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6일,
시동리소나무 카페, 전국정모가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습니다.
소나무 전시회 나무들은 식재가 끝나고
춘화원은 요즘 전시장 주변을 단장하는 일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4월 첫째주까지는 소나무 전시회 준비는 끝내고,
그 다음에는 야생화 전시회 준비에 들어갑니다.
춘화원에 피어있는 '깽깽이풀'입니다.
참 앙증스럽고 예쁜 꽃입니다만 작아서 잘 안보입니다.
정모 때 전지전정과 개작에 관해 공부를 하게 되어 있는데,
유능한 강사 한분을 모시려고 합니다.
우리 신입회원님들,
그 때가서 이야기가 좀 통하려면 기초적인 공부는 좀 하셔야겠죠?
재미없고 좀 딱딱하겠지만,
부득이 춘화원의 소나무 이야기는 계속 되어야 하겠습니다.
춘화원의 소나무 이야기,......
지금부터 몇 편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전지전정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려합니다.
춘화원의 스물 다섯번째 소나무 이야기,
오늘은 '전지와 전정'이라는 제목으로 씁니다.
군대갔다와서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정리정돈'이라는 말이,
그냥 '보기좋게 가지런히 하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군대서 정리정돈 때문에 기합도 많이 받았고,
정리정돈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만큼 정리정돈이 몸에 배었지만,
막상 정리정돈의 엄밀한 뜻은 잘 모르면서 살아왔던 것입니다.
이 두 단어에는 미세한 차이가 있습니다.
정리(整理)는 필요없는 것을 줄이거나 없애서 바로잡는 다는 뜻이 강하고,
정돈(整頓)은 어지러운 것을 가지런히 한다는 의미가 강합니다.
사진의 이 밭은,
머슴님의 점박이 반송밭입니다.
머슴님은 세무공무원 출신인데요,
평소 빈틈없는 성품이라 그런지, 소나무들이 줄을 맞춰 열병식을 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정리정돈이 잘 된 농장이었습니다.
이 솔밭에 가면 오줌도 잘 안나옵니다.
반면에 포항의 황금성님 솔밭은,
인간미가 철철 흐릅니다.
연구용으로 계속 신품종 황금소나무들이 드나들고 있어,
정리정돈에 애로가 많으실겁니다.
이 솔밭에서는
자칫 발을 잘못 디디면 소중한 황금소나무를 밟게되니 조심해야합니다.
(아무나 출입을 잘 안시키니 가고 싶은 분, 손을 들어주세요)
이 소나무 밭을 정리정돈 한다고 가정해보시지요.
도저히 색상고정이 안되거나 필요없다고 판단되는 나무는 베어 낼것이고,
계속 연구 개발할 나무는 줄을 맞추어 가지런히 재배치를 하겠지요.
베어내는 것은 정리하는 것이고,
남은 나무를 보기좋고 통행에 편리하게 줄맞추는 것이 정돈입니다.
그러나 소나무 밭을 관리하는 데 있어
정리와 정돈을 구분하지 못했다고 해서 탓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여러분들께서는,
전지,전정,전제,정지,정자,.....
이 단어들을 명확히 구분하실 수 있으신지요?
소나무에 관한 공부를 시작하면서
'소나무'라는 명칭에 이어,
'전지와 전정'에 관한 여러 단어들 때문에 무척 혼돈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소나무 가지치기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 우리 카페에서 소나무 이야기를 쓰기 시작하면서,
'당분간 전지라는 단어만 쓰겠다' 고 양해를 구한 것은,
신입회원이나 초보자들을 배려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 이유를 꼭 알고 싶으신가요?
꼭 알고 싶으신 분께서는,
이 게시글 끝부분에 있는 ,
[읽어도 되고, 안 읽어도 되는 이야기]를 읽어보세요.
'가지를 자른다. 가지치기를 한다' 는 뜻의 전지(剪枝)라는 단어만 있으면
우리는 충분히 의사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책을 보면,
책을 쓰는 사람들마다 각기 다른 많은 단어들을 구사해서 우리를 혼란스럽게 합니다.
어찌되었건,
소나무 이야기를 계속 쓰려면 어떻게든 정확한 용어를 써야 하는데,......
정지, 정자, 전제 라는 단어는 학자들이 논문에서나 나 쓸 용어이니, 일단 제쳐둡니다.
이미 많이 쓰고 있고 이해하기 쉬운,
'전지와 전정'에 관해서만 이야기 해봅니다.
우리는 '나무가지 자르는 가위'를
전지가위라 부르기도 하고, 전정가위로 부르기도 합니다.
소나무에 관한 전문지식이 적은 일반인들은, 이 둘을 구태여 구분하지 않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전지가위, 전정가위 둘 다 사용되고 있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쓰는 보편적인 용어를 선택하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전지와 전정이라는 단어를 같이 쓰되,
한자 뜻을 존중해서 다음과 같이 구분했으면 합니다.
전지(剪枝) : 단순히 가지를 자르는 행위
전정(剪定) : 단순한 가지자르기(전지)를 포함해서, 주간이나 순자르기,
꽃이나 솔방울 따내기, 잎을 자르거나 뽑는 일 등
나무의 모양을 정하기위해 다듬는 전반적인 행위.
즉, 전지는 불필요한 가지를 잘라버리는 정리의 개념이고,
전정은 좀 더 넓은 개념으로, 나무의 모양을 가지런하고 감상가치있게 만들어가는,
정리정돈의 개념으로 해석했으면 하는 것입니다.
제 나름대로 전지전정의 뜻을 정의해보았습니다.
비록 대국어 사전이나 조경관련 책자의 내용과는 다르지만,
소나무에만 한정되어 쓰고 있는 이 춘화원의 소나무 이야기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소나무 전정의 원칙'에 관해 공부해보겠습니다.
[읽어도 되고, 안읽어도 되는 이야기(1)]
1. 조경분야에서는 다음과 같이 분류(소나무도감,한국농업정보연구원)하고 있습니다.
전제(Trailing) : 생장력과는 관계없이 마른나무, 병충목, 구부러진 나무 등
쓸모없는 가지나 수형에 방해되는 나무를 잘라버리는 것.
전지 : *(분류언급없음)
전정(Pruning) : 수목생리적으로 조화롭게 수체를 자르는 것.
정지(Training) : 가지를 잘라서 모양을 가지런히 하는 것.
정자(Trimming) : 나무전체의 모양을 일정한 양식에 따른 다듬는 것.
2. 우리 말의 헌법과 같은, 대국어 사전(한국도서출판 중앙회)에는,
이와 관련한 단어들이 다음과 같이 명기되어 있습니다.
[명사] 불필요한 것을 잘라서 없애 버림(trimming)
전지 (剪枝/翦枝)[전ː지]
[명사] <농업> [같은 말] 가지치기 : 불필요한 가지를 쳐버리는 일(pruning)
전정 (剪定/翦定)[전ː정]
[명사] <농업>
과수재배에 있어 균일한 발육과 수형의 정리를 목적으로 가지의 일부를 잘라버리는 일(trimming)
정지 (整枝)[정ː지]
[명사] <농업> 과실나무의 가지를 가지런하게 만들기 위해 자르는 일(trimming)
이해가 되시나요?
저 나름대로 아무리 이 글을 들여다 보며 구분하려고 해도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됩니다.
자른다는 뜻은 다 같군요. ㅎㅎㅎ
더구나,
위 두 기준은 완전히 다릅니다.
즉, 소나무 도감에서는 전문용어에 입각해서 전제와 전정으로,
대국어 사전에서는 전지와 전정으로 명기하고 있지만 영어 단어는 다르게 쓰고 있습니다.
물론, 국어대사전을 편찬한 사람들은 언어학자들이고,
수목관련 책을 쓴 사람들은 식물학이나 이와 관련된 전공을 공부한 사람들이니,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인들이든, 전문공부를 하는 학자들이건,
적용되는 표준이 달라서는 안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