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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낚시의 위력, 우럭매운탕 호기심 많은 큰 며늘아기 뒤세워, 위풍 당당히 낚시터로 향했습니다. 휘엉청 휘어엉청, 휘어지는 낚싯줄의 끝에는 제법 묵직한 녀석이 끌려올라왔습니다. 복어였습니다. 아이들에게 여봐라 하였지만, 실속은 없는 녀석을 잡았기에, 곧 바위 틈 웅덩이에 놓아 주었죠. 그러다가, 잠시 낚싯대를 큰 놈에게 맡겨 두고, 내가 잡은 복어를 보고 상기되어 열심히들 낚싯줄을 드리우고 있는 세 녀석들 곁에서 구경만 하던 큰 며늘아기에게 심심파적 삼으라고, 자그마한 막대기에 팔뚝길이의 낚싯줄을 매 달은 장난감 낚싯대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큰 며늘아기는 그 장난감 같은 낚싯대를 들고 제법 신중한 표정으로 바위틈 물이 갇혀 있는 곳을 열심히 쫓아다니며 재미있어 하는 모습이었고, 언제부턴가 나보다 한 뼘씩이나 더 커버린 녀석들은, 바다를 향해 떡하니 버티고 서서, 호탕한 웃음을 주고받으며 그 큰 낚싯대를 휘두르며 서있었습니다. 그날따라 무탈하게 잘 자라준 녀석들이, 어찌나 대견하고 든든하게 느껴졌는지 모릅니다. 먼 훗날 다시 떠올려보면 참으로 행복하고 소중한 한 때로 기억될 것만 같은 순간이었습니다. 아 글쎄 우리 큰 며늘아기가 그 장난감 같은 막대기로, 조금 깊다싶은 바위틈새를 옮겨 다니며 4마리나 건져내지 않았겠습니까. 그 중 한 마리는 월척 우럭이었죠 당사자인 큰아기가 가장 많이 놀랐었죠... 큰 녀석은 자기 낚싯대를 놓아두고 놀라는 큰 며늘아기의 낚싯줄에서 퍼덕이는 물고기를 떼어주러 쫓아다니느라 바빴답니다. 다음엔 그 낚싯대를 아들놈들 것까지 만들어 놔야 할까봅니다. 제주의 풍성하고 맛있는 저녁이, 큰 며늘아기의 영웅담과 함께 그렇게 저물어 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