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 박해심(아주의대 내과)
흔히 알레르기라고 하면 몸이 가렵거나 두드러기가 돋는 경우로 생각하기 쉬우나 사실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은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기관지 천식과 같은 호흡기 알레르기로서 이 경우가 더 심각하다. 최근 우리나라도 생활습관이 서구화되고 산업화, 도시화되면서 이러한 알레르기 질환이 소아, 성인 모두에게서 급증하고 있다.
알레르기 질환에 속하는 것은?
알레르기성 비염, 기관지 천식, 알레르기성 결막염, 아토피성 피부염, 건초열, 두드러기 및 혈관부종, 약물 알레르기, 음식물 알레르기, 벌독 알레르기 등이 대표적인 것들이며 최근에는 직업적으로 노출되는 가스나 화학물질에 의한 직업성 알레르기도 증가하고 있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물질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우리나라에 많은 것으로는 집먼지 진드기, 동물털(고양이털, 개털, 토끼털) 꽃가루, 곰팡이, 음식물 등이 있다. 그 중 집먼지 진드기는 집 먼지 내에 살고 있는 곤충으로 사람의 비듬을 먹고살며, 이부자리, 베게, 침대, 소파, 카펫, 커튼 등에 많이 존재한다. 꽃가루의 경우는 봄철에는 참나무, 오리나무, 자작나무 등에서 꽃가루가 날리며, 초여름에는 잔디 꽃가루가, 가을철에는 쑥, 돼지풀, 한삼덩굴과 같은 잡초 화분이 많이 날린다. 그 중 봄철과 가을철이 문제가 된다. 곰팡이의 경우 여름과 가을철에 많이 날린다. 그 외 음식물 중에는 밀가루, 메밀가루, 우유, 게, 새우, 가재, 과일 등이 많이 일으키며 최근에는 음식물 자체보다 그 안에 포함된 방부제, 색소와 같은 식품첨가제가 문제가 되는 경우도 많다. 약물 중에는 해열제, 소염제, 진통제, 항생제에 의한 것이 많다. 작업성 알레르기를 많이 일으킬 수 있는 직종은 칠(특히 스프레이칠)을 하는 부서에 종사하거나 플라스틱, 도금, 곡물공장에 근무하는 경우이다.
알레르기 증상이란?
알레르기 비염증상은 감기증상과 흡사하다. 콧물, 재채기, 코막힘, 코 가려움이 있으며, 이는 아침에 심하며 꽃가루가 날리는 계절에 악화될 수 있다. 천식증상은 기침, 가래, 천명(가슴에서 쌕쌕거리는 소리가 남), 호흡곤란이 있으며 이러한 증상은 밤이나 새벽에 악화되며, 감기가 있을 때나 운동시, 담배연기나 찬 공기에 노출시 악화된다. 알레르기성 결막염 증상은 눈이 가렵거나 충혈이 있고 건초열 증상은 흡사 몸살감기 증상과 유사하다. 이러한 증상들은 원인 꽃가루가 날리는 계절에 더 악화될 수 있고 집먼지 진드기인 경우 장마철이 끝난 후 심해진다.
치료원칙
알레르기 질환이 의심되는 환자는 특히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기관지천식 환자의 경우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 원인물질을 찾아내고 현 상태를 파악하여 장기적인 치료대책을 세우는 것이 현명하다. 가능한 한 원인물질을 환경에서 제거하면 좋지만 집먼지 진드기나 꽃가루의 경우 완전한 제거는 불가능하다. 집 안 구석구석 먼지를 제거하고 시판되고 있는 살충제를 사용한다 해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근 부작용이 적고 약효가 뛰어난 약들이 많이 개발되어 있어 많은 도움이 되며, 이러한 환경 정리와 약물치료로도 증상의 호전이 없는 경우는 면역치료가 도움이 된다. 또한 알레르기 질환은 유전적 경향이 있어 임신이나 출산시 알레르기 전문의와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며, 태어난 아기가 심한 알레르기 질환으로 고생하지 않도록 가능한 예방조치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