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三國志)>는 우리나라에서는 특별한 설명이 필요없는 책이다.
근대 세계가 열릴때 아랫목 화로옆에서 읊던것도 예의 "조자룡이..."로 시작되는 <삼국지>였고, 우여곡절 끝에 세워진 나라, 근대화를 부르짖던 시절에 한 일간지의 구석을 장식한 만화도 바로 <삼국지>였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삼국지>는 역사 삼국지가 아니라 <삼국지연의>가 정확한 제목이다.
실제 역사책인 <삼국지>는 진수(陳壽, 233-297)가 진시대에 쓴 정사인데, 배송지(裵松之)가 이에 주를 덧붙이고 이것이 송나라, 원나라를 거치면서 연희(演戱)로 탈바꿈하면서 평민들의 앞에 선 후에 비로서 이를 문자로 정착시킨 <삼국지연의>가 나왔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삼국지의 탄생'인 것이다.
<삼국지>의 저자인 진수는 촉나라에서 태어났고, 그의 아버지가 마속의 부하로 마속의 참수때에 연좌되었다. 게다가 진수 자신도 제갈량의 아들인 제갈첨으로부터 경시되곤 했다. 진수는 제갈첨보다 일곱살 아래로, 진수 부자와 제갈량 부자는사이가 좋지 않았다.
진수가 서른살 되던 해, 촉나라가 망하자 진수는 진나라에서 벼슬살이를 시작하게 된다. 이후 그는 역사서인 <삼국지>를 지었다. 이 책은 위, 촉, 오 세나라 중 위나라를 정통왕조로 규정하고, 진씨와 제갈씨의 갈등이 있었던 탓에 제갈량에 대해서 가벼운 평가를 내려서 평판이 나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내용을 보면 많은 사료의 수집과 엄밀한 검증을 통해서 취사선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서술 역시 신용할 만해서 <사기>, <한서>에 버금가는 중국 역사서의 명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삼국지>는 '위지(魏志)', '촉지(蜀志)', '오지(吳志)'의 전 65권이며, 그 절반에 가까운 30권이 '위지'인 점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위지 30권, 촉지 15권, 오지 20권) 기술 역시 '위지'만이 황제의 기록으로 되어 있다. '위지'에는 따로 본기(제기)가 붙어 있으나 '촉지'와 '오지'의 경우는 유비, 손권 모두 열전에 포함시켜 놓고 있다. 이 역시 위의 정통성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라고 보아 틀림이 없다.
그러나 저자 진수는 위가 아닌 촉나라 출신이다.
후세 사가들은 촉나라 출신인 진수가 삼국지를 편찬하면서 객관성을 유지하였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최대한 촉에 비중을 두었음을 행간에서 읽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삼국지연의>는 어떠한가?
<삼국지연의>의 작자는 나관중이다. 그는 원말 명초(14세기)의 인물인데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수호전의 제작에도 관계했다고 전해진다.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는 어디까지나 소설이므로 사실을 바탕으로 했다고 하더라도 수많은 픽션이 가미되어 있다. 정사 삼국지와 판이하게 다른 것은 촉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위의 조조는 어디까지나 악역으로, 촉의 유비는 정이 많은 사람으로, 관우는 신의가 두터운 의인, 제갈공명은 초인적인 활약을 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자료 : 백미닷컴(baekm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