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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민관의 세상 관찰기 ♠
 
 
 
카페 게시글
기본 게시판 스크랩 선우경식 요셉원장님 ,,, 독립운동지혈사님 글
호민관 추천 0 조회 5 08.07.29 16:25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영등포 슈바이처로 알려지신 선우경식 요셉의원 원장님께서 4월 18일 돌아가셨습니다.  故선우경식 원장님은 1987년 8월 요셉의원을 열어 지금까지 20여년간 의료보험증이 없고, 진료비가 없어 의료기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극빈환자 및 외국인 근로자들의 건강을 돌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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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선우경식 선생님 - 출처 : CBCK>


독실한 가톨릭 신자셨던 선우경식 선생님께서는 결혼을 하시지 않으셨고 홀어머니를 모시고 40여년 전 선친이 지은 작은 집에서 사셨다고 합니다. 1969년 가톨릭대 의대를 졸업하신뒤 미국 킹스브룩 주이스 메디컬 센터에서 내과학을 전공하셨으며 귀국후 한림대 병원에서 잠시 근무하셨다가 1983년부터 무료 의료봉사를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병원 경영이 어려웠지만, 많은 후원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지금의 요셉의원이 유지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 중 지인들이 만든 '착한 이웃'이라는 월간지도 있습니다. 이 월간지의 창간호(2003년 5월)에 실린 선우경식 선생님의 글 중에 다음과 같은 말씀이 있으셨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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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개원당시의 요셉의원 - 출처 :클릭☞ 요셉의원 홈페이지>


 “돌이켜보면 이 환자들은 내게는 선물이나 다름없다. 의사에게 아무 것도 해줄 수가 없는 환자야말로 진정 의사가 필요한 환자 아닌가. 이렇게 귀한 일은 아무나 할 수가 없는 것이기에 나는 감사하고 이런 선물을 받았으니 보답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고인께서 가지신 의료봉사의 뜻을 잘 알 수 있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저는 너무나 평범한 의사이고, 또 까마득한 후배이기에 직접 뵐 복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선우경식 선생님의 봉사의 삶이 저를 비롯한 많은 젊은 의사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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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요셉의원 - 출처 :클릭☞ 요셉의원 홈페이지>


지금 요셉의원 홈페이지의 진료스케줄에는 많은 의사들이 시간을 내서 진료시간을 채워넣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드러나지 않게 봉사하는 많은 분들을 보며 부끄러워지는 제 자신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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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가지 안타까운 소식은 요셉의원을 지원하기 위해 생겨난 월간 ‘착한 이웃’이 경영난으로 올 3월 부터 발행을 무기한 중단했다고 합니다.

2003년 5월호로 창간된 '착한 이웃'은 시인이며 전직 나이지리아 대사셨던 이동진님 소설가 유홍종, 치과의사 김평일, 서양화가 김경인·이만익님 등이 주축이 돼 꾸려왔다고 합니다.

'착한 이웃'이 판매 수익금을 요셉의원에 지원해왔는데 4년여 동안 약 1억원을 지급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요셉의원 후원상황은 2000여명이 후원하고 있지만, 하루 100여명의 환자를 보기 위해서는 3000여명의 후원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후원란을 참고해 주시고, 혹시 여유 되신다면 한달에 1만원 또는 비정기적인 후원도 가능하니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장례식은 사회복지법인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장으로 진행되며 빈소는 강남성모병원 영안실 1호입니다. 장례미사는 4월 21일(월) 오전 9시로 천주교 서울대교구 명동 주교좌 성당에서 있고, 장지는 천주교 길음동성당 묘원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울대리 산20번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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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벗고 외롭고 술 취한 이들
가난한 나그네와 병든 이들이
쉬어 간 자리, 먹고 간 자리
영등포역 앞 어둑한 골목
요셉의원 안에는 자유가 있네.
지친 몸들을 어루만져주고
더러운 영(靈)들을 억누르는 힘 있네


- 조창환, 요셉의원-

 

 

[한겨레 사설] 우리 곁에 왔다 간 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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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을 지칭할 때 쓰는 표현이 성자다. 팽창하는 물질적 풍요 속에서 영혼은 더욱 메마르고, 높아지는 부의 바벨탑 아래서 가난과 질병의 고통은 더 깊어지는 시대에, 그는 2000여년 전 예수가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간 길을 따라 걸었으니, 정 추기경의 헌사는 과장이 아니었다.

그는 일생을 극빈환자들에게 헌신하면서도, 그들에게 감사를 돌렸다. 무엇으로도 보답할 수 없는 무력한 그들이야말로, 하느님이 주신 가장 큰 선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랬기에 그는, 1983년 철거민촌에 발을 들여 놓은 뒤부터 엊그제 세상을 뜨기까지 한 번도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지 않았다. 언론 매체는 끊임없이 그의 문을 두드렸지만, 그는 단호하게 돌려보냈다. 그의 부음 기사에서 각 매체가 인용한 것은 그의 육성이 아니라 잡지에 기고한 글뿐이었다. 그러나 빛이 어찌 자신을 숨길 수 있으며, 꽃이 그 향기를 감출 수 있을까. 지난 20년간 요셉의원을 다녀간 환자는 42만 여명이나 됐다.

돈과 성공에 눈이 멀고, 낙오자와 소수자에겐 인정사정도 없는 시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최소한의 의료 복지 교육마저 시장경쟁의 정글에 맡기려는 정부. 그 어둠을 밝힐 등불이 더욱 절실한 이때 그는 떠났다. 이제 누가 그 등불을 지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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