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經
『오경(五經)』의 하나인 『서경(書經)』은 처음에는 다만 『서(書)』라고 불리었으며, 한(漢)대에 이르러 『상서(尙書)』라고 불리었다. 『서경(書經)』이라고 불리게 된 것은 송대(宋代) 이후의 일이다.
그것은 「우서(虞書)」「하서(夏書)」「상서(商書)」「주서(周書)」로 나누어져서 요순(堯舜)의 시대로부터 진(秦)의 목공(穆公)까지의 정치사(政治史) 및 정교(政敎)를 기술한 것이다.
『서경(書經)』은 본래 하(夏), 은(殷), 주(周)의 사관(史官)에 의해서 쓰여진 것으로서, 삼천여편(三千餘篇)이었으나 공부자(孔夫子)가 이것을 손을 보아 백편(百篇)로 간추렸다는 것이 고래(古來)의 설(說)이다.
다음은 『우서(虞書)』「요전(堯典)」에 있는 내용이다.
[극명준덕(克明俊德)하사 이친구족(以親九族)하신대 구족(九族)이 기목(旣睦)이어늘 평장백성(平章百姓)하신대 백성소명(百姓昭明)하며 협화만방(協和萬邦)하신데 여민오변시옹(黎民於變時雍)하니라]
「빼어난 덕을 거뜬히 밝혀 九族과 한마음이 되시니 구족이 화목해 졌고, 백성을 느긋하고 훤하게 만드시니 백성이 밝아 졌으며, 모든 나라를 어우러 지게 하시니 모든 나라의 사람들이 아아! 착한 마음을 회복하여 곧바로 온화해졌다.」
<虞書>: 蔡沈에 의하면, 虞나라 사관이 기록했다하여 우서라고 했다.
<堯典>: 우서의 첫째는 요전이다. 요임금때의 일을 기록한 것이다.
<克明>: 거뜬히 밝히다. 克은 ‘능히 해 내다’의 뜻이다.
<俊德>: 인간이 하늘로부터 받은 명덕(明德) 즉 양신이다.
<九族>: 고조에서 현손에 이기까지의 친족을 의미한다고 하지만, 그보다는 九를 ‘여럿’ 또는 ‘많은’의 뜻으로 보아 九族을 여러 ‘친족’ 또는 ‘모든 친척’ 등의 뜻으로 보는 것이 좋다.
<平>: 사람과 사람이 서로 한마음이 되었을 때 나타나는 상태.
<章>: 창(彰)과 통용되어 ‘빛나다’는 뜻이 됨. 마음이 편안하여 느긋해지면 몸에서 훤하게 빛이 난다.
<協和>: 서로 어우러져 협조하고 화목하게 하는 것.
<黎民>: 백성. 백성들은 머리가 검다는 뜻에서 검은 백성이라 한다.
<於(오)>: 감탄사. 아아! 어조사로 쓰일 때는 ‘어’음이다.
<變>: 사람이 바뀌는 것을 말한다. 착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악한 사람도 착 해 진다.
<時>: 是와 통용. 이에. 곧바로, 곧.
[해설]
『서경(書經)』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사람은 정치적(政治的)인 동물이다. 정치를 하는 방법은 복잡하고 세밀하다. 그러므로 복잡하고 세밀한 것에 몰두하다 보면 큰
틀을 잃어버리기 쉽다. 산을 관찰(觀察) 할 때 전체의 윤곽을 살피지 않고 산 속에 들어가 그 세밀한 부분을 살피다 보면 방향을 잃고 헤매기 쉽다. 언제나 산 전체의 윤곽이 파악이
되어 있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므로 정치(政治)라는 것의 큰 틀은 정치가 최초(最初)로 정해진 정치의 내용을 살피지 않으면 안 된다.
세상에는 구세주(救世主)처럼 희생(犧牲)하지 않으면서 구세주처럼 숭앙(崇仰)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 구세주는 자신을 위한 삶은 없다. 오로지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해 자
신의 삶을 버린다. 십자가에 못 박혀 죽기도 하고 수레를 타고 천하를 끊임없이 돌아다니기도 한다. 그러한 희생덕분에 후세 사람들에게 숭앙을 받기도 한다.
세상에는 정치권력을 탐하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그러나 그들 대부분은 그 옛날의 성군(聖君)처럼 국민들을 위해 희생을 할 마음가짐이 되어 있지 않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정치
권력을 갖고 싶어 하고, 국민들에게 존경을 받고 싶어 하니 가히 사이비(似而非)라 할 만하다. 그러한 사람들이 정치권력을 잡게 되면 모두가 불행해지는 심각한 사태가 벌어진다.
따라서 정치인들은 사이비가 되지 말아야 하고, 또 국민들은 사이비들을 가려 낼 수 있는 안목(眼目)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 읽어야 할 가장 중요한 책 중의 하나가 『서경』일 것이다.
『서경』은 옛 임금들의 마음 씀씀이를 기록해 놓은 책이고, 정치방식을 기록해 놓은 책이다. 정치의 근본 원리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오늘날 사람들이 정치의 큰 틀을 이해 하기위
한 첩경(捷徑)은『서경』을 읽는 것이라 생각된다. 『서경』을 읽어야 할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여기에 있다.
옛 성인(聖人)의 덕치(德治)에서 보면, 하늘에서 받은 마음을 그대로 실현하는 능력이 덕(德)이다. 그 덕을 가진 사람은 남과 하나가 되는 사람이다. 그 덕을 가진 사람은 하늘의 능
력을 발휘하는 사람이다. 그 덕을 가진 사람은 하늘의 입장에서 다른 사람과 하나가 되고 만물과 하나가 된다. 그러한 사람이 나타나면 그 주위에 있는 사람도 그에게 동화되어 그
와 하나가 된다. 그래서 세상이 진리가 실현되는 낙원이 되는 것이다.
이 문장은 『大學』 「經章」의 ‘명명덕 신민 지어지선(明明德 新民 止於至善)’과 같은 뜻이다. 다만 『대학』에서는 준덕(俊德) 대신에 명덕(明德)이라 했을 뿐이다.
첫댓글 고맙습니다 잘보았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