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서 당뇨병이라는 병명은 없으며 당뇨병은 한방에서 말하는 소갈증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소갈의 소는 소삭, 모의 뜻이며 갈은 입이 마르는 표현이니 환자가 발현하는 증상 중 입술이 마르고 체중이 감소되는 광범위한 병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소갈병증을 변증시치함에 있어 역대 제가들은 삼초를 중심으로, 장부를 중심으로 병증에 따라 다양한 형증으로 분류하였으니 상소, 중소, 하소, 소단, 풍소, 신소, 내소, 위소, 비소, 폐소, 식역, 강중, 충소, 격소, 주갈, 구갈 등으로 나누었으며 현대에는 상소에는 다갈, 중소에는 다식이수, 하소는 다뇨로 요약하여 삼초로 구분하는 방법을 많이 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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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 류
소갈의 병증의 증상에 따라 上消, 中消, 下消로 나눕니다. 上消는 갈증으로 인하여 물을 많이 먹는 증상이 주 증상이며, 가슴에 열이 차있는 것 같은 답답함을 동반할 수도 있는데, 이는 심폐에 열이 축적되어서 발생됩니다. 소화기능과 대소변상태는 정상입니다.
中消는 음식물을 잘 소화시키고, 빨리 배고픈 것이 주요 증상이며, 잘 먹는데 반해 형체가 수척하거나 소변색의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는 비위의 축적된 열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비위가 허약할 때에 열이 胃를 손상시켜서 발생합니다.
下消는 신이 허하여 축적된 하초의 열로 인해 발생하며, 구갈의 증상은 적으나, 소변양이 많고 갈증을 심하게 느낍니다. 또 소변색이 혼탁하여 기름이 낀 것 같은 형태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위의 三消의 증상은 모두 조열(燥熱)로 인해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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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 상
소갈의 증상으로는 일반적으로 입이 마르며, 물을 많이 마시고, 소곡선기(배가 쉽게 고프다)하고, 소변을 자주 보는 것이나 소갈의 종류에 따라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습니다.
상소는 폐와 연관되어 생기는 병으로 이를 격소(膈消)라고도 합니다. 이때에는 물을 많이, 자주 먹고, 음식을 적게 먹으며 대변은 정상이고, 오줌은 맑으면서 잘 나옵니다.
중소라는 것은 위와 연관되어 생기는 병으로 목이 마르면서 음식을 많이 먹고, 소변은 붉은 색을 띠든가 아니면 노란색을 띱니다.
하소는 신장과 연관되어 생긴 병으로 탁한 소변이 방울방울 나오는데, 그 모양이 고름이나 기름 같습니다. 그리고 얼굴이 검게 되고 귀가 타며 몸이 여위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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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방치료
소갈의 치료원칙으로는 각 부위의 조열을 제거하는 치료를 주로 하는데, 예를 들어 상소(上消)에는 심폐에 있는 열을 꺼주는 치료를 하고, 중소(中消)에는 위(胃)의 열, 하소(下消)에는 신(腎)에 있는 열을 꺼주고, 음을 보충시키는 치료를 하게 됩니다.
아울러 단 음식, 맵고 뜨거운 음식, 기름지고 좋은 음식의 포식을 삼가고, 식사량을 조절하여야 합니다. 또 음주를 삼가고 식사 무리한 성생활은 하지 않아야 하며, 몸을 조(燥하)게 하는 약물들은 병을 유발하고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 당뇨병 환자가 비교적 자유롭게 먹을 수 있는 식품 > - 국 기름기를 걷어낸 맑은 육수, 맑은 채소국 - 채소류 당질함량이 적은 채소, 해조류(김, 미역, 다시마) - 음료수 홍차, 녹차, 토닉워터
< 조심하여야 할 식품 > - 단순 당질이 많은 음식 사탕, 꿀, 쨈, 케익, 젤리, 껌, 단 쿠키, 쵸콜렛, 엿, 조청, 과일류, 시럽, 양갱, 약과, 가당 요구르트, 과일 통조림, 약과 - 지방 함량이 많은 육류 갈비, 삼겹살, 햄, 참치 통조림, 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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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뇨병과 소갈
<황제내경> '소문의 기궐론' 에서는 '폐소는 물을 한번 마시면 소변을 두 번 배설한다.'고 했습니다. 왕도의 <외대비요>에도 '몹시 여위며 오한이 있거나 열이 나며 입이 마르고 밤낮으로 물을 마시며 소변이 곱 같은데 멈추지 않으면 죽게 된다.'는 귀절이 있습니다.
손사막의 <천금방>에서는 한걸음 나아가 '내소병은 필히 열로 말미암아 발작된다. 소변량이 마시는 양보다 많으며, 사람을 몹시 허약하게 하고 숨을 가쁘게 한다.'고 논술했습니다.
<경악전서>에는 '상소란 심한 갈증이 생기는 병증으로서 물을 마시면 마실수록 더욱 갈증이 심해지는데 이는 상초의 진액이 고갈된 것으로 옛날에는 그 병이 폐에 있다고 하였습니다. 중소란 중초의 병으로 아무리 많이 먹어도 쉽게 배가 고프고 날이 갈수록 여위는데 그 병이 비와 위에 있기 때문에 중소라고 합니다. 하소란 하초병으로서 소변의 색은 황적을 띠고 임질이나 뇨탁처럼 소변이 곱 같으며, 얼굴이 검고 초췌해지며, 날이 갈수록 여위는데 그 병이 신장에 있는 까닭으로 신소라고도 한다.'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고금록험>에도 '갈증으로 물을 많이 마시며, 소변회수가 잦고 소변이 곱 같으며 밀기울처럼 달면 모두 소갈병이다.'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위생보감>에서는 '소갈이란 소변이 잦고 그 색이 진한 기름처럼 위에 부막이 있고 맛이 꿀처럼 달다.'고 했습니다.
위와 같이 황제내경 이래의 기록을 볼 때 다식, 다음, 다뇨증상 및 여위고 소변이 단 것 등의 소갈병의 증상에 대한 표현이 당뇨병의 증상과 많이 일치됨을 알 수 있습니다.
<금궤요략> 의 '수기병맥증병치'에서는 '눈 밑에 와잠이 생기고, 맥이 복하면 그 사람은 소갈병이다.'라는 기력이 있는데 이는 당뇨병의 신장소동맥경화가 합병되어 수액저류가 생겨 눈 밑에 부종이 나타난 것을 말합니다.
<소문위론>에서는 '비장이 열하면 위가 말라서 갈증이 나고 피부가 뻣뻣하게 되어 육위가 발병한다.'고 하였는데 이는 당뇨병에 말초신경염이 합병된 증상과 비슷합니다. 이밖에 <하간육서>는 소갈병이 흔히 실명으로까지 발전된다고 지적 하였으며, <제병원후론>에서는 소갈병에 흔히 옹저 등이 생긴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현대의학에서 당뇨병에 백내장, 안저출혈, 모낭염 등의 합병증이 나타나는 병변과 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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