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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행동호회 Club KK2040 원문보기 글쓴이: KK2040 대장[양두준]
우리 아이 손잡고 떠나는 근대문화유산 여행 <철원편>
여름방학이다.
이제 방학은 ‘교실 밖 배움의 시간’이 되었다. 아이들에게도 부모님에게도 마찬가지다. 농촌, 어촌체험 등의 다양한 주제를 가진 체험들이 많지만, 그중 안보관광으로 대표되는 철원에서 근대문화유산을 찾아가는 색다른 여행을 제안한다.
철원의 근대문화유산은 노동당사와 철원감리교회, 얼음창고와 농수산검사소 그리고 승일교(차례로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22~26호)가 있다. 철원=안보라는 공식 앞에 ‘왜’라는 단어를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역사체험길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발로 익힌 역사는 잊혀지는 법이 없다. 우리 아이 손잡고 떠나는 근대문화유산 여행, 철원에서 시작해 보자.
쓰디쓴 한약을 삼키는 것처럼 마주하기 어려운 장면…노동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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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학산과 고대산, 복계산과 복주산으로 둘러싸인 철원은 도로도 그만큼 다양하다. 463번 도로, 87번 국도, 464번 지방도, 56번 국지도 등. 그리고 이 도로마다 특징을 살려 안보,역사,놀이, 자연 도로등의 이름이 붙었다. 철원의 근대문화유산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노동당사(등록문화재 22호)는 안보도로 464번을 타고 도피안사를 지나 백마고지 방향으로 조금 더 가면 오른편으로 보인다. 노동당사는 해방 후부터 6.25전까지 북한군이 사용했던 북한노동당 철원군 당사였다. 이에 대한 철원군의 설명을 살펴보자. “노동당사는 철원, 김화, 평강, 포천 일대를 관장하며 양민수탈과 애국인사들의 체포와 고문, 학살 등이 자행된 곳이다. 실제 노동당사 건물 뒤 방공호에서 많은 인골과 함께 실탄과 철사 줄 등이 발견되었다”. |
휑한 도로변, 그보다 더 휑하게 서 있는 노동당사를 대면하는 것은 쓴 한약을 삼키는 것처럼 아프고 어려운 일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전쟁 때 파괴돼 건물의 네 면과 듬성듬성한 골조만 남았기 때문. 천장은 물론 외벽에는 당시의 총과 포의 흔적이 남아 있다. 구멍의 크기로 탄환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을 만큼 선명하게. 건물의 옆면으로 돌아가 본다. 내부계단과 각방을 나누는 역할을 했을 벽, 창문과 복도의 흔적이 을씨년스레 보인다.
◁노동당사의 뒷면 △옆면에 총탄의 자국이 고스란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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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4년 가수 서태지와 아이들이 3집 <발해를 꿈꾸며>란 곡의 뮤직비디오를 노동당사를 배경으로 찍어 화제가 됐었다. ‘공사현장’ 인줄만 알았던 뮤직비디오의 배경이 이곳이란 걸 아는 것만으로도 역사를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할 터. 함께 한 아이에게 혹은 길동무에게 <발해를 꿈꾸며>란 노래 얘기부터 시작하는 건 어떨까.
철원에서 만나는 근대문화유산 두 번째는 제일감리교회(등록문화재23호)다. 노동당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자리했던 감리교회 역시 6.25 때 파괴되어 구조의 일부만을 엿볼 수 있다. 문화재청의 설명에 의하면 “6.25때 기독교 반공청년들의 활동장소였으며 3.1 운동의 역사성도 함께 있는 장소”라고 한다. 얼음창고와 농산물검역소(등록문화재 24, 25호)를 보기 위해서는 민통선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노동당사와 달리 자유롭게 관람할 수 없다는 의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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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23호 제일감리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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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창고(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24호) |
농산물검역소(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25호) |
노동당사와 거리가 멀지는 않지만, 한탄강관광사업소(구 철의삼각전적지관리사무소)나 군부대 등의 협조를 얻어야 들어갈 수 있다. 이 방법이 여의치 않다면 한탄강관광사업소에서 진행하는 전적지 견학을 통하는 방법이 있다. 제2땅굴과 철원평화전망대를 향해 가는 중 얼음창고와 농산물검역소를 지나게 된다. 오고 가는 동안 얼음창고와 농산물검역소를 볼 수 있다.
철원군청 관계자는 “거기(얼음창고, 농수산검사소)는 네비게이션에도 안나온다”며 “도로가라 (차에서 내려) 자세히 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미리 일러 준다. 등록문화재 24호인 얼음창고는 가로 12m, 세로 10m의 콘크리트 박스모양으로 한국전쟁 전 철원이 상업적으로 번창했던 곳이었음을 짐작케 한다. 얼음창고와 마주한 농산물검역소(등록문화재 25호)는 작지만 잘 정돈된 비례를 가진 근대건축 수법을 잘 보여주고 있다.
다리 하나에 서로 다른 모양의 아치, 승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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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과 북한이 10년간의 시차를 두고 완성한 승일교(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26호). 큰 아치 위의 상판을 받치는 작은 아치들의 모습이 다르다. |
등록문화재 26호인 승일교에는 얽힌 이야기가 많다. 가장 먼저 꺼내게 되는 얘기는 남북합작으로 지어진 다리라는 것. 철원군의 설명을 살펴보면 이렇다. “1948년 8월 이 도로를 군사적 연결로로 사용하려는 목적으로 북한정권하에서 교량설치를 시작해 한국전쟁 초까지 다리 기초공사 2개와 교각을 세워 북쪽 부분은 거의 완성되고 남쪽 부분은 남게 되었다. 그 후 이 지역이 수복되어 국군에 의해 임시목조 가교가 놓여졌다가 착공을 시작한지 10년이 지난 1958년 12월 미완성된 부분이 마감되어 다리가 완공되었다.”
남북한이 시차를 두고 완성한 탓에 큰 아치 위의 상판을 받치는 작은 아치의 모습이 서로 다르다. 서로 다른 아치는 승일교가 지닌 아픈 역사의 상징이기도 한 셈이다. 다리의 이름을 두고도 설왕설래가 있다. 본래 이 다리는 ‘한탄교’라는 이름으로 공사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시간차를 두고 남북한이 합작으로 만든 의미를 살려 이승만대통령의 ‘승’자와 김일성의 ‘일’자를 합해 이름을 붙였다고 전해진다.
높이 35m, 길이는 120m, 폭은 8m의 아치교로 현재는 통행이 금지된 상태다. 바로 옆 한탄대교가 승일교의 역할을 대신한다. 승일교 위로 가만가만 걸어 본다. 달렸다간 혹여 다리가 무너져 내리지 않을까 조심조심. 승일교 주변은 승일공원이라 해 놓았지만 주변 펜션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시설물은 없다.
철원의 근대문화유산과 함께 할 여행 |
예서 잠시 쉬자꾸나 <고석정>
한탄대교를 지나 한탄강 중류에 있는 고석정은 철원의 대표적인 관광지중 하나다. 고석정이라 해서 ‘정자’만을 생각하면 오산. 고석정은 강 중앙의 고석과 정자 그리고 일대의 현무암 계곡 전부를 아우른다. 한탄강관광사업소의 오른쪽 광장방면으로 가다 보면 고석정 향하는 길이 보인다. | |
한탄강 가운데 솟은 기암봉과 계곡, 고석정의 운치 |
한탄강 가운데 10m가량 봉긋 솟은 거대한 기암봉과 어우러지는 계곡, 그 사이를 유유히 떠다니는 유람선을 바라보고 있자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지 싶다. 고석정에는 임꺽정이 은신했다는 자연동굴과 건너편 산 정상에 석성이 있다. 운이 좋다면 산다람쥐의 귀여운 모습도 볼 수 있다. 고석정을 오가는 길엔 한탄강관광사업소 ‘북한 및 통일전시실’을 둘러보고, 자그마한 놀이동산 고석정랜드에서 즐기는 것도 알찬 피서가 될 성 싶다.
▷고석정 자세히 보기
노동당사에서 느낀 아픔을 참배 <도피안사>
도피안사 3층석탑(보물223호)뒤로 대적광전이 보인다. |
철조비로사나불좌상(국보63호) 통일신라시대 철불 |
동송읍에서 노동당사로 가다보면 오른쪽으로 도피안사 표지판이 보인다. 도로변에서 멀지 않아서 금세 다녀올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철원군은 “악명을 떨친 노동당사를 보고 아픔 느끼고 잠시나마 도피안사에 들러 떠난 이들을 위한 참배를 올리고 떠나보자”며 도피안사에 대한 의미를 더했다.
우선, 사찰이름인 ‘도피안’의 의미가 궁금해진다. 도피안은 “어리석고 미혹한 마음을 돌이켜 진리의 깨우침을 열어 다함께 온갖 얽매임의 고해바다를 건너 저 이상 세계에 도달하는 뜻”이다. 조계종 설악산 신흥사의 말사인 도피안사에서는 대적광전에 안좌하고 있는 국보 제 63호 철조비로사나불좌상이 유명하다. 신체와 대좌 모두 철로 된 신라 말의 보기 드문 불상이다. 도피안사 3층 석탑 역시 통일신라시대 특유의 석탑 특징을 잘 보여 주고 있다.
▷도피안사 자세히 보기
우리나라 유일, 강 전체가 폭포 <직탕폭포>
고석정 부근에서 463번 도로를 타고 10분가량 올라가면 철원태봉번지점프장을 지나 직탕폭포가 나온다. 철원팔경 중의 하나인 직탕폭포는 강 전체가 폭포로 이뤄진 우리나라 유일한 곳으로 폭포의 폭이 80m에 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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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적인 일자형 기암으로 이루어진 직탕폭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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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각에서 DMZ를 바라보며 통일기원 <백마고지 전적지>
백마고지는 전쟁 전에는 395m의 무명고지에 불과했다고. 그러다 한국전쟁 중 철의삼각지를 지키는 중요한 지형이 되면서 이 고지를 빼앗기 위한 처절한 전투가 벌어지게 된 곳. 1952년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열흘 동안 백마고지를 빼앗기 위해 국군과 적군 13,000명이 희생된 참혹한 전투가 벌어진 곳이다. 백마고지 전적지는 이 백마고지 전투에서 희생된 이들의 영혼을 진혼하기 위해 건립됐다. 전적지 끝 쪽 종각(상승각)에서는 DMZ 내 백마고지를 볼 수 있다. 군사지역이라 사진촬영은 불가능하다. | ||
백마고지가 보이는 상승각 |
백마고지 전적기념비 |
안보관광코스와 절차는 이렇게
일명 안보관광으로 불리는 전적지, 전방 견학은 철원의 대표적인 관광코스 중 하나다.
제 2땅굴, 철원평화전망대, 승리전망대를 견학하는데 민통선을 통과하므로 안내공무원의 인솔로 전 차량이 출발하게 된다. 견학신청은 당일 한탄강관광사업소 1층 접수처에서 출발시간 10분전까지 신청서를 작성하고 접수해야 한다. 제2땅굴과 철원평화 전망대 견학 출발시간은 오전 9시30분, 10시30분, 오후 1시, 2시(하절기는 2시30분) 총 4회 출발한다. 출발 20~30분 전에는 고석정에 도착하는 것이 좋다. 소요시간은 3시간 30분가량이다.
철원 우측의 승리전망대 견학은 마현리 현지 매표소에서 신청서를 작성하고 접수해야 한다. 출발시간은 오전 9시 30분, 10시 30분, 11시30분, 오후 1시30분, 2시30분, 3시30분 (하절기는 오후 4시 30분 한차례 더 있음)이며, 소요시간은 30분가량이다.
차량으로 이동해야 하므로 대표자 1인의 차량번호,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차량 이동중 사진촬영은 불가능하다. 캠코더와 망원렌즈 카메라 등도 가져 갈 수 없다. 개인은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이다.
문의: ☏ 한탄강관광사업소 033-450-5558/ 450-5559 ☏ 승리전망대 매표소 033-450-5900
☆ 안보관광 자세히 보기
알고 떠나요. 근대문화유산이란? 문화재는 문화제인데,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는 무엇일까? 등록문화재란, 지정문화재가 아닌 근현대시기에 형성된 건조물, 또는 기념이 될만한 형태의 문화재중 보존가치가 큰 것을 말한다. 근대문화유산은 개화기를 중심으로 ‘해방전후’까지의 기간에 축조된 건축물 및 시설물 형태의 문화재가 중심이 되며 그 이후 형성된 것일지라도 멸실 훼손의 위험이 크고 보존가치가 있을 경우 포함될 수 있다. |
<여행정보>
승용차
①43번국도 의정부, 포천방향―동부간선도로나 43번 국도를 이용-의정부, 포천방면-운전-검문서-신철원
②47번국도 올림픽대로-구리톨게이트-퇴계원, 일동방면(47번국도)-포천,운천방면(43번국도)검문소-신철원
대중교통
철원행 버스는 서울상봉터미널에서 하루 5회출발하며 요금은 7,500원, 동서울터미널에서는 하루 30회 출발하며 요금은 7,300원이다. 신철원과 동송시외버스터미널이 따로 있다.
묵을 곳과 먹을거리
숙박은 철원 관광지 여러 곳으로 이동하기 좋은 동송읍에 많으며 갈말읍에도 모텔과 민박 등 여러 곳이 있다. 고석정 옆 철원온천 호텔은 (033-455-1234)번 이며, 파레스모텔 (033-455-8817), 그랜드파크(033-455-0383) 등이 있다. 철원은 장어구이와 두부정식, 한우생고기가 유명하다.
문의 ☏ 철원군청 관광문화과 033-450-5365 tour.cwg.go.kr 언제어디서나 24시간 관광안내전화 1330
글/사진 한국관광공사 국내온라인마케팅팀 취재기자 김수진(pen7355@naver.com)
제일감리교회, 얼음창고, 농산물검역소 사진 철원군청 제공
첫댓글 상세히 잘 설명해 놓으셧네요.철원의 한 사람으로 감사~~~많이 많이 여름방학에 1차 오셔서 래프팅을 즐기시고 2차로 겨울에 오셔서 두루미와 즐건 여행이 되시길~~~
우와...무수리님 여기서 만나게 되니 참 반가워요!!
이 글 읽고 감동...철새마을에도 옮겨놓아도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