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오랜 만에 아내와 함께 새롭게 뚫린 영동 고속도로를 타고 주문진을 다녀왔습니다. 항구에 가니 마침 오징어 철이라 5천원에 50마리를 사서 그 중의 일부를 회를 썰어 봉지에 담아서는 근처 식당에 가서 음식을 시켜놓고 가져온 회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리고는 바닷가를 둘러보고 저녁 어슴프레 할 무렵 주문진 가까이에 있는 유명한 입암리의 막국수집 (그 맛 보기 위해서면 주문진까지의 먼 길도 마다않을 정도이죠)을 들러 수원의 집으로 돌와왔습니다.
그런데 그날 저녁,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데 온몸에 한기가 들기 시작하였습니다. 보일러 온도를 높이고 이불을 뒤집어 써도 좀처럼 한기가 가시질 않았습니다. 온 몸에 소름이 돋았고 오슬오슬하면서 떨리기까지 하였습니다. 내몸에 에너지라고는 조금도 남아 있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내일이면 큰병이 닥칠 것만 같았습니다.
각탕을 해야 되겠다고 생각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니 아내도 몹시 걱정을 하면서 꿀물을 타주겠다며 함께 일어났습니다.
오리털 파커를 껴입고 뜨거운 물에 발을 담그고 앉아 "내가 왜 이렇게 한기가 들까?" 하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입암리의 막국수를 먹은 것이 화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과식을 한데다 입암리의 차가운 막국수를 국물까지 남기지 않고 더부룩하게 먹었으니, 그 차가운 음식을 내몸의 에너지로 덥히고 소화를 시키느라 내 몸의 에너지가 고갈되었던 것입니다.
이유를 알게 되니까 안심이 되었고 이 각탕으로 고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뜨거운 물을 계속 공급하면서 아내가 타준 따뜻한 꿀물을 먹으니 온몸에 돋아있던 소름은 점차 사라지고 온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차가운 음식을 조심해야 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제가 차가운 음식 때문에 큰 고생을 할 뻔 하였던 것입니다.
각탕으로 몸을 따뜻하게 데운 뒤 잠을 자고 다음날 아침 일어나니 컨디션은 다시 여느날과 마찬가지로 돌아왔습니다.
추운날 차가운 음식을 과식하면, 자칫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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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소화하는 데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만약 음식이 차다면,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겠죠. 음식을 보관하는데 쓰이던 냉장고가 예전에는 없던 "찬맛"을 보태면서 찬맛을 즐기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찬음식은 배탈의 주범이기도 하고 소화 불량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가능하면 따뜻한 음식을 먹도록 하고 물도 냉장고에서 꺼내어 상온에 두어 가능한 따뜻하게 하여 먹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부페 음식은 찬 음식이 많습니다. 부페에서 찬 음식을 먹고자 할 때는 먼저 따뜻한 스프로 위를 따뜻이 데운 후 먹어야 소화에 무리가 없다는 것도 알아두시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