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유디지트 바타차르지____사진 : 데이비드 구텐펠더, 로버트 클라크, 로빈 해먼드, 크레이그 커틀러, 마크 시슨
과학자들이 통증에 얽힌 비밀을 푸는 동시에 이를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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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노리스(70)는 30년도 더 전에 암 투병을 하고 있을 때 서혜부와 왼쪽 둔부에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암은 완치됐고 재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노리스에게는 둔부에서 화끈거리기 시작해 척추를 타고 목까지 올라오는 찌르는 듯한 통증이 남았다.
노리스는 그 이후로 통증 없이 보낸 날이 단 하루도 없었다. 미국 공군에서 항공 정비사로 일하던 그는 통증 탓에 하던 일도 그만뒀다. 통증은 그가 걸을 때 짚고 다니는 지팡이처럼 늘 그와 함께했다. 그는 상태가 안 좋은 날에는 통증이 너무 심해 꼼짝없이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한다. 그는 상태가 가장 좋은 날에도 통증 때문에 움직이기가 힘들어 쓰레기를 내놓는 것처럼 매우 간단한 집안일조차 할 수 없다. 간혹 통증이 너무 심해 숨쉬기도 힘들다고 노리스는 하소연한다. “마치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 같아요.” 그는 말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교외에 살고 있는 노리스는 앉아 있다가 뒤로 누울 수 있는 길고 푹신한 의자에서 나와 대화를 나눴다. 그는 평온한 표정 뒤에 자신의 통증을 감추는 데 능숙해졌다. 나는 그 가 움찔하는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31년 동안 그와 함께한 아내 매리앤은 그의 눈에 전혀 움직임이 없을 때 통증이 특히 심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통증이 노리스의 삶을 덮치기 시작했을 때 그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일에서 위안을 찾으려 했다. 그는 만성통증으로 고통을 받는 이들의 대변자가 됐고 후원 단체를 시작했다. 그리고 30년 동안 자신의 통증을 줄일 방법을 찾아왔다. 그중 많은 기간 동안 그는 펜타닐을 투약했다. 이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는 ‘두꺼운 담요처럼’ 통증을 덮어주지만 그를 ‘멍하니 누워 있는’ 상태로 만들었다고 그는 설명한다. 침술 치료도 받아봤는데 이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됐다. 그리고 그는 벌침, 자석요법, 신앙치유도 받았지만 이런 것들은 효과가 없었다. 노리스는 현재 물리치료와 스테로이드 주사를 통해 통증을 관리한다. 물리치료는 그가 더 잘 움직일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척추에 맞는 스테로이드 주사는 신경에 생긴 염증을 진정시켜준다
통증의 세계
사진 : 크레이그 커틀러
브렌트 바우어가 수술을 받는 동안 ‘스노우월드’라는 가상현실(VR) 게임을 하며 통증을 줄이고 있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의 하버뷰병원 소속 정형외과 외상 전문의 레자 피루자바디는 이 게임의 효과를 검증하고 있다. VR을 이용해 통증을 줄여주는 분야의 선구자인 워싱턴대학교의 헌터 호프먼이 이 게임을 개발했다. 바우어는 건물 3층에서 떨어져 골반을 비롯해 뼈가 여러 군데 부러졌다. 그는 골반에서 고정핀 하나를 제거할 때 VR을 이용하지 않았다. “통증이 아주 심했어요.” 그는 말했다. 다른 고정핀을 제거할 때는 VR을 사용했다. “아주 즐거운 오락거리였어요. 그리고 통증이 훨씬 덜하더군요.” 그는 말했다. 바우어는 VR이 전신마취의 필요성을 낮춰 위험성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통증의 세계
사진 : 데이비드 구텐펠더
생명과학자이자 본 협회의 탐험가인 졸탄 타칵스가 베트남 쯔양신 국립공원에서 자외선을 받으면 푸른빛을 띠는 독성이 있는 전갈을 찾았다. 세계 곳곳에서 독을 수집하는 타칵스는 현재 마약성 진통제를 대체할 좋은 약물이 별로 없기 때문에 새로운 진통제를 개발하고 싶어 한다. 이미 독을 사용해 주목할 만한 성과 하나를 얻었다. 과학자들이 세계에서 가장 치명적인 동물에 속하는 원뿔달팽이의 독을 활용해 만성통증 치료제를 개발한 것이다.
글 : 조앤 클랙____사진 : 비앙카 바그나렐리
여의사인 필자에 따르면 여성의 건강 문제는 남성의 건강 문제보다 등한시되고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한편 이에 관한 연구는 덜 이뤄지며 우선순위에서도 밀린다. 이런 상황을 바꾸기 위해 그녀가 내리는 처방은 다음과 같다. ‘여성들이여! 목소리를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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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990년대 중반부터 응급의학과 의사로 일하면서 노인과 젊은이, 부자와 가난한 사람, 남성과 여성을 망라해 다양한 환자를 돌봐왔다. 또한 직장과 가정, 먹고사는 일을 챙기면서 이 응급 상황을 헤쳐나가고자 허둥지둥 환자를 데리고 오는 보호자들도 봐왔다. 이런 부담은 주로 여성의 몫이다. 여성은 아이, 연인이나 배우자, 부모 혹은 다른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두 배에서 서너 배에 달하는 돌봄 의무를 진다. 이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전 세계의 여성이 무보수로 아동과 노인을 돌보는 데 쏟는 시간은 연간 1조 1000억 시간이 넘는다. 이에 반해 남성은 여성의 약 3분의 1 수준의 시간을 할애한다.
미국 TV 연속극 〈그레이 아나토미>의 책임 프로듀서인 나는 이런 여성들을 각본에 넣는다. 그들은 엄마, 연인, 아내, 자매, 딸, 최고경영자, 비서 등으로 등장한다. 막 아이를 출산한 여성은 자신의 유선이 막혔다고 생각하지만 유방암1에 걸렸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된다. 성폭행을 당한 여성은 그 사실을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자신이 어디에 있었는지 혹은 어떤 옷차림을 하고 있었는지를 빌미로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불치병에 걸리거나 장기 이식이 필요한 여성들도 등장한다. 성 정체성을 당당히 밝히는 여성들도 나온다. 고령에 임신을 하거나 아이를 갖기 위해 임신이 아닌 대안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여성이 등장하는가 하면 아이를 낳지 않기로 결정한 여성도 등장한다.
글 : 로빈 마란츠 헤니그____사진 : 마틴 외게를리
우리 몸에는 수조 개의 미생물이 살고 있다. 이제 우리는 녀석들이 우리의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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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우리 몸속에서 살아가는 미생물들을 연구하면 할수록 이 작은 유기체들이 사람의 생김새와 행동, 사고방식, 감정에 얼마나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지 더 잘 알게 된다. 우리의 장과 폐, 피부, 안구에서 살아가는 세균, 바이러스, 균류 그리고 원생동물이 실제로 우리의 건강과 행복을 결정하는 요소들일까? 우리 몸속에 사는 이 작은 벌레들이 우리의 기본적인 본성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듯하다. 이는 참으로 묘한 개념이다.
미생물군유전체라고 불리는 우리 몸속에 사는 미생물 집단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지대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영향력은 매우 이른 시기에 나타나기도 한다. 지난해 발표된 한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아이의 기질처럼 선천적으로 타고난다고 추정했던 특성이 어쩌면 신생아의 장에 있는 세균이 대부분 어느 특정 속에 속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장에 비피더스균이 많은 아이일수록 더 명랑하다는 것이다.
미생물군유전체학은 비교적 신생 분야다.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15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수행된 연구의 대부분은 고작 10여 마리의 쥐나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한 소규모의 기초적인 연구에 지나지 않는다. 과학자들은 미생물군유전체와 질병 사이의 연관성을 찾았지만 우리 몸에 서식하는 이 어마어마한 수의 미소 생명체들이 숙주인 우리에게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 인과관계를 분명하게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미생물의 수 자체는 충분히 놀랍다. 현재 평범한 젊은 성인 남성의 몸에는 약 38조 개의 미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인간의 실제 세포 수보다 좀 더 많은 것이다. 그 많은 미생물을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전망은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글 : 댄 뷰트너____사진 : 데이비드 매클레인 외
통곡물과 채소, 견과류, 콩류 등으로 이뤄진 전통적인 식단을 따르면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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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뷰트너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사는 사람들에 대한 글을 본지에 처음 기고한 지 14여 년이 지났다. 오늘날에도 그는 여전히 자신이 ‘블루존’이라고 부르는 지역에서 장수의 비결을 찾고 있다. 블루존은 100살 이상 장수하는 사람들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최근에 그는 블루존 지역 중 네 곳을 다시 방문해 장수에 도움을 주는 음식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가고 있다. 동시에 그는 오랜 시간을 거쳐 효과가 입증된 조리법을 수집하고 왜 특정 음식이 장수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보이는지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