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계에 봄이 오면 차의 인연 이어지니,
첫물에 딴 아차(芽茶)에는 명선(茗禪)이 깃드네.
늘그막 식탐(食貪)은 그칠 줄 몰라서,
향그런 광양 햇김 또 부치라 했네.
*쌍계: 하동 화개의 쌍계사.
*두강: 차의 이름. 《북원다록(北苑茶錄)》에 "백차(白茶)와 승설(勝雪)은 경칩(驚蟄) 전에 따서 경사(京師)에 올라오므로 두강옥아(頭綱玉芽)라 일렀다." 하였음.
*고탑: 쌍계사에 있는 선종의 육대 조사를 기리는 육조탑. '차선불이'의 은유로 해석하였음.
*신반: 오신반(五辛槃)의 준말임. 《풍토기(風土記)》에 "원단(元旦)에는 총(蔥)·산(蒜)·구(?)·육호(蓼蒿)·개자(芥子)를 섞어서 먹는데 영신(迎新)의 뜻을 취한 것이다."
<<洌水朴永輔作(春樹譯)>>
南茶産湖嶺間草衣禪師手製茶偶得一?爲作長句二十韻: 영호남에서 나는 초의선사가 손수 만든 귀한 차를 얻게 되어, 한 모금 맛보고는 그를 위해 20韻의 장구(長句)를 짓다.
古有飮茶而登仙
下者不失爲淸賢
雙井日注世已遠
雨前顧渚名空傳
일찍이 차를 즐겨 신선이 되었고
오늘날까지 잃지 않아 맑고도 어진 性情.
쌍정과 일주는 이미 오래 되었고
우전의 고저차도 이름만 전하네.
- 雙井(쌍정): 강서성 黃山谷의 고향에서 나던 송대의 명차.
- 日注(일주): 日鑄茶라고도 부른다. 절강 소흥에서 나던 송대의 명차.
- 顧渚(고저): 절강 장흥에서 나던 당대의 進貢茶. 명말청초에 소실되었다가 1970년대에 복원됨.
花瓷綠?浪飮濕
眞味南?已經煎
東國産茶茶更好
名如芽出初芳姸
빼어난 찻그릇에 가득 담긴 차는
남녁에 뿌리내린 참다운 차 맛일세.
우리 땅에 난 차 그 향미 더욱 좋고,
처음에 딴 싹이라 예쁘기도 하여라.
- ?: 그릇 구
- ?: 뿌리 적
早或西周晩今代
中外誰別太相懸
凡花庸草各有譜
土人誰識茶之先
주나라 때로부터 오늘에 이르렀으니,
중국 밖에서 차를 알린 이 누구인가?
온갖 꽃과 풀들은 제 뿌리가 다 있으니,
우리 가운데 먼저 안 이 그 누구인가?
- 西周(서주): 周公이 지었다는 <爾雅>에 ‘?, 苦?.’라는 차에 관한 구절이 있음.
鷄林使者入唐日
携渡滄波萬里船
康南之地卽建?(?)(南方海山間多有之康津海南尤盛: 남쪽의 바닷가 산에는 차나무가 많은데, 강진과 해남이 더욱 많음))
一自投種等(?)葉捐
신라의 사자가 당나라에 갔다가
멀고 험한 뱃길을 넘어서 가져 왔네.
강진과 해남 땅이 무이곡처럼 된 것은
스스로 몸 바쳐 씨 뿌렸기 때문이네.
- 鷄林(계림): 新羅의 다른 이름.
- 使者(사자): 신라 흥덕왕3년(828년) 견당사 대렴이 당나라에서 차씨를 가져와, 왕명에 따라 지리산 남록에 심음(<삼국사기>에서).
- 建?(건개): 산 험할 개. 原詩에는 ?(산 이름 견(陝西省에 있는))으로 되어 있으나, 여기서의 建?는 송대의 貢茶苑이 있던 福建省 북부의 무이산 골짜기를 이름.
- 捐: 바칠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