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보살 하현옥이 김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는> 시를 낭송하고 있다.
두번째는 누구나 아는 김소월 시인의 <못잊어>를 낭송하다.
색소폰니스트 배철주님이 섹스폰으로 <밤하늘의 부르스>를 연주할 때는 백댄서로 춤도 추었다.
노인들이 색다른 의상으로 출연한 하현옥의 시낭송과 노래를 즐겁게 감상하고 계신다. 병든 노인들을 보면 모두
내 부모 같아서 생인손처럼 아프고 눈물난다. 반면 자식보다 따뜻하게 위해드리는 복지사들이 고마워서 또 눈물이...
온몸으로 행위예술을 하는 작가보살 하현옥
<무인도>를 부르면서 "드높아라 파도여~ 파도여~" 부분에서 한 손은 파도처럼 점점 위로 올라가고...
추석에 기름진 음식을 먹고 몸이 불었다. 아들며느리의 극진한 대접을 받고. 신경써서 살을 좀 빼야겠다. 아름다운
의상도 비만 앞에서는 맥을 추지 못한다. 의상과 분장과 코디를 직접 내 손으로 다 한다. 예술신 끼가 있으니까.
내가 이런 차림을 할 수 있도록 예쁜 옷을 선물해주고 스스로 나를 도와주는 옷 만드는 사람들에게 크게 감사한다.
공연 시에 사진을 부탁했더니 여러 간호사와 직원들이 내 카메라로 알뜰히 장면 장면을 찍어 주었다. 고맙습니다. ^^*
오른쪽에서 두번째 앉으신 아저씨의 부탁으로 사진을 찍어 드렸다. 구면이다. 갈 때마다 나를 반겨주신다. ^^*
뒷배경 산의 숲 색깔이 참 곱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 위치해있는 도립양산노인요양병원. 어머니가 사는 집.
엄마. 근간에 기운이 없고 몸이 축이 나서 링겔을 맞고 있다. 둘째딸인 나도 몰라 보았다. 전에는 나만은 알았는데...
엄마와 함께. 딸이 위문공연을 하는데도 번히 보면서도 모르는 엄마. 엄마가 가엾어서 눈물이.... 공연을 마친 후
어머니의 휠체어를 밀면서 병원 뜰을 산책하다. 엄마가 좋아하는 먹을 것을 챙겨드리고 노래를 불러 드렸다.
어머니, 당신의 둘째딸이, 어머니가 원했던 작가 예술가가 되어 이렇게 멋지게 살고 있는데, 왜 모르시나요?
매주 수요일 위안공연을 맡아서 진행하는 진행자(왼쪽)와 작가보살이자 시낭송가인 하현옥(가운데),
가수 겸 색소폰니스트 배철주님(오른쪽)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옥색 옷차림이 고상하고 아름답다.
<낭송한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 영 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 날 한양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둘리고 있을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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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잊어
김 소 월
못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 대로 한 세상 지내시구려
사노라면 잊힐 날 있으리다
못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 대로 세월만 가라시구려
못잊어도 더러는 잊히오리다
그러나 또 한긋 이렇지요
그리워 살뜰히 못잊는데
어쩌면 생각이 떠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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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두 편을 낭송하고
정훈희의 노래 <무인도>를 열창하다
무인도 / 정훈희 노래
파도여 슬퍼 말아라
파도여 춤을 추어라
끝없는 몸부림에
파도여 파도여 서러워 마라
솟아라 태양아 어둠을 헤치고
찬란한 고독을 노래하라
빛나라 별들아 캄캄한 밤에도
영원한 침묵을 비춰다오
불어라 바람아
드높아라~~~ 파도여 파도여~~
2008년 9월 17일(수요일) 형주노인병원 위안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