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늦은 아침을 챙겨먹고 윤숙과 함께 자륜 사무실에 도착하니 자륜과 원담이 벌써와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곧이어 야운형님이 도착하시니 지체없이 입장에 있는 익선원으로 향합니다. 원담은 오늘 지인의 요청으로 어느회사 준공식공연이 있어 따로 길을 나섭니다. 익선원에 도착하니 망향휴게소 직원들이 손수 만든 맛난점심을 아이들에게 먹이고 있습니다. 우리도 그틈에 끼여 맛난 돈까스를 아이들과 함께 도란도란 나누어 먹습니다. 날씨가 다소 쌀쌀하여 식당에서 공연을 할까 하다가 아이들은 밖에 나가고 싶어 안달이 난다는 그곳 선생님의 말씀에 결국 바깥에 무대를 펴기로 합니다. 식사를 마친 망향휴게소 직원들과 고학년(중,고생) 아이들은 잔디운동장에서 축구시합을 한다하여 우리는 운동장이 잘내려다보이는 언덕위에 장비를 설치하고 공연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런... 어린 꼬마 아이들은 우리들의 장비들이 신기한지 주위에 몰려들어 이리만지고 저리만지고 마이크도 두드려보고 기타도 팅겨보고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처음엔 우리들이 준비한 몇곡을 부르고 자륜이 트럼펫을 연주하는데 몰려드는 아이들 때문에 도무지 연주가 되질 않습니다. 결국은 자륜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최신댄스반주를 틀어주니 모두가 입을 모아 따라부르며 좋아합니다. 통제하는 것보다는 그들이 좋아하는 것을 함께 하며 놀아주는 것이 그들에겐 더없이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운동장에선 휴게소직원들과 이곳 아이들이 축구를 하는데 6대0인가 7대0인가로 휴게소직원들이 택도없이 밀리고 있습니다. 전날밤 아들과 함께 박지성 출전 축구경기를 보면서 한번쯤 공을 차보고 싶다 생각했던차라 겁없이 나서보았습니다. 그런데 10여년만에 하는 축구라서인지 마음은 벌써 저공에게로 달려가 있는데 몸은 아직도 먼발치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한30분 아이들과 짙은 땀을 흘리며 뛰고나니 온몸이 개운해 옵니다. 이쯤 공연을 모두 접고 철수하기로 합니다. 중학생인 듯한 한녀석이 묻습니다. 이철수인가요? 김철수인가요?
비록 우리 공연이 어린 아이들에겐 그다지 많은 공감을 안겨주지는 못했지만 그들과 놀아주면서 느껴지는 그들의 보이지 않는 마음의 그늘에 잠시나마 봄햇살 같은 한줄기 희망이 자리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었습니다.
그들과 헤어져 돌아오는 길, 아직도 먼산엔 가지 앙상한 나무들만 무성하지만 그들의 몸속 깊은 곳에서는 벌써부터 생명의 물줄기들을 한올씩 밀어올리고 있듯이 아이들의 마음속에도 희망의 불씨가 영원히 꺼지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행타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첫댓글 아이들과 함께 하기엔 제 맘이 아직 이른가봐요~ 5살난 아이가 안겨 뽀뽀하고 제 얼굴을 자꾸 만지는데,,눈물이 나더라구요..참 철없는 내가 너무 속상하고 그랬어요~ 그냥 안기면 안아주고 웃어주면 되는데~ 이놈의 눈물이 절 더 비참하게 하네요~ 춥지만 않았으면 좋았을껄 하는 아쉬움이 남아요~ 좋은 하루 였어요
암튼아이들하고함께한시간 소중한추억으로간직함니다 수고많았습니다........
즐겁고 마음한켠이 그냥........다음 기회가 된다면 열심히준비해서 아이들과 더 즐거운 시간이 되었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