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8구간(부항령~삼도봉~우두령)

[달마]

〔산행개요〕

 ○ 일    시 : 2009년 3월 21일

 ○ 구    간 : 부항령 ~ 백수리산 ~ 삼도봉 ~ 석교산 ~ 우두령(8구간)

 ○ 도상거리 : 18.7km

 ○ 산행시간 : 12시간(시산제, 점심, 휴식포함)

 ○ 참여인원 : 8명

〔산행기〕

지난해에 이어 대간 길을 위해 인천광역시 산오름회 고리 회원들은

100여일간의 긴 동면기간을 끝내고 이른 새벽부터 부산하게 움직인다.

지난해의 애마(스타렉스)가 가출(?)을 하여 조랑말로 두 대를 준비했다.

인천의 텁텁한 공기를 뒤로하고

서해안고속도로를 지나고

경부고속도로도 지나서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로 접어들어

04시 30분 지난해에 단골휴계소인 금산인삼랜드 휴게소에 도착하여

순두부와 설렁탕으로 아침을 마쳤다.

아마도, 대간산행 중 이곳은 오늘이 마지막인 듯 싶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부항령으로 출발~~

부항령은 백두대간 고개 중 경상도와 전라도를 잇는 최북단 고개다.

부항(釜項)이란 지명은 고개동쪽의 마을 형국이 풍수지리상 ‘가마솥 같이 생겼다’하여

‘가매실’ 또는 ‘가목’이라 하다가 한자로 바꾸면서 부항이 되었다고 한다.

삼국시대 때 무풍이 신라에 속할 때 덕산재, 소사고개와 더불어 변경을 잇은

주요통로였으며 부항령 아래에는 현재 삼도봉터널이 지나고 있다.

부항령에 오전 5시 40분쯤 도착하여 산행준비를 마치고

6시에 출발하여 1km쯤 인접도로를 지나 산행기점에 도달하였다.

산행기점에 도착하니

서울에서 왔다는 두 남자가 비박을 마치고 산행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제 덕산재에서 출발하여 추풍령까지 2박 3일 일정이란다.

대간을 뛰다보면 사람을 만나는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아

이웃을 만난것처럼 반갑다.

우리는 이 기회를 증명사진 촬영에 활용하기로 하고

나란히 포~즈~  한번 눌러주세~요~~

결과지만 잠이 덜 깬 것이 확실했다.

사진이 많이 흔들렸다. 그래도 고맙지 않은가~~

코끝에서 느껴지는 새벽바람의 냄새가

시원하면서도 훈훈한 온기가 바람을 타고 스며드는 걸 보니

벌써 봄이 온 것이 확실하다.

일행은 많이 가파르진 않지만

계속되는 오르막을 숨차게 오르고 있었다.

3~4개월을 쉬다가 오랜만의 산행에 모두가 적응이 아직 인 것 같다.

30분쯤 오르니 나뭇가지 사이로

저 멀리 산 능선을 타고 동이 트기 시작한다.

언제 보아도 장엄하고 우리를 숙연케 한다.

뜨는 해를 뒤로하고 967봉에 올라,

잠시 숨을 고르고 비탈길을 내려와 오솔길로 40여분쯤 진행하니

1034봉인 백수리산이다.

백수리산 정상은 조망이 정말 좋았다.

그동안 우리가 걸어온 덕유산구간의 향적봉, 설천봉과 초점산, 대덕산 등

대간능선들이 한눈에 들어올 뿐만아니라 

앞으로 가야할 1170고지인 박석산, 삼도봉 그리고 멀리 석교산까지 막힘없이

조망이 된다.

약 1시간 30분쯤 걸었을까?

1170봉인 박석산에 도착했다.

백두대간의 경치는 어느곳에 가나 감탄의 연속일 수 밖에 없다.

이름 없는 봉우리라도,

이름 없는 계곡이라도,

이름 없는 안부라도

하물며 오솔길, 나무 테크 하나도 나름대로의 역할로

우리를 반겨주고, 알 수 없는 그리움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

저 앞의 뽀족한 봉우리가 1170봉 이렸다.

멀리 부드러운 능선처럼 보이는 것이 석교산이고~~

오늘처럼 시야가 확 트인 날은

힘은 들어도 축복받은 산행이라고 생각한다.

이름없는 무명봉들을 하나, 둘 지나고

습지같은 안부와 나무계단이 운치 있게 설치되어 있는 예전에 목장지대를

지나면서 다녀갔다는 기록으로, 증명사진~~찰~깍

얼마를 가야 삼도봉인가!

이제는 발바닥도 아프기 시작한다.

임도길을 지나 대간은 다시 우측능선으로 이어지고 봉우리를 내리면서

안부4거리다, 삼도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산삼약수터라는 곳과 해인리, 삼도봉을 표시한 이정표가 우리를 반긴다.

500m쯤 오르니 세 마리의 거북이와 용 그리고 여의주로 구성된

삼도의 화합탑이 특수팀을 반긴다.

여기가 삼도봉 정상이다.

흔희들 삼도봉 중에서도 ‘원조삼도봉’이라 부르는 곳이다.

우리나라에 삼도봉 모두 3곳으로 모두가 백두대간에 위치해 있다.

하나는 지리산 삼도봉(1550m)으로

지리산 서부능선에 위치한 삼도봉으로 경남 하동, 전남 구례, 전북 남원의

경계지점에 위치해 있고

또 하나는 거창 삼도봉(1249m)으로

경북 김천, 전북 무주, 경남 거창을 구분 짓는 봉우리이며,

그리고 이곳 영동 삼도봉(1176m)으로

경북 김천, 충북 영동, 전라 무주를 구분짓는 삼도봉으로

진정한 삼도를 아우르는 봉우리라고 할 수 있다.

오늘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있어 걱정을 했는데

바람이 좀 불지만 아직까지는 쾌청한 날씨로

대간능선들이 저마다의 위용을 보여주고 있다.

바람을 피해 화합탑에서 북쪽으로 10m내려와

준비해온 음식과 과일, 술 등 시산제 준비를 하고

무사산행과 가족건강, 인천세계도시축전 성공 등을 염원 하였다.

(축문)

단기 4342년, 서기 2009년 3월 21일

만물이 생장을 멈추고 잠시 쉬었던 시절을 보내고

새로이 생명이 태동하는 이때를 맞추어

산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인천광역시에서 온 산오름회 '고리' 회원 8명은

오늘 이 자리에 모여

천지신명과 백두대간을 주관하시는 신령님,

그리고 이곳 민주지산 삼도봉 신령님께

삼가 고하나이다.

기축년 올 한해도

회원들의 건강과 가정의 평화가

깃들게 하여주시고 그들에게 낙치는 온갖 난관도

꿋꿋이 헤쳐 나갈 수 있는 지혜를 주시어

어려운 때를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게 해 주소서

특히, 

2009년 세계도시축전과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가

동북아의 관문인 인천에서 개최하게 됨에,

이 모든 국제적인 행사가 성공적으로 치뤄져

우리인천이 세계일류명품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출 수 있도록 하여 주시옵고

지난해부터 시작한 백두대간 종주산행을

용기와 지혜를 갖고 심신을 단속하여

모두가 한마음 한 뜻으로 뭉쳐,

중도에 포기함이 없이 안전한 산행이 되게 하여

뜻한 바를 이룰 수 있도록

천지신명과 백두대간을 주관하시는 신령님

그리고 전라도,경상도,충청도를 모두 관할하시는 이곳 민주지산 삼도봉 신령님께

간절히 소망을 기원하오니 부디 들어 주소서

오늘 저희가 준비한 술과 음식은

적고 보잘 것 없지만

이는 정성이오니 어여삐 여기시어

즐거이 받아 거두어 주시고

금년에도 인천광역시 산오름회 고리회원들이

안전하게 산행하여

백두대간을 완주할 수 있도록

굽어 살펴 주시옵소서!

           2009년 3월 21일 토요일

         인천광역시 고리산악회 일동

시산제를 마치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마도 맨땅이 제일 많이 기다렸을 것임)

점심시간~~~

모두들 준비해온 음식을 꺼내 보니

언제나 그랬듯이 진수성찬이다.

막걸리, 복분자주, 도토리묵, 홍어회, 햄구이, 콩장, 과일 등

여느집에 1년에 한번 차릴까 말까하는 훌륭한 식단이다.

(산불조심하느라 라면은 안 끓여 먹었음 ㅋ~ㅋ~)

행복한 점심을 마치고

가방은 가벼워졌지만 빵빵한 배 때문에 몸은 더 무거워진 것 같다.

특수팀은 삼도 화합탑 앞에서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 성공기원을 담은

산오름회 “고리” 프랑카드를 들고 기념사진 ~~

화합탑을 뒤로하고 멀리보이는 우뚝솟은 1172봉과 석교산을 향하여 출~발

삼도봉에서 내려서는 길은 급경사로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있고

계산을 내려서니 삼마골재, 해인리와 물한리의 갈림길인 듯 싶다.

헬기장을 지나고 1123.9봉을 지나고 밀목재를 지나고 1시간쯤 지나니

몸도 마음도 피곤해서 잠시 휴식을 하자고 했더니

마루금이 조금만 가면 헬기장이 있단다.

그래 그럼 거기까지 가서 쉬자!

아니 그런데 아무리 가도 헬기장은 나타나질 않았다.

저기쯤이면 있겠지? 가보면 없고

저기쯤에 정말 있겠지? 또 없고 ~~야 정말 미치겠더만~

지칠때쯤에 우리는 속았다는 걸 알았다.

허탈했지만, 아무곳에서나 잠시 쉬기로 하고

자리를 잡았다.

또하나가 토마토를, 투르복님이 사과를, 무낙도사가 딸기를

아니 그렇게 먹었는데 또 있어!!!

오늘은 무낙도사가 신경좀 쓴 거 같다.

지난해와 비교해서 준비성이 무지하게 좋아진 것 같다.

달콤한 휴식을 하고

우두령을 향해 가야만 했다.

(너무 많이 쉰다고 마루금이 ?랄이다.)

조금 가파른 능선을 따라 올라서니 1172봉이다

이름없는 무명봉이지만 전망은 여느 국립공원보다 좋다.

대간능선과 시원하게 뻗어내린 산줄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1172봉이 암봉이라 내려오는 길은 급경사에

로프가 설치되어 위험하기는 했지만 그런대로 스릴을 느끼고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가니 경사가 심해지는 듯 하더니 석교산(화주봉)이다.

석교산 정상석을 모시고

사진을 찍으려는데,

부항령에서 만났던 서울분들이 바로 뒤따라 오르는게 아닌가~

찬~쓰~(사진찍을)

숨을 고를 시간도 없이 부~탁 합니다~(좀 미안했음)

특수팀은 나란히 서서 증명을 했다.

이제부터는 완만한 능선길과 내리막길로 1시간정도만 가면

우두령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마직막 한시간이 정말 지루하고 힘든시간이다.

하지만, 오늘도 해 냈다는 충만감이 더 크다.

우두령에 도착하니 부항령까지 우리를 태우고 갈 승합차가

도착해 있다.

승합이지만 벤으로 2명은 짐깐에 나머지 6명은 좌석에

좀 우습기는 하지만 그래도 모두들 뿌듯한지 목소리에 힘이 남아 있다.

금번 산행이 전라도를 완전히 벗어나는 구간이어서

저녁을 전라도 어죽으로 하기로 하고

꾸불 꾸불 도로를 따라 무주로 향했다.

지난번 한번 들렀던 “금강식당”에서 쏘가리매운탕에 어죽으로

8구간 산행일정으로 모두 마치고

서울로 향~~

오늘길에는 계속 비가 내렸음.

8구간 대간 산행에 참여하신 회원님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다음번 9구간때는 흑돼지를 맛 좀 봐야 것~다.

〔산행사진〕

  

 

[맨땅]

다음 구간(9구간 : 우두령~추풍령)은 언제 가나요

[마루금]

아스라 하네요 다녀와서 생각하면 어찌 저길 다 넘어왔나 감회가 새롭습니다.

[조혜경(무낙도사)]

우와 이걸 못봤네...ㅋㅋ 감사때문에 여유가 없었는데, 이 사진을 보니 마음이 다시 좋아지네요. ㅋㅋ 다음엔 준비 더 잘해갈께용

[지니거]

우와 ! 쥑이네요, 우린 온제 따라간댜? 아무튼 올 한해도 즐산, 안산 하시길 기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