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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재발견 ③
전라북도는 수줍은 새색시처럼 골목에 숨어있는 작은 식당에서도 손맛과 장맛, 성성이 어우러진 음식을 음식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전북의 맛'은 전북의 역사이고 문화다. 전북의 맛을 아는 것은 단지 음식을 아는 것이아니라 살아있는 역사와 문화를 아는 것. <전북의 재발견> 그 첫 번째로 '전북의 맛'을 찾아나선다. |
꽃열매와 꽃안주를 먹고 나니 꽃마음 만발하여 춤을 춰도 꽃춤이요, 노래해도 꽃노래라.
만개한 황국ㆍ백국의 향기를 담은 남원 춘향주와 배와 생강 향이 입 안 가득 감도는 전주의 이강주, 아침에 핀 해당화처럼 맑고 붉은 고창 복분자주, 푸른 대나무의 초록빛이 녹아 있는 정읍 죽력고, 오미자ㆍ산수유ㆍ구기자ㆍ국화에 솔잎과 댓잎을 첨가해 빚은 모악산의 송죽오곡주와 은은한 솔향이 입안에 감도는 송화백일주, 소나무 새 순을 넣고 빚은 김제의 송순주와 가향주에 국화ㆍ감초ㆍ송순 등의 약재를 넣은 지리산 송화주……, 술도 안주도 꽃이라.
전북 산(産) 꽃술 한 잔에 꽃눈이 트이고, 꽃비가 내리니, 흥취가 나는 것도 꽃마음이요, 꽃춤이며, 꽃노래다.
지역마다 귀한 재료를 담아낸 전통주 전북은 술을 빚을 수 있는 곡식이 풍부하고, 술에 들어가는 부재료인 국화ㆍ솔잎ㆍ송화ㆍ진달래ㆍ복분자 등 꽃과 약재들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어, 집집마다 색다른 가양주가 남아 있다. 이강주와 죽력고는 육당 최남선의 『조선의 상식』에서 우리 민족이 반드시 알아야 할 ‘조선의 3대 명주’로 거론된다. 이강주는 전주와 익산, 완주에서 전해 내려오는 최고급 술. 예전 상류사회에서 즐겨 마시던 술이다. 고종 때는 한미통상과정에서 우리 대표 술로 소개되었고, 남북적십자회담 등 국가 주요행사의 대표주로 쓰였다. 이강주란 이름이 배(梨)와 생강(薑)에서 비롯된 것처럼 전주의 배와 봉동의 생강에 꿀을 섞어 빚는다. 입에 감치는 맛이 순하다. 죽력고는 푸른 대나무를 숯불 위에 얹어 뽑아낸 즙을 섞어 고아낸 소주. 전봉준 장군이 부상을 입은 채 서울로 압송될 때 찾았다던 귀한 술이다.
‘강장효과가 지나쳐 분자(요강)를 뒤엎는다’는 이야기가 있는 복분자술은 일찍이 애주가들의 보양제로 각광을 받아왔다. 열매를 채취할 때는 물론 술을 빚는 동안에도 철저히 금남(禁男)구역으로 부녀자들만 정성을 쏟는다. 모악산 사찰에서 전승되어온 송죽오곡주와 송화백일주는 몸에 좋은 수많은 약재가 들어간다. 송죽오곡주는 쌀, 콩, 팥, 조, 수수 등의 오곡에 솔잎, 댓잎, 구기자, 오미자, 국화 등 약재를 넣어 빚는다. 각종 재료가 불협화음 없이 서로 잘 어울려 단맛, 신맛, 쓴맛, 매운맛, 떫은맛이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잘 발효된 송죽오곡주에 송화가루를 넣어 증류하는 술이 송화백일주다.
토속 술인 정읍약주와 단풍주, 전주의 이미주, 익산의 천지주, 부안의 변산팔선주, 무주의 머루주도 그 고장의 맛이거니, 애써 술꾼이 아니라 해도 반주 한 잔 입안에 돌려볼 만하다.
<지자체에서 ‘강추’하는, 선물하기 좋은 전북의 술>
술 |
특징 |
고창 복분자주 |
효모를 활용한 100% 발효주, 와인 방식의 발효주는 신맛과 단맛 등 복분자 본연의 맛을 술 한 잔으로 음미할 수 있다. |
군산 설화 |
최고급 일반미를 52%나 깎아내 쌀의 근원물질을 특유공법으로 장기간 숙성시킨 최고급 청주. 1994년부터 수작업으로 정성껏 빚어 한정 생산하는 수제 특선품이다. |
김제 모악이화주 |
모악산 인근에서 생산된 배를 갈아서 쌀과 함께 발효를 시킨 다음 증류한 후 배를 다시 썰어 6개월 동안 숙성한다. |
남원 황진이주 |
지리산 자락 고품질 오미자와 산수유가 주원료. 붉은 빛의 이 술은 오미자향에 신맛과 단맛이 조화를 이루어 남녀가 함께 즐길 수 있다. |
남원 주몽주 |
지리산의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그리고 일교차가 큰 고지대에서 자란 복분자와 쌀로 빚어 맛이 일품이다. 소주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복분자를 100% 발효시켜 생산한 정통와인이다. |
무주 머루주 |
와인 마니아들에게 색다른 맛과 향을 제공하고 있는 최고급 국내산 와인. 원료재배에서부터 수확, 양조, 숙성을 거쳐 병 입(入)까지 한 장소의 농장에서 이뤄진다. 머루는 포도에 비해 항산화성분인 폴리페놀이 1.8배, 플라보이노가 1.8배, 안토시아닌이 3.3배나 높다. 항암효과가 탁월하다. |
부안 강산뽕주 |
진한 풍미가 좋은 고풍스러운 프리미엄 오디와인. 젊은 층의 입맛에 적당하다. |
순창 복분자주 |
순창군 쌍치면 등 고랭지에서 생산된 양질의 복분자로 빚어낸 과실주. |
익산 호산춘 |
가람 이병기 시조시인과 깊은 인연이 있는 호산춘은 부드럽고 뒤끝이 깨끗하며, 은은한 향과 깊은 맛이 난다. |
임실 산수상황 |
<동의보감>과 <신농경초본> 등 옛 의학고서에 ‘늙은 뽕나무에 달린 황금버섯은 죽은 사람을 살리는 불로초’로 소개된 상황버섯은 특히 간과 위의 손상에 큰 효과를 보인다. 전통주에 임실군 삼계면 산수리의 상황버섯 액기스를 첨가한 기능성 약주다. |
정읍 단풍미인주 |
1930년대부터 생산되고 있는 단풍미인주는 전통의 방법을 이용해 만든 순곡주다. 도수가 낮고 부드러워 여성들도 즐겨찾는 술로 널리 알려져 있다. 내장산의 청정수와 질좋은 찹쌀을 전통의 항아리에 숙성, 발효시켜 만들었다. 향이 감미롭고 그윽한데다 감칠맛까지 나는 이 술은 동절기에는 데워서 먹고 하절기에는 차게 해서 마시면 더욱 좋다. |
진안 복분제국 |
청정 진안고원에서 생산된 고품질의 과실주다. 향과 당도가 높고 자양강장의 효과가 뛰어난 복분자 딸기만을 엄선, 원료로 쓰는 까닭에 향이 독특하고 진한 다홍색상 그리고 쓴맛, 단맛, 신맛이 조화를 이룬 깊은 맛을 낸다. |
진안 오디와인 |
청정고원 마이산 일대에서 2004년부터 생산된 오디를 원료로 한 술. 오디처럼 새콤달콤한 맛에, 향기가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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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