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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물악기 제대로 고르기
★ 첫 번째 편 : 쇠
☞ 명칭과 유래
꽹과리 별칭은 광쇠, 꽝쇠, 꽹매기, 소금, 동고, 쟁 등이며, 그 유래에는 두 가지가 있는 데, 신라시대 때 만들어 졌다는 것과 고려 공민왕 때 주나라에서 만들어져 중국 명나라 때 들어왔다는 기록이 있다.
꽹과리를 만들 때는 놋쇠를 녹여 만드는 데, 놋쇠는 구리와 아연을 섞어서 만든 것으로 구리의 합금비율이 높으면 소리가 높고 맑게 나고, 아연의 합금비율이 높으면 소리가 낮고 탁해진다. 또 요즈음에는 금이나 은을 섞어 금쇠, 은쇠를 만들어 내고도 있다. 음색에 따라서는 숫꽹과리와 암꽹과리로 나뉘는데 숫꽹과리는 소리가 야물고 높으나 암꽹과리는 소리가 부드럽고 낮다. 숫쇠와 암쇠가 서로 받아치며 하는 놀이(짝쇠, 짝드름)는 마치 암쇠와 숫쇠가 서로 화답하듯 화음이 잘 어울려 리듬악기로서 으뜸이라 할 수 있다. 예전에는 제례악에서도 사용되었으나 현재는 풍물 판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 모양과 쓰임새
꽹과리의 크기주)는 직경이 21㎝(7치), 둘레부분의 높이는 3.6㎝(1치2푼)가 평균 크기였는데, 요즈음은 판의 성격과 양식이 변화되어서인지, 크기가 작고 울림이 많지 않은 꽹과리가 선호되고 있다. 이는 예전 생활 속에서 행해진 마당판의 푸진 소리보다 무대 위에서 음악적 예술로서의 '보여주는 판'을 하는 이유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꽹과리를 고를 때 역시, 추세나 유행에 따른 소리와 모양만으로 선택할 것은 아니다. 이 꽹과리가 어떤 판에서 무슨 용도로 쓰일 것인가가 고려된 선택이 중요하다.
마당판에서는 크기가 크고 소리 울림이 좋아 푸진 맛이 있고 힘을 느낄 수 있는 악기를, 무대 판이나 실내용으로는 음색이 뚜렷하고 좀 작은 크기로 울림이 마당판보다는 조금 작아도 될 악기를 고르는 것이다.
용도상으로 보면, 상쇠는 치배들의 중간 중간 가락을 잡아주고 판을 지휘하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음색이 뚜렷하고 높아 전 치배들에게 전달이 잘되는 숫쇠를,
부쇠는 상쇠를 도와 끊임없이 원박만으로 쳐야 하기 때문에 소리가 부드러운 암쇠를,
그리고 삼쇠 이후부터는 잔가락과 기교를 부리며 판을 풍성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숫쇠와 암쇠를 번갈아서 쓴다.
또한 이는 꽹과리채의 쓰임에서도 나타나는 데,
마당판에 쓰이는 채는 길이가 길고 강해야 마당판에 어울리는 소리를 잡아줄 수 있고, 무대판(특히 앉은반)에서는 짧고 부드러운 채로 치는 것이 가락을 살릴 수 있다.
또 하나 꽹과리를 처음 고를 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꽹과리는 무게와 두께에 따라 음색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악기를 치다보면 쇠 틈새가 조금씩 열리게 되면서 처음보다 더 좋은 소리로 울리기도 하고 좋지 않은 소리로 변하기도 한다. 따라서 제품이 공장에서 처음 나올 때 완성된 악기의 형태로 나오기도 하지만 구입하는 사람이 악기를 탄생시켜 나가는 과정도 있다는 것이다. 즉 악기를 자기가 원하는 악기로 지속적으로 사용하려면 악기 구입 시 자신이 원하는 소리가 나는 꽹과리인가를 확인하고 꽹과리의 무게와 두께에 따라 변해나가는 가능성까지를 확인해야 하는 점이다. 하지만, 이러한 여타의 것보다 더욱 중요한 점은 그 꽹과리를 칠 사람의 마음에 드는 소리로 악기를 고르는 일 일 것이다.
☞ 보관법
꽹과리를 잘 관리하려면 소리를 내는 넓은 면적을 바닥에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징 보관도 동일). 이는 바닥에 꽹과리의 넓은 면적이 닿으면 소리가 변질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꽹과리를 오랫동안 사용하려면 연습용과 공연용을 따로 사용(깨진 쇠도 울림이 있다면 연습용으로 활용해도 괜찮을 듯)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나, 관리 측면에서 더욱 좋을 것이다. 그리고 보관은 꽹과리 가방에 넣어 보관하거나, 가방이 따로 없을 경우에는 두꺼운 천에 싸서, 소지품 가방에 넣어 가지고 다니는 습관이 필요하다.
모든 악기가 어떻게 다루느냐에 수명이 달라지듯이, 잘 관리하고 길을 들여 처음 손에 잡았을 때보다, 더 좋은 악기소리를 만들어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보관․관리법이 아닌가 한다.
★ 두 번째 편 : 징
☞ 명칭과 유래
징은 고취악 즉 옛 군악에 사용된 연유로 해서 고취징이라 부르며 그 밖에 나, 금, 금라, 금정, 대금 등의 호칭이 있다. 놋쇠로 만든 타악기로 원음은 '정'이었으나 징이라는 명칭으로 굳어졌다. 또한 징은 꽹과리와 같이 고려 공민왕 때 중국 명나라에서 들어 왔다는 기록이 있지만, 그 쓰임에 있어서의 단순함으로 보아 고려 이전에 사용된 제기였음을 추측해 볼 수 있다.
☞ 모양과 쓰임새
징의 쓰임은 다양해서 취타를 비롯한 무악, 풍물 등에 쓰이며 절에서도 사용된다. 특이한 쓰임으로는 제주도에서 징과 꽹과리의 중간형태의 크기인 '무구'가 있는데, 징과같이도 사용되고 꽹과리와 같이도 사용된다. 그 모양새는 각 쓰임에 따라 다르지만 풍물에서 주로 쓰이는 징은 지름 36㎝(1자2치) 둘레 10㎝(3치)가 평균적이다. 요즈음은 그 보다 작은 징(소징)이 쓰이기도 한다.
징채는 예전에는 대략 30㎝정도 둥그렇게 깍은 나무 막대에 짚을 엮어 만들어 사용했지만 요즈음은 실이나 천으로 감아 마무리는 헝겊으로 감싸서 고무줄로 묶어 사용한다.
☞ 음색
징은 소리가 낮고 은은한 쇠악기로 꽹과리와 음색의 조화를 이루며, 장단의 첫 박을 맞춰주는 중요한 역할과 가락을 감싸 안는 울림으로 다른 악기 소리를 받쳐주며, 풍물악기 중 가장 멀리 울려 퍼진다. 굿판에서 징수는 풍물을 가장 오래한 사람이 잡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징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구입할 때와 보관할 때
징을 고를 때는 모양보다는 소리를 중요하게 들어봐야 한다. 징소리는 음색이 일정하며, 울림이 길고, 울림의 끝이 쳐지지 않는 여유 있는 소리로 고르는 것이 좋다. 그렇게 구입한 징을 보관할 때는 꽹과리와 마찬가지로 징 표면이 바닥에 닿지 않도록 보관하며, 되도록 징가방에 넣어 세워 두던지 징걸이에 걸어 보관해야 한다.
또 징채를 사용하다보면 채 머리가 빠지고 흐트러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될 정도로 방치하지 말고 징채를 구입한 즉시 머리 부분을 다시 헝겊으로 감싸 고무줄로 단단히 묶어 사용하면 오래 동안 사용할 수도 있고 좋은 소리를 낼 수도 있다.
이상 징에 관한 내용을 정리하다 보니 풍물꾼들이 어쩌면 징(악기)과 치는 것 자체를 너무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풍물에서 징이 없는 판을 상상해 보면 징의 중요성을 분명히 알 수 있는데… 풍물을 할 때, 언제나(모임연습 때도) 징소리가 울리길 바래 본다.
★ 세번째 편 : 장구
풍물악기 중에서 가장 많이, 그리고 널리 쓰이는 악기는 장구일 것이다. 그만큼 판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와 소리를 만들어 내는 오묘함이 장구에 서려있다는 뜻 일 것이다. 그러한 장구에 대해서 알아보고 장구를 어떻게 보관․수리해야 하는지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 명칭
장구는 풍물악기에서 북, 소고 등과 같이 가죽악기로 분류된다. 양편 머리가 크고 그 허리가 가늘다하여 세요고(細要鼓)라고도 한다. 흔히 사람들 중에 장고냐? 장구냐? 로 의견이 분분한데, 한자로 지팡이 장(杖)과 북 고(鼓)를 쓰면 '장고'가 맞고, 노루장(獐)과 개구(拘)를 쓰면 '장구'도 맞겠다.
☞ 유래
장구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고려 문종 30년(1076년)에 대악관현방(大樂菅絃房)을 정할 때 장고업사(杖鼓業師 : 장구 연주자라는 뜻)가 있었다고 한다. 지금의 장구보다 작은 크기의 장구를 요고(腰鼓)라 하며, 인도에서 만들어져 중국 남북조 시대를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고 한다. 그 예로 고구려 집안현 제4호 무덤벽화와 신라 상원사 동종의 아래쪽에 그려진 주악도, 그리고 감은사지 청동제 사리기 기단에 그려진 그림(통일신라 신문황2년, 682년)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장구가 요즘에 쓰이는 형태로 크기가 커진 것은 고려 때로 추측되며, 장구가 중국에서 만들어져 우리나라로 전해진 것에 대하여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중국 한 무제 때 만들어져, 고려 예종왕 9년 송나라에서 새로운 악기가 들어올 때 장고이십면(杖鼓二十面)이 포함되었다는 기록에 의한 설이고, 다른 하나는 장구가 중국 당나라 때부터 쓰여 고려 때 들어왔다는 견해이다.
장고의 크기나 모양에 있어서 거의 비슷한 "갈고"라는 것이 있는데 양면의 가죽이 다 얇고 그 크기가 같으며, 두 손에 채를 들고치고 음을 조절하는 축수(조임새)가 양쪽에 있는 점이 장고와 다르다(이것을 양장고라고도 한다). 갈고는 고려사에도 비치지 않았고 악학궤범에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영조 이후의 [진선의 궤]에 이 악기가 더러 보이나, 지금은 국립국악원에 그 악기만 보존되어 있을 뿐 전혀 사용되지 않는다. 또 장구의 옛날 꼴로 생각되는 물장구, 모래장구도 있었다고 한다.
☞ 쓰임새
『고려사악지』의 <당악기조>, <향악기조>에 각 각 장고가 들어 있고, 조선 세종 때 [악학궤범]에 의하면 장구가 당악과 향악에 어울려 쓴다는 기록으로 미루어 장구는 처음에 당악(당에서 들어온 음악), 향악(옛날부터 내려오는 우리의 음악)에 쓰였으며, 지금은 정악, 산조, 잡가, 민요, 풍물굿, 무악 등 거의 모든 음악에 쓰이고 있다. 두 손으로 치기 때문에 가장 다양한 소리를 내며, 어깨춤이 절로 나게 만든다. 분위기를 흐드러지게 하고 풍성하게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악기이며, 민요나 춤 장단을 칠 때는 궁편을 손으로 치기도 한다.
☞ 구조
왼쪽(북편, 궁편)은 소가죽, 말가죽을 대어 가죽을 두껍게 해 소리가 낮으며, 오른쪽(채편)은 보통두께가 얇은 양가죽이나 말가죽을 대 높은 소리를 낸다. 가죽으로는 개가죽이 소리도 좋고 울림도 커서 가장 좋게 쳐준다. 옛날엔 노루가죽을 궁편에 대고 개가죽을 채편에 대었지만 요즘은 양쪽 다 개가죽을 대어 많이 쓰인다.
장구통의 재료는 사기, 쇠, 나무, 양철 등을 쓰는데, 현재는 가벼우며 소리에 있어서도 좋은 편인 나무통이 가장 널리 쓰고 있다. 만드는 방법에 따라, 통나무를 쓰는 '통장구'와 나뭇조각을 붙여 만드는 '쪽장구'가 있다. 현재 가장 많이 쓰는 통은 오동나무 장구통이 널리 애용되고 있으며, 무겁기는 하나 다른 나무에 비해 좋은 소리를 내는 소나무통 정도가 쓰이고 있다. 장구 칠에 따라서는, 백통(칠을 하지 않은 통), 유광(有光), 무광(無光), 주합통 등으로 나누고, 통에 색칠이나 자개 등으로 모양을 내기도 한다.
장구통 모양은 궁편 쪽이 넓어 소리 울림이 크고, 채편 쪽은 궁편보다 길고 좁아 소리 울림이 적다. 장구통의 궁통과 채통을 이어 주는 곳을 흔히 조롱목이라 하는데, 조롱목이 너무 넓으면 소리가 헤프고, 조롱목이 너무 좁으면 소리가 되바라진다. 장구 조립은 가죽둘레(철테-원철)에 8개의 쇠고리(쇠갈고리, 구철)를 걸어, 무명을 꼬아 만든 줄(숫바, 홍진사, 축승)로 얽어매고, 죔줄(축수, 부전)을 좌우로 움직여 소리를 조절한다.
장구의 채로는 궁채(궁글채)와 열채(가락채)가 있는데, 궁채는 대나무 뿌리를 잘 삶아서 똑바로 편 다음, 끝부분에 박달나무와 같이 단단한 나무나 뿔을 끼워서 만들고, 열채는 대나무를 깎아서 만든다.
장구의 크기는 예전에 비해 폭이 넓어지고, 길이가 짧아진 편이다.
☞ 고르는 법
장구는 완성되어서 판매되는 악기가 아니다. 따라서 장구를 고를 때, 다른 모든 악기가 그러하겠지만 직접 악기 판매하는 곳에 가서 통과 가죽의 음색을 살피어 고르는 것이 좋다.
그러면 장구의 주재료인 통과 가죽의 고르는 법을 살펴보자. 장구통의 종류로는 색칠에 따른 유광장구, 무광장구, 백장구가 있고, 만든 재료에 따라 통장구, 쪽장구가 있으며, 통모양에 따른 수박장구가 있다.
통을 고를 때 통모양(외모)보다는 장구의 음색(음양)의 조화를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장구의 다양한 쓰임은 결국 소리의 조화로움에 그 오묘함이 서려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또 유의해야 할 것은 나무의 질을 보는 것이다. 나무가 단단할 때 장구 소리도 야무진 소리가 나며, 앉은반 장구인가, 선반 장구인가에 따라 통의 상태와 무게에 신경을 쓰는 것도 필요하다.
가죽 또한 통과 같이 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된다. 궁편쪽은 음(陽)으로 두께가 두꺼워 소리가 낮고, 열편 쪽은 양(陽)으로 얇고 소리가 높은 음가(音價)의 것을 고른다. 보통 가죽을 고를 때, 여러 가죽 중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질을 골라야 하지만, 가죽에 따라 소리가 뚜렷하게 구분되므로 원하는 궁편, 채편의 소리를 찾고 나서 그 속에서 질을 보는 것이 좋겠다.
가죽을 고를 때는 반드시 확인해 보아야 할 것이 있다. (대)학생 풍물패나 소집단 풍물패에서 흔히 나오는 실수로 악기재료와 음질에 대해 잘 알지 못하여 생기는 경우이다. 장구 가죽 중에 종이처럼 하얗고 두꺼우면서 음색이 낮은 가죽이 있는데, 이것이 소가죽의 내피(內皮, 안가죽)로 만든 '궁현가죽'이다. 이 궁현가죽은, 궁편을 손바닥으로 치는 반주 장구(무굿, 소리, 춤 등 궁편보다 채편소리를 살리는 경우)에 흔히 쓰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궁현가죽을 풍물장구용 가죽으로 쓰는 경우가 있는데, 매어 처음 칠 때는 음색도 낮아 채편과 조화를 이룬 듯하지만, 궁글채로 계속 칠 경우, 가죽의 탄력이 부족하여 금새 늘어나고 소리도 제대로 나지 않는다. 따라서 채편 못지않게 궁편을 중시하는 풍물장구는 탄력이 많은 가죽(보통 외피(外皮))을 쓰는 것이 좋다. 흔히 풍물장구용 가죽으로는 소가죽(牛皮/원피-외피)이 가격이 저렴한 편으로 가장 많이 쓰인다.
☞ 관리법
악기는 쇠보다 가죽악기가 날씨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통은 조심히 다뤄 깨지지 않도록 하면 되지만, 가죽은 여름에는 습기를 먹어 누굴누굴해지며, 소리가 잘 나지 않고, 겨울에는 날씨가 건조해 수분이 말라 소리가 탱탱 거리며 잘 찢어진다.
① 통 ; 통은 깨지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과 6개월에 한번씩, 가죽과 만나는 통둘레에 채가 맞아 움푹 깎여 있는 자리를, 장구를 해체 한 후 사포나 대포로 다듬어 다시 매어 쓰는 것이 좋다.
② 가죽 ; 풍물을 치고 난 뒤, 꼭 가죽상태가 어떤지를 확인하고 보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가죽이 조금이라도 찢어져 있을 경우에는 투명한 스카치테이프를 붙여 더 찢어지지 않도록 한다. 여름에는 연습 후나 모임시간에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 30분 정도 말려 가방에 보관하고, 겨울에는 장구를 치기 전에 물을 가죽에 발라 치도록 한다.
④ 채 : 나무로 만들어진 악기채도 여름에는 습기를 먹어 곰팡이가 잘 슨다. 곰팡이가 슬면 물걸레로 곰팡이를 닦아주고, 그늘에 말려서 쓴다.
그 외에도 장구는 되도록 악기 가방에 넣어 보관한다. 또, 가죽이 찢어지는 가장 많은 경우는, 가죽이 오래 되어 낡았다거나 잘못 쳐서 찢어지는 경우보다는 방금 구입하여 쨍쨍한 가죽을 바로 칠 때 찢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 악기구입은 되도록 공연 일주일이나 보름 전에 구입해 연습으로 길을 들여 공연을 하는 것이 좋으며, 장구를 바로 샀을 경우에는 부전을 조이지 않고 물이나 막걸리를 먹여 조금씩, 꾸준히 두들겨서 길을 들여 주는 것이 필요하다. 악기는 (특히 장구, 북 등의 가죽악기)는 숨을 쉰다. 대지와 함께 숨을 쉬는 사람이 날씨나 몸상태에 따라 건강관리를 하듯이, 무엇보다 악기도 날씨와 쓰임에 따라 상태를 잘 조절해 주는 것이 중요한 관리법인 것이다.
☞ 수리법
장구악기가 파손된 경우 장구 전체를 새로 구입하기보다는 파손된 부분 부분의 재료를 구입하여 수리하는 것이 좋다. 또 재료를 새로 구입하지 않고 파손된 부분을 직접 수리해 쓸 수 있다면 더더욱 좋을 것이다. 이제, 장구를 직접 수리하여 쓰는 방법을 살펴보고 사용할 때 유의해야 할 것도 함께 보도록 하자.
① 수리용품 ; 오공본드(나무접착제), 자전거 짐 묶는 줄(또는 고무줄), 면실, 바늘, 양초, 투명테이프(넓은 것), 기타 가위와 같은 문구용품
② 금이 간 통 ; 금이 간 부분을 벌려 접착제(나무용 오공본드)를 발라(안에까지) 10여분 뒤에 통선을 잘 맞춘 후 고무줄로 통을 동여매어 3일 정도를 두었다 고무줄을 풀면 거의 완전하게 다시 붙는다.
③ 찢겨진 가죽 ; 가장 쉬운 방법은 가죽을 말려 안과밖에 넓은 스카치테이프를 두세 겹으로 붙여서 쓰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쓰다보면 테이프 주변이 지저분해지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손이 많이 가고 복잡하기도 하지만 가장 완벽한 것은 가죽을 꿰매는 것이다. 먼저 찢겨진 주위에 바늘로 구멍(선에서 3㎜)을 뚫은 다음에 바느질을 한다. 바느질을 한 후에 양초를 녹여 바느질 주변을 촛농으로 메운다.
④ 늘어진 가죽 : 가죽이 너무 늘어져 소리가 제대로 나지 않거나, 찢겨진 가죽을 수리하기 전에, 가죽을 하루정도 물에 담가놓았다가 약 3일 정도를 그늘에서 말리면 가죽이 새것처럼 편편해진다.
이러한 여러 수리법 중에 가장 중요한 점은 악기가 조금 파손되었을 때 바로 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금 파손된 악기를 그대로 방치하여 계속 사용하다 보면, 수리가 불가능해질 정도로 악기가 파손되기 때문이다.
★ 네번째 편 : 북
북은 풍물악기 중에 모양새나 소리로 보아 힘을 상징한다. 특히 요즈음 사회적 이슈를 부각시키고자 하는 행사장 풍물판에서는 투쟁적 형상을 북으로 가장 많이 표현하고 있는 것도 한시대의 조류가 되어있다. 북은 다양한 가락의 연주보다는 박을 힘 있게 짚어 가면서 그 기상을 힘찬 춤으로 펼쳐 나간다.
☞ 명칭/유래
북의 명칭은 고(대고, 소고), 버꾸, 법고, 외북, 양북(쌍북) 등으로 불린다. 하지만 다른 악기와 다르게 북의 명칭은 모양새, 쓰임새, 크기에 따른 각기 다른 이름들이다.
북의 유래는 만들어진 시기가 뚜렷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다. 다만 인간의 역사 속에 가장 오래된 악기로 추측 할 뿐이다. 북은 꾸밈새가 간단한 까닭으로 그 역사가 오래되고 세계 어디에서나 그 발생을 볼 수 있으며 각 민족의 특징을 지니며 발달했다. 곳과 쓰임에 따라서 여러 가지 종류가 전해져 내려오는데, 풍물굿의 악기 가운데에서 북은 가장 오래된 악기다. 그 까닭은 청동기시대 이전의 목축시대에 만들 수 있는 가장 간단한 악기 때문이다.
☞ 쓰임새
풍물굿에 쓰이는 북은 어깨에 메기가 간편하고 소리가 옹골찬 것을 주로 쓴다. 오동나무나 미루나무의 가운데를 파내고 양편에 소가죽이나 말가죽을 대고 양쪽 가죽을 줄로 엮고 조여서 만든다. 요즘은 오동나무판을 엮어서 만드는 것이 대부분이다.
북은 치는 방법에 따라 보통 왼쪽 어깨에 메고 치는 외북과 북을 허리에 북 끈으로 고정시키고 두 손에 두 개의 북채를 잡고 치는 쌍북이 있다.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춤 위주의 외북을 치고, 쌍북은 상대적으로 가락에 치중한다. 전라도 지방에서는 장구가 발달하여 북소리를 장구의 궁편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으나, 경상도에서는 북이 발달하여 장구의 역할이 감소한다.
따라서 북놀음이나 북가락은 경상도 지방에서 많이 발달되었으며, 전남 진도의 북춤에서는 두 손에 북채를 들고 추는 춤사위가 뛰어나다. 북의 크기도 곳에 따라 다르다. 대체로 경상도 북은 크고 넓으며 전라도 북은 작은 편이다. 북치는 사람의 자리도 경상도에서는 꽹과리, 징 다음에 선다.
북과 소고의 중간 형태로 버꾸라고 불리는 악기가 있다. 크기는 북과 소고의 중간이고 형태는 북통에 나무 쐐기 없는 북과 같다. 버꾸는 끈을 짧게 하여 손에 감거나 따로 손잡이를 만들거나하여 손에 버꾸를 고정시키고 친다. 북보다는 가볍기 때문에 보다 힘차고 다양한 춤사위를 나타낼 수 있다. 버꾸는 주로 전라남도 지방에서 많이 쓰인다.
☞ 관리법 및 수리법
북은 가죽악기로 관리법이 장구와 같다. 다만 장구처럼 통과 가죽을 분리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통째로 습기가 많은 날씨에는 자주밖에 내다 말려주고 건조한 날씨에는 가죽에 수분을 보충해 주어 쳐야 한다.
북 수리는 보통 통이 깨져서라기보다는 가죽이 손상되었을 때 수리를 생각하게 된다. 수리는 북상태에 따라 몇 가지로 할 수 있겠다.
가죽이 늘어나 북소리가 잘 울리지 않을 때에 손보는 방법은 쐐기(통 가운데 부분에 줄 사이로 박혀있는 나무토막)가 박혀있지 않은 북은 쐐기를 만들어 넣어주고, 쐐기가 박혀있는 북은 줄을 가로질러(쐐기방향) 세로줄을 엮어준다(가죽을 팽팽하게 당겨주어 소리가 좋아진다).
가죽이 찢겨졌을 때 통과 가죽을 분리하지 않고 손보는 가장 편한 방법은 넓은 투명테이프로 잘 붙여주면 된다. 좀 더 정성껏 손보는 방법은 못 쓰는 장구가죽을 찢어진 부분보다 넓게 오려 접착제로 붙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으로도 안 되면 통과 가죽을 분리해서 수리를 해야 한다. 분리한 통은 가죽과 맞닿는 부분은 사포로 반반하게 밀어낸다. 그리고 가죽은 끈(가죽 끈)과 함께 하루정도 물에 담가 그늘에 말리는데 약간 덜 말린 상태로 통에 멘 후 그늘에 다시 말린다. 이 방법은 장구와 다르게 북가죽이 두꺼워 통과 가죽을 분리해 수리한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 다섯번째 편 : 작은 북(小鼓)
☞ 명칭/유래
소고는 북 종류의 하나로 작은 북(小鼓)을 일컫는다. 명칭도 버꾸(벅구), 법고(法鼓), 매구북 등 북의 명칭과 다르지 않다.
북은 가장 오래된 악기로 다양하게 발달되어 왔다. 지금의 북, 소고처럼 일정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마을에서 직접 제작하여 사용하다 보니 크기와 모양새가 다 달랐다고 한다. 그 가짓수는 약 20여개에 가까웠고, 모양새 중에 수박처럼 둥그런 버꾸도 있었다고 한다. 손잡이도 현재 쓰이고 있는 소고는 보통 일자로 되어 있지만, 예전에는 나무막대에 삼각형 모형으로 끈을 엮거나, 끈으로 고리를 만들어 손목에 걸어서 치기도 하였다(지금은 큰북을 어깨에 메지 않고 고리를 만들어 손목을 끼워 북을 돌리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 풍물판에서는 북과 소고가 분리되어 사용된다. 소고모양도 소, 중, 대로 크기만 다를 뿐 똑같은 모양으로 제작되어 사용되고 있다.
☞ 쓰임새
북은 모양새가 다양한 만큼 판에서도 다양하게 쓰였다.
경상도 지역은 현재 풍물판에서 많이 쓰이고 있는 큰북을 사용하였고(장구보다 북이 발달된 지역적 특성 때문에), 장구가 발달한 전라도 지역은 상대적으로 작은북을 사용하였다. 소고를 흔히 부르게 되는데, 이는 판에서 악기의 기능보다 춤-놀이로서 기능이 컸음을 알 수 있다. 춤과 놀이의 기능이 크다보니 소고(악기)는 춤을 추기 위한 소품으로 쓰였다. 소고와 북이 결합된 중간 형태인 버꾸는 전라도 해안지역에서 주로 발달되었는데, 음량은 북에 가까웠고, 동작은 소고춤에 가까웠다.
형식적인 면으로 보면 크게 고깔소고와 채상소고로 두 가지 형식의 발전을 가져왔다.
채상소고는 머리에 쓴 상모를 위주로 윗놀음의 소고춤이 이루어진다. 긴 천이나 종이가 돌아가는 모양새 때문에 주로 힘차고 강한 느낌으로 표현되어진다.
반면에 고깔소고는 전라도 평야지역과 강원도굿에서 주로 발전되어진다. 전라우도굿은 고깔놀음과 함께 소고놀이가 풍성하고 다양했으며, 오색(지역에 따라 삼색, 일색)종이꽃의 화려함과 발놀음(아랫놀음)위주의 은근하고 흐드러진 춤으로 풍물판의 꽃을 이룬다. 요즈음 사람들에게는 강하고 기교 넘치는 채상소고가 인기를 얻지만 제멋에 흐드러지게 놀 수 있는 굿판에서는 고깔소고가 제격이다.
☞ 고르는 법
소고 크기는 용도에 따라 다르게 골라야 한다. 채상소고는 작은 크기(중-0.7치)의 소고를 주로 사용하고, 고깔소고는 채상소고 보다는 큰(대-0.8, 0.9치)소고를 사용한다.
가죽(소) 종류로는 내피와 원피(외피) 소고로 구분되어 생산판매 되고 있는데, 내피소고는 가격이 싼 반면 가죽이 약해 오래 사용하기 힘들고, 원피(외피) 소고는 가죽이 튼튼한 반면 가격이 비싸다. 하지만 사용가치로 보면 원피소고가 더 경제적일 것이다.
☞ 수리법
소고는 사용하다 보면 가죽이 늘어나고, 손잡이가 망가지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과감히 가죽을 분리해 수리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북에 비해 수리하기가 쉽다). 가죽을 물에 불려 그늘에 말리고, 손잡이는 빠지거나 흔들리지 않도록 끈으로 묶거나, 접착제를 발라 단단한 줄로 엮어서 사용하면 오래 쓸 수 있다.
그리고 장구가죽 중에서 늘어났거나 약간 찢겨져 사용을 할 수 없는 것을 소고가죽으로 재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 일반적으로 소고가죽보다는 장구가죽이 더 두꺼워 오래 쓸 수 있다. 지금처럼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재활용도 괜찮은 생각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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