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蘭)초
시인. 가람 이병기 작
빼어난 가는 잎 새 굳은 듯 보드랍고
자줏빛 굵은 대공 하얀 꽃이 벌고
이슬은 구슬이 되어 마디마디 달렸다.
본디 그 마음은 깨끗함을 즐겨하여
정(淨)한 모래틈에 뿌리를 서려 두고
미진(微塵)도 가까이 않고 우로(雨露) 받아 사느니라.
동양란(춘란)
서양란(호접란)
난초란?
난초라 하면 란초에 대하여 모르는 사람들도
우리 어렸을 적 아니,
지금도 여러분들이 셋만 모이면 즐겨하시는
놀이 중에서 화투(花鬪=한자로 풀이하면 그림싸움)
고스톱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고,
그 고스톱을 치는 화투에 나오는
그림중에 오월 난초는 익히 알고 있을 터,
난(蘭)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하자면
동양란(東洋蘭) 과 서양란(西洋蘭)으로 나눈다.
동양란에도 수백가지의 종류가 있고
서양란에도 수백가지의 종류가 있어 각기 다른 모양의
잎새와 꽃 향기들이 있다.
둘다 그들만의 특성이 있고 장단점이 있어서,
어느 것이 좋고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동양란과 서양난의 특징 중에서 첫째는
동양란은 향기가 있고, 서양란은 향기가 없다.
(현재는 개량종으로써 향기가 있는 것도 나오고 있음)
둘째는 꽃의 화려함이라 할 수가 있다.
동양란이 소박하고 온화하고 선비적인 기품이 있는 반면,
서양란은 화려하고 눈부시게 아름답고 꼭 조화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성으로 비유하면 동양란은 신사임당쪽에 가깝고,
서양란은 화려하게 치장한 서양여성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예로부터 난을 키운다는 것은
군자나 사대부가에서 키웠지 평민이나 천민이
난을 키운다는 소리는 듣지를 못했을 것이다.
이것은 사대부들이나 귀족들이 자신들만의
귀족문화를 향유하기 위하여 그랬을 것이라는 아주나쁜
소인배들이 그랬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꽃을 좋아하고 기르는데 있어서,
신분이나 지위 고하를 따진다는 것
자체가 인간의 몹쓸 짓 중의 하나가 아닌가?
동양란은 원래 산기슭의 마사토성분의
배수가 잘되는 곳 바위틈이나 모래성분이 많은 곳에서
특히 남도지방에서 자생하는 식물이었다.
그러던 것이 인간의 이기심으로 마구 캐가서
지금은 모두 씨가 말라 버렸다고 한다.
아직도 남도 지방엔 소수의 야생란이 자라고 있고
제주도에는 제주도 특유의 나비란. 제비란 등이
자생하고 있으며 지방의 특산물로
자치단체에서 환경단체에서 관리를 하고 있으며
이것들을 채취하다 걸리면 많은 벌금을 물게되고
망신을 당하게 되니 주의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옛날에는 포기 번식을 하여서
수량이 한정되었으나,
80년대 들어서 세포배양에 성공하여 지금은 많은 양이 판매되고 있다.
값이 또 얼마인가?
귀한 동양란은 값을 따지기가 힘들다.
무엇이든 희귀성이 값을 더하지만,
난도 야생의 귀한 희귀란이 나오면 몇 억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돈 있는 놈 돈지랄이라고 해야 할까?
우리 서민들이야 미친 지랄이라고 하겠지만 말이다.
난이란 !
원래 일경일화(一莖一花)를 난이라 했다.
즉 꽃대 하나에 꽃한송이가 피는 것을 난이라 말한다.
쉽게 예를 들어 봄철 길에서 아주머니들이 이끼에 싸서
한 묶음에 2 ~3천원씩 판매하는 춘란을 보면
모두가 일경일화인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러고 보면 싸구려 취급받는 춘란이 진짜 난에 속하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일경다화(꽃대 하나에 꽃이 많이 달리는 것)도
난이라 굳어져 가고 있다.
동양란이나 서양란이나 모두 다 뿌리가 이중구조로 되어있다.
굵직한 뿌리는 잘라보면 물을 지니고 있기에
충분한 구조로 되어 있어서
오래도록 비가 오지 않아도 생존할 수가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내 생각에는 처음에는 알뿌리처럼 둥근 형태가 수분을 찾아서
길쭉하게 자연도태 변형된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기에 우리가 난을 심을 때 화분에 구워서 만든 콩알만 한
인공 토나 아니면,
나무껍질을 잘게 부순 재료를 사용하여 심는 것이다.
사실 마사토에 심어도 물빠짐 만 좋다면 잘 자란다.
인공 토는 살균처리를 해서 괜찮지만
나무껍질부스러기는 영양분은 많으나 살균처리가 안된 것이 많아서
병에 걸리기 쉽다.
우리가 산에 가서 나무껍질을 주워 다 사용하려면
여름날에 뜨거운 햇볕아래 장시간 말려서 사용하면 살균처리가 되어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난을 키우지 못한다면 다른 식물은 아무것도 키우지 못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키우기가 쉽다는 뜻이다.
다른 식물이야 광선, 온도, 습도 등
며칠만 맞지 않아도 바로 시들고 죽어 버리지만,
난이야 얼마동안 물을 주지 않거나
추위에도 견디고 햇빛을 받지 않아도 잘 산다.
우리가 다른 식물에 쏟는 정성 반만 들여도
난을 쉽게 키울 수가 있다.
태양광선 = 모든 식물은 광합성 작용을 하면서
성장하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된다.
이처럼 동양란 서양란 모두 햇살을 받아야 만 한다.
그런데 동양란 서양란 모두 직사광선과
강한 자외선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모두다 반그늘 음지성식물이다.
베란다에 놔두고 싶으면 봄, 가을에도 직사광선은 받지 않도록 하고
여름철에도 햇빛이 조금투과 되는 발등을 설치하고
통풍이 잘되도록 하여야 한다.
그리고 동양란은 꽃을 피우게 하려면
겨울철에 10도 이하에서 10여일 정도 두어야 한다.
난마다 꽃피는 시기가 좀 다르지만
모두 겨울철에 조금 춥게 두어야 꽃을 잘 피운다.
이에 반해 서양란은 꽃이 핀 것을 사다 꽃이 지고 나면
다시 꽃을 피워 보겠다는 생각은 아예 접어 두어야 한다.
우리가 흔히 보는 호접란, 심비디움, 석곡, 덴파레,박쥐란---등
서양란은 원래 아마존의 열대우리의
고온 다습한 생육환경에서 자라는 식물이다.
식물원에서 재배하는 곳을 가보면 덥고 습해서
한참 있기가 힘들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식물과 달리, 우리 인간이야 습도가 많으면 불쾌하고 건조하고
시원해야 좋아한다.
그래서 가을날이 우리 인간들이 느끼는 가장 쾌적한 환경인 것이다.
그렇지만 서양란이란 식물은 조금은 습하고
바람이 별로 없어야 좋아 한다.
그럼으로 우리가 난을 가까이 두려고 안방이나 덮고
너무 건조한 거실에 둔다면
난은 감방생활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난을 키우면서 주의하여야 하는 것이 물주기와 거름주기이다.
거름은 화학비료를 싫어하지만 편의상 시장에서 파는
팥알만한 알갱이 비료가 있는데
이 비료를 난화분 한 개에 대 여섯 개만 사방으로 놔두고
위에서 물을 주면 녹아 내려 뿌리에 영양분이 공급된다.
뿌리에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를 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깻묵덩어리나 일방 거름덩어리를 분위에
올려놓고 물을 주는 방법이 있다.
거름주기 간단한 방법은 우리가 조석으로 밥해먹는
쌀씻은 물을 한달에 한두번 부어주면 그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물주는 방법은 봄.가을은 우리나라 기후가 대체로 맑고
건조한 날이 많아서 물을 일주일에 한번은 흠뻑어야 한다.
여름철에는 고온 다습한 장마철이 있어서
물을 적게 주고 습하지 않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두어야 병해를 입지 않는다.
겨울철에는 한달에 한번정도로 물을 주고 냉해를 입지 않도록
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곳에 보관하여야 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동양란의 최대 장점은 향기를 들 수가 있다.
은은하고 진한 향기는 아주 멀리까지 간다.
그래서, 난꽃이 핀 동네에 들어서면
바람결에 실려 오는 향기를 맡고
나는 이 동네 어느 누구 집에 난꽃이 피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여러분도 난과 가까이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어느 날 문득 어느 동네에 들어섰을 때
난꽃을 직접보지 않고서도
바람결에 은은하게 실려오는 난향을 느끼고
아 ! 이동네 누구집에 난꽃이 피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을 것이다.
집안에 동양란 꽃이 피면 아마도 10여일 넘게
난향을 즐길 수가 있다.
꽃을 피우기가 힘든 만큼 생명력도 길은 것이다.
동양란에서도 꽃의 향이 여러 가지이지만
그 중에서도 소심계열란(적아소심.철골소심--등)계통의
난향이 진하면서도 좋다.(내가 느끼기에는)
너무 깊이 들어가면 머리가 복잡해지니 이쯤에서,
접고 베란다에 난화분하나 키우면서 마음을 다스리면 어떨까? 한다.
그리고 더 알고 싶으면 자문을 구하시고,
또 요즘이야 인터넷에 많은 글들이 올려져 있으니
참고하기 바라면서 위에 있는
위글 용은 내가 살아오면서 난을 키우다 보고,
느끼면서 배우게 된 것을 나열한 내생각일 뿐이고,
다른 사람의 재배경험과 약간씩을 견해 차이는 있을 터이니
오해가 없기를 바라면서
지금 내 책상에는 작년부터 키우던 난이 꽃대가
올라와 꽃을 피우기 시작하였다.
겨우내 물주면서 정성을 들여서 이제 꽃대가 꽤 여러 개가 올라와
꽃을 피웠다.
무궁무진한 자연의 세계 깊이를 우리가 다 알 수는 없을 것이다.
한 가지 한 가지 배워가는 과정일 뿐 --~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사랑과 관심이다,
사랑과 관심이 없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가 없는 것처럼
난도 꽃을 피우지 않는다.
2010.02 월 새롭게 피어난 난꽃을 보면서 전윤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