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 |
(ay) (aw) |
75 61-75 46-60 31-40 14-30 |
25 22 35 37 62 44 81 88 37 46 |
표 5.2 Martha`s Vineyard에서의 (ay), (aw)의 중설화(重舌化) 연령별 분포
이 이중모음 (ay)와 (aw)는 이 섬의 전래적(傳來的) 방언형으로 이중모음 첫모음을 중설화한 변이형들이다.
그는 이 섬의 토박이 69명을 인터뷰 하였는데, 젊은이 층으로 갈수록 방언형의 세력이 확장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것은 언어 변화의 조짐이면서 비표준형, 즉 사투리형쪽으로의 변화라는 특수한 양상을 연출하였다. Labov는 이 특수성이 사회적 배경에서 연유한 것으로 보았는데, 이 언어 변화의 조짐은 이 고장 사람들이 외지인들로부터 자신들의 고유성을 지키고 그들과 스스로를 구분 짓는 어떤 징표를 만들려는 몸짓이 젊은이층으로 갈수록 확산되어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 된다. 실업률이 높아지고 가난해지면서 외지인을 상대로 하는 사업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아지게 되었고 여기에서 위기감이 조성되어 자신들을 외지인과 확연히 구분 짓고 싶어 했던 것을 Labov는 알아냈다. 외지인에 대한 저항의 한 방식으로 복고주의를 펴며 고풍스러운 중설화를 되살리고 있는 것이다.
Labov는 이것을 직업별로도 내 보았는데 어떤식으로 분석하여도 이 섬에서의 언어 변화가 이 섬의 사회적 배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드러내주었다. Labov는 다시 제보자가 자기들 섬에 대한 감정이 어떤가에 관해서도 분석해보았는데 섬에 대한 긍정적 감정을 가진 사람일수록 중설화의 비율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모두 이 섬의 언어변화가 무엇에 기인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위의 표에서 왜 가장 어린 14-30세층이 그 위의 층보다 중설화에 소극적인가 하는 점에 의문이 제기되는데, 이에 대해 Labov는 이들 연령층은 아직 섬에 남기를 확정하지 않은 단계라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이 섬에서 영주하기를 원하는 학생은 높은 중설화율을 보이고 졸업 후 외지로 직장을 구해 나가고자 하는 학생은 낮은 중설화를 보였다.
4. 언어 변화의 확산
언어 변화는 어떻게 세력을 넓히며 자리를 잡아가는지. 변화는 어느 계층과 부류에서 주도해 가는지, 변화에 의해 선택되는 어형은 어떤 것들인지 알아보겠다.
1) 파동설과 어휘 확산설
어휘 확산설은 어떤 음운변화든 그 변화가 적용되는 어휘의 범위가 점차 확산되면서 점진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ㆍ>가 국어에서 자취를 감추는 과정은 한 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이루 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음운변화가 어휘에 적용되는 시간당 비율이 일정치 않다는 것을 Bailey(베일레이)는 강조하였다.
처음 20% 정도의 어휘에 적용될 때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그 다음의 60%의 어휘에 확산되는 것은 단기간, 나머지 20%는 다시 오랜 기간에 걸쳐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어휘 확산이 어휘의 종류를 가려 점진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그 예로는 Belfast(벨페스트)에서 pull, put나 should의 [u]가 [ʌ]로 변하는 것을 보면 단어마다 그 비율이 달라 pull은 74%임에 비해 put은 39%에 불과하고 should는 8%밖에 안 되었다고 한다.(후드랜드 Hudland 1980:168~169)
국어에서 <무릎->무릅><밭-밧><팥->팟>에 적용되는 음운 변화가 <앞>이나 <곁>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어휘들이 무리를 지어 어떤 무리는 음운 변화를 더 먼저 받아들이고, 어떤 무리는 나중에 받아들이는 무리가 있는 것이다.
이 표는 테헤란이란어의 모음동화가 단어에 따라 적용되는 범위가 다름을 보여주는 것인데 개인별 적용 범위가 함축 척도의 모습을 띠고 있다. 이렇게 함축 척도로까지 표시될 정도로 음운 변화가 어휘에 적용되는 순서가 질서정연하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다.
언어 변화의 점진성과 규칙성은 말투와 사회 집단에서도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단계는 개인의 격식적 말투->개인의 일상말투->동일한 사회 집단의 사람->다른 사회집단에로 확산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언어 변화는 결국 파동의 모양으로 번져가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2) 언어 변화의 주도층
언어 변화를 시작한 개신자(改新者)들이 어떤 부류인지 발견되는 것으로 보고 있고 그것은 한결같지 않음이 알려져 있다. 연령층으로 보면 대개 젊은이층이 주도한다는 것은 일반 상식일 것이나 젊은이층에서도 정확히 어느 연령층인가는 경우에 따라 다르다.
남자들이 언어 변화를 주도하기도 하지만 여자들이 주도하는 경우도 있다. 대개 사투리 쪽으로 흐르는 언어 변화는 남자들에 의해, 위세형은 여자들에 의해 주도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여자들이 사투리 형으로 언어변화를 주도하기도 하기 때문에 언어 변화는 곳에 따라, 또 언어 변화의 종류에 따라 그 주도권이 남자도, 여자도 될 수 있으며 그것은 구별되어 관찰될 수 있다.
사회계층으로는 중상층계급을 포함한 상위계층의 말이 위세(威勢)의 기능을 가져 언어 변화를 주도 한다. 뉴욕에서의 모음 뒤 (r)와 확산 역시 중상층계급의 젊은이층에 의해 주도된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그러나 하위 계층에 의해 주도되는 실례 역시 보고 된 바 있다. 앞에서 본 마서즈 빈야드(Martha`s Vineyard)가 그 경우이다. 이때의 하위계층은 대개 최하위계급이기 보다는 상위근로계급이 일반적이라 한다. 하위계층에 의한 변화는 사회적 의식 없이 참여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위로부터의 변화>와 <아래로부터의 변화>라고 Labov는 칭하여 이 같은 경우는 <아래로부터의 변화>라고 하였다. 하위계층에 의해 주도된 언어 변화는 표준형으로 인정되기 위해선 중상류층의 저항을 받지 않아야 한다.
이상에서 보면 언어 변화는 남자가 혹은 여자가 일으킬 수도 있고 상류층이 혹은 하류계급이 일으킬 수도 있다. 즉, 언어 변화의 내용과 성격에 따라 그 주도세력이 달라질 수 있는데 그만큼 언어 변화는 다양한 모습을 띨 수밖에 없는 것이다.
3) 접촉 형식과 언어 변화
언어 변화는 외부와의 접촉이 극히 제한되어 있는 고립된 곳일수록 그 속도가 느리다고 한다. 언어 변화를 가장 적게 겪는 지역으로 널리 알려진 곳은 아이슬란드다. 외부와의 단절에다가 내적인 긴밀한 접촉이 언어 변화를 막는 요소를 표본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접촉의 형식도 언어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사람과 사람이 직접 얼굴을 맞대고 하는 접촉이 라디오나 TV등의 매체를 통한 접촉보다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한두 사람의 말만 듣고 언어 변화에 가담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주위의 여러 사람들이 다 같은 개신형(改新形, innovative form)을 쓸 때에 비로소 그것을 받아들이게 되는데 이는 우리가 앞에서 파동설 내기 어휘 확산설을 이야기 할 때 언어 변화가 단계를 밟으며 같은 나이 또래에서, 같은 性에서, 같은 사회 계층 안에서 먼저 번지고 다른 세계로 그 영역을 넓히는 것과 같은 내용이다. 매체를 통해서보다 자주 접촉하는 사람들을 통해 언어 변화가 진전된다는 사실은 언어 변화의 여러 면을 바로 이해하는 한 핵심적인 내용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5.한국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언어(발췌자료)
1) 신세대 언어의 특징
(1) 어휘
신세대는 통신언어를 일상 언어에서도 거리낌 없이 구사하며, 신조어를 잘 만들어 사용한다. 그리고 유행어를 즐겨 사용하며, 연예 정보와 관련된 어휘 사용이 잦은 편이다.
① 외래어, 외국어
신세대가 일상생활에서 무분별하게 영어 어휘를 사용하여 기성세대와의 의사소통이 자연스럽지 못하다. 기성세대는 사회 전반에 걸쳐 침투가 심한 외래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의사소통 과정에서 외래어가 포함된 표현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면, 무슨 말을 하는 건가 의아해 하며 답답해하거나 주눅 들게 된다.
• 자료(가)-9 럭셔리 (고급스럽다)
② 신조어, 유행어
언어는 사회의 변화상을 직설적으로 반영한다. 변화가 빠를수록 언어의 변신도 눈부시다. 신조어에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선 시대정신이 담겨있을 수도 있다. 그 중에서도 인터넷 신조어는 쉴 새 없이 쏟아진다. 신세대가 또래끼리의 유대를 강조하기 위해 끊임없이 새 말을 만들어 쓰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장난스럽게 시작한 인터넷 언어가 이제 유행처럼 번져 일상 언어에까지 깊숙이 파고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기성세대가 이 새로운 유행어에 쉽사리 적응하지 못하여 그 흡수 정도에 따라 차이가 난다.
• 자료(가)-1 중딩, 초딩 (신조어는 주로 간략하게 줄이는 방식을 택한다. 줄임말의 형식에서 이미 거의 표준어가 되다시피 한 유형은 ‘초딩’과 같이 초등학교가 줄어 ‘초등’이 되고 지금은 ‘등’이 ‘딩’으로 바뀌어 ‘고딩’ ‘중딩’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초기의 소박한 형태의 줄임말이지만 점차 확대 심화되어서 관련된 줄임말의 용법을 아는 ‘제한된 소수’를 제외하고는 알 수 없게 되었다.)
• 자료(가)-1 즐 (KIN : 오른쪽으로 90도 틀어서 보면 ‘즐’이라는 단어가 나오게 된다. 성인들이 ‘즐팅(즐거운 채팅)’등 가벼운 인사말로 ‘즐’을 사용했던 것과 달리 KIN은 ‘나와 다른 의견’을 용납하지 않는 배타적인 온라인 문화를 나타내는 키워드로 변질됐다. 학교·교사·친구 등 종래 청소년들의 정체성을 형성해 주던 통로가 약해지면서 기성세대를 거부하는 정서가 온라인의 양방향성과 겹쳐 이 같은 '변종 언어'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 자료(가)-3 당빠 (당연하지)
• 자료(가)-4 놀토 (초·중등학교는 매달 둘째, 넷째 토요일은 학교에 가지 않는다. 소위 ‘토요 휴업일’이다. 이 날을 일부 언론에서는 잽싸게 ‘놀토’(노는 토요일)라 이름 붙였다.)
• 자료(가)-7 꽃미남 (꽃처럼 예쁜 남자를 일컫는 말)
-훈남 (못생겼지만 정이 가는 남자를 일컫는 말. 훈훈한 남정네(남성, 남자)의 준말)
• 자료(가)-9, 10 안습 (‘안구에 습기 차다’를 축약한 것으로 ‘눈물이 나다’는 뜻으로 주로 대상이 슬프거나 안타깝거나, 불쌍한 경우에 사용된다.) 비슷한 말: 안폭 (안구에 폭풍), 안쓰 (안구에 쓰나미)
• 자료(가)-15, 16 쌩얼 (연예인들의 노메이크업을 보고 ‘쌩얼’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화장을 하지 않은 얼굴이다.)
기존 단어가 가진 의미를 변형시키는 현상도 유행하고 있다. 30∙40대가 말하는 ‘갈비’는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의미하지만 10대가 말하는 ‘갈비’는 ‘갈수록 비호감’이라는 상대에게 굴욕감을 주는 뜻으로 사용된다.
• 자료(가)-6 간지나다 느낌이 온다. (일본어 간지(느낌)에서 유래), 멋지다는 뜻으로 사용한다.
• 자료(가)-8 까칠하다 (원래 의미와는 달리 성격이 모나거나 까다롭다, 나긋나긋하지 않고 예민하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 자료(가)-14 낚이다 (뉴스나 정보의 제목과 기사가 서로 다르거나 기사의 내용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 쓰는 경우나 제목만 보고 왔다가 내용에 실망하는 것을 낚인 고기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
• 자료(가)-12 도토리 (도토리는 싸이월드 내에서 통용되는 화폐이다. 인터넷 문화에 익숙한 신세대가 의미가 변한 말을 사용하면서 기성세대와의 의사소통에 걸림돌이 된다. )
• 자료(가)-13 메뚜기 (더 나은 조건이나 적당한 곳을 찾아 직장이나 자리를 이리저리 쉽게 옮겨 다니는 무리나 도서관, 오락실 등에서 장시간 비어 있는 남의 자리에 들어가서 공부하거나 노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③ 비속어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컴퓨터 통신이나 인터넷상에서는 내가 누구인지 상대에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익명성을 이용하여 상대방에게 심한 욕설이나 저속한 말을 하기도 한다. 어느 언어도 그러하지만 대개 ‘욕설’과 연관된 언어들은 그 변화속도가 매우 빠르면서도 다양하다. 욕설이 허용되는 한에서 인간은 그야말로 엄청난 용량을 지닌 존재이기도 하다. ‘존나, 열나, 졸라’ 등은 매우 다양하게 급신장하는 언어의 범주에 속한다.
• 자료(가) 5- 야리까다 (담배 피다)
• 자료(가) 10, 11- 조낸, 존나, 졸라 (매우를 뜻함)
• 애자 장애자를 줄인 말로 애자'라는 표현은 장애인을 낮춰 부르는 비속어이다. ‘일반적으로 볼 때, 뭔가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 등을 지칭하는 데에서 시작된 이 비속어는, 현재는 ‘머리가 나쁜 사람’, ‘자주 실수하는 사람’ 등 여러 의미로 확대되어 사용 중이다.
• 쉐리, 쉐이 (새끼) 욕설이 주는 직접적 도발성을 줄이기 위해서 생겨난 것으로 살짝 비틀어 어감의 강렬함을 경감시킨다.
(2) 문법
① 비표준형
청소년층에서는 비표준형을 많이 사용한다. 또래끼리 어울리는 그들의 특성과 관련이 있으며 이 시기에는 부모의 영향보다 또래들의 영향이 크다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 자료(가)-4 황당하네. 바보 아니삼?
‘-하세요’→ ‘-하셈’, ‘-하삼’ (하세요→ -하세여→ -하세염 → -하셈)
한동안 ‘-하셈’이 유행하더니 ‘-하삼’으로 어미를 끝내는 ‘-삼’체가 최근에 인기를 끌었다. 예를 들어 '밥 먹었삼?' '뭐 하삼?' 등으로 끝내는 식이다. 신세대들은 친구나 선후배들과 대화할 때 재미삼아 ‘-삼’체 등의 말투를 쓴다. 존댓말도 아니고 반말도 아니라서 아무에게나 부담 없이 쓸 수 있기 때문이다.
② 경어법
경어법 자체가 문법 형태소 중심에서 벗어나 단어 중심의 경어법으로 바뀌고 있다. ‘-습니다’나 ‘-습니까’형은 딱딱하고 사무적인 느낌이 드는 반면에 ‘-요’는 부드럽고 친근하다. 나이가 어릴수록 사용하는 종결어미의 수가 적다.
• 자료(가)-13 가요. 돼요.
• 존대형을 ‘-습니다’형이 아닌 ‘-요’형을 많이 쓴다. (그렇게 했어요. 언제 오셨어요?)
• 주로 존대어휘를 사용하여 상대방을 존대한다. (진지 잡수세요.)
③ 호칭어
신세대는 호칭어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배울 기회를 갖지 못했기 때문에 별로 관심도 없고 아는 바도 적다. 어린 학생들은 물론이고 고등학교 학생들까지도 4촌 이상의 친척 호칭을 잘 모른다.
• 자료(가)-7 아빠 • 자료(가)-9 엄마 • 누나
④ ‘쫌(좀), 진짜, 막, 되게, 젤(제일)’ 등의 강조부사를 빈번하게 쓴다.
⑤ 원인이나 이유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뭐기에’라고 해야 바른 표현이다. 그러나 일상적인 대화에서 ‘~길래’를 훨씬 더 많이 쓴다.
• 얼마나 잤길래 눈이 퉁퉁 부었노?
(3) 표현
① 남을 비난하는 표현
• 자료(가)-4 황당하네. 바보 아니삼?
남을 우습지도 않다는 듯 비난하는 표현이다.
② 극대화 표현
• 자료(가)-2 엄마, 나 기분 째져~! 아, 끝내준다~
과장을 극대화했으나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표현이다.
③ 추정적 표현
• 자료(가)-8 어~ 둘 다 괜찮은 거 같은데...
말끝마다 ‘같아요’를 붙여 자기 확신이 결여된 표현이다.
(4) 발음
• ‘땅거미’와 ‘땅꺼미’, ‘보온병’과 ‘보온뼝’, ‘효과’와 ‘효꽈’
• 김밥’과 ‘미술’은 ‘김:밥’ ‘미:술’로 발음해야 하지만, ‘김빱’ ‘미술’로 짧게 발음한다.
표준 발음 규칙과 현실 발음의 차이는 경음의 잘못된 사용 외에도 장음을 단음으로 발음하는 데에서도 자주 나타난다. 문제는 사회생활을 더 해나가야 할 젊은 층이 잘못된 발음을 많이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대 등 젊은 층은 학력이 높고 낮음을 가리지 않고 잘못된 발음을 되풀이하고 있다. 50대 이상 장년층과 노년층은 비교적 장음과 평음을 잘 지키는 편이나, 젊은 세대일수록 사전 표기와 달리 단음과 경음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젊을수록 짧고 강한 것을 좋아하는 현상이 발음에서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차에 따른 발음상의 차이가 중장년층보다는 적게 나타나고 표준어에 가깝게 발음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경향을 보인다.
2) 기성세대 언어의 특징
(1) 어휘
① 한자어
신세대는 주로 한자어에 취약하다. 나이가 어릴수록 더욱 그 경향이 커서 어르신 세대들과의 대화에서 종종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경우가 있다.
• 자료(나)-6 점방(店房). 가게나 상점을 말함
② 방언
기성세대는 상대적으로 신세대보다 방언을 더 많이 사용한다. 그 지역의 정서와 역사 그리고 그 지역의 문화가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이 바로 방언이다. 그런데 지금의 젊은 세대와 청소년들은 언뜻 듣기에 외국어로 착각할 만큼 방언에 대해서 모른다. 이러다보니 서로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 자료(나)-1 다비 (경상도 방언, ‘양말’)
• 자료(나)-2 파이다 (경상도 방언, ‘(상태가) 좋지 않다’)
③ 고유어
기성세대가 의사소통 과정에서 생소한 고유어 어휘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고유어는 그 어휘의 뜻을 모르는 신세대들에게 걸림돌이 된다.
• 자료(나)-6 삭신 (몸의 근육과 뼈마디)
• 자료(나)-3 부시다 (그릇 따위를 깨끗이 씻다)
• 자료(나)-4 훔치다 (물기 따위를 말끔하게 닦아 내다)
④ 일본어 잔재
연령이 높을수록, 지방으로 갈수록 언어 사용에 있어서 일본의 잔재가 많이 남아 있다.
지금의 청소년층은 일본어 잔재보다는 외국어나 외래어에 더 익숙하기 때문에 노년층이 사용하는 일본어의 뜻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 자료(나)-7 유도리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이고 있는데, ‘여유, 융통성’ 등의 의미로 쓰인다.)
(2) 문법
① 표준형→ 비표준형
성인이 되어 직장을 가지면 위세형인 표준형을 따르게 된다. 이 시기에 사회 규범의 압력을 가장 많이 받게 되기 때문이고 30~55세에 정점을 이룬다. 중년기에는 직장 생활이나 사회생활 등으로 표준형을 많이 쓰다가 직장에서 은퇴하고 노년기가 되면 다시 예전부터 주변 사람들이 써 오던 비표준형을 쓰게 된다.
② 경어법
연령이 높을수록 사용하는 종결어미나 대명사 수가 많아진다. 기성세대는 격식적인 말투, 즉 ‘-습니다’의 존대나 ‘-해라’, ‘-냐’와 같은 하대를 많이 쓴다. 그리고 30대 이상의 남자들이 ‘-오’형을 쓰는데 ‘-오’형은 존경을 받아야 하는 손위의 화자가 상호 동등한 종결어미를 쓰기에는 뭔가 부족함이 있는 손아랫사람에게 쓴다.
• 자료(나)-3 부셔라 • 자료(나)-4 훔쳐라 • 자료(나)-7 해라
• 자료(나)-5 어디냐 • 자료(가)-7 그러냐
③ 호칭어
‘아버지, 어머니, 누님, 아버님, 어머님, 형님’, ‘자네, O씨, △씨’ 등의 호칭을 쓴다.
④ ‘절대, 완전하게, 큰, 특히’ 등의 강조 부사를 사용한다.
(3) 표현
① 권위적인 표현
• 내가 누군지 알아?
자신의 권위를 내세우며 수직적인 구도를 만들고자 하는 표현이다.
② 자기 합리화 표현
• 내가 너한테 한 거 생각하면 니가 그러면 안 되지.
자신의 입장을 굳게 지키기 위한 자기 합리화 표현이다.
③ 차별화 표현
• 얘들은 몰라도 돼.
폐쇄적인 마음으로 “얘들은.../ 여자들은...” 하는 식의 차별화 표현이다.
(4) 발음
기성세대는 노년층으로 갈수록 특히 서울을 제외한 어느 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거주한 경험이 많을수록 상황이나 대상에 관계없이 지역 방언을 구사한다. 지금도 경상방언에서 노년층에서는 ‘김치, 기름, 길, 길다’를 ‘짐치, 지름, 질, 질다’로 발음하는 사람이 많다. 구개음화가 적용된 어형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기성세대는 움라우트 현상을 일상 언어에서 많이 구사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손잡이’를 ‘손재비’로, ‘만들다’를 ‘맹글다’로, ‘아비’를 ‘애비’등으로 발음하는 경향을 보인다.
자료 (가)
1 |
ㄱ: 넌 언제 중딩될래? 키에서부터 초딩을 못 벗어나는구만. ㄴ: 즐즐즐~ |
2 |
ㄱ: 엄마, 나 기분 째져~! 아, 끝내준다~ ㄴ: 째긴 몰 째. 빨리 가자꾸나! |
3 |
ㄱ: 우리 강아지, 공부 잘하지? ㄴ: 당빠! ㄱ: 뭐라? 당근 빻았다고? |
4 |
ㄱ: 낼 토요일인데 학교 안 가? ㄴ: 놀토야. ㄱ: 뭐... 낼 학교 가냐구? ㄴ: 놀토라구! 놀토! 황당하네. 바보 아니삼? |
5 |
ㄱ: 어~! 중학생이 야리까네. ㄴ: 뭐? 야리를 까? 무슨 말이고? |
6 |
ㄱ: 간지나게 입고 온나. ㄴ: 간지가 뭐꼬? 간지럽힌다고? |
7 |
ㄱ: 아빠~ 완전 간지난다~ 원조 간지 꽃미남 ㅋㅋ ㄴ: 간지? 간지가 뭐 길래 그러냐? 욕이야? |
8 |
ㄱ: 이 옷이 이뻐, 저 옷이 이뻐? 어떤 게 더 잘 어울려? ㄴ: 어~ 둘 다 괜찮은 거 같은데... 아무거나 해라. ㄱ: 글나? 그래도 좀 봐도. 내한테 어느 게 더 낫노? ㄴ: (짜증내며).... 뭐, 니가 보면 그냥 알잖아. ㄱ: 니... 오늘 왜 이렇게 까칠하노? |
9 |
ㄱ: 엄마~ 저 옷 럭셔리하다. ㄴ: 럭셔리가 뭐냐? ㄱ: 이런,,, 안습!!! 엄마~! 엄마, 완전 안습... |
10 |
ㄱ: 그래, 오늘 조낸 달리자. ㄴ: ‘조낸’은 또 뭐고, 그리고 오늘 운동할 거니? ㄱ: 아~ 엄마 완전 안습이야~ |
11 |
ㄱ: 할머니, 눈 존나 맵지? ㄴ: 뭐? 존나?? 그게 뭔지 모르겠다만 맵지는 않다. |
12 |
(안경집 입간판에 “안경을 맞추시면 도토리를 드립니다.” 라고 써 있음) ㄱ: 오~ 저기서 안경 하면 도토리 좀 받겠네. ㄴ: 저기서, 도토리를 준다면 얼마나 준다고!? |
13 |
ㄱ: 엄마, 내 학교 가요. ㄴ: 아침밥은 먹고 가야 공부가 잘 되지. ㄱ: 늦게 가면, 자리 없어서 메뚜기 돼요. ㄴ: 대학교에 등록금이 얼만데 무슨 도서관에 메뚜기가 있단 말이야? |
14 |
ㄱ: 언니! 나 낚였어!! ㅠㅠ ㄴ: 맨날 게임만하나!!? 쯧쯧... 근데 물고기잡는 게임이 뭐 어떤거고? 할려면 공부되는 게임이나 하든가~ |
15 |
ㄱ: 할머니 내 안경 어딨어?? 나 쌩얼이란 말이야. ㄴ: 오늘이 니 생일이가? |
16 |
ㄱ: 엄마, 나 쌩얼이 그렇게 이상해? 응?? ㄴ: 뭐? 쌩... 뭐? ㄱ: 쌩얼,쌩얼! 그냥 얼굴말야, 화장 지운거 ㄴ: 응, 그래, 근데... 쌩얼이 뭐 어쨌다고? |
자료 (나)
1 |
ㄱ: 니는 와 다비 안 신었노? ㄴ: 뭐를 안 신었다구요? 다비요? |
2 |
ㄱ: 할머니, 이거 괜찮아요? ㄴ: 아이... 그건 파이다. |
3 |
ㄱ: 니가 먹은 그릇은 니가 부셔라~ ㄴ: 예?? 할머니, 뭐...어떻게 하라고요? |
4 |
ㄱ: 에이, 다 큰 게 애들이랑 똑같이! 방이나 훔쳐라! ㄴ: (헉!!!!) 방을 어디다 훔쳐요? |
5 |
ㄱ: 정민아, 여기 점빵이 어디냐? ㄴ: 점빵이라뇨? 점방이라뇨?? 그거 새로 나온 빵이에요? |
6 |
ㄱ: 아이고~ 삭신이 쑤시네. ㄴ: 할머니, 방금 뭐라고 했어? |
7 |
ㄱ: 야~, 유도리 있게 좀 해라. ㄴ: 뭐라고? |
5. 맺는말
지금까지 살펴본 바에 의하면 연령은 언어 변이를 일으키는 주요한 요인 중에 하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언어는 연령 단계에 따라 그 세대 간의 언어 차의 축적에 따라 점진적으로 변이하고 있다. 여기에서 <진행중의 언어 변화>가 현장시간 문법에 의해 변이하는 혹은 변화하는 언어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생생하고 풍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으며 또한 과거의 언어사를 푸는 열쇠 구실도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