에 들어가니 저녁 8시다. 밤 9시 50분 출발하는 부산행 KTX를 타기 위하여 9시 30분까지 서울역에서 모이기로 되어 있어 배낭을 꾸리고 서둘러 집을 나선다. 낙동정맥 부산 구간은 시간절약을 위하여 열차를 이용하기로 하였다.
지하철 2호선과 4호선으로 서울역 신청사 3층으로 올라가니 반가운 얼굴들이 보인다. 작년에 백두대간을 같이 종주하였고, 올 3월에 시산제를 같이 지냈던 얼굴들이다. 산에서 만난 인연 산으로 이어가는 인연들이다. 탱크님과 김석호님이 갑작스런 일 때문에 불참하여 산행인원은 총 14명이다. 앞으로는 20여명의 회원으로 낙동정맥종주를 꾸려가게 될 것이다.
정범모 총무님이 가까스로 기차 출발 직전에 도착함으로써 바로 KTX를 탈 수 있었다. 표를 가지고 있는 정 총무님이 늦게 도착하면 2층에서 들어갈 길을 확보해 놓고 있었다. 나로서는 처음으로 타보는 KTX다. 요금할인을 받기 위하여 객차 가운데 서로 마주보는 4인 동반좌석을 예약하였던 터라 마주보고 가는 것은 좋은데 자리가 너무 비좁다.
서울-부산간 KTX 편도요금이 44,000원이고(소요시간 2시간 30분), 새마을호 요금은 36,800원이다(소요시간 시간 40분). KTX 4인 동반석 왕복요금이 1인당 56,000원으로 새마을호보다 저렴하다. 4인 동반석 좌석은 가운데 탁자를 두고 두 명씩 서로 마주보는 좌석형태를 취하고 있고, 몇 년 전에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탔을 때의 좌석형태와 비슷한 생각이 든다.
다만 시베리아황단열차는 객실형태를 취하고 있어 방문을 걸어 잠그면 그들만의 공간이 된다. 그 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윤비님 일행이 광명에서 탑승하여 합류하였다. 윤비님은 처음으로 뵙는 분이다.
나는 낙동정맥 제1구간을 몰운대에서 시작하여 만덕고개로 북진하는 것으로 알았으나, 이 구간은 시가지 구간으로 밤에 길을 제대로 찾기 어려운 곳이 많고, 낮에 몰운대도 구경하고 인근횟집에서 출정식을 할 수 있도록 만덕고개에서 몰운대로 남진하기로 다수의 의견이 모아졌다. 나로서는 일관성 있게 북진할 것을 주장했으나 소수의견일 뿐, 다수의견을 따를 수밖에 없게 되었고 북진을 전제로 준비한 산행기 자료는 일거에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잠을 자지 못해 뒤척거리다 잠이 든 듯 만 듯한 순간에 열차는 부산 구포역에 도착하였다. 만덕고개 어프로치를 위해서는 구포역에서 내리는 것이 편리하다. 도착시간은 2005. 10. 15. 토요일 새벽 0시 33분, 서울에서 부산까지 2시간 40분만에 주파하고 있다. 이 정도의 시간이라면 비행기보다도 편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역을 빠져나오니 역 앞은 공사로 혼잡하고, 밤안개님과 함께 아침밥 대용 김밥을 준비하였다. 모두 식사를 하고 산행을 하기로 하였으나 나는 밤중이라 속도 그리 편하지도 않고 포장마차에서 어묵으로 간단히 요기만 해두었다. 식사를 마치고 택시로 만덕고개로 가는데 기사가 만덕2터널로 잘못 들어가는 바람에 초장부터 택시까지 알바를 하는 것이 이번 구간 알바의 전주곡이다. 쓸데없는 알바로 택시비도 곱빼기가 들어갔다(1만원).
택시는 요리조리 산허리를 돌고 돌아 네온빛이 황홀한 러브호텔과 모텔 밀집지역을 지나 새벽 1시 25분 만덕고개에 도착한다. 남들은 모텔에서 육체의 욕망을 발산하는 시간에 산에 오르는 느낌이 왠지 이질적으로 다가온다. 전에 금정산 남북능선 종주를 하면서 만덕고개를 지나갔었는데 밤중이라 전혀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만덕고개를 기준으로 동쪽은 동래구이고, 서쪽은 북구이다.
이 만덕고개를 통과하는 도로는 1965는 김현옥 부산시장 당시에 개통된 도로라는 표석이 세워져 있다. 당시 부산시장으로 능력을 인정받던 김현옥은 박정희 대통령에 의하여 서울시장으로 픽업되어 개발연대 서울의 기초를 만든 사람이기도 한데 그 과정에서 와우아파트 붕괴 등 많은 부작용이 노출되기도 하였다.
4. 휘황한 부산의 야경과 함께 하는 정맥길 : 만덕고개 → 개금역
♠ [01:30] 만덕고개 출발
모두들 산행채비를 갖추고 랜턴불을 밝히며 백양산을 향하여 만덕고개의 통나무계단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한다. 새벽 1시 30분이라면 근래 들어 가장 이른 시간에 시작하는 산행길이다. 8분간 숲 속의 오르막 경사를 치고 오르니 첫 봉우리, 왼쪽(동쪽)으로 시야가 트이면서 부산의 휘황한 야경이 안전(眼前)에 펼쳐지는 388.5m봉이다.
도시는 밤에도 생명력을 이어간다. 오히려 밤에 잠재되었던 인간의 욕망이 활활 타오른다. 멀리 광안대교 현수교의 휘황한 야경도 들어온다. 잠시 황홀한 야경을 감상하고 우측으로 북쪽방향의 정맥길을 따라 나아간다. 길은 숲 사이로 널찍한 탄탄대로, 땅바닥은 콘크리트처럼 굳어져 있고 승용차도 다닐 수 있는 길이다. 산행길이라기보다는 산책길이다. 구민의 숲이 1km 남았다는 이정표를 지나 사직동 한신아파트 갈림길을 통과한다.
시원한 바람과 야경과 함께 부산시민의 휴식공간인 공원길을 걷는 것이라 몸도 마음도 다 가볍다. 거추장스러운 잡목의 태클도 있을 수 없고 이슬에 바짓가랑이 젖을 일도 없다. 어린이공원으로 가는 갈림길을 지나니 만남의 숲 광장이 나온다.
이제 이정표의 백양산 입구 방향으로 오르막 경사를 올라야 한다. 잠은 시원한 새벽바람으로 멀리 달아나버렸고, 만남의 숲에서 숨을 거칠게 몰아쉬니 30여분 만에 산불감시초소와 돌탑이 있는 봉우리(611m)에 올라선다. 멀리 가야할 백양산 산줄기의 실루엣이 펼쳐진다. 지금부터는 좌우로 부산의 야경과 억새의 호위를 받으며 가는 편한 길이다.
지도상에 나와 있는 불태령 또는 불웅령이 어는 곳인지는 표지판도 없고 정확히 모르고 지나간다. 조선일보의 실전 종주산행에는 만남의 숲으로 가기 전에 불웅령이 있는 것으로 되어 있고, 사람과 산의 낙동정맥 지도에는 이 돌탑봉우리를 지나 불웅령이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작년에 백양산으로 가면서 사람들에게 물어보아도 불웅령이나 불태령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
♠ [03:05] 백양산(641.5m)
스키 활강로처럼 뚫린 능선상의 길을 따라 오르내리다 보면 5분 후 다시 나타나는 돌탑 봉우리(610m), 이 봉우리를 뒤로 하고 랜턴불에 하늘거리는 억새를 벗하여 걷다보면 백양산 정상이 나타난다. 돌탑봉우리 위에 초라한 모습의 백양산 표석이 세워져 있다. 산불감시초소와 삼각점(부산 301)도 있다. 나는 작년에 금정산 남북능선종주를 하면서 이곳까지 왔다가 좌측의 선암사 방면으로 하산한 적이 있다.
이 봉우리에 올라서면 서쪽으로는 낙동강을 연하여 부산 강서구와 사상구에서, 동쪽으로는 연제구과 부산진구에서, 남쪽으로는 서구, 중구, 사하구에서 뿜어내는 야경과 밤의 열기를 느낄 수 있다. 낙동정맥 아니 대간이나 정맥종주를 하면서 이 정도 큰 도시의 밤경치를 즐길 기회는 또 다시 없을 것이다.
부산이라는 도시가 생각보다 크고 광활하다는 생각이 든다. 부산은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각축하는 역사의 전초기지이자 현장이었고, 왜놈들이 조선침략을 할 때 발판이 되었던 곳이다. 대륙의 끝이면서 바다의 시작인 부산은 변화와 보수, 미래와 과거가 혼재된 삶의 현장이면서 바다를 향한 강한 에너지가 분출하는 곳이기도 하다.
백양산에서 후미도 모두 도착하여 10분간의 휴식을 마치고 개금역을 향하여 내려가기로 한다. 불빛 사이로 멀리 산을 내려간 지점의 도시공간, 개금동이 보이는 듯 하다. 저 바닥에서 다시 엄광산이라는 시커먼 봉우리가 솟아올라 밤도깨비마냥 뚝 버티고 있다. 사람들은 백양산과 엄광산을 잇는 산줄기를 들어내어 이곳에 도로를 놓고 도시를 만들었다.
백양산에서 8분쯤 내려가니 광장같이 넓은 공터에 헬기장이 나오고 둔덕에는 거대한 애진봉 표석이 세워져 있다. 釜山鎭을 사랑하는 봉우리라는 뜻의 ‘愛鎭峯’이다. 이곳에서 조금만 진행하면 지하로는 백양산터널이 지나가는 곳이다. 부산은 산과 바다로 가로막혀 비좁은 공간을 뚫고 나가기 위하여 어느 도시보다 자연발생적으로 터널과 교량이 많은 도시이다.
애진봉에서 내려서서 진행하다보면 돌길오르막을 올라 458m봉에 오르고 이어서 철탑이 있는 봉우리를 오르내린다. 바위가 포개져 있는 봉우리에 올라서니 삼각봉 표석이 있고 이곳의 바위가 조개바위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바위의 모양이 조개를 닮았다는 것 같은데 조개도 종류가 여러 가지라 무슨 조개인지는 알지 못한다.
마루금에서 잠시 이탈하여 돌탑이 있는 곳까지 갔다가 되돌아와 길을 찾아 제대로 가다보니 일행은 모두 추월해버렸다. 두개 정도의 바위 봉우리를 넘어 내려서니 쉬기 좋은 정자가 나오고 여기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정자 앞으로는 도로가 나오는데 도로로 가지 말고 도로를 가로질러 내려서서 가다보면 산불감시초소가 나오고 바로 포장도로와 이어진다.
한효아파트 105동 옆 도로에서 인원을 확인해보니 몇 사람이 비어있다. 정자에서 도로를 가로질러 내려오지 않고 알바를 한 모양이다. 알바조를 기다리면서 다시 15분간의 휴식을 취한다.
알바조 도착 후 좌측으로 LG아파트와 개금초등학교를 끼고 내리막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가니 큰 도로가 나오고 이곳에서 횡단보도를 건넌다. 도로를 건너 좌측의 인도를 따라가다보니 육교가 나오고 육교 우측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개금과선교라는 다리를 건너자마자 우측으로 지하철 개금역으로 들어간다.
♠ [05:23] 개금역
만덕고개에서 개금역까지 4시간 가까이 걸렸다. 야경을 즐기느라 그리고 원치 않은 알바 등으로 예상보다 1시간 정도 더 걸렸다. 정맥길이 지하철역을 통과하는 곳은 이곳밖에 없을 것이다. ‘시찌구리’한 등산복에 랜턴까지 달고 스틱을 찍으며 지하철역 구내를 걷고 있는 모습들을 보노라니 참으로 가관이다. 아니다. 우리들이 가관이 아니라 정맥길에 들어선 지하철역이 가관이다.
개금역 3번 출구로 나오니 좌측으로 고려병원이 보이는 도로를 따라 쭉 진행하다가 4거리에서 직진방향의 횡단보도를 건넌다. 백병원이 보이는 좌측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좌측으로 고원아파트가 있는 곳의 오르막 도로로 이어지고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차차 밖은 훤해오고 도시의 야경의 모습도 사라진다.
5. 우뚝 솟은 엄광산 : 개금역 → 구덕령
♠ [05:48] 개금동 출발
고원아파트 옆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가 숲 속길 오르막을 오르니 묘가 있는 언덕이 나오고 이곳에서 내려서면 도로변으로 코스모스가 가을의 정취를 더해주는 도로가 나온다. 이 도로를 건너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하면서 엄광산까지 급경사의 된비알 구간을 치고 올라야 한다. 해발고도는 504m 정도 밖에 안되지만 20여 분간 올려치기를 하는데 땀을 쏟아야 한다.
10여분을 줄창 정신없이 오르다보니 전망대 비슷한 곳이 나온다. 이곳에서 보이는 것은 도시의 아파트뿐이다. 그 아파트의 색깔도 천편일률적으로 흰색/회색뿐이다. 몰개성의 극치를 보는 것 같다. 좌측으로 한줄기 낙동강이 자신을 낮추고 낮추며 유유히 흐르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다시 오르막을 헤치고 산꼭대기로 올라서니 이 봉우리는 엄광산이 아니고 전위봉이다. 바람이 매우 차가우나 그리 싫지 않은 바람, 시원한 바닷바람이다.
♠ [06:44] 엄광산(嚴光山, 503.9m)
선두들이 이 봉우리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함께 우측으로 통신시설물이 있는 엄광산 방향으로 떠난다. 차가운 바람을 헤치며 자갈길을 가는데 길이 넓다. 좌측의 헬기장을 지나니 엄광산 표지석이 보인다. 그러나 전위봉에서 엄광산까지 전체적으로 고원분지 같은 느낌이 든다.
엄광산 정상에서 밑으로 푹 꺼진 고개를 넘어 앞으로 진행할 구덕산과 시약산도 보인다. 시약산 정상에는 통신탑 같은 것이 서 있다(나중에 가보니 기상청 레이다관측소이다). 마침 이곳에 올라와 있는 아줌마에게 물어보니 구덕산과 시약산을 구별하지 않고 그냥 통째로 구덕산으로 부르고 있다.
엄광산에서 바라보는 시약산과 구덕산(우측의 뾰족한 봉우리는 승학산)
이곳에서 바라보는 멀리 몰운대까지 뻗어가는 정맥길과 쪽빛 바다는 너무나 아름답다. 산과 바다의 향연이라 할만 하다. 많은 사람들은 부산하면 바다만 떠올리나 부산 역시 산이 둘러싸고 있는 도시이고, 산이 많은 항구도시이다. 산(낙동정맥)과 강(낙동강)과 바다(동해와 남해)가 멋진 하모니를 이루고 있는 도시는 부산 이외에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지도에는 엄광산 이외에 ‘고원견산’이라는 봉우리가 별도로 표기되어 있는 것도 있는데(조선일보사 발간의 『실전 호남정맥/낙동정맥 종주산행』 등) ‘고원견산’이라는 산은 없다. ‘높이 멀리 바라보는 산’이라는 뜻의 ‘高遠見山’ 은 일본식 산 이름으로 엄광산에다 억지로 붙인 이름일 터이다. 우리 산에 일본식 산이름이 꽤 많이 남아있다. 일제시대에 ‘민두름산’을 한자로 표기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산이름인 민주지산(眠周之山)도 본래의 이름인 백운산(白雲山)으로 바뀔 것이라고 한다.
엄광산에서 기념사진만 간단히 박고 통나무계단을 따라 내리막으로 내려선다. 구덕령까지 15분간 진창 내리막으로 내려서야 한다. 정신없이 푹 꺼지는데 대간이든 정맥이든 내려서면 내려선 만큼 올라서야 하므로 내리막이 그리 달가운 길은 아니다. 정신없이 밑으로 내려가는 것이 해발고도 0m까지 내려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린 측백나무가 심어져 있는 지역을 지나 바닥으로 내려서니 꽃마을이 있는 구덕령이다.
♠ [07:06] 구덕령
아마도 이 부근 지하로는 구덕터널이 지나고 있을 것이다. 부산이라고는 하지만 한적한 시골마을 같은 곳이다. 쉼터에서 쉬면서 이쯤에서 아침식사를 하기로 하고 전원이 모여 식사장소를 찾다가 구덕산으로 가는 도로변에 어떤 할머니가 하는 분식점으로 들어간다.
아무래도 찬밥을 그냥 먹는 것은 내키지 않아 라면을 끓여먹기로 하는데 밤안개님이 주방장을 자처한다. 앞으로는 따끈한 국물을 끓여먹기 위하여 버너와 라면도 가지고 다녀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이 지역 막걸리로 보이는 ‘생탁’ 막걸리도 시음을 한다. 느긋하게 먹고 놀다 보니 1시간 가까이 흐른다.
6. 산과 바다의 하모니 : 구덕령 → 대치고개
♠ [08:00] 구덕령 출발
이제 오늘 구간의 반은 끝냈고, 앞으로 남은 반의 구간을 이어가기 위하여 구덕령을 떠난다. 몇 사람은 12시전에 오늘 구간 산행을 끝낼 수 있으니 연달아 2구간도 해치우고 가자는 호기를 떵떵 부리나 이게 당치않은 일임은 몇 시간 후에 바로 드러난다. 정맥길이 애들 소풍길처럼 그리 녹녹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구덕산 방향을 향하여 포장도로를 따라 가다가 도로를 가로질러 올라서니 기상청레이더기지방향으로 포장순환도로가 이어진다. 이 순환도로를 따라가면 항공무선표시소 정문까지 이어진다. 안나원 좌측의 경계철망을 따라 올라서니 도로가 나오고 이 도로를 가로질러 올라서니 식물원 같은 것이 나온다. 각종 석물들이 전시되어 있는 곳을 지나가니 다시 도로가 나오는 식으로 진행하다가 구덕산으로 올라가는 들머리지점을 놓치고 그냥 포장순환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도로는 정통 정맥길이 아닌데 구덕산 산마루를 생략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찝찝한 기분이 든다. 원래 산꾼은 이런 순환도로나 임도를 피해야 하는 것이 정석이다. 오르고파님과 산정무한님은 제대로 구덕산으로 올라간 모양이다. 좌측 사면으로 쳐 올라갈만한 지점을 찾지 못하여 순환도로를 따라 이어가다 보니 넓은 공터3거리가 나온다.
처음에는 좌측의 구덕산에서 우측(서쪽)으로 뻗은 줄기에 있는 봉우리를 시약산으로 알았다. 다들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쪽 방향으로 표지기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그런데 억새꽃이 만발하여 있는 구덕산을 생략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을 터이고, 낙동정맥을 하는 내내 구덕산을 빼먹었다는 소리를 듣는 것은 백두대간종주시 설악산 대청봉에서 죽음의 계곡 능선을 빼먹었다는 소리를 듣는 것과 같이 영 개운치 않은 일일 터이다.
이런 사태를 불식시키기 위하여 바로 좌측의 구덕산으로 올라가니 잠을 자는 영원한 잠꾼 토끼님만 빼고 모두들 따라온다. 억새와 산철쭉밭을 헤치고 길을 내며 10여분간 올라서니 억새밭이 펼쳐지고 있는 구덕산 정상이다.
구덕산에서 바라보는 승학산과 낙동강하구(하마트면 승학산으로 갈뻔 했다)
♠ [08:45] 구덕산(560m)
어차피 구덕산 정상은 항공무선표시소의 시설물이 점령하고 있고 철망울타리가 쳐져 있어 한가운데로 들어갈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시설물 주위로 펼쳐지고 있는 억새밭의 정경은 모두들 동심으로 돌아가게 만든다. 모두들 억새밭 한가운데서 사진을 박기에 여념이 없다. 원래 감성적인 여자분들이야 그렇다 치고 속이 시커먼 남자들까지 희희낙락거리며 사진을 박는 모습을 보니 눈이 시리도록 흩날리는 억새는 純眞無垢 그 자체이다.
은빛 억새의 물결은 추파(秋波) 그 자체이다. 秋波, 가을파도는 바로 억새의 물결이다. 秋波란 말이 어떻게 해서 ‘관심을 끌기 위한 은근한 눈길’, ‘맑고 아름다운 미인의 눈길’과 같은 뜻이 되었는지는 억새의 물결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추파를 던지는 것이 그리 나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억새의 물결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구덕산을 내려오는 길의 억새
어쨌든 구덕산의 억새는 오늘 구간의 하이라이트의 하나였다. 억새의 물결은 우리들의 낙동정맥 제4, 5구간에서 신불평원 등 영남알프스구간을 지나면서 제대로 만끽할 것이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구덕산을 내려와 3거리 공터에서 우측의 승학산을 시약산으로 알고 그곳으로 가려고 하는 찰나 산정무한님이 그쪽 방향이 아니라고 일러주어서야 좌측의 시약산으로 향할 수 있었다. 하마터면 대형 알바를 할 뻔 했다. 승학산을 올라갔다 다시 이곳으로 내려오는 것을 생각하니 끔찍하다.
시멘트포장도로를 따라 좌측길로 가다보니 좌측에 항공무선표시소 정문이 나오고 우측으로 기상청 레이다관측소가 보이는데 이 봉우리가 시약산이다. 좌측으로 큰 배와 작은 배들이 점점이 떠있는 쪽빛 바다가 나타난다.
♠ [09:12] 시약산(585m)
시약산 정상에 이르기 전 영도주위의 아름다운 바다 풍광을 놓칠 수 없다. 영도다리 구다리와 신다리 그리고 영도, 40년 전에 내가 처음으로 부산땅을 밟았을 때에는 배가 지나갈 수 있도록 영도다리가 들려지고 있었다. 용두산 공원의 타워도 보이고 오륙도도 보인다. 바다색은 검푸른 색이다.
시약산에서 바라보는 영도와 부산시내
이곳에서 바다와 배, 항구와 섬을 바라보는 시간, 모든 것이 가라앉고 나의 들뜬 마음도 沈潛의 순간으로 빠져든다. 마침 하늘도 찬란하지 않으면서 파란 물감과 흰 물감을 채색하여 뿌려놓은 듯한 무조화의 조화를 연출하고 있다. 낙동정맥 제1구간을 생략하는 사람들은 이와 같은 산과 바다의 하모니를 놓치는 것이다.
중계소 뒤로 돌아 헬기장에 올라섰다가 우측 내리막으로 8분쯤 내려가니 솔밭 사이의 쉼터가 나오고 갈림길이 여러 방향으로 뻗어있다. 먼저 내려온 분들이 한 할아버지에게 다대포로 가는 길이 어느 쪽이냐고 여쭤보자 할아버지는 내려가서 버스를 타야 된다는 것이고, ‘몰운대’를 아시느냐고 했더니 “모른대”라고 답하여 모두들 웃는 사이 산정무한님이 지도를 들고 와서 방향이 아니라는 설명을 하여 지도를 보니 엉뚱한 방향으로 벗어나 있다. 아차!!
이번 구간은 산악회에서 많이 생략하고 있고, 정맥꾼들도 시가지구간을 많이 지난다는 이유로 경원시하는 때문인지 다른 정맥길에는 무당집을 방불할 정도로 많이 붙어 있는 표지기들이 이곳에는 별로 붙어있지 않다. 따라서 독도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잠시 긴장을 풀었다가 또 대형알바를 할 뻔 했다. 다시 좌측으로 사면을 거슬러 내려가 시약산에서 나려오는 지점의 산불감시초소에서 다시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한 할머니에게 여쭤보자 어느 쪽으로 가도 대치고개로 간다는 이야기이고 좌측길이 더 빠르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좌측길은 밑으로 쭉 빠져버리는 것이 감이 좋지 아니하여 산정무한님이 우측길로 가보고서는 그쪽으로 오라는 신호를 한다. 우측방향으로 올라가보니 대치고개가 0.45km 남았다는 이정표가 있다.
대치고개에 이르기 직전의 마지막 봉우리(218.3m)를 지나 산불감시초소를 뒤로 하고 산동네의 골목길로 내려서니 대치고개로도 불리는 대티고개이다. 이곳 지하로도 대치터널이 지나고 있다.
♠ [10:05] 대티고개
시멘트 계단으로 내려오면서 보니 전봇대에 오래된 정맥 표지기가 하나 붙어있다. 여기까지 알바의 위험에서 벗어나 제대로 길을 찾아온 것을 알고 안도한다. 한 아저씨는 도로쪽으로 괴정고개가는 길을 요리조리 설명해주시다가 우리가 그쪽이 아니라고 하자 “그라믄 대동맥길을 가는가뵈?”라고 하여 다시 웃는다. 아저씨가 정맥과 동맥을 혼동해도 무리가 없다.
괴정고개로 가는 길의 방향의 묘연하여 길 건너편을 살피다 보니 가게의 햇빛가리개 사이로 정맥표지기가 두개가 감겨져 숨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들머리 지점을 찾는다. 다른 구간에서는 귀찮은 존재인 표지기가 이 구간에서는 바다의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정맥길은 집과 골목 사이로 꼭꼭 숨었고, 이것은 완전히 정맥길 미로 찾아가기다.
산동네 골목길로 들어가 골목을 통과하는데 탱자나무가 빽빽하고 길에 떨어진 탱자를 줍는 사람도 있다. 골목을 빠져나오니 도로가 나오고 이 도로를 횡단하여 들어가니 주차장이다. 이곳을 까치고개로 부르는 것 같다. 주차장 안으로 들어가 우측의 삼안그린빌라 사잇길로 올라가다가 후미가 올 때가지 쉰다.
7. 알바의 향연/알바 또 알바 : 대치고개 → 장림고개
♠ [10:28] 휴식 후 출발
포장도로를 따라 오르다가 5분 정도 숲길 오르막을 올라서니 공동묘지가 나오면서 묘지들의 행렬이 이어진다. 묘지들 사잇길로 진행하다 보니 어떤 묘지에는 성묘를 잘 못하였으니 성묘를 하신 분은 연락하라는 안내문을 붙여놓은 곳도 있다. 야트막한 봉우리 하나를 넘어 오른 봉우리에는 우정탑이라는 큰 돌탑이 세워져 있다.
우정탑에서 내려간 지점에서 정맥길은 우측으로 확 꺾인다. 이곳을 그냥 지나쳐 나아간 천사님과 윤비님을 찾기 위하여 허공대장님이 잽싸게 뛰어나가 두 여사님을 호송하여 온다. 허공님은 오늘 선두대장으로 길을 찾으랴, 구조대장으로 사람을 찾으랴 정신이 없다.
우정탑에서 내려선 곳에서 우측으로 내려선 지점에는 극락암 갈림길이 나오고 정맥길은 직진한다. 직진 길 오르막 봉우리에서 솔숲 내리막을 내려서는데 전면에 부영아파트가 보인다. 무심코 선두를 따라 CCTV가 작동중이라는 아파트 옹벽도로를 따라 가다보니 길이 막혔다. 또 알바! Back하여 옆의 사택단지 안으로 들어가 봤으나 또 길이 막혀 돌아오고 우왕좌왕, 좌충우돌, 오리무중 알바의 향연이 계속되고 있다.
어떤 동네분의 설명을 듣고 도로 좌측을 따라 진행하다가 좌측의 슈퍼 사잇길로 들어서서 쭉 진행을 하다보니 큰 도로가 나온다. 이 도로에서 횡단보도를 횡단하여 다시 좌측으로 진행하다보니 좌측으로 육교와 우측의 SK주유소 사잇길로 정맥길이 가까스로 이어진다. 이 고개를 괴정고개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 [11:20] 괴정고개
괴정고개에서 우측으로 해동고등학교를 끼고 오른다. 정확하게는 좌측의 봉우리 능선을 타고 가는 것이 정석일 터이지만 우회로를 따른다. 우회로가 끝나는 지점에 예비군 훈련장이 있고, 훈련장 계단에서 앉아 쉬면서 이제는 12시전에 산행이 끝나리라는 것은 이미 물 건너갔고, 어쩌면 몰운대에서 회를 먹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 되는 것은 아닌지 염려되는 상황으로 진전했다. 이미 산행시간은 10시간이 넘어가고 있다.
10분간의 휴식을 마치고 산정무한님의 안내에 따라 예비군훈련장 서쪽길을 따라 가다가 나오는 포장도로를 따른다. 좌측으로는 옹벽을 끼고 포장도로를 따르다보니 좌측으로 군부대가 있고, 우측으로 인창노인요양원이 나온다. 왜 그 흔한 표지기 하나 보이지 않는지 이제 다시 길은 오리무중이다.
좌측의 부대 위병소로 가는 길 사이로 샛길이 있어 이 길로 철조망을 끼고 진행을 하는데 소나무재선충으로 솔잎이 노랗게 말라가면서 죽어가는 소나무를 본다. 안타까운 일이다. 소나무 AIDS를 퇴치하기 위하여 소나무재선충병 방제특별법을 시행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60-70년대의 송충이, 80-90년대의 솔잎혹파리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소나무재선충병은 감염되면 소나무를 100% 고사시키는 소나무흑사병이다.
군부대 철망이 끝나는 지점에서 조금 내려가 좌측 내리막으로 내려서면 자유아파트가 나오고 계속 진행하면 우측으로 대동중고등학교가 나온다. 전면에는 동양냉장, 부일냉동 등 냉장냉동건물이 많이 보인다. 도로를 따라 내려가니 도로 건너 SK주유소가 보인다. 장림고개이다.
8. 몰운대는 다시 섬이 되고 : 장림고개 → 몰운대
♠ [12:14] 장림고개
이곳 장림고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SK주유소 좌측의 인도를 따라가다가 100여m진행한 지점의 우측 절개지 사면을 오른다. 오르막길을 오르는데 좌측으로는 채석장의 굉음이 요란하다. 산을 들어내려는 인간들의 욕망이 불타오르는 현장이다. 백두대간의 자병산과 금산의 채석장처럼 이곳도 산은 허연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오르막을 치고 오르니 체육시설들이 있는 봉우리 공터가 나온다.
♠ [12:29] 봉화산(149m)
정맥길은 이 봉화산에서 우측으로 직진하는 것이 아니라 좌측으로 꺾여 내려간다. 직진했던 몇 분은 다시 돌아와 좌측으로 내려가는 알바를 마다하지 않는다. 내려선 지점에서 봉우리 하나를 넘어 좌측으로 계속 내려서면서 마루금을 잠시 생략하고 도로로 내려서버린다. 2차선 도로를 따라 쭉 진행하다보니 구평가구단지로 들어서면서 정맥길은 다시 오리무중이 된다.
낙동정맥길에서 만나는 구평가구단지의 모습이 한북정맥길에서 만나는 양주가구단지와 매우 흡사하다. 가구단지 내 한 가게 앞에서 모두들 아이스케키로 목을 축인다. 후미를 기다릴 겸 15분간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오후 3시전에 산행이 끝나기도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판신문을 보니 검찰총장이 사퇴했다는 뉴스가 실려 있다.
가구단지 사이로 산마트 좌측길을 따라가다 다시 좌측으로 길의 방향을 튼다. 어떤 점원에게 아미산 가는 길을 묻자 요리조리 가르쳐주면서 한달에 2-300명은 이곳을 지나면서 길을 물어보는 통에 이제는 낙동정맥 박사가 되었다고 너스레를 떤다. 우측의 김은희 우리옷 연구실(옷과 가구? 가구단지에 영 어울리지 않은 간판이라 바로 눈에 들어온다)을 끼고 좌측으로 돌아서 내려서면 삼환아파트가 보인다.
삼환아파트 사잇길로 나와 도로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전면에 신다대아파트가 보인다. 바로 정밀고개로 이곳에서 바로 몰운대 직전의 마지막 봉우리인 아미산으로 올라갈 수 있다.
♠ [13:25] 정밀고개/신다대아파트 105동
육교를 타고 도로를 건너 내려서니 신다대아파트 105동 뒤쪽이고 서림사 우측으로 봉화대 방향 표시가 되어 있다. 봉화대방향으로 올라가다보니 물이 마른 샘을 지나 오르막을 오르면 능선분기점에 이르고 이곳에서 우측으로 솔숲 오르막을 오른다. 돌탑이 있는 두 곳에서 좌측길로 가는데 호젓한 길이다. 햇살이 솔숲을 파고들면서 환상적이 분위기를 연출한다. 급경사 오르막을 올라 능선분기점에서 좌측길로 들어서면 봉수대가 나온다.
♠ [13:45] 아미산(233.7m)/응봉봉수대
이제 얼추 1구간이 마무리된 것으로 생각하니 안도감이 밀려온다. 이곳 역시 조망이 좋은 곳이다. 몰운대 방향을 살펴보니 대단위 아파트단지 공사로 인해 길이 막혀있어 몰운대로 가는 것이 어려워 보이나 일단 뚫어보기로 한다. 봉수대에서 몰운대로 가는 길은 우측능선길이 아니라 좌측의 남쪽능선이다.
이곳에서 몰운대까지는 약 4km정도로 1시간 이내면 충분히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봉수대에서 8분간의 휴식을 마치고 내려서는데 앞에 공사장이 가로막고 있다. 공사장안으로 고개를 디밀고 살펴보아도 제대로 길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게 되어 있다. 몰운대는 옛 이름의 몰운도가 되어 이제는 갈 수 없는 섬이 되어버린 것인가?
요리조리 살피다가 좌측의 도로를 따라 내려간 후 몰운대로 찾아가기로 하면서 내려가는데 부산 아지매를 만나 목욕탕과 횟집을 소개해 줄 것을 부탁하여 아지매를 따라 횟집 건물로 들어서니 그 건물에 해수탕도 있다.
♠ [14:30] 다대포 해수탕
드디어 이것으로 일단 오늘 구간의 산행은 마친다. 정확하게 휴식과 알바 포함 13시간의 산행이었으니 그리 만만한 산행은 아니었다. 땀도 닦아내고 산행의 피로를 풀기 위하여 우선 해수탕으로 들어가 개운하게 씻어내니 때깔들이 다르게 변했다. 해수탕 목욕을 마치고 해수탕 여종업원에게 횟집 버스를 부탁하여 다대포로 이동하기로 한다. 종업원 이야기가 이곳 횟집에서는 고기 따로, 초장 따로 팔고 있어 신경이 쓰이고, 여럿이 먹는 것은 모듬으로 나오는 다대포가 훨씬 낫다는 것이다.
다대포로 이동하여 바닷가 횟집에서 낙동정맥 출정식을 갖는다. 소맥 몇 잔으로 불콰한 모습들이 되었고 歡呼雀躍하면서 앞으로 낙동정맥을 이어갈 다짐을 해본다. 산행 후에 마시는 한잔 술은 맛이 그저 그만이다. 14명이 회도 먹고 술도 마시는데 20여만원 밖에 나오지 않았으니 저렴하게 먹고 즐긴 셈이다.
9. 다대포의 일몰과 몰운대
우리 일행들은 저녁 7시경 KTX로 부산을 떠나게 되어 있어 막간을 이용하여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일몰의 장엄한 광경을 같이 본다. 일출도 장엄하지만 일몰 역시 장엄하다. 일행들을 보내고 내일 2구간을 같이 할 오르고파님, 산정무한님이 남아 바닷물이 철썩거리는 해변 끝까지 가보고 백사장을 걸어본다.
다대포의 일몰
육지의 끝이면서 바다가 시작되는 몰운대, 낙동정맥의 시발점인 몰운대를 보기 위하여 올라가는데 군인들이 오후 5시까지만 몰운대를 개방한다고 하면서 출입을 통제하여 어쩔 수 없이 되돌아온다. 몰운대는 태종대, 해운대와 더불어 부산의 3대(臺) 중의 하나이다. 몰운대는 옛날에는 ‘몰운도’라고 불리는 하나의 섬이었으나, 낙동강 상류에서 운반되어 온 토사의 퇴적에 의해 다대포와 연결된 육지가 되었다.
몰운대 입구
이와 같이 섬이 육지로 바뀐 곳이 있는가 하면, 백두대간 오대산 두로봉에서 남한강과 북한강을 가르며 뻗어간 한강기맥이 맥을 다하는 두물머리(양수리)의 족자도처럼 원래 육지였으나 수몰되면서 섬이 된 곳도 있다. 몰운대를 태종대와 비교하여 태종대가 웅장하고 날카로우며 거친 남성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면 몰운대는 부드럽고 아기자기한 여성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몰운대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남해와 동해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이다. 강원도 정선의 畵岩8경중의 하나로 또 다른 沒雲臺도 있다.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시내버스 아무거나 타고 지하철역에서 내려 동래역까지 이동한다. 내일 만덕고개로 이동하기 위하여는 동래역이 지근거리이고 동래역 인근에 온천과 숙소도 많기 때문이다. 동래역 인근 여관의 온돌방 하나를 3만원에 얻어 숙소를 정하고, 불량학생 셋은 호프집에서 맥주와 소주를 마시면서 부산의 밤으로 파묻혀 들어간다. 내일의 낙동정맥 제2구간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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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범모 멘트
1구간부터 역진한 것은 이왕 부산까지 간거... "몰운대"에서 바다구경을 하고 싶어서였습니다.
밤에 몰운대에서 출발하면 아무것도 못보고 너무 아깝지 않습니까?
덕분에 몰운대에서 푸짐하고 싼 횟집까지 찾아내어 정말 잘 먹었습니다.
이 구간은 지하도를 건너는등 시내 한복판을 돌아다니는 관계로 굳이 할 필요가 있느냐는등
종종 논란이 있습니다만 하고 나니 역시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구간이었습니다.
흔적만 남아 있는 마루금을 죽어라 찾아다니며 오히려 더 정맥에 대한 의미를 새길 수 있었습니다.
1,2구간은 모두 부산 시내에서 이루어지는 관계로 모두 기차편(KTX)을 이용하였습니다.
버스를 이용하는 것보다 오가는 시간도 절 걸리고 시내에서 이동도 편했습니다.
시내구간이라도 가을에는 백양산, 구덕산의 억새가 볼만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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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소중한 산행기 감사합니다. 9월에 시작하는 낙동정맥에 소중하게 활용하겠습니다. 그리고 주유천하님께 안부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