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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위해 몸바쳐 심신이 불편한 이들이 입원중인 대전보훈병원 강당. 초복인 15일 오후 2시 대전실버연예단(단장 박창렬)의 '찾아가는 문화 활동' 공연이 펼쳐지자 그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이날 행사는 그늘진 곳을 찾아 위문 공연을 전개하고 있는 실버예술단이 국가유공자들을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당초 호국보훈의 달인 6월중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당시에는 관심을 보이는 기관과 단체가 많아 이날에야 공연이 성사됐다.
화려한 무대는 아니었지만 호응은 뜨거웠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환자와 보호자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또 병원 직원과 인근의 주민 등 모두 200여명이 즐거운 기분으로 공연을 지켜봤다.
최석종 씨의 사회로 진행된 공연은 '전우여 잘가거라'를 오픈 무대로 하여 흥겨운 분위기 속에 1시간 이상 계속됐다. 가수 박환복 씨가 '전선야곡'을 들려줄 때는 눈시울을 붉혔지만 이송희 씨가 '당신은 바보야'를 열창하자 갈채를 보내며 즐거워했다. 또 권혁순 씨의 '춤추는 가위손'이 끝난 뒤에는 앙코르가 쏟아졌고, 어린이들로 구성된 '허니와 요정들'이 재롱잔치를 벌일 때는 함께 어깨춤을 추었다.
공연이 마무리된 뒤에는 "앞으로도 자주 찾아줄 수 없겠느냐"는 주문이 이어졌다. 한 국가유공자는 "복날 삼계탕보다 좋은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어둡고 소외된 곳을 중심으로 공연 활동을 전개해 온 실버연예단은 그동안 대전 장수마을과 충남대병원, 서구노인복지관 등을 순회하며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음악과 무용 등 대중성 있는 예술무대를 펼쳐보여 호응을 받아왔다.
2004년 10월 창단해 연륜이 일천하지만 단원들이 십시일반으로 경비를 추렴, 20여 차례의 무대를 마련하는 등 이웃사랑에 앞장서고 있다. 노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앞으로는 노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다양화한다는 계획이다.
박창렬 단장은 "지역의 연예인들이 자신들도 어려운 가운데 어려운 이웃들에게 좀 더 다가가려는 모습으로 보아 주었으면 한다"며 "밖에 손을 벌리지 않고 힘닿는대로 무대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글 宋信鏞·사진 張吉文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