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영남에서 같이 가는 노인요양원을 제외하곤 거의 1년하고 6개월도 넘었다.
그래서 솔직히 별로 마음에 들진 않았다. 보니까 한 달에 딱 일주일만 쉬고 나머지는
전부 봉사활동을 가게 되어있어서... 보니까 금빛 선생님이 그렇게 해놓으셨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건 그렇다 쳐도 매일 간다고 생각하니까 좀 마음이 무거웠다.
그나마 다행인건 승민이랑 같이 간다는 것이다. 그나마 좀 다행이었다. 그런데 봉사활동은 내가 어차피
해야 되는 거니까 이왕 하는 김에 즐거운 마음으로 하자고 생각했다.
아침에 일곱시 반에 일어나서 씻고 밥을 먹은 후 8시 15분에 차를 타니 모이기로 했던 9시에 2분 모자랐다.
그리고 1분 후에 승민이가 왔는데 승민이는 8시 40분에 집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이 말을 들이니
뭔가 좀 안타까운 느낌이 들었다.
모이는 장소인 연산동역 16번 출구에서 조금만 기다리니까 봉사활동 선생님께서 오셨다. 그리고
중1로 보이는 학생 두 명이 같이 있었다. 그렇게 조금만 기다리다 보니까 많은 학생들이 모여서
나중에는 대학생을 포함해 스무명 가까운 사람들이 모였다.
장소까지는 우리가 봉사활동하는 곳에서 오는 셔틀버스를 타고 가는 걸로 알고 있었지만 우리가 직접
버스를 타고 가야했다. 그러다 보니 걸리는 시간도 시간이었지만 교통비가 생각보다 많이 나왔다.
거기다 부산시가 내가 버스타기 하루 전날 버스 요금을 10% 가까이 올려서 뭔가 마음의 부담이 되었다.
그래도 환승을 자주 하다 보니 요금은 좀 적었지만. 그리고 새로 산 교통카드로 버스나 지하철을 타다 보니
뭔가 기분은 좋았다. 사실은 사놓고 빨리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버스로 30여분을 가고, 내려서 15분 정도를 걷다 보니 봉사활동 하는 장소에 도착했다. 어딘지 몰라서
이리저리 돌아다닌게 시간을 좀 많이 잡아먹었지만.
봉사활동을 하는 장소는 반송에 위치한 한 병원의 4층에 부속되어 있는 홍익 노인요양원 이었다.
생각보다 장소가 작기는 했지만 부산에서 처음 생긴 요양원이라고 했다. 어쨌든 요양원에 도착해서
바로 할아버지들 건강검진을 받는걸 도왔다. 요전에 할머니 휠체어를 밀었던 경험 덕분에 좀 쉽게 일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다른 애들 만큼 일을 하는 기분이 들어서 기분도 좋았다. 비록 의사가 할아버지들의
건강검진을 하는데 좀 대놓고 짜증을 내서 거슬리긴 했지만 괜찮았다.
할아버지들을 다시 병실로 모셔다 드리고, 오늘 봉사활동의 가장 큰 테마인 '재롱잔치'를 하고 있는
홀(?)같은 곳으로 갔다. 가니까 할아버지들이 알만한 오래된 노래들을 준비해온 사람들이 부르고 있었다.
그래서 그냥 분위기 맞추면서 박수치면서 있었는데 갑자기 대학생 형이 놀고 있는 나를 보고 뒤에서 백댄서를
하라고 했다. 승민이도 앉아 있다가 나를 따라 와서 동참했다. 원래는 준비해온 사람들만 노래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그냥 분위긱에 맞추면 되는 그런 것이었지만, 대학생형이 시켜서 어쩔 수 없이 백댄서를 해야했다.
그렇다고 실제로 한건 박수친 것 말고는 없었지만.
그렇게 '사랑은 아무나 하나', '남행 열차', '무조건' 같은 뽕필이 충만한 노래를 부르고 재롱 잔치는 끝났다.
그리고 각자 흩어져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놀아드리는 그런 시간을 보냈다. 여자랑 남자랑 섞어서 했는데
내가 있던 방의 할아버지들은 여자애들만 좋아하셨다. 그래서 남자인 나는 그냥 TV에서 스타들의 부업에
대해 열심히 탐구했다. 그래도 내가 맡은 할아버지께 꾸준히 말도 걸면서 할 일은 했다.
식사 시간에 뭔가 부족한 점이 없는지 체크하면서 도와드렸고, 나중에는 할아버지들이 식사하신 그릇이나
숟가락 같은 것들을 치우기도 했다. 어쨌든 나름 열심히 하면서 노력했다.
그렇게 봉사활동 시간이 지나고, 각자 신원을 적었다. 보니까 내가 좀 나이가 많은 편이라서 뭔가 신기했다.
어려서 부터 후배같은 건 거의 없어서 그런지 어색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요양원 담당자 분께서 설명 비슷한 걸
하시고 해산했다. 가는 것도 역시 버스->지하철->버스 이런 식으로 돌아갔다.
오랜만에 봉사활동을 했다. 하면서 담당자 분이 뭐 부모님께 효도해야 된다, 하라는건 뭐든지 해야한다, 속 썩이지
말고 공부만 열심히 해야한다 같은 말을 많이 들었다. 뭐 당연한 거지만. 어쨌든 오늘 하면서 뭔가 할머니께
더 잘 해드릴 것을 다짐했다. 더욱더. 다음 주에 봉사활동을 하는지 안 하는지는 잘 모르지만
한다면 이번에 하면서 느꼈던 부족한 점을 더 잘 할 수 있었으면 한다.
첫댓글 애쓰셨네요.
"인간은사회적동물이다"라는 명제를 실천하고
탐구할 수 있는 좋은 계기로 삼아가시길...
ㅎㅎ경험이 묻어나는 숙련됨...
표현력도 아주 솔직하공~~
근데 백댄스 시킨 형은 대학생은 아니고 고1이야. 나이 많다고 조장 시켜준거였거든ㅋㅋ
암튼 수고 많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