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부터 이태원으로 몰리던 남자 빅사이즈옷에 대한 수요가 인터넷으로
몰리기 시작했다.다른 패션몰들에 비해 늦었다고 할수 있겠지만
빅사이즈 옷에 대한 수요는 늘 존재하였고 공급은 처절하리 만큼 부족했다.
그러기에 인터넷 시장으로의 전환은 꽤 큰 일이였다.
이태원에는 빅사이즈에 대한 절대적인 시장이 존재한다.
맞춰 입어야 한다는 구시대적인 시장.
큰게 있는것만 해도 감지덕지 해라..그러니 그냥 대충 맞으면 감사해하며 사라..
요즘 시대에 이 무슨 말도 안되는 시장논리냐 하겠다만 어쩌면 지금 일부분
빅사이즈 시장에서는 통하는 말이다.이땅에서 몸 큰게 죄라서..
이태원 옷은 oem,스탁, 자체 브랜드 ,구제..대충 그렇게 나뉘었다.
그러나 대부분은 폭리에 가까운 자체 브랜드에 선택할수 없는 디자인들이라
같은 옷을 색깔별로 여러개 사던가,아니면 아예 직수입품으로만 거래하던가..
하는 방법이 쇼핑 오래한 사람들 사이에선 상급으로 여겨졌다.
재질에 있어서 안좋은 원단에, 통짜 디자인,체형 고려하지 않는 일방적 재단..
이태원 옷은 그랬다.어쩌면 지금도 일부는 그럴것이다.
사진의 옷은 나이키 면티다.대부분 옥션에도 앞서 말한 이태원 옷들의 분류와 같은
옷들이 풀려서 돌아다닌다.이 나이키 면티도 그러하다.한국 oem 시절의 옷들이
창고에서 나왔거나 그것도 아니면 그냥 찍어내거나.정확히는 내가 안만들어서 모르지만.
이 옷의 특징은 대부분 짧다는 것이다.한국 OEm 이라고 해도 수요는 미국시장.
그러기에 최근 미국인들의 체형에 맞춰 배가 크고 짧으며 풍덩한 디자인으로 나온다.
면 티는 가장 기본이 되는 아이템이기에 베이직 답게 정직하니까.
브랜드 라 해도 기본은 같으니까.이 옷은 길이가 73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
가슴이 70에 가까웠고 어깨는 60..가슴과 길이가 거의 같았던 디자인의 나이키가...
대접 받는 건 무리가 있지 않을까.아직도 한국의 빅사이즈는 이 나이키의 기본을 넘지 못한다.
오이엠으로 풀린 물품들은 그나마 국가에 따라 달라지니까 선택의 폭이 있는 편이다.
이태원 자체 브랜드나 인터넷 자체 브랜드 빅사이즈 들은 여전히 이 한계를 넘지 못한다.
한국남자 빅사이즈에 대한 파악이 매우 독단적이고 일방적이다..
큰 사람은 무조건 배 나오고 짧다고 보거나,기존 옷을 두배로 크게 만들면 된다는 원시적 기준..
그러기에 아직도 빅사이즈 시장은 인터넷상에서도 가능성이 있는지도 모른다.
아직,구제 빅사이즈가 먹힐수 있고 고가 마케팅을 해도 아직은 감사합니다 하고 사야 하는
고압적 시장의 가능성..이 나이키 면티가 말해주고 있지 않을까.
나이키도 이런데..하물며.
체형은 다 다르다.그러기에 빅사이즈에 대한 수요 뒤에는 더 큰 빅사이즈 체형에 대한 갈증이
존재한다.사이즈 구분이 약한 빅사이즈 옷의 체계.폴로처럼 풍덩하게 나오기로 유명한 옷들도
빅과 톨의 구분을 가르고 핏팅의 차이를 가르는데 지금 한국 빅사이즈 시장의 옷들은
무슨 배짱으로 그러는지 아직도 체형과 사이즈에 대한 구분이 약하다.
이 옷은 베르사체 클래식의 얇은 비스코사 혼방 니트다.역시 옥션에서 판매되었던 옷으로 홍보가 부족해 빅사이즈로 팔리지 못했던 옷중의 하나다.가슴은 68정도며 길이는 85 .빅앤 톨 사이즈다.
그러나 이옷은 디자인 적으로 어깨와 팔길이를 고려해 사이즈를 가름으로서 명품다운 사이즈 관리를
보여줬다.빅사이즈라 해서 통짜로 감싸는 디자인만 존재하지 않는다.이런 옷들을 명품이라 해서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몰아버리기엔 너무 그 가능성이 아깝다.
사이즈만 맞춰줘도 옷 만들어내는 실력 좋은 한국 업자들이 충분히 가능할 영역일텐데..
찾기만 잘 찾아도 가능할텐데..늘 아쉬운 마음이다.왜 이런 옷의 사이즈감을 모르는 걸까..
실 관계자들이 작아서 그런가.
개인적으로 옷을 구매할때 OEm이나 스탁에 믿음을 더 준다.내 체형이 외국인 체형이라 그렇지만,
적어도 그런 옷들에게는 가능성이 있다.사이즈의 세밀한 분류에 따른 가능성.
그리고 브랜드가 주는 믿음.그건 허영이 아니라 실 핏팅감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인터넷 옷 시장의 본질적인 문제는 입어보지 못한다는 것.그건 핏팅감을 가늠할수 없다는 것.
브랜드는 경험으로 입어본 경험과 봐왔던 경험으로 그런 가늠을 조금 쉽게 해준다..
빅사이즈 시장은 아직도 가능성이 남아있는 시장이다.옥션에서 옷을 판매하는 파트중
그나마 블루칩의 가능성이 많다.아직 수요가 많고 공급은 열악하기에
아직도 만족할만한 대표주자가 나오지 못했기에.
'미래맨' 같은 OEm,스탁 위주의 판매가 조금 더 대형화 된다면 모를까.
아직은 여기 주인께서도 가능성 있는 시장이라 볼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감각이 재산이 되니까,아직은 물량으로 미는 대형 판매자들 사이에 틈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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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길어졌습니다.그냥 방명록 차원에서 써놓고 가려고 했는데
글이 아침 습기 처럼 치적치적 길어지네요.
그냥 생각입니다.제가 빅사이즈로서 옷을 구매하면서 느낀것들이구요.
저는 이쪽 업계 종사자도 아니고 아직 공부하는 사람이라 별 전문성도 없습니다.
그냥 느끼는 대로 입어본 사람으로서 생각해보니 그렇지 않나 싶어서요..
여기 '파리의 연인' 께서는 제 까탈스럽고 변덕스러운 눈을 만족시켜 주시는 분이십니다.
좋은 옷 잘 고르셔서 공급도 저렴히 잘해주시구요..
그정도 루트를 확보 하셨고 고정 팬들도 확보하셨으면 조금만 더 뻗으면 더 큰 판매자가
되실것 같아요..빅사이즈를 사는 남자들이 무조건 크고 무난한 걸 찾지 않는다는 생각.
그거 알고 계신 판매자들 많지 않거든요.안다고 해도 실제로 그런 물건들 올리는 분
찾기 어렵습니다..그런 분 같습니다.조금 더 뻗으셔서 더 커지시길 바랍니다.
아직 빅사이즈 시장에는 가능성이 좀 남아 있습니다.'눈'만 계속 좋아지신다면..
르 티그레 같은 아이템,간츠 같은 아이템..인터넷 사이즈 시장에서 먼저 히트칠수도 있을겁니다.
유행을 따라 가는게 아니라 선도할수도 있지 않을까요.요즘처럼 쇼핑몰 시대에.
아이템 하나로 혁명에 이르는게 아직은 이땅에서는 가능하니까요.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지는 않았나 싶어서 부끄럽군요.
폐가 되지 않는다면 종종 들려서 잡소리 남기고 가겠습니다..
첫댓글 이렇게 제가 알고있지도 않는 좋은글을 올려주시니 뭐라 고맙다고 말씀드려야 할지...앞으로도 빅사이즈 트렌드에 관한글 부탁드리면 제가 많이 참조하도록 할께요. 사진도 너무 좋네요. 갑자기 어떻게 이런 정보를 구하셨는지? 항상 갖고 계신 생각이었나 보죠? 사실 이카페가 옷이나 패션에 관한 것은 뒷전이 될꺼라고 생각이 되었는데 어쩜 여러사람들의 패션에 관한 의견을 들을수 있는 통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특별회원 되신것 축하드릴께요.
옷 참 이쁘네요 ^^
베르사체 검정색 니트를 나중에 주셔서 판매를 하긴 햇는데... 너무 오래된 내용이라 까맣게 잊고 가격을 너무 헐값으로 처분한것 같아 못내 아쉽네요. 어떤 분이신지 횡재하셨네요. 친구분 옥션에서 의류판매하신다니... 잘 됐으면 좋갰네요. 예전에는 저한테서 물건을 구입하셨지만 지금은 오히려 제가 물건 공급을 받고 있네요. 세월이 많이 흘렀네요. 감회가 새로운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