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루엣이 뭐더란 말이냐..
캐리커쳐를 익히고자하는 사람들에겐
주저없이 얘기한다..
거기다 한마디 더 덧붙여서...
단언하건데,
캐리커쳐의 시작은 실루엣이다....라고
그러나 국내의 동영상싸이트등에 캐리커쳐작업과정을 만들어 올려놓은 동영상이나
유튜브등에 업로드되어있는 해외 작가들의 작업과정을 촬영한 영상들중에서도
눈부터 먼저 그리거나 때론 턱부터 그리는경우가 많다..
캐리커쳐 작화방법의 보편화된 과정처럼....왜 그런상황이 벌어지는걸까..
우리가 보는 그와 관련된 영상들은 상업적인 목적을 두고 그리는 라이브캐리커쳐의
작화방법이고 절제되고 단순화시킨 잉크선을 위해서는 필수 불가결한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캐리커쳐를 이제 막 익히려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일이다..
캐리커쳐는 얼굴이 크고 몸은 작고 두꺼운 잉크선으로 재빠르게 표현해야 한다는
단순논리로 캐리커쳐가 정의되어져서는 안될것이다..
더욱 염려스러운것은 그런 라이브상황이 아닌 경우에도 필자는 많은 캐리커쳐작가들이
눈이나 턱등에서 그림을 시작하고 있는경우를 많이 봤다는 사실에 공감해 볼 필요성이 있다..
좀 겸손해지면서 냉정하게 상황을 정리해보면
필자의 생각과 작화방법이 틀릴 수도 있다..
물론 맞고 틀리고간에 어떤방식이든 캐리커쳐를 그리는데 만병통치약은 없다..
주가 있고 보조방법을 혼합해서 결과를 마무리해 갈 것이므로...
머리끝부터 시작하건 턱부터 시작하건,
때에 따라선 코를 중심으로 그려가기도하지만
실루엣부터 그리지않았다고 유능하고 훌륭한 작가들이 없는건 아닐것이다..
한가지 유념해야할것은..
그림을 그릴때는 인물화나 정물화 또는 풍경화가를 그리던간에
어떤 표현형식이든 작가는 붓을들기전에 치밀하게 계산되어진..
이미 머리속에 전체의 상황이 정리되어진 다음에 그림을 그린다는 사실이다..
적어도 어느정도의 경험이 있고 드로우잉능력이 뛰어난 작가라면
코부터 그리던 눈부터 그리던 이미 그들의 머리속엔 얼굴전체의 형태 즉,
실루엣은 이미 스케치되어진 상태라고 하면 딱 맞을것이다..
그들 스스로 그렇게 말하지않았더라도
이미 뇌에는 그렇게 입력되어져있기 때문에 닮은 그림이 나오는 것일게다..
필자는 그동안 오랜기간 캐리커쳐를 그려오면서
나 자신스스로의 표현능력향상뿐 아니라 누군가에게 캐리커쳐드로우잉에 대한
방법과 지도를 위한 개념정리를 한다면
어떤방법으로 할 것인가에 대해 학습방법에 대해 정리해오고
드로우잉과정을 체계적인 방법으로 단계별로 구체화시키려 애써왔다...
그림을 배우고자하는 사람이 가장 먼저 묻고 싶은 질문이..
어디서부터 그림을 그리냐는 얘기일것이다..
우스겟소리로 애니매이션하던 시절..
당시 선배들은 위의 질문에 그렇게 곧잘 얘기하곤 했다..
걍 그려!! 죽어라고 그려!!........어떻게 보면
가장 합리적인 대답일 수도 있다..
괜히 나섰다가 주변동료들의 비아냥이나 돌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에..
(만화나 애니매이션 작화방법이 다르고
정밀묘사를 해야하는 인물화그리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애니매이션의 인물작화방법은 철저하게 제도화된 방법으로 캐릭터를 그린다..
그래야만 전체적인 작업공정에서 동일한 느낌의 캐릭터들을 유지해갈 수 있기때문이다..
여기에 캐리커쳐작화방법은 좀 더 다른개념에서 접근해야한다는 이유가 있다..
필자또한 20여년간 애니매이션에 몸담아 오면서 스스로도 느끼지못했던
고정관념화된 애니매이션드로우잉방법에서 벗어나는데 꽤 시간이 걸렸음을 고백해둔다..)
물론 표현방식과 작화방법은 작가의 주관적이고 개성에 바탕을 둔
감히 누구라도 잘잘못과 오류를 얘기할 수 없는 불 침범의 영역임에도
이런얘기들을 끌어가고 있는것은 어떤방법으로든
좀더 진보된 과정으로 우리가 함께 공부해보자는 취지이므로
거슬리더라도 독자들의 너그러운 양해를 구하는바이다..
아래의 그림들을 보면서 실루엣에 대한 얘기들을 더 나누어보자..
처음 캐리커쳐에 대한 지도를 받다보면
실루엣에 대한 설득력에 공감할 것이다..
과장이나 변형이나 변형에 대한 접근없이 사실적인 표현위주로
드로우잉을 해가기때문이다..
동그란 사람은 동그랗게 네모는 네모대로..
끄덕끄덕...그러나 실제 진보된 방법으로 드로우잉을 하다보면
고개를 갸우뚱 할 수도 있다..
실루엣의 혼돈이 오는순간이다..
사진과는 또는 대상과는 전혀다른형태의 실루엣에서
작화를 시작하는 경우도 있기때문이다..
위의 사진과 그림을 보자..
좌측의 모델을 그림과 비교해보면
그럭저럭 실루엣의 개념에 대해 수긍할 수가 있다..
참고로 모델의 사진에서 풍겨지는 감흥이 충분하였기에
과장없이도 쉽게 그림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단지 웃는입모양을 좀더 극대화하다보니 밸런스를 위해
양쪽뺨의 부피가 좀 늘어났을 뿐이고 결과는 괜찮아보인다..
그런데 우측의 그림은 좀 공감이 덜간다..
사진에서 보이는 형태와는 좀 동떨어진 실루엣이다..
그림을 그리기전에 필자는 고민하였다..
어떤부분에 과장을 표현하여 느낌을 배가시킬것인가에 대해..
사진에서 느껴지는 좀 튼실해보이는 볼 부분에...눈 아래쪽의 볼과 턱라인에서
과장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물론 초기드로우잉단계라면약간 길쭉하고 둥그런 느낌이 나는사각형모양에
턱부분을 좀더 뾰쪽하게 잡아주면 실루엣으로는 충분할것이다..
그러나 캐리커쳐의 본질적인 감흥을 끌어내기위해서
눈 아래부분에 집중적인 해부를 시작하였고
강조될부분만을 생각하고 나머지부분들을 쉬게해서는
좋은 결과를 끌어내기어렵다..
큰 코를 위해서는 작은입이 필요하고 큰입을 위해서는
주변의 작은코와 보일둥말둥하는 작고 아슬아슬한 턱이 필요한 것이다..
즉,볼과 입부분을 과장하기위해선 눈위쪽의 형태를 더욱더 최소화시킴으로써
아래쪽이 극대화되어보이는 것이다..
드로우잉후 아쉽다면.. 이마를 조금더 가늘고게 좁히고 위로 넓혀서 형태를 잡았더면
지금보다 결과는 훨씬 더 좋았을것이다..
다시 실루엣의 개념으로..
데생습작 초기엔 충실하게 정직한 실루엣으로
형태를 반복학습으로 해 갈 것을 권한다..
어느정도 경험이 생기고 실루엣에대한 개념이 정리되면
우측의 그림처럼 실루엣의 응용단계로 접어들어가면 된다..
초기실루엣형태와 이목구비의 배치능력이 갖춰지면
변형은 오히려 쉽고 즐거운 놀이가 될 수 있다..
글 제목에서처럼 실루엣의 현실성과 비현실성의 차이는
바둑에서처럼 숙련된 프로기사가 아마추어는 알지못하는 큰 포석에 염두를 두고
이해되지않는 돌을 놓는 경우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혹시라도 필자와 직 간접적으로
캐리커쳐의 작화방법으로 실루엣을 두고 얘기를 나눠본 인연이 있다면
꿋꿋하게 실루엣의 현실성을 믿고 충실히 실루엣의 개념을 뛰어넘기위해
노력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자신 스스로 또다른 정답을 찾아내기전까지는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다시 할 필요는 없는것이다..
더불어 수년간 라이브와 사진으로 캐리커쳐를 연구하고 그려온 필자가
바보가 아니란 사실에 공감한다면!!
2007.7.5
악보
*카페 커뮤니티 활성화와 캐리커쳐의 저변확대를 위한 방편으로
부족하지만 악보나름대로의 주관적인 해석으로 캐리커쳐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꾸며보기로 했습니다..
더러 거슬리고 거친표현이 있더라도 글쓰는 재주가 이모양이니
너그럽게 이해하고 꼬리글에 또 다른 생각들을 거침없이 남기시면
더욱 더 우린 높게 올라갈 수 있을것입니다..
대한민국이 캐리커쳐의 중심이 되는 그날을 위해......
Top of the world
첫댓글 많은 공감을 하면서 글을읽었네요 ~실루엣이 기본으로될때 더많은 변형과 표현을 자유자재로 하게됨을다시한번 생각해보네요 ..^^
악보님은 캐리커쳐의 고수임이 분명하신 것 같슴다.^^ 공감 할 수 밖에 없는 솔직하고 거침없는 글- 실루엣! 초보이지만 앞으로 전개되어질 강의가 엄청 기대 되어요. 화이팅요!!
대단하세요..그림을 잘그리는다는것은 깊은 사유력과 논리력도 같이 갖추게 되는건가요?
사진보다 훨씬 더 얼굴을 부풀려서 더 도드라져 보이게 하니까 더 재미있네요
공감이 가는 글이네요... 대단하십니다...
공감,반성,의지 여러가지 생각이 들게하는 글이네요...
수많은 경험에서 오는 악보쌤의 장문을 읽고 이제 막 캐리커쳐를 입문하는 한사람으로서 감동과 기쁨이 밀려옵니다 이렇게 좋은 무대를 마련해주셔서 넘 감사드립니다 열심히해보겠습니다
실루엣 실루엣 실루엣 알겠습니다.
이글을 읽고 또 새로운 사실을 알았네요~~특징 부위를 강조하기 위해선 옆의 다른 부분을 축소 시키는것...수업시간에 배운 내용 일지도 모르겠네요...강의내용을 100%를 이해 하진 않았겠죠....갑자기 부끄러워 지내요...
예. 그렇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