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로 전철역에서 내려 한참 가다보면 가리봉 재래시장이 나온다. 그 곳을 알게 된 것은 직장이 그 근처이기 때문이다 그 곳은 중국 교포들이 제일 많이 사는 곳이다. 아침 일찍 출근 하다보면 일력시장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아마 중국교포들이 하루 일거리를 찾아 나오고 우리나라 실업자들도 있을 것이다. 옆에는 봉고차가 기다리고 있고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만 하루 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퇴근길에 그곳을 지나오다보면 하루 일을 마치고 봉고 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매일 일이 있는 게 아니고 일이 있을 때만 하루 노동 품을 팔아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일이 없는 날이면 시장 거리를 맴돌며 술에 취해 돌아다니기도 하고 할일 없이 담배를 꼴아 물고 길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가리 봉 시장 안에는 점포대다수가 중국 간판이 많다. 한때는 중국교포가 제일 많이 사는 곳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국가제지를 받아 중국으로 많이 들어갔다. 다니다 보면 중국인지 한국인지 분간 못할 정도로 저녁에는 네온 간판이 울긋불긋 중국 글씨로 반짝인다. 중국말로 자기네끼리 말을 주고받고 방송도 중국 방송을 본다. 처음 그 근처의 직장을 오고 갈 때 중국에 여행 온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러다 시장에서 장사하는 언니와 알게 되었다. 시간이 나면 그 가게에서 놀다오기도 하고 물건도 사주기도 하면서 절친하게 지냈다. 내가 그 근처로 직장을 다니게 이유는 집에만 있다보니 너무 답답하여 마음을 잡기위해서 봉사하는 마음으로 미용학원 직원들과 학원생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구내식당 일을 돕게 된 것이었다. 그 곳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나 학교에 진학을 제대로 못하는 아이들이 미용기술을 베우는 곳이다. 내 자식처럼 내 동생처럼 생각하며 어려움도 잊고 극기 훈련처럼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 직원들과도 정이 들어 이모로 통하고 언니로 통했다. 때로는 좋은 글이 있으면 벽에 붙여놓고 오고 가며 읽어 보라고도 하고 가끔 시도 한 편씩 써보라고 하기도 하였다. 아이들은 그때마다 나를 따르게 되었고 거칠었던 아이들이 차차 변하기 시작하여 웃음이 나오고 희망이 보여서 너무 아름다워 보였다. 어떤 아이는 부모가 일찍 죽고 계모 밑에서 살아온 아이도 있고 가정에서 정서불안으로 고통을 받다 오는 아이도 있었다. 그중에서도 열심히 배워서 자활하는 아이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도 있다. 그곳을 다니면서 고생보다도 얻은 게 더 많다. 내 인생에 있어서 그것은 보람이었다. 가리봉동 주위에는 어려운 사람들이 많이 사는 것 같다 퇴근길에 늘 보게 되는 할머니는 노점에서 몇 가지 안 되는 물건을 팔고 있다 장사하는 언니에게 물어 보니 혼자 사는 할머니이고 며누리도 혼자 산다고 했다. 하루 종일 팔아봐야 단돈 만원도 안 될 텐데 하루 종일 앉아서 추우나 더우나 매일 나와서장사를 하고 계신다. 나는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났다 식당에서 남은 음식을 갖다 드리면 되겠구나 그러나 자칫 잘못하면 할머니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수 있으니 장사하는 언니를 통해서 갖다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기분 나쁘지 않으시도록 조심스럽게 보내 드렸다. 지금 생각하니 남는 음식 버리기는 아까운 것이니 그렇게라도 해서 배고프고 어려운 할머니를 도울 수 있어서 마음이 훈훈해졌다. 음식이 부스러지기도 하고 식어버렸지만 나눌 것이 있다는 것은 참 기쁘고 아름다운 것 같다. 나는 집에서나 직장에서나 남는 음식을 버릴 때마다 오래전 티브이 에서 본 북한의 굶주리는 아이들이 생각난다. 우리는 넘쳐나는 음식 쓰레기로 골머리를 앓는데 함께 사는 한 반도 어느 곳에서는 먹을 것이 부족해서 굶어죽고 있다니 마음 한 편이 어둡다. 사람이 가장 슬픈 것은 배고픈 설움 부모 없는 설움 집 없는 설움이다 그 중에서 배고픈 설움이 제일 크다는데 내가 일하는 직장에서 아이들과 정을 나눌 수 있고 어려운 할머니와도 나눌 것이 있어서 나는 행복 했다. 아이들은 나에게 종종 감사 합니다 고맙습니다 의 짤막한 메모를 건네기도 한다. 출근해서 주방에 들어가면 냉장고 옆에 그런 쪽지들이 붙어 있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 할수 없이 소중하다. 행복으로 빚은 음식은 더 맛있고 먹는 사람들에게도 약이 될 것이다 나는 그때의 행복과 보람을 가장 큰 소득으로 여기며 지금도 그 기쁨을 간직하고 있다 그리고 오래 오래 잊지 못할 것이다.
첫댓글 기리봉에는 중국에서 나온 선족이 많이 살고 있지요
서민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애절 합니다.
앎다운 글속에서 다시한번 내 삶을 생각해 봅니다
가리봉 하면 조선족 들이 많이 사는 지역입니다
아름다운 글 잘 읽고 감동 받고 갑니다..
가리봉동 자주 갔던 기억이 납니다. 참 가난하고 쓸쓸한 동네였는데...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가나안님! 늘 건강하시고 건필하세요.^^ 꾸벅!
서민들이 사는 곳은 어려운 사람들이 많이 살아요.
선생님의 아름다운 미덕에 감사를 드립니다. 행복 하세요.
은지님 가리봉 사람들 고은 글 잘 읽고 감동 받고 갑니다.
행복 하시고 건강 하시기 바랍니다.
가리봉 그곳은 서민들과 중국 교포들이 많이 살더군요"
은지님 일상을 그냥 지나지 않고 글로 탄생 시켰네요"
맘에 와닿는 글 잘 읽고 맘에 담아 갑니다.
은지님 건강 하시고 행복 가득 하세요..
은지 작가님 가리봉 서민들이 살아가는 애환을 담아 올렸네요"
고은 글 잘 읽고 맘 저려 갑니다.
행복한 하루 되시고 건강 하세요..
가리봉 서민들이 사는 애환 담아 내신 글 잘 읽고 감동 받고 갑니다.
건강 하시고 행복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