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일이 투명하게 이루어지고 비밀이 없는 공개된 사회,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세상입니다. 국가의 권력이라는 것도 결국에는 국민들로부터 나온다는 점에서 국민들로부터 국가의 많은 정책과 사업들에 대해 이해를 받고 동의를 얻을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우리만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개인과 개인이 존재하듯 국가와 국가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여러관계가 존재하다보니 모든 관계에서 어느정도 비공개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대북문제 또한 무조건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너무 이상적인 말씀들입니다.
남북관계라는 것이 우선 우리만의 문제가 아닌 국제적인 문제라는 것입니다. 최근 불거진 대북경협관련 의혹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아마 우리 내부만의 문제라면 밝히지 못할 사안이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나라가 이해관계를 가지고 관계설정에 나서고 있습니다. 간단히 14일 대통령이 밝힌 현대의 여러 독점사업에 대해 사업이 진척되면서 많은 문제제기가 나올것입니다. 가깝게 미국의 경우 우리가 북한에 지원하는 쌀까지도 문제제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정치적인것이 아니라 경제적인 차원에서 말입니다. 여러나라가 북한을 시장으로 생각하고 이해득실을 따지고 있습니다.
굳이 경제적인 문제가 아니더라도 외교관계라는 것이 모든것을 털어놓고 공개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정기간 비공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번 대북관련 의혹들도 대통령은 국익차원에서 비밀을 유지할 필요성을 설명한 것입니다. 이것은 비단 노무현 당선자가 집권해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노 당선자뿐이 아니라 누가 집권해도 어쩔수 없는 사안일 것입니다. 굳이 북한이 아니더라도 국가의 정책이나 사업이라는 것이 모든것을 터놓고 밝히기만 할수는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점을 많은 사람들이 이해를 못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김대중 대통령도 처음 집권할때에는 비공식 채널을 가동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었으며 투명한 남북관계를 다짐했었습니다. 그러나 실천이 어려웠던 것입니다. 새정부측의 새 정부에 부담이 가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결국에는 아직 국가간의 관계에 대해 막연한 생각을 가진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투명하게 하려면 가장좋은 방법은 굳이 문닫고 회담하지 말고 공개토론으로 모든 것을 결정하고 집행하면 될것입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이것을 밀실이라고 비난하시겠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이는 대부분의 국민들이 묵시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봐야합니다.
개인적으로 많은 분들의 반대주장을 반대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한 주장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보다 문제는 우리사회가 너무나 불신과 부정을 위한 부정, 반대를 위한 반대가 심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국민의 정부를 포함한 그동안의 권력기관들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을만한 행동들을 하지 못한 것이 원죄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지금의 문제가 정쟁의 수단으로 전락하고, 많은 국민들의 비아냥의 대상으로 전락해버린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저는 다음과 같은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북한을 어떻게 볼것인가를 생각하자는 것입니다. 방법은 단순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북한을 반국가단체이니까 무력을 통해서 정리하는 방법과 전쟁을 피하고 화해를 통한 끌어안는 방법, 반대로 어차피 나누어진 것이니 따로따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여러분께서는 어떤 방법을 원하십니까?
둘째, 현대의 대북사업관련 그 내용을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물론 돈이 북한에 건네진것이 사실입니다. 또 그 돈이 북한측에 건네지는 과정에서 여러 실정법상의 문제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현대가 북한측에 건네준 돈의 성격을 어떻게 보겠는가하는 것입니다.
셋째,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는데, 청와대와 국정원이 민간기업의 사업에 관여했다는 것이며, 이 과정이 투명하지 못했다는 것이 많은 분들의 불만이며 또 국민을 속였다며 흥분하는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이 문제에 있어 어떠한 사적비리도 없었다는 사실을 상기해주십시오!!
이것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북한을 어떻게 볼것인가? 만약에 화해를 통해 끌어안자는 생각이 아니라면 더 이상의 논의는 없습니다. 그러나 화해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면 북한의 비정상적 체제를 정상적인 체제로 돌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체제가 정상적인 체제, 즉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진입하는데에는 먼저 국제사회에 대한 불안감을 씻어주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것이 당근정책이고 이것이 햇볕정책의 핵심입니다.
다음으로 현대의 대북지원자금의 문제입니다. 이 돈의 결과물이 무엇인가? 대북관련 7대사업의 독점권의 획득입니다. 이것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아직까지 북한체제의 폐쇄성으로 인해 외국자본에 대해 거부감이 상당히 존재합니다. 그나마 남한의 자본을 어느정도 신뢰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볼때, 무엇보다도 사실상의 우리땅에 사회간접자본을 투자하고 운영하는 독점권을 획득한 대가라는 것입니다.
세번째, 왜 청와대와 국정원이 민간기업의 사업에 참여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말 그대로 남북관계의 특수성 때문입니다. 실정법상 북한은 반국가단체이고 적성국에 분류됩니다. 이 때문에 정부가 나서지 않고서 어떤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상당히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문제자체가 국제적인 문제입니다. 경제적인 이권문제가 달린것으로 분쟁의 소지가 상당히 존재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조금만 감정을 자제하고 생각해보면 분명해 질것으로 생각됩니다. 북한은 사실상 구한말의 상황에 비유할수 있을 것입니다. 개방을 국제사회는 요구하고 있지만 북한자체는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대로 개방한다는 것은 무리입니다. 그나마 구한말과 달리 남한은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성장해 있습니다. 또 멀든 가깝든 미래에는 하나로 합해야 할 통일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북한은 남한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것이며 남한은 북한을 통해 또 하나의 성장의 축을 마련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신의주특구, 사실상 경제적인 문제때문에 북한과 가장 가까운 중국 조차도 거리를 두고 방해한 대표적인 사건입니다. 이것이 냉철한 국제사회의 단면입니다. 북한은 개방을 하려해도 혼자 하기 어려운 처지에 있는 것입니다. 그나마 북한이 신뢰한 중국까지도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북한을 멀리하고 있습니다. 최근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이것이 발단이 되어 중국과 북한간에는 최근 스파이 분쟁까지 벌어졌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상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도 돈 때문에 냉각된 상태입니다.
더 이상의 긴 설명을 드리지 않겠습니다. 설사 김대중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미워하시는 분들께서도 그 개인적인 감정을 자제하시고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아마도 우리마저 북한을 버리다면 어느시점에 가서든 어떠한 형태로든 우리에게 엄청난 경제적인 부담으로 남겨질 것입니다. 그것이 전쟁이 되었든, 체제 붕괴가 되었든 말입니다. 여러분께서는 어떠한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나중에 우리가 될지 후손들이 될지는 몰라도 경제적인 부담을 선택하시겠습니까?
분명합니다. 우리는 북한을 끌어안아야하고 북한에 대한 경제적인 지원을 이어나가야 합니다. 단 이번과 같은 사건이 국민들의 반감이 심각해지고 있기때문에 차후 법적, 제도적 정비를 통한 정상화의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지금 정치권이나 일부 언론들이 하듯 정쟁의 대상이나 비아냥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것입니다. 조금만 감정을 자제하시고 이성적 판단을 해주십시오. 여러분의 선택의 문제입니다. 그러나 그 선택의 결과는 두 가지 뿐이라는 사실도 명심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