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속의 부산한 새벽을 정리하면서 연수단 일행은 북유럽을 향했다.
시차로 인한 1월 9일의 32시간 하루와 5끼 식사는 여간 부담이 아니었다.
저녁 7시 경.. 도로 위 가운데에서 밝히는 가로등 불빛과 함께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북유럽 여행의 장이 시작되었다.
운하를 끼고 발달한 도시 코펜하겐은 18세기 로코코 건축양식의 건물들이 즐비 하였고 여성의 사회활동이 왕성하여 일찍부터 밤 문화가 단정한.. 조용하면서도 로맨틱한 도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로스키드 교회, 국회의사당, 재정부, 뉘하운, 아밀리엔궁전, 인어상, 옛 증권거래소 등을 탐사하였고 특히 국회의사당에서의 자전거 거치장과 현관 위 벽면 네 개의 고통받는 시민 조각상은 사민주의 이념을 바탕으로 한 선진 복지 국가의 단면을 읽을 수 있었고 우리들에겐 신선한 감동이 아닐 수 없었다. 늦은 저녁 칼스버그 공장에서 가진‘we are the world’와 한 잔의 맥주는 연수단의 팀웍 향상과 긴장 풀이에 톡톡한 역할이 되었다.
다음날..,
쭉쭉 뻗은 자작나무와 발트해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자연의 모든 색깔들 표현한 시벨리우스의 헬싱키를 체험하였다.
역시 핀란드다. 에스뽀 마을에 소재하는 Tähtiniityn 초등학교를 탐방한 후, 화강암 언덕을 이용해 설립한 암석교회를 거쳐 발트해 연안의 섬에 소재한 야외 민속촌을 거닐었고 이어 연안에 위치한 핀란드의 섹시한 여성 대통령 관저를 바라 볼 수 있었다. 가이드가 전해주는 대통령 이야기는 사뭇 놀람과 충격이었다. 알렉산더 2세를 비롯한 빛평화노동법을 상징하는 동상들이 있는 원로원 광장에서 보이는 루터파 교회와 그리스정교 교회는 종교개혁 이후 대립된 신구 종교세력을 그대로 드러내듯 제각기 작은 언덕에 나란히 자리잡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사우나를 마치고 핀란드곡을 감상하며 시벨리우스 공원을 찾았다.
발트해와 어우러진 조용한 공원이었다. 바닷가에 위치한 멋스런 Ursula 카페의 coffee 향을 담아 silja-line이 있는 헬싱키 항구로 자리를 옮겼다. 그곳에는 천막들이 많았고 각양각색의 물건들을 팔고 있었다. 핀란드 여성이 직접 뜨개질하여 팔고 있는 갈색 모자가 인상 깊어 방문을 기념하고자 구입하였다.
silja-line 선상에서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였다.
해안가 집들은 그림 같았다. 역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스웨덴 스톡홀름이었다.
선상에서 내린 일행은 가이드를 따라 도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작은 동산으로 향했다. 조선업, 철강업, 목재업으로 복지 선진국으로 발달한 스웨덴.., 왕의 섬을 비롯한 크고 작은 14개의 섬들은 고풍스러우면서도 규모 있고 아름다우며 제각기 특색 있는 경관을 드러내었다. 매년 노벨상 시상식이 개최되는 시청사와 정원을 돌아 노벨공원의 대 광장을 걸으며 근위병 교체 퍼레이드를 볼 수 있었고, 해안도로를 끼고 있는 타이거우드 아파트도 볼 수 있었다. 야외 박물관, 침몰 된 바사호 박물관을 구경한 후 얼큰한 김치찌개로 몸과 마음을 넉넉히 한 연수단 일행은 노르웨이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오슬로와 클라라 한..,
오슬로 공항은 하얀 세상이었다. 북쪽으로 가는 길에서 비롯된 국토 1/3이 북극권에 포함된 노르웨이는 백야와 흑야현상이 있는 나라.. 피요르드로 유명한 나라.. 연어 수산업, 선박업, 목재업, 및 세계 석유생산량 2위로 GNP 60,000 달러의 부자 나라 복지천국 그리고 바이킹으로 유명하다.
노르웨이의 첫 날은 오슬로에 있는 Song 고등학교 방문을 시작으로 출발하였다.
직업고등학교로서 자국 이외에도 국제교류를 활발하게 원하고 있는 본교 교장선생님과 차분한 아그네스 교무부장은 학교 교육과정 운영을 비롯한 진로관계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하며 실습 현장을 안내하고 홍보하였다. 방문한 덴마크나 핀란드 그리고 노르웨이의 기본 교육제도나 교육과정 운영은 거의 비슷하였다. 9년(덴마크,핀란드) 내지는 10년(노르웨이)의 의무교육기간, 고등학교(인문고, 직업고), 대학의 기본제도 이외에 특히 학교는 전적으로 학교장의 경영방침에 따른 자율성과 책임아래 운영되고 있으며 교사들은 직접 학생들의 수준을 파악하여 학생들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편성하여 교수학습활동, 평가과정 등을 자율적으로 계획하고 운영한다고 하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시청사로 향하는 투어 버스에서 김순도 선생님께서 주신 “더 이상 예뻐질 수 없다”“그래도 봐주라”“오드리 될뻔”등의 웃음은 더할 나위 없는 연수단 피로회복제였다. 오슬로 시청사 입구의 평화를 상징하는 벽화와 백조 동상, 은은한 종소리가 좋았으며 2층에는 노벨 평화상 수상 장소가 있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수상 당시 상황을 상상하면서 바이킹 박물관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피요르드의 바닷물이 시내 앞쪽으로 깊숙이 흘러들어 대형 선박, 소형 요트 등이 정박해 있는데 그 길이와 규모가 상당하였고 아름답기가 그지없었다. 피요르드에서 발견된 3대의 바이킹 배를 마음에 싣고 칼 요한 거리로 나섰다. 왕궁으로부터 1.5km 거리로 조성된 이 거리는 말을 탄 칼 요한 상을 비롯하여 저명한 건축가들이 꾸민 아름다운 거리였다. 대로변에는 인형의 집으로 유명한 입센이 자주 찾았다는 카페가 있었으며 건너편에는 세계 굴지의 기업체 상가 건물들이 짜임새 있게 위치하였고 좌우에 국립극장, 국립미술관 그리고 대로 가운데에 곧게 뻗은 가로수와 동상, 스케이트장 등 그 멋스런 거리와 눈이 시리도록 담고자 했던 당시의 마음..,
또 마음 설레게 한다.
노르웨이의 이틀은 홀멘콜렌스키 점프대 방문에서 시작하여 “인생”을 주제로 태어나서 죽기까지의 희노애락을 표현한 비겔란드 조각공원을 거닐었고 내셔날 갤러리를 방문하여 뭉크, 고호, 피카소, 마네, 세잔느의 작품과 모딜리아니의 목이 긴 여인을 감상하였다.
일행을 태운 우리의 버스는 이제 오슬로를 벗어나 Al(올)이란 산골마을로 향했다.
파란 들판, 하천에 쌓인 하얀 눈. 사이사이 간간이 흐르는 노란 물 등 이해할 수 없는 풍경을 바라보면서 클라라가 들려주는 노르웨이 여성과 민족성 등의 우스개 이야기와 누군가 들려주는 코고는 소리에 웃음 함께하면서 장시간 이동하였다. Al(올)은 온통 눈빛으로 깜깜한 밤을 밝히고 있었다. 1m 이상 쌓인 눈.. 연수단 일행은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곧바로 눈싸움과 함박웃음으로 동심에 젖기도 하였다. 다음날 아침 송네 피요르드를 가기 위해 연수단은 버스에 올라탔다. 8시 40분임에도 바깥은 깜깜.. 헤드라이트에 비치는 바닥에서 춤추는 하얀 눈은 마치 우리일행을 맞이하는 눈 퍼레이드라도 하는 것처럼 찬란해 보였다.
송네 피요르드를 가장 잘 관광하는 방법은 구드방겐에서 유람선을 타고 플롬으로 가는 것이라 하였다. 북대서양 연안의 피요르드와 스칸디나비아 산맥의 조화로 아름다움의 극치를 선사받기도 했지만 굽이굽이 눈길과 10km가 넘는 길고 긴 터널을 지나야 하는 위험도 감수해야 했다. 고진감래라 했던가.., 역시 유람선에서 가졌던 송네 피요르드 대 자연의 환호와 감동은 엄청 컸었다. 이제 플롬에서 점심을 마치고 물의 도시 베르겐으로 향했다. 또다시 스칸디나비아산맥의 자연 터널 40여개를 통과하고 눈덮힌 산길을 지나야 하는 긴장감으로 숨죽여 바깥만 바라보았다. 마침 아구아지매가 들려주는 우스개 이야기는 버스 안의 긴장을 풀어주는 윤활유가 되었으니 그때의 그 고마운 마음 다시금 가져본다.
노르웨이의 마지막날..,
아름다운 물의 도시 베르겐에 도착하여 시내를 관광하였다. 먼저 베르겐이 낳은 음악가.. 그리그의 생가를 찾았다. 오슬로 앞바다가 보이는 바닷가 근처 언덕 작은 집이었다. 작업실과 음악실, 152m 작은 키 동상이 인상 깊었다. 다음 코스인 케이블카 역으로 이동하면서 페르킨트를 감상하게 해주는 클라라의 배려에 고마움을 느꼈고, 귓가의 고운 선율과 함께 차창 밖으로 보이는 베르겐 마을은 아늑하고 이쁘기 그지없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 플로이엔 산 중턱 마을은 아름다운 시가지와 함께 해안 풍경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곳이었다. 내려와서 한자 동맹 시절에 지어진 목조 상가와 어시장 구경을 끝으로 북유럽 체험 연수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공항으로 향했다. 여행지의 설렘과 연수단 전원의 따뜻한 마음으로 내내 즐겁고 훈훈한 여행이 되었음을 안도하며 관련한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는다.
2008년 1월 22일 양희숙
첫댓글 부끄럽습니다만.. 먼저 올렸습니다. 꼬리글이 용기 되는 것 아시죠???
양샘 정말 잘 읽었습니다. 유럽여행을 다시 한번 생생하게 기역나게 하네요. 감사합니다.
차근 차근 일정을 따라가며 적은 글에서 여행이 정리가 됩니다. 많은 사진도 멋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