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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솔공인중개사 원문보기 글쓴이: 無住相
2, 45만그루 167억원짜리 숲 가꾸는 함번웅씨 | |
함씨의 동아임장은 예사로운 숲이 아니다. 함씨가 철저히 생물 다양성 보존과 미래 경제적 가치를 고려해 꾸려온 일종의 ‘노아의 방주’다. 그는 두 가지 목적에서 이 ‘방주’를 만들었다. 우선 아직 서양 의학이 뚜렷이 질병치료의 인과관계를 규명하지 못하고 있는 갖가지 약용식물들이 환경변화로 인해 하나둘씩 사라져가고 있었다. 두 번째로는 수십년 키워야 하는 기존의 목재용 장육림(長育林) 만으로는 나무 심기를 생업으로 삼은 이들이 생활을 이어갈 수 없었다. 다양한 나무들을 심어야 했다. 그는 지난 20년간 이곳 30만평의 임장에 모두 110종의 나무 45만그루를심었다. 이같은식목 수종은 단일 사유림으로는 전국 최고 수준이다. 자생하는 식물들을 포함하면 1000종을 훨씬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그는 이 ‘방주’에 태울 희귀한 식물들, 약재 정보들을 구하기 위해 중국 일본 등지를 10여차례 다녀왔다. 임학자들, 외교관들에게 부탁해 희귀 약용 식물에 관한 국내외 서적 논문들을 수십권씩 구했다. 핀란드인들이 사우나를 할 때 자작나무로 몸을 두드리는 이유가 당뇨 고혈압 등에 효험이 있는 수액을 묻히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아내기까지 4년간 애태우며 인터넷을 뒤지기도 했다. 89년에는 당시 수교하지 않은 한 공산권 국가로 밀입국한 적도 있었다. “암치료에 탁월한 효능을 가진 희수나무를 구하기 위해서였지요. 그곳에 입국해 호텔 방을 잡자마자 식물 채취를 위해 입국했던 일본인 학자가 체포됐다는 뉴스가 TV에서 나오더군요. 하지만 중도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수소문 끝에 종자를 구했지요. 출국이 걱정됐습니다. 주위에 많은 암환자들도 생각났고요. 우선 씨앗을 은박지로 싼 다음 비닐로 포장했지요. 그곳에서 산 술병의 술을 비운 다음 씨앗을 넣고 술을 다시 채웠습니다. 출국 수속을 밟는데 갖가지 감정으로 가슴이 미친듯이 뛰더군요.” 이 일을 알고 있는 주위 사람들은 그를 ‘현대판 문익점’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가슴 졸인 노고도 허사로 돌아갔다. 희수나무 씨앗이 풍토에 맞지 않아 죽고 말았던 것이다. 이후 그는 나무 심기를 업으로 삼고 싶다고 찾아오는 젊은이들에게 ‘최적지(地)에 최적수(樹)를 심어야 한다’는 충고부터 한다. 다행히 그가가진 사유림에는 10여개의 봉우리가 각각 동서남북 방향으로 나 있어 각양각색 식생들의 성장 조건을 어느 정도 맞출 수 있다(그는 이같은 ‘겹산’을 구하기 위해 78년부터 여러해 동안 경북 산천을 돌아다녔다). 노아가 자기 방주에 태울 생물들을 정성들여 골랐듯이 그는 자기가 키울 식물들의 성격을 면밀하게 관찰해서 심었다. 경북대 임학과 홍성천 교수, 대구의 한약사 조무산씨 등이 그를 도왔다.
나무를 심기만 한 것이 아니라 책을 찾아가며, 직접 먹어가며 자신의 숲에서 나고 자라는 나무 풀들에 어떤 효능이 있는지를 파악했다. 질경이는 거담 요도염에, 민들레는 황달 간염에, 사철쑥은 담낭 결석에, 쇠비름은 이질 백일해에 좋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아직도 일부 의사들은 이들의 효능을 근거 없다고 한다. 그러나99년 미국 정부는 현대 의학이 파악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다는 사실과‘대체의학’의 존재를 인정했다. 미국의 대학 연구소, 제약회사들은 이제 아시아 각국의 민간요법과 약용식물들을 입수하기 위해 채집반들을 내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국내에서 중요성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약용식물들의 효용이 빛을 볼 때까지 지켜주는 것이 자신의 의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같은 그의 노력을 인정한 산림청에서는 97년 그의 임장에 숲길을 내주기도 했다. 그의 노력을 전해들은 이들도 매년 200명 안팎으로 찾아들고 있다. 함씨처럼 임장을 운영해보고 싶다는 이들이다. 함씨는 이들을 위해 자신은 “쇄빙선 역할을 하겠다”고 말한다. 임업이 뜻 깊은 일임은 물론이고 경제적 보상도 가져다 주는 것임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생물 다양성을 보존한다는 것은 이른바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하는 방식과 닮은 데가 많습니다. 저의 숲에는 1∼2년내에 수익이 들어오는 두릅 오가피 오미자 참중, 5∼6년 내에 수익이 들어오는 산수유 살구 산벚 등도 많습니다. 물론 가장 흐뭇한 것은 수십년 기다리면 의젓하게 자라나는 느티나무 물푸레 등 장기 수종들을 바라볼 때지만요. ” 그는 최근 대구 월드컵 경기장 등에 이들 장기 수종을 관상수로 공급했다. 처음 임장을 열 무렵 한 그루에 100원 안팎이던 느티나무 물푸레 등의 묘목이 이제는 20만∼30만원을 호가한다. 최근 그가 가진 45만그루 수목들의 가치를 따져보자 167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왔다. 1979∼83년 사이에 산지 30만평을 평당 100원씩, 3000만원에 사들여 거둔 결실 치고는 엄청난 수익률이다. 그러나 그가 진실로 행복해할 때는 ‘돈 계산’을 할 때가 아니다. 어려서부터 한학을 배워온 그는 도시에서 사는 동안 늘 ‘내게는 이 삶이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에 겉돌았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 새로 접어든 ‘숲속에서의 삶’에 그는 깊은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나무들의 성장은 신비롭기만 하다. 어느 결엔가 숲을 찾아온 딱따구리 직박구리 멧돼지 너구리 족제비들은 그의 ‘방주’를 찾아온 정다운 벗이 되었다. 그는 이곳에서 돈을 벌면서 무릉도원에 비길 별세계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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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렇게 땀흘리면 10년에 몇십억 벌어요
그는 한 때 잘 나가던 건설사 사장이었다. 70년대 개발붐이 한창일 때 대구·경북 지역에서 아파트를 지었더랬다. 그랬던 그가 아파트를 버리고 산으로 들어왔다. 우리 몸에 좋은 수백가지 수십만그루의 나무들을 가꾸면서 금맥을 일구고 있다.
경북 경산역에서 자동차로 30분 남짓 달리면 용성면 송림리 후롱골이란 계곡에 닿는다. 계곡에 이르면 이 곳을 사이로 양쪽으로 30만평에 이르는 야트막한 야산이 펼쳐진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산이지만 이곳에는 모두 120종의 나무 110만 그루가 자라고 있다. 단일 사유림으로는 국내 최대 수준이다. 이 안에 파묻혀 벌써 28년째 산과 나무에서 금을 캐는 사나이가 바로 함번웅(64)씨다.
산줄기들이 마치 갈빗대처럼 퍼져있어 '겹산' 지대라고 불리는 곳. 여기가 바로 함씨 소유의 '동아임장'이다. 이 곳을 찾은 7월 12일, 장마구름이 살짝 비켜간 사이 내리쬐는 햇살에 녹음은 더욱 짙었다.
30년 전 3000만원에 사들인 산, 수백억대 노다지로
함씨는 지난 1977년 산지 30만평을 평당 100원씩 모두 3000만원에 사들였다. 그리고 28년이 지난 지금 이를 수백억원대 이상의 가치를 지닌 '노다지'로 일궈냈다."산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이 얼마나 되나요?" 함씨와 함께 '노다지' 길을 걸으면서 불쑥 돈 얘기부터 꺼냈다.
"이 안에만 100만 그루가 넘는 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비싼 거야 한 그루당 50만원을 넘는 것도 있지만 평균 10만원으로만 잡아도 얼추 짐작이 가시죠? 어디 이것 뿐인가요. 나무들 사이로 수십 가지 약초들이 자라지요. 나무를 뽑지 않고도 수액과 열매, 가지를 팔아 해마다 큰 돈을 벌어들일 수 있답니다."
수액은 주로 자작나무와 물박달나무에서 채취한다. 보통 10년생 자작나무의 경우 곡우(청명과 입하의 중간인 4월 20일경)를 전후로 한 달간 그루당 하루 2리터 가량의 수액을 받을 수 있다. 1리터당 2000원씩 치더라도 한 그루가 10만원 이상의 수입을 안겨주는 셈이다. 대게 심은지 6~7년 이상부터 수액 채취가 가능하며 동아임장에는 이 같은 나무가 수천 그루 넘게 자라고 있다.
그러면서 또 이렇게 생각해 보란다.
"산은 정직합니다. 뿌린만큼 고스란히 거둘 수 있는 곳이지요. 산을 가꾸면 몸이 튼튼해지고 정신은 맑아지고 돈도 벌 수 있으니 이만한 투자처가 어디 있나요. 산과 나무에 투자하세요."
"여윳돈 3000만원 생기면 꼭 산에 투자하세요"
함씨는 지금도 전국적으로 1평에 1000원도 안되는 산이 수두룩하다며 여윳돈 3000만원이 있다면 산을 사라고 권한다. 직장이 있어도 상관없다. 매주 토요일 소풍가는 셈 치고 도시락 챙겨들고 놀러와서 가꾸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무턱대고 산을 사들일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 지난 2001년 함씨의 영농법을 배우러 왔다가 지금은 아예 동아임장의 기술부장으로 눌러앉은 박재완씨는 성공적인 산 투자를 위해 꼭 지켜야 사항을 이렇게 설명한다.
"일단 어떤 나무를 심을지 수종 선택을 잘해야 합니다. 그리고 필요한 곳에 필요한 나무를 심는 적지적수가 중요하죠. 이 둘이 뒷받침 되면 관리와 판매는 저절로 이뤄집니다."
예컨대 동쪽 산에는 느티나무·자작나무·물박달나무를, 서쪽에는 가시오가피를, 북쪽에는 산벚을, 남쪽에는 두릅나무 오가피를 심는 식이다.
유망 산지를 고르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함씨는 "첫째 교통망이 좋아야 하고, 둘째 대도시에 인접해 있어야 하며, 셋째 누구든 부담 없이 찾아와서 쉬었다 갈 수 있는 곳이 가장 유망한 곳"이라고 설명한다.
소·흑염소 등 가축도 방목 복합산림경영 실천
함씨의 산림경영은 단위 면적당 효율성을 가장 극대화했다. 10년 이상 자라야 수익을 내는 장기수종과 5~6년이면 수익을 내는 중기수종을 함께 심었다. 여기에 2~3년 단기간에 소득이 가능한 수종도 가꾼다. 큰 나무들 사이에 중간 크기 나무와 작은 식물을 함께 심는 이른바 혼식이다.
"느티나무, 물푸레 등은 수십년이 지나야 수익을 낼 수 있죠. 이같은 장기수종 사이에 산수유, 살구, 오가피, 오미자, 참중 등 2~5년 안에 수익을 낼 수 있는 나무를 함께 심으면 그만큼 손익분기점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나무 밑에는 고사리, 질경이, 쇠비름 등 각종 식물을 심었다. 함씨는 이를 복층식재라고 말했다. 나무와 나무 사이에는 소, 염소 등 가축을 방목한다. 이는 임간방목이라고 불렀다. 나무가 잘 자라기 위해 배어내는 풀은 고스란히 가축 사료로 쓰인다. 한 마디로 산에서 나오는 모든 것은 하나도 버릴 게 없는 셈이다.
건축학 전공 건설사 사장서 산 주인으로
함씨는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건설회사를 운영했다. 그러나 해마다 뛰어 오르는 원자재 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워 직접 목재를 생산하기 위해 산을 사들였다. 이 때가 1977년 무렵이다. 그랬던 게 산이 주는 매력에 푹 빠져 곧 운영하던 건설사를 접고 산과 나무에만 매달렸다.
처음 산을 매입하고 4~5년 간은 정부의 요구대로 낙엽송, 잣나무만을 심었다. 하지만 이들 나무가 자라 수익원이 되려면 족히 30년은 걸려야 했다. 결국 손익분기점을 당기기 위해 다른 나무에도 눈을 돌렸다.
목재만 보지 않고 약재로 쓰이는 나무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이 무렵이다. 사라져가는 토종나무가 약재로 효과가 높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때부터 자작나무·물박달나무·흑개나무·접골목·개오동나무·젓나무 등을 심기 시작했다.
함씨가 자랑하는 나무의 약재효과에 대해 들어보자.
"자작나무와 물박달나무 수액은 인체의 면역력을 강화시켜주는데 그만이죠. 여기에 체세포 재생력이 뛰어나요. 또 자일리톨껌 원료로 쓰이고 있습니다. 일명 딱총나무라 불리는 접골목은 골다공증에 특히 효과가 좋습니다. 그러나 임산부에게는 치명적이죠. 뱃속의 태아가 산모의 몸에 달라붙을 수 있기 때문이죠. 간암, 백혈병, 심부전증에 좋은 개오동나무도 대표적인 약재나무입니다."
해마다 함씨의 산림 경영을 배우기 위해 수백명이 동아임장을 찾는다. 함씨는 장기적으로 동아임장을 학생들을 위한 무료 산림체험학습장으로 만드는 것이 소망이다. 함씨는 21세기 가장 행복한 투자는 산을 사서 나무를 가꾸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산을 사서 1~2년 안에 몇억원을 버는 건 어렵지만 10년에 몇십억 버는 건 쉬운 일입니다. 어디 이 뿐인가요. 자연은 울창해져서 좋고, 산을 가꾸는 사람은 건강해져서 좋고, 결국 모두를 위한 투자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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