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1/06 복잡한 구미시 근교에서 봉곡동 네거리로
산뜻한 건물을 지어 자신의 말대로 이나이에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일이란 게 꼭 생계의 원천을 만든다는 것만이 아닌
이제는 일이 있어서 다른 사람의 빛이 된다면 얼마나 좋은 가.
이전 기념식 : 2007/01/06 12시 개업 : 2007/01/08 09:00
'야, 친구 잘되는 기 남 일이가. 축하한데이.'
하나 둘 불을 행해 몰려드는 나방처럼
친구여! 무슨 건수든 만들어 자주 만나세나.
옥배가 켠 불처럼 게 누구 없나?
또 횃대를 밝히게나.
'테프 끊자.'
'암마, 순응이 니 대표로 서거래이. 설 사람 엄치만응께.'
봉곡 네거리 오가는 차들의 창문 너머로 시선이 와락 쏠려온다.
테잎은 시작의 문을 여는 의미보다는
모든 이들의 얽히고 섥힌 복잡함에서 벗어나
매듭없는 세상 열라는 겔 게야.
열린 문으로 가슴에 응어리 담긴 사람들이 들어와
응어리를 풀고가는 아름다운 사람터되기를
합장해 본다.
꽃 대신 라면이랑 쌀포대가 쌓이고
쌓인 건 불우한 시설에 보낸다는 옥배의 작은 봉사가
모든 이들에게도 조금씩 파급된다면 아름다운 세상은 가까이로.
줄을 선 꽃처럼 남들의 꽃이 되어 모든 이 가슴에
담겨 있는 어두운 상황들을 씻어 버리는 세척제로
이름바뀐 친구의 김정형외과를 기대한다.
아무래도 꽃보다는 우리네 가슴에 감춰져 생존 전선에서 잊고있던
사람으 본질이 더 아름다울 터
우리 이제 하나하나 버리는 데 익숙하려고 애쓰지 않으련.
타인을 위해 내 소유를 버리는 곷처럼
아름다운 삶에로의 전환을.
환한 얼굴을 가진 우린 푹 익은 삶의 열매가
구석구석 배어 있는 게야. 늘 건강하고 밝음을
'우째 두서없이 되었심더.
와주신 분들에게 감사를.
그리고 앞으로는 더 반듯하게 살아야갰다는 짐이 느껴집니더.'
그래야제. 어데 이세상 혼자 사는기가. 어울려 살기에 내가 있는기지.
그러기에 이리 많은 벗들과 친지들이 모인 게고.
아무튼 박수를 하는 모든 이들의 마음 속에는 정감과
축하가 어우러져 새길을 여는 활력소를 듬뿍 담고자하는 게야.
벗을 지켜보는 우리들은 무한한 축하를 보내며 발전을 소망한다네.
부부가 손 맞잡고 자르는 케잌은 온 사람 모두에게 나누어 지니
둘이 함께 하는 삶이 그윽할수록 그대를 찾는 이에게 더 큰 행복을 쥐어 주지 않으랴.
한잔하게나.
이 좋은 날에
새까맣던 머리카락이 숲처럼 많았더랬는데 연륜이 무성한 숲을
돌아오는 새로운 텃밭으로 만들었나보네.
그 텃밭에는 우리들만이 가꿀 수 있는 커다란 정원을
가꿔가자구. 남들이 정워에 기꺼이 와서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모처럼 만남에 동기들의 애기방이 된 연회장 곳곳에
끼리끼리 묵힌 이야길 풀기에 장날을 맞는다.
'야들아 사실은 내가 여 옥배보다 먼지 왔는기라.'
마련한 음식이 한가지 씩 비워져 간다. 본디 빈 그릇인지라 비워야
그릇이 되는 게지. 가득하기만 하면 어데 그릇이겠냐.
객의 생각은 나를 온전한 사고로 향하는 지침이 되는 거니
당신의 말 한마디를 우째 허투룰 흘리랴. 쓴소리 단소리 모다 내겐
삶을 아름답게 하는 풍요한 거름이려니.
대구 동기들의 정기 월례 모임을
묻힌 김에 라는 말에 딱 맞게 대구 동기회원들이 자릴 옮겨 모임을 가진다.
덤으로 낀 구미친구들과 어울려 소주병이 구멍이 난 것 처럼 헤프다.
빢에는 함박눈을 싣고 거센 바람이 부는 데 어쩔 건가. 그래도
'와 내 부자되라고 눈을 쏟아 붓느다.' 란다.
'황금돼지 해라니 동기들 모두 돈비락을 위하여.'
'늙으막에 건강을 위하여.'
'야 니들 모두 잘 먹고 잘 사는 행복을 위하여'
술잔은 핑게가없어서 돌아가지 않으랴.
이자리 저자리 옮겨 다니면서 모처럼의 회포에 거나하다.
송설의 뒷산에 퍼지고 앉아 늘어지는 게다.
바깥의 눈발이 심상치 않지만 일어설 생각이 아예 없다.
'야 니 이ㅆ을 때 함 온다카는 기 그기 잘 안되는기라. 묵고 살라카이.'
'그랴. 오늘 지나뿌믄 또 언지 만날 기고.' 다에 목을 맨 듯.
'니 생각해 바라. 이 나이에 무언 일 떠벌리라카지 말고.'
'야 욕심내는 기 아이고, 일이 있어야 할 기 아이가.'
다정한 정표를 하나의 논제꺼리를 끌어내 아웅다웅하는 게다.
'아들은 키아노면 그만인 기라.'
'아이다 그래도 딸내미는 어마이 아바이 챙긴데이. 니 아들만 있으마 ..... .'
자식얘기로 이어지면 늙은이 냄새가 풍기는 게야.
'마누래가 최고 아이가. 자식이야 지들대로 가삐는데.'
'그래, 그랑께 건강이나 지키구로 산에도 가고, 핼스도 하라 안카나.'
붑, 자식, 인생, 건강, 노후 별이야기가 소주 안주로 등장하고
바깥의 궂은 날씨를 무시해 버리는 게다.
옥배에게 축하를
벗들과의 반가운 만남으로 깊은 정을 나누고
아름다운 삶의 한 장면을 수 놓는다.
모두가 행복한 2007년 이기를
돌아오는 눈발 속 차안에서 조용히 합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