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 차>
1. 서론
2. 본론
(1) 방송환경 변화
(2) 수용자들의 기호 변화
(3) 지상파 방송사의 편성전략 변화
(4) 라디오 방송의 독자성 확보 노력
(5) 텔레비젼 모니터 보고서 분석
3. 결론
1. 서론
우리는 매일 방송매체와 만나고 있다. 기상을 하면 우선 텔레비젼을 켜 간밤에 일어난 뉴스를 시청한다. 굳이 TV나 라디오를 시청하려는 의도가 없더라도 타인에 의해 우연히 보거나 듣게 된다. 방송매체와의 만남은 일상적인 경험의 하나가 된 것이다.
현재 국내 TV보급률은 거의 100%에 이르고, 2대 이상 보유가구도 49.2%에 달한다. 케이블TV는 전체 가구의 13.7%, 지역 중계유선방송 가입 가구는 56,2%로 나타나고 있으며 전체가구의 60%가 위성수신이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방송개발원, 1999)
하루에 한번 이상 TV를 시청하는 사람의 비율을 의미하는 행위자율은 평일에는 90%, 토요일 93%, 일요일 94%에 달한다. 또한 텔레비젼 시청은 총 여가시간의 43.4%로 일하기와 잠자기에 이어 여가시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방송공사, 서울대학교, 1996, 101쪽)
현대인들은 일상적이면서 습관적으로 방송매체에 접근하게 된다. 생활속에 방송매체의 역할은 지대하다.
이런 방송환경이 최근들어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케이블텔레비젼도 지난 달 새로 15개 채널이 승인돼 모두 44개로 늘어났다. 이런 다채널 시대에 지상파 방송인 기존의 텔레비젼과 라디오 방송은 변화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전략수립에 고심하고 있다. 그 이유는 수용자들의 시청취 태도가 변하고있기 때문에 그 수용자들의 기호에 부응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본인은 방송 현업자 입장에서 다채널 다매체 시대에서의 수용자 태도변화를 연구해 바람직한 편성전략을 세우는데 중요한 분석자료로 삼고자 한다.
2. 본론
(1) 방송환경의 변화
급격한 방송환경의 변화는 '다매체, 다채널 시대'로 함축할 수 있다. 이는 시청자들의 매체이용실태에서 확인된다. 지상파 TV와 새롭게 등장한 뉴미디어인 케이블TV, 위성방송, 컴퓨터를 이용한 인터넷 방송까지 다매체 시대가 열렸다. 이와함께 수용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채널의 숫자도 급격히 증가했다.
2000년 6월 10일까지의 통계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을 제작 송출하는 스테이션은 모두 86개로 나타났다. 한국방송공사가 총국이 9개, 지역방송국이 16개이고 문화방송은 19개 계열사를 포함해 20개,그리고 교육방송 1개, 교통방송 5개, SBS를 포함한 민영방송이 10개, 라디오가 주축인 특수 종교방송이 25개이다.
종합 유선방송도 전국적으로 모두 77개가 운영되고 있는데 서울권이 21, 경기권이 14, 경상권이 24, 충청권이 7, 강원권이 3, 전라권이 8, 제주권이 1개이다.
케이블 텔레비젼 채널사용사업자는 최근 허가된 15개 사업자를 포함해 모두 44개이며, 중계유선의 SO만도 전국에 54개가 있다. 이 수치는 각 방송의 AM,FM,표준FM채널과 중계유선의 지역사업소가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급격한 방송매체와 채널 증가외에도 방송환경을 변화시키는 요인은 많다.
다매체 시대 리모콘의 보급률이 거의 100%에 이르고, 케이블TV 및 위성방송의 등장으로 프로그램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수용자가 자신의 취향에 따라 채널을 변경하는 재핑(Zapping)현상이 잦아진것도 무시할 수 없다.
인터넷은 방송, 통신,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의 융합을 가장 단적으로 드러내는 매체이다. 인터넷은 기존 유선 통신망은 물론 무선 통신망, 지상파 방송망, 케이블 방송망, 위성망 등 모든 종류의 망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따라서 TV 프로그램의 양방향성 방송을 시작으로 인터넷과 방송이 결합된 네트워크가 형성되면 방송환경은 크게 변화할 것이다. 인터넷방송은 단순히 TV를 컴퓨터로 보는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채널 선택권만 있을뿐 방송사에서 제공하는 컨텐트를 무조건 수용해야했던 시대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파일로 보관되어있는 영상을 수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접속하여 선택하면 원하는 내용을 볼 수 있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시대를 맞고있는 것이다.
올 3월을 기준으로 국내 인터넷 방송사는 300개에 이르고 있다. 올 연말이면 독립사를 비롯해 대기업등에서 운영하는 것까지 합치면 500개에 이를 전망이어서 당분간 인터넷 방송은 우후죽순격으로 늘어날 것이다.
디지털은 이미 방송 깊숙히 들어와 있다. 디지털 방송은 다채널 방송으로 불릴만큼 많은 채널을 갖게된다.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방송을 실시할 공중파 방송에서도 디지털 장비를 이용한 방송이 제작되고있고 앞으로 실시될 위성방송도 통신위성을 통한 디지털 송신을 하게된다. 조만간 광섬유 유선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디지털 케이블 방송도 등장해 더 많은 채널, 고화질과 음질의 방송제공을 가시화할 전망이다.
(2) 수용자들의 기호 변화
다매체 다채널 시대로 접어들어 수용자들의 선택의 폭은 넓어졌으나 주로 시청하는 지상파 TV프로그램은 '뉴스'와 '드라마'가, 반면 '지역정보 프로그램. 문화예술 프로그램등의 시청정도가 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한국방송개발원,1999)
케이블TV가입자가 가장 즐겨보는 채널은 '영화'(23.6%), '스포츠'(17.6%), '공공채널'(12.7%), 드라마'(10.9%), '음악'(9.1%)순으로 조사됐고, 저연령층일수록 '영화'와 '음악'을, 고연령층일수록 '스포츠'와 '드라마'채널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방송개발원,1999)
시청률 조사기관인 TNS미디어 코리아의 조사에의하면 남자 50세이상이 시청률 5,7%로 가장 높았고, 여자 40대(5.2%)가 그 뒤를 이었으며 케이블 시청이 가장적은 연령대는 남녀 모두 10대로 나타났다. 가구 소득별 시청패턴을 보면 가구소득 월 250만원 이하인 가구가 250만원 이상인가구보다 2배정도 더 많이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나 케이블 가입은 소득이 높은 가구가 그렇지 않은 가구보다 더 많이하나 시청은 소득이 적은가구가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밖에 학력별 시청 경향을 보면 대졸이상이 가장많이 시청하였고 그 다음이 고졸인 것으로 조사돼 학력이 높을수록 시청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가하면 지상파방송의 중계와 녹화방송을 보낼 수 있는 중계유선방송 가입자는 비공식적으로는 600만 가구에 달하고 국세청 보고자료를 기초로 하더라도 370만 가구가 가입돼 방송시장 형성에 큰 위치를 차지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6년 방송위원회가 실시한 수용자 반응(AI)조사 결과는 다채널 시대에 접어든 시점에서 장르별 선호도를 알 수 있다. 전국 평균 평가지수를 살펴보면 시사문제 토론/매거진 장르가 79.10점, 다큐멘터리 장르가 75.19점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고 코미디 장르는 69.04점, 음악.쇼.게임 장르는 68.92점으로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1999년 미국 TV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본 5대 사건은 과연 어떤 프로그램들이 최고의 화제와 인기를 누렸는지, 전반적인 장르 트랜드는 어떤지를 알 수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시청률이 높았던 5대 사건을 나열해 본다.
<Who Wants To Be a Millionaire> - 열풍 복고풍의 싸구려 퀴즈쇼로 온 가족이 함께 모여 밝게 웃으면서 시청할 수 있는 편안한 퀴즈 프로그램.
<존 F.케네디 주니어의 비행기 추락사고와 장례식 중계> - 1주일 내내 미국 전역이 제정신을 잃은 듯 보이게했던 속보경쟁은 취재된 사실 이상으로 기사가 창조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의문을 남겨 놓았다.
<바바라 윌터스와 모니카 르윈스키의 클린턴 관련 인터뷰> - 7,000만 국민이 시청하는 놀라운 결과를 나타낸 이 인터뷰는 남자친구인 대통령의 사생활을 웃어대며 이야기하는 르윈스키가 자기기만에 빠졌음을 보여줬다.
<The Sopranos> - 주인공인 냉혈 킬러에게 사람들이 동정심을 유발시키기에 충분할 만큼 거칠고 지적이며 대담한 화제의 드라마.
<인터넷 광고의 급증> - 텔레비젼이 인터넷 회사들의 광고물로 넘쳐나고 있다.
미국 TV시청자들의 이런 시청 선호분위기는 최근 우리 방송프로그램에 나타난 몇가지 사례들과 비교해 봄으로써 지상파 방송이 맞고있는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다. 신문지상에 나타난 한국방송의 현주소다.
<관심 끄는 TV 성 프로그램> - SBS의 '아름다운 성'을 시발로 경쟁적으로 편성되고 있다.
<우후죽순 목표 달성 코너> - 각 TV에서 경쟁적으로 '꼴지 탈출' '육아일기' '박치기왕' '키 크기' '영어 회화' '담배끊기'등 '김종석 대학간다' 이후 생겨났다 사라지는 관찰 카메라 인기
<시대극 인기, 트렌디 드라마 퇴조> - 한때 젊은 층 일색의 내용으로 시청률을 주도했던 트렌디 드라마(미스터 Q. 토마토)가 퇴조(이브의 모든 것. 팝콘 등)하면서 시대극(허준. 태조 왕건. 덕이. 꼭지)이 시청률을 장악.
<개그맨 세상> - 서세원. 이영자. 남희석. 이휘재. 김국진 등 인기 개그맨들이 교양과 오락 프로그램을 뛰어 넘으면서 텔레비젼을 완전히 휩쓸고 있다.
<스타산업 활개> - 무식하고 상스럽기까지한 연예인을 스타만들기에 급급하는 상업적 프로그램이 활개를 치고 있다.
최근들어 지상파방송이 오락성과 선정성, 폭력성이 짙은 프로그램을 양산해 내고 있다. 이유는 이런 포맷들이 삽입된 프로그램이 높은 시청률을 보인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채널 다매체시대는 시청률 경쟁 시대를 열었고 각 방송마다 특색없는 베끼기 프로그램들로 채워지고 있다.
(3) 지상파 방송사의 편성전략 변화
방송은 편성으로 말한다. 좋은 방송의 궁극적 목표는 양질의 다양한 프로그램 편성에 있다. 보편적이고 종합적인 방송을 추구해온 것이 이제까지의 지상파방송의 편성정책이였다. 프로그램의 기본적 성격을 대중취향의 보편적 내용 중심으로 편성되도록하면 됐다. 소수취향의 시청자를 위하여 애써 노력할 아무런 인센티브를 확인할 수 없다.
그러나 급작스런 방송환경의 변화로 인해 지상파 방송사의 프로그램 편성은 정체성에 혼란을 보이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간에도 공민영방송이 혼재하면서 공영방송도 상업방송과의 시청률 경쟁을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지금까지 공영방송은 시청률 이외의 다른 차원들, 즉 프로그램의 질, 개혁, 전문성, 가치기준, 사회적 유의미성, 다양한 이해집단에 대한 봉사등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면서 '질적인 우선순위'로 프로그램을 편성해 왔다. 그러나 매체가 늘어나고 채널이 증가하면서 오락과 보도프로그램이 증가하고 교양/교육 프로그램은 감소했다. 방송사가 어떻게 재원을 조달하느냐에 따라 프로그램 편성전략이 세워지고 있는 것이다.
또하나 프로그램 편성의 가장 큰 변수로 여러 기관에서 조사되는 '시청률'을 들수 있다. 방송과 광고, 그리고 소비자로서의 시청자 사이의 연결고리를 엮어내는 자본주의 방송제도가 낳은 필연적인 산물로서 시청률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는 시청률을 선정성, 폭력성, 오락성과 동일시 하려는 단면적인 논리가 우선한다. 1991년 SBS의 개국과 1995년 케이블TV의 실시 이후 우리나라 텔레비젼 방송에 폭력성과 오락성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선정성과 폭력성의 증가는 뉴미디어의 등장과 채널의 증가로 매체간 채널간 무한경쟁 시대가 열리면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시청률'은 공영성, 예술성을 중시한 프로그램에게 그렇게 높은 점수를 주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프로그램의 품질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존재명분과는 달리 시청률은 방송사와 프로그램 제작자들의 의욕을 감소시키고 왜곡된 경쟁을 낳는 악역을 떠맡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실 광고판매를 통한 수입을 주 재원으로하는 상업방송에서는 일정수준 이상의 시청률이 보장되는 쟝르를 중심으로 하는 시청자 선호를 중요시하는 편성을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컴퓨터통신같은 뉴미디어가 시청자의견 전달채널로 널리 활용되면서 최근 전화를 통한 시청자 의견과 함께 프로그램 편성에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보내는 시청자는 컴퓨터통신을 사용하는 소수 연령계층에 집중되고있어서 수적으로 가장많아 방송사의 경영측면에서 관심의 대상이되는 30대 후반 - 50대 시청자들의 의견은 거의 들을 수 없다는 것이다. 프로그램 편성의 보편성 부족이 생기는 이유다.
방송의 중심이 어린 청소년 시청자들에게 맞춰지다 보니 어른들은 텔레비젼에서 소외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러면 그럴수록 텔레비젼이 목표로하는 시청자들의 연령층은 더욱 낮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특히 주말 오후부터 저녁으로 이어지는 시간대는 청소년 시간대와 다름이 없다. 이 시간대 프로그램은 어느것도 사실상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없지만 상대적으로 여가시간이 많은 청소년들이 텔레비젼을 시청하고 그러다 보니 프로그램은 더욱 그들의 기호에 맞추고 어른들은 외면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방송의 저연령화로 인한 성인 시청자 소외현상은 방송환경의 변화와 함께 방송사의 편성전략에 큰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우리 문화를 과거 지향적이라고 한다. 전통을 중시하고 경험과 연륜을 앞세우는 것이다. 방송 프로그램의 편성도 마찬가지다. 미래에 대한 안목이 없이 예전의 관행을 되풀이하는 일회적이고 즉흥적인 편성을 하고 있다.
시청률을 의식한 프로그램의 시간대별 배분이 편성전략이라고 믿는것도 마찬가지다. 지상파 방송도 체계적인 차원의 편성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네가지로 정리된 케이블 방송 편성전략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매체 다채널시대에 지상파 방송의 편성은 어떻게 가야할지 알 수 있다.
케이블 방송 편성전략 첫째는 전일방송체제이다. 지상파방송과 경쟁을 지양하면서 지상파방송의 휴지시간에 시청자들을 끌어들인다는 선택이다. 두 번째 특징은 지역밀착형 편성이다. 케이블방송에는 지역방송에 할당할 수 있는 채널용량이 있고, 방송구역이 지역사회의 지리적 범위와 일치하므로 지역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프로그램을 편성할 수 있는 것이다. 케이블방송은 쌍방향이므로 즉각적인 시청자 반응을 확인하고 시청자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잇점이 있다. 케이블편성의 세번째 특징은 순환편성이다. 이는 지상파방송의 재방송과는 다른 개념이다. 어떤 시청자들은 오전시간대에 진지한 교육프로그램을 선호하고 저녁시간대에 가벼운 오락프로그램을 선호하지만, 다른 시청자들은 오전시간대에는 오락프로그램을, 저녁시간대에 교육프로그램을 선호할 수 있으며, 이들 다른 시청 선호에 밀착된 케이블채널들의 선택이 가능하도록 하루에 수회 동일한 내용을 반복해서 편성하는 것이다. 케이블 편성의 네 번째 특징은 전문 편성이다. 다채널기술은 채널간 전문화와 세분화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적 조건이다. 저녁시간의 주시청 시간대를 중심으로 편성되는 지상파의 경우 획일적인 내용으로 다양한 계층의 각기 다른 시청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한계가 있으나, 케이블방송의 다채널편성은 채널간 전문편성을 통해, 보편적인 내용중심으로 편성되는 지상파방송에서는 소외되던 계층들의 욕구에 맞출 수 있다. 케이블방송의 이런 편성전략은 다매체 다채널시대 지상파 방송의 편성전략 수립에 가치있는 자료가 될것이다.
(4) 라디오 방송의 독자성 확보 노력
라디오가 '보이지 않는 매체'('The inbisible Medium')라는 사실은 '볼 수 없다' 혹은 '보여줄 수 없다'는 약점이 되지만 동시에 '보지 않아도 된다' 혹은 '보여주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라디오 매체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매체 다채널시대로 접어들면서 위축될것이라고 보았던 라디오방송 청취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다. 직장에서, 일터에서, 차안에서, 거리에서, 일하면서, 직장인 자영인 주부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라디오 방송을 듣고 있다. 그간 2.3%에 머물던 청취율도 7-8%로 늘어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라디오매체의 환경변화에서 두드러진 점은 1990년 방송법 개정에의한 민영방송의 허용과 이에 따른 라디오 국의 증가를 들 수 있다. 1980년의 방송통폐합과 제5공화국의 대표적인 악법으로 평가받는 언론기본법의 제정으로 인해 변형된 공영방송체제를 유지해 오던 우리 방송정책이 다시 공영과 민영의 이중구조로 환원된 것이다.
민영상업방송인 SBS라디오와 종교방송 라디오 국인 평화방송(PBC)과 불교방송(BBS), 원음방송, 특수목적 라디오방송으로 교통방송이 기존의 KBS 국내 라디오방송 네 개 주파수(제1라디오, 제2라디오, 1FM, 2FM)와 MBC의 두 개 주파수(AM. FM), KBS에서 분리된 교육 라디오(EBS)가 있다. 또한 기독교방송, 극동방송, 아세아방송과 특수방송으로 국제방송과 사회교육방송이 있다.
다른 어떤 대중매체 보다 일반 대중의 접근이 용이한 라디오는, 사회에서 가장 낮고 가장 넓게 쳐진 안테나의 역할을 하면서, 시민들의 생활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들의 문제점, 의견, 욕구들을 비교적 여과없이 반영하고 공론화 시킬 수 있는 매체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 성인들의 하루 평균 라디오 이용 시간은 약 73분으로 - 신문은 하루 평균 약 44분, 텔레비젼은 하루평균 202분 - , '거의 안 듣는다'는 응답자가 40%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라디오를 이용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상당히 많은 시간을 청취하고 있다. 청취정도에서 남녀의 차이는 없고, 성인 중 젊은 나이층일수록 청취시간이 길어, 여성, 연령이 많을수록 더 많이 시청하는 텔레비젼의 이용경향과는 차이가난다. (방송개발원,1998)
라디오 방송 내용 및 형태에 따라 각 방송사의 편성을 보면 KBS-1AM은 전형적인 '정보채널'로 SBS-AM은 '정보채널'에 가까운 성격을 가진 채널로 나타나고 있다. KBC-2AM과 MBC-AM은 종합편성을 하고있지만 전체적으로 시사정보 및 생활정보에 적지않은 비율을 편성하고 있으며 종교방송도 역시 많은 비중의 정보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다.
기존 라디오의 프로그램 편성의 문제점으로는 무엇보다 지역편성 시간량의 부족(현재 라디오 편성실태)이다. 종합편성위주로 되어 있어 채널간 중복편성이 대부분이고 이에 따른 다양성도 부족한 실태이다.
소수대상 프로그램이 부족한 것도 심각하다. 어린이, 노인, 장애인, 농어촌 국민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별다른 전파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방송프로그램이 절실한 실정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정신적 안정감과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자신감과 동료의식 그리고 실제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라디오에서 어린이 프로그램은 전무한 실정이다. 라디오를 통한 교육, 교양 프로그램과 재미를 곁들인 이야기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또한 노인들은 뉴미디어에 소외된 계층으로 올드 미디어인 라디오에 친숙한 집단이므로 이들을 타겟으로 한 프로그램 편성이 필요하다.
교통인구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은 두말할 필요가 없고 때에 따라서는 외국인을 대상으로한 프로그램 편성도 필요하다.
다매채 다채널 시대에 발생되는 매체의 상업화는 프로그램의 오락화, 문화정체성에 대한 위협, 사회적 분절현상을 낳고 있다. 이런 상황하에서도 라디오는 다음의 이유로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소할 수 있는 매력적인 매체이다.
첫째 라디오 매체의 경제성으로, 상업적 논리를 쉽게 비켜갈 수 있다. 둘째, 라디오는 소리로만 전달되어 영상과는 달리 언어적 장벽이 높아 국제 매체시장의 '침투'로부터 자유스럽다. 세째, 라디오 매체는 제작의 간편성으로, 사회 각계 각층, 특히 텔레비젼이나 기존 거대 매체에 접근이 어려운 사람들의 목소리와 삶의 현장을 비교적 생생하게 전달하여, 공동의 경험 영역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라디오의 특성을 살려 수용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다음 네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 정책담당, 관련 이해단체, 시민들이 직접 자신들의 입장을 공론화할 수 있는 장을 확대해야한다. 시민단체들과 연계해 프로그램을 제작한다면 다른 매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보원이 부족한점을 보완할수 있다. 둘째, 다루는 주제를 다양화하고 특화한다. 사회, 문학, 예술, 학문, 자연등의 분야에 대한 정보를 확대한다. 세째, 프로그램별 관심주제를 특화한다. 다른 매체에서는 어떤 특정한 계기가 있을 경우에만 다루지만, 공동체의 유지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중요한 주제들인 환경, 청소년, 노인, 교육, 인권, 통일, 부패, 지방자치등을 특화해 고정적으로 취급할수 있다. 마지막으로 청취자 참여 프로그램을 확대한다. 청취자들의 삶의 현장의 문제들이 표출되고,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논의가 이루어지는 청취자 참여 프로그램을 늘려 나간다.
이렇게 라디오만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채널 전문화, 지역 라디오 방송을 강화등의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라디오는 매력적인 매체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것이다.
(5) 텔레비젼 모니터 보고서 분석
SBS의 '순풍 산부인과'와 MBC의 '세 친구' 그리고 KBS의 '반쪽이네'로 대표되는 시트콤 프로그램을 분석한 '여협 매스컴 모니터회'는 손쉬운 시청률 경쟁의 도구로 시트콤을 선호하는 방송사들에게 경고를 하고 있다. 방영회수가 늘어갈 수록 눈에띄게 드러나는 소재의 고갈, 필요없는 말장난과 저속어의 남발, 저 예산을 이유로 한정된 세트촬영에만 의지하는 방송사의 무성의한 제작태도를 나무라면서 어린 학생과 청소년들이 특히 많이보는 장르인 시트콤이 단순히 웃어 넘기기 보다는 웃음속에서 무언가를 느끼고, 등장인물을 통한 긍정적인 가치관이 형성되도록 세심한 배려를 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에서는 방송 3사의 아침 토크 프로그램을 모니터 했다.
한마디로 '여성의 신화'로 가득 찬 수다방이라고 평을 했다. 푹신한 소파가 놓여있는 거실 분위기의 스튜디오에 이웃집 아저씨같이 생긴 MC, 그리고 아줌마 부대로 이루어진 방청객. 공간은 이렇듯 분명하게 주부들의 공간임을 드러낸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주부들은 마음이 불편해 진다. 확실히 주부들을 위한 방송이지만 그 안에는 주부들의 모습도, 그들의 고민도 담겨있지 않고 연예정보 위주의 신변잡기로 구성된다. 연예인 위주의 토크의 틀을 깨고 여성의, 주부의 정체성을 찾는 작업을 해달라는 것이다. (방송과 시청자, 방송위원회, 2000년. 4월호)
수용자들의 '좋은 방송 바로보기'운동은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있다. '시청자 연대회의' 'KNCC언론대책위원회' '바른 언론을 위한 시민연합' '언론모니터를 위한 각 지역 모임' '민주언론운동 협의회' 'YMCA. YWCA 방송모니터회' '소비자 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등이 대표적으로 시청자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좋은 TV'를 이루기위해 저질 TV 프로그램을 몰아내자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모니터링 대상은 감수성이 강하고 아직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은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다. 이런 대상을 기준으로 모니터링을했을 때 가장 우려가 되는 부분은 거의 '선정성과 폭력성'이다.
다매체 다채널시대에 접어들면서 방송 내용에있어 선정성의 증가와 폭력성의 증가는 늘 지적되는 문제다. 그러나 폭력적이지 않고 선정적이지 않은 방송 프로그램이 바로 '질 높은 프로그램'(high quality program)은 아니다.
수용자들이 방송에대한 직접적인 반응을 보이는 또다른 방법으로는 방송위원회내에 설치된 '시청자 불만처리 위원회'에 의견을 내는 것이다. 이것은 수용자가 단순히 수혜자가 아닌 감시자로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제도적 장치이다.
1996년 이곳에 접수된 시청자 불만을 유형별로 나누면 편파적인 보도내용등으로 공정성을 저해한 프로그램에 대한 불만이 35%로 가장 많았고, 개인의 권리 침해에 대한 불만이 21%, 프로그램의 내용에 대한 제언이 15%, 국민 정서에 어긋나는 내용에 대한 불만이 10% 접수됐다.
1997년에 접수된 시청자 불만은 국민정서,윤리,도덕,존엄성에 위배된다는 내용이 24%로 가장 많았고, 방송의 공정성에 관련된 사항이 18%, 사생활 침해,명예훼손 등 인권 침해에 관한 사항이 17%, 그리고 어린이,청소년의 정서, 가치관 저해 및 비교육적 내용에 관한 사항이 그 다음인 15%로 나타났다.
이런 통계는 방송위원회가 각 방송사의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심의한 결과 규제 또는 제제한 비율과 비슷하다.
1997년 8월 1일부터 1998년 7월 31일까지 총 1,165건이 제제를 받았다. 부문별로 보면 보도교양이 687건, 연예오락이 429건, 선거방송이 49건이였다. 보도교양 프로그램에서 '개인과 단체의 인권 침해 및 명예훼손'이 가장많은 165건이였고 연예오락부문에서는 '사회윤리 및 건전한 생활기풍 저해'가 135건으로 수위를 차지했다.
방송개발원이 지난 1994년과 1999년에 실시한 국내 영상매체에 대한 수용자들의 프로그램 만족도 조사는 최근 방송환경 변화를 잘 나타내 주고 있다.
TV프로그램 전반에 대한 만족여부 및 불만족 이유에서 '방송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다'는 부정적 평가는 94년 71.8%에서 74.1%로 다소 높아져 수용자들의 방송에대한 불만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불만족 이유로는 94년에는 '청소년 문화를 불건전하게 이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나 99년 조사에는 '지나치게 청소년 위주로 편성'하는것에 대한 불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과거의 내용적 측면에 대한 불만이 지금은 편성의 특정계층 편중화에 대한 불만의 고조로 변화한 것을 알 수 있다.
TV프로그램 유형별 만족도는 뉴스, 스포츠, 외국영화, 시사/다큐멘터리, 드라마/연속극에 대한 평가가 대체로 높았으며, 지역정보프로그램과 토론/좌담에 대한 평가가 대체로 낮은 편이었다. 94년 조사 결과와 비교해 보면 코미디,영화, 쇼 등 대체로 오락프로그램의 경우 만족도가 높아진 반면 뉴스와 같은 정보/시사프로그램의 경우 만족도가 다소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3. 결론
다매체 다채널로 표현되는 방송환경의 변화는 방송을 수용자들의 생활 속에서 더욱 절대적인 위치에 올려 놓았다. 여가시간의 대부분을 방송매체에 의존하는 우리의 현실에서 앞으로 경제사회적 여건이 더 나아지면 현재 우리 방송이 누리고있는 위상은 차츰 축소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해야 한다.
이미 20-30대의 연령층, 고소득층과 고학력층에서 다른 종류의 여가활동에 투입하는 시간과 비율이 늘어나면서 TV시청이 차츰 둔화되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TV시청이나 라디오 청취보다 더 보상의 강도가 크고 비용이 적게드는 여가행위가 있다면 언제라도 방송을 포기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다매체 다채널의 방송환경에 수용자들은 만족하지 않고 있다. 갑작스런 환경변화는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켰을뿐 방송매체 앞으로 더 많이 끌어올 수 있다는 정책입안자들은 환상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극도의 인내심으로 지켜보는 수용자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수용자 복지를 우선하면서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 미래의 비젼을 제시하는 방송으로 거듭나야 한다.
21세기 뉴미디어시대의 핵심적 이슈는 매체와 채널의 다양성이 과연 의견의 다양성, 볼거리의 다양성을 보장할 수 있는가에 있다.
수용자는 방송을 통해 즐거움을 느낄 수 도 있지만 저항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채널이 많아졌다고 해서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은 아니다. 영화채널이 전에없이 많아진다고 해서 다양한 영화를 볼 수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점에서 지상파 방송만의 종합 편성은 다양한 정보욕구를 충족시키는 선택폭이 큰 매체가 될 것이다.
지상파 방송은 사회 구성원 모두를 대상으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품위있는 매체, 시청자들의 문화적 취향을 높혀 주는 매체, 인생의 의미를 되새기게하는 성숙한 매체가 되어야 오랫동안 생명력있는 매체로 남을것이다.
그래도 우리 사회의 핵심 커뮤니케이션 채널은 지상파 방송이기 때문이다.
* 예비 방송인의 준비
1. TV를 좋아하고 열심히 볼 것!
재미있는 연속극이나 쇼프로그램을 보더라도 그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는 무엇이었나? 몇 개의 코너로 이루어 졌나? 프로그램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하는 등의 자문을 하면서 시청한다.
아울러 영화감상을 많이 하면서 다양한 앵글과 구성 등을 살펴본다.
*** 모니터링에 대하여 ***
프로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부단히 자기 수양이 필요하다. 특히 구성작가가 되려면 다른 사람이 이미 만들어 놓은 프로그램을 보면서 분석해 보는 것은 아주 중요한 도움이 된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내가 이런 장르에 관심이 많다고 해서 절대 편식해서 프로그램을 보는 것은 금물이다. 예를 들어 '난 다큐가 좋아'라고해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만을 보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
가. TV옆엔 메모장을 둔다.
- 다른 사람이 만든 프로그램을 보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공부가 된다. 대신 여태까지 보아왔던 TV보기가 아니라 이젠 좀 색다른 시각, 작가의식을 가지고 TV를 보아야 한다.
- TV를 볼 때 항상 '메모 준비'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어떤 프로그램을 볼 때 전체적인 포맷(구성), 내용을 분석하며 보는 데 도움이 된다.
나. 모니터링을 하면서 구체적으로 살펴 보아야 할 것은?
- 어떤 프로그램을 본 후 단순히 시청 후의 소감과 느낌을 적으면 그것은 작가의 입장으로 그 프로그램을 평가할 수 없다. 이미 시청자의 입장으로 그 프로그램이 재미 있었던가 없었던가, 하는 엉성한 평가를 내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구성작가가 되었다는 입장에서 그 프로그램을 정밀분석해 보도록 한다.
- 전체적인 포맷은 탄탄하게 짜여져 있는가?
- 잔재미를 주기위해서 어떤 효과들을 주로 사용했는가?
- VTR 자료화면은 얼마나 삽입 되었는가?
- ENG는 얼마나 쓰였는가?
- 전체적으로 일관성있게 프로그램이 짜여져 있는가?
- 내용은 어떠했는가? 특히 코미디 같은 경우 시청자의 수준을 너무 낮게 잡지는 않았나?
- 문법이나 어휘의 오류는 없었는가?
- 버라이어티 쇼의 경우엔 코너코너가 많다. 그 전체 프로그램 중에서 코너코너가 어떤 양념으로서의 역할을 하는지, 개별적으로 분리되어 있는 그 코너 자체도 꼼꼼히 살펴 본다.
다. 모니터링의 요령
- 어떤 한 장르를 정해 놓고 그 장르에 속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비교하며 보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버라이어티 쇼 장르를 모니터링하겠다고 정했으면 거기에 해당하는 프로그램들. '일요일 일요일 밤에' 'TV 전파 왕국'과 같은 프로그램들을 여러개 선정해서 비교해 본다. 그렇게되면 그 장르에 대해선 확실한 안목이 생긴다.
- '나라면...'이란 생각을 늘 염두에 두고 보도록 한다. 나라면 저건 저렇게 했을텐데... 나라면 저런 것은 이편이 훨씬 나았을텐데..하는 식으로 머리를 굴려야 한다.
2. 다양한 서적을 읽는다.
소설, 시, 에세이, 만화, 방송관련서적, 극본 등 다양한 서적을 통해 어느 장르에 있어서나 반 전문가는 되어야 한다. 취재원을 대할 때나 제작팀 스탭과 일을 할 때 자신이 모르면 곤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