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렇게 『2001년도 한국세라믹학회 대구·경북지부 심포지움과 가족의 날』에 저를 초대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곳 경주에서 세라믹학회가 열리는 것을 참 뜻깊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곳 경주는 천년 고도답게 수준 높은 옛날 자기들을 곳곳에서 접할 수 있어서, 옛날부터 세라믹 분야만큼은 우리 민족이 세계적인 수준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곳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우리 전통의 세라믹 기술이 살아 숨쉬는 곳에서 최첨단의 세라믹 기술을 논하는 학회를 열고있다는 것과, 바로 이 자리에서 여러분을 만나뵙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지난달에 국제 세라믹스 평의회(ICC)에서 '세계 대표 과학자 32명'을 뽑았는데, 그 중에서 우리 나라 교수님이 2분이나 포함되었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저는 이것이야말로 자랑스럽고 긍지를 가질 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국가와 민족의 흥망성쇄는 과학기술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여러분께 천년 역사의 새로운 시작이라는 제목으로 과학기술과 국가발전의 상관관계에 대해 공학인의 한사람으로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Ⅱ. 본론
1. 도입
천년 역사가 새로 시작되는 21세기는 첨단과학기술과 정보 그리고 지식의사회입니다. 어쩌면, 가속적인 과학기술의 발달에 기인하는 21세기의 한 단면은 현대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새로운 개념의 세상이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미래가 외계의 문명처럼 현대와 완전히 단절된 다른 세상이 되는 것은 아니겠죠. 다만, 그 발전의 정도가 5천년 농경사회의 '수평적 정체기'에서 → 3백년 산업사회의 '단계적 발전'로 변하고, → 또다시 미래 첨단기술사회의 '수직적 상승기'로써, 기하급수적으로 변화해가고 있는 것이라고 보겠습니다.
따라서, 미래를 볼 수 없는 우리로서는 미래를 내다 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과거로부터 현대를 잇는 연장선상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 세계 역사의 변화 : 체감의 시대에서 체증의 시대로
1) 농업사회
농경사회에서는 일정한 면적의 농토에 종자를 2배 뿌리거나, 노동을 2배 투입하더라도, 산출은 2배가되지 않기 때문에 "수확체감의 시대"라고 합니다. 또, 농업상품의 특성상 새로운 수요를 만드는데는 한계가 있고, 확대재생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체감의 사회인 농경사회는 개인간, 국가간의 빈부격차가 크게 확대되지 않는 안정된 사회구조를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2) 상업사회
농업사회가 점차 발전하여 잉여 농산물을 교역하게 되면서, 상업문명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교역을 하기 위해서는 운송수단이 필요했습니다.
예를 들어, 선박을 이용한 교역을 생각해보면, 상품의 운송량은 선박의 부피에 비례하기 때문에 선박의 크기만 늘리면, 상품의 운송량은 3승으로 체증하게 됩니다. 그러나, 당시 교역품 대부분이 농산물과 같은 1차 상품이었기 때문에 상품의 특성상, 생산의 체감현상이 나타나므로, 상업사회는 체감과 체증의 중간단계의 시기라고 하겠습니다.
3) 산업사회
공업생산품은 생산 및 소비주기를 얼마든지 단축할 수가 있어서 확대 재생산이 가능하고, 또, 신상품을 개발하여 신수요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대량 생산에 따른 대량소비가 가능합니다. 그리고, 산업사회에서는 자본, 기술, 원료, 에너지 등의 투입요소를 늘리기만 하면 생산량이 늘어나는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를 이룰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규모의 경제는 투입요소를 조절함에 따라 산출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산출체증의 시대'를 도래하게 하였습니다.
산업혁명에 성공한 산업열강들은 엄청난 경제력과 정치력, 그리고 군사력을 보유하게 되었으며, 결국, 선진국과 후진국으로 양분되기 시작한 세계 사회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산업사회의 성숙에 따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화되는 양극화 현상을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인류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언제나 기득권을 가진 선진국과 이에 도전하는 후진국간의 갈등과 투쟁의 기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후진국에게 있어서는, 선진 산업사회로 성장하는 체험이 없고, 산업발전단계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대다수의 국민 대중을 이끌고, 사회적 합의를 통하여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모험을 시도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대부분의 후진국 지도자들은 성공보다는 실패할 확률이 훨씬 높은 그 모험을 감행 할 만큼 역사적 사명감이나 경제발전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있지를 않으면서, 권력과 체제의 유지에만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후진국들은 이 지구상의 수많은 개발 도상국들 중에 하나로 계속 남아있게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3. 한국의 현실 : 절반의 성공
농업사회에서는 출발이 늦더라도 국가간의 빈부격차가 크게 나지 않지만, 산업사회에 있어서는 한번 뒤쳐지면 후진국이 선진국을 따라가기란 대단히 힘들고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 나라는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돌이켜보겠습니다.
지난 5천년 동안 전통적인 농업국가였던 우리 민족은 조상 대대로 물려온 가난을 숙명처럼 안고 살아왔습니다.
특히, 한반도의 부존자원은 북한에 편중되어 있기 때문에, 공업시설도 주로 북한에 치중되어 있었고, 따라서 해방 직후의 국토분단은 전통적인 농촌사회를 기반으로 하고 있던 당시 남한 경제의 사정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그나마 남아있던 빈약한 산업시설마저 6·25의 전란으로 잿더미가 되어버렸고, 그 후에 거듭된 정치불안과 혼란으로 인해 우리 나라는 가난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20세기에 들어와 우리 민족이 겪은 연이은 시련과 고난으로 인해서, 우리 국민들이 자포자기와 체념에 빠질수밖에 없었던 것은 우리의 사정을 더욱 힘들게 했었다고 생각합니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좁은 국토에, 가용면적당 인구밀도가 세계적으로 높고, 해마다 보리고개의 고통을 겪은 우리 나라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기 위해서, 일대 모험을 시도해야 했습니다.
1962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시작될 당시 우리 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이 불과 $70에 지나지 않는 아시아에서도 가장 가난한 나라였고, 5대 생산요소 중 우리가 가진 것이라곤, 값싼 노동력 하나 밖에 없었습니다.
경제를 일으키기 위해 가장 시급했던 것은 자본의 형성이었습니다. 그러나, 민족자본이 축적되어 있지 못했던, 우리 나라가 서구가 했던 방식대로 산업자본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몇 백년이 걸릴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그럴만한 여유가 없었습니다. 미국의 200년, 일본의 100년 산업화 과정을 불과 30년만에 재현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직접 나서서 자본을 일으키고, 경제개발 계획을 주도함으로써 몇몇 전략분야에 국가의 힘을 집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우리의 경제 조건이 수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여건이었기 때문에, 당시 정부는 국제 무대에서 외국의 선진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일정한 규모이상의 대기업을 육성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대기업들은 공장을 돌려 고용을 창출하고, 시장을 확보하며,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추기까지는 적자수출도 감수해야 했고, 전략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도 해야 했습니다.
바로 이러한 토대 위에서 우리 경제는 자리를 잡았고, 놀라운 성장을 이루었으며, "Economist"지는 한국을 '경제발전에 있어서 교과서적인 모델'이라고 평가를 할만큼, 한국의 경제 모형은 다른 개발도상국들의 선망의 대상이고, 경제 발전의 모범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IMF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일부에서는 우리의 경제위기가 과거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구조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당시 상황에서는 국가 주도의 대기업정책이 적절한 정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80년대로 넘어오면서, 세계의 금융환경과 기업환경이 변화하기 시작했을 때는, 우리의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이러한 변화에 대응을 했어야 했는데, 조국 근대화와 산업발전 과정에서 이룩한 성공에 도취하여, 그대로 현실에 안주하고, 전환의 기회를 놓쳐버린 채, 문어발식 기업확장과 부실경영을 초래한 것은 큰 실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선진국의 경우, 중화학공업의 기반이 다져진 후에는 다시 새로운 지식과 과학기술을 토대로 하는 정보산업이나 두뇌산업으로 전환해 가는 것이 발전과정이었는데, 우리는 그렇게 하지를 못했던 것입니다.
외국에서는 우리의 경제발전을 가리켜 '한강의 기적'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경제발전은 결코 기적이 아니라, 온 국민이 자립의 의지를 갖고 함께 땀흘려 일한 성과였다고 저는 믿습니다. 우리는 실로 한데 뭉쳐 일함으로써, 극복하기 어려웠던 시련을 극복하였기에 더욱 값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90년대 초반, 그 동안 우리 경제의 중추 역할을 했던 값싼 노동비용이 기술개발이나 생산성 향상 수준을 훨씬 앞지르며, 급격히 선진국 수준 가까이 상승해 버렸고, 90년대 후반 밀어닥친 동아시아 금융위기는 그 동안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의 불을 꺼뜨림으로써, 우리 나라의 경제는 시동꺼진 자동차처럼 우리 국민소득을 1만달러 고지에서 6천달러 수준까지 뒷걸음을 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엔진, 즉 21세기 우리 경제를 또 다시 한 단계 도약
시킬 힘의 원천을 찾지 못하는 한 우리 나라의 경제는 발전보다는 후퇴를 거듭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남북분단의 아픔 속에서조차도 국론이 분열되고 국력이 분산되어 그나마 잠깐 빛을 보았던 우리 경제가 파탄의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우리가 다시 한번 민족의 부흥을 일으키고, 새롭게 도약하기 위한 우리가 반드시 만들어 가야할 것에 대해 세 가지를 말하고 싶습니다.
4.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3가지
1) 더불어 사는 사회 건설
인류의 역사를 통하여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단결하는 민족은 융성하고 분열하는 민족은 쇠퇴한다는 예외 없는 원칙입니다.
개인이기주의는 국가와 사회를 죽이고 결국은 그 개인을 죽이게 됩니다.
국가보다 소속 집단을 위하는 파벌주의, 무슨 일이든 적당히 해 넘기는 적당주의, 땀흘려 일하지 않고 남이 열심히 일한 대가를 가로채는 것은 모두 개인이기주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또, 땀을 흘리고 노력한 만큼의 대가를 보상받지 못한다는 사고방식으로 인해, 결국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근로 의욕을 잃어버리게 되면, 사회 전체가 비효율적으로 변해 가게 되는 것입니다.
미래 첨단산업 기술 사회는 단일 기술 사회가 아닌 복합 기술 사회이기
때문에 외골수의 개인이기주의적인 사람보다는 사회와 집단의 구성원으로서 서로 돕고 협력할 수 있는 사람이 더욱 필요한 사회입니다. 왜냐하면 고도 문명 사회일수록 훌륭한 연구나 발명 또는 제품이나 용역의 생산도 여러 분야의 전문성과 기술들이 복합적으로 연계되어 효율적으로 조합되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개인이기주의를 철저히 배격하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건설하는 것은, 가장 현실적인 동시에 가장 미래지향적인 방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 민족의 자존심을 회복
인류의 역사를 통하여 한 시대를 풍미하고 한 지역에 지배자로 군림했던 민족은 예외 없이 자존심이 매우 강했으며, 자존심이 강한 민족은 언젠가는 선진국이 되어 지배자가 되었습니다. 민족 자존심이야말로 선진국이 되기 위한 기본 조건기고,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개개인의 자존심은 소속 집단의 자존심이며, 곧 민족의 자존심이 됩니다.
자존심을 가진 개인은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은 효율적이 아닐 수가 없고, 그런 집단으로 구성된 국가는 당연히 경쟁력 있는 선진국이 될 것입니다.
민족 자존심을 회복하고자 하는 노력은, 우리 민족이 동북아 시대의 주역으로서 거듭나는 천년 역사의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3) 첨단 과학기술이 중심이 되는 사회
21세기는 과학기술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입니다. 산업경제에서 21세기 지식정보화사회로의 이행은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그 변화를 주도하는 힘이 바로 과학기술·정보·지식입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세계일류 국가의 대열에 합류하기 위한 절대적인 과제이기 때문에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세상은 이미 첨단 과학기술시대에 진입하였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이러한 시대변화에 대처를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현재, 우리 나라를 실질적으로 이끌어 가는 정부(입법부, 행정부, 사법부)를 살펴보면, 실사구시의 학문을 배운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15대 국회에서 국회의원의 전공을 살펴보면, 전체 299명중 이공계 출신은 6명으로 전체의 2% 수준이었고, 이번 16대에서는 8명으로 3%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행정부 각료 17명중 이공계 출신은 단 1명이고, 행정부 3급이상 고급공무원 중에 기술계는 9%에 지나지 않는데, 정부 고위직중 이공계 출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더구나, 21세기 국정을 책임질 고급공무원을 임용하는 고시제도는, 2001년의 경우 사법고시 1,000명, 행정·외무고시 360명, 기술고시 40명으로 여전히 행정·재경직 위주로 운영되고 있으며, 기술직조차도 암기 위주의 필답시험으로, 과거 고시의 기본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도 우리의 유능한 젊은이들은 고시 열풍에 휘말려 육법전서나 교과서를 암기하는 비생산적인 공부에 젊음을 바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더군다나, 최근 4년간의 청소년들의 계열별 대학 진학 추이를 보면, 인문계열은 20%가 증가하여 46만8,000명이 되었고, 예·체능계는 2배가 증가하여 13만1,000명이 된 반면에, 자연계열은 오히려 30%가 감소하여 25만1,000명 수준이 되었습니다. 불과 4년만에 인문계와 대등하던 자연계 지원자 수가 인문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입니다. 이것은 미래 우리 사회의 주역이 될 대입 수험생들이 산업현장에서 땀흘려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생산적인 직업을 회피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수험생들의 이공계 기피 현상은 인문사회계 위주의 구태의연한 고시제도와 우리 사회에 뿌리깊은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잘못된 사회 통념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공계 대학생들의 자긍심을 높여주어야 합니다.
과학기술자가 과학기술부 장관이 되고, 기타 과학기술 관련 부처의 장도 과학기술 배경을 가진 사람이 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며, 나아가서 정책결정 계층에도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와 통찰력을 가진 사람들의 비율을 높여야 할것입니다.
그리고, 과학기술의 대중화를 위한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현재, TV나 매스컴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도 대부분 정치인, 고급관료 그리고 연예인이나 운동 선수들이기 때문에, 청소년의 우상 중에 과학기술자가 별로 없다. 앞으로는 방송에 과학문화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방영하고, 각종 매체를 통하여 과학기술의 대중화를 위한 홍보를 하여야 할 것입니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IT 인력을 중심으로 한 우수과학기술 인력의 확보에 혈안이 되어 있고, 국내 양성으로 부족하여 외국인 취업 비자 발급제한을 철폐하고 세금을 감면하는 등 온갖 방법이 동원되고 있습니다.
유럽의 조그만 후진국으로부터 국제 경쟁력 세계 최고의 가장 성공적인 IT기술강국으로 변신한 핀란드의 경우 전체 활동인구의 76%가 이공계로 분류되고 있으며, 베를린 인구의 20%가 기술이민이라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오늘날의 과학기술 문제는, 단지 특정 학문 분야의 위기이기 이전에 국가 경쟁력의 위기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 우리 나라가 21세기 과학기술선진국으로 발전할 하는데 결정적인 장애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인재등용에 있어서 하루빨리 과거의 일반 관리자(Generalist)를 선
발하는 필답시험 위주의 기본 틀에서, 21세기 첨단 산업기술시대에 걸 맞는 미래 지향적인 기술정책 전문가(Specialist)를 양성하고 선발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과학기술자들이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환경조성을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정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져야 할 것입니다.
Ⅲ. 맺는말
오천년의 긴 역사를 통해, 우리 겨레는 그 어느 때보다도 중대한 시기에
놓여있습니다.
우리가 겪고 있는 지금의 고통은 밝은 우리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기 위한 진통입니다. 그 진통과, 그 고통을 이기지 못한 우리의 선조가, 근세 백년의 역사에 지울 수 없는 한을 남겼던 뼈저린 교훈을 거울삼아, 후손들이 자랑할만한 민족 부흥의 새 역사를 만들어 가야하겠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의 국력입니다. 21세기의 국력은 바로 과학기술력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IT와 BT 그리고 NT 등의 첨단과학기술과 지식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구조로 전환되어가야 할 것입니다.
현재의 시련을 이기고 우리가 꾸준히 국력을 신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온 국민이 함께 힘을 합쳐서 위대한 민족 부흥의 새 역사를 창조해 나가야 합니다. 이것이 정녕 오늘에 사는 저와 여러분을 비롯한 우리 세대의 사명이며 보람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제 21세기를 향한 미래지향적이고 구체적인 정책 방안만 제시된다면, 오늘의 위기가 도약의 계기로 반전되어 자랑스런 천년 역사가 새로 시작되는 역사를 우리가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