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도 영어 이름 작명소가 있다
인터넷 검색창에 ‘영어 이름’을 쳐보면 수십여 개의 영어 이름 작명소 웹사이트가 뜬다. 한글 이름에서 풍기는 색상과 크기, 본인의 성격과 이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이름을 지어준다는 주장. 한글 이름의 발음, 생년월일시와 관련지어 지어주는 방법도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송대관은 데이비드, 전지현은 지아니, 수진은 수잔, 영미는 에이미, 철수는 찰스 등으로 짓는 식이다. 1만~2만원 정도의 작명비를 받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인터넷 작명 사이트가 한글 이름 작명을 기본으로 하고 영어 이름 작명은 부가 서비스처럼 운영하고 있어서, 해외의 문화 사정에 얼마나 밝은지, 얼마나 세련된 이름을 지어주는지는 미지수다. 외국인들이 발음하기 쉬운 한글 이름이나 외자 이름 등은 해외에서 그대로 써도 별 무리가 없다. 하지만 아무리 한글 이름이 예뻐도 영미권에서 의외의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니 작명 시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흔한 여자아이 이름인 ‘유리(Yuri)’는 영미권에서는 보통 남자 이름으로 쓰이며, 외자인 ‘석(Suck)’은 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지금 미국에서 인기 있는 이름으로 지어보자
매년 미국 사회보장국(www.ssa.gov/OACT/babynames)에서는 통계를 통해서 가장 인기 있는 아이 이름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아이가 태어난 해에 가장 인기 있는 이름 중 하나를 선택하면 흔하기는 하지만 적어도 촌스러운 이름을 지어 놀림을 당하는 것은 피할 수 있다. 1백 년간 Top 5를 차지했던 이름을 정리해놓은 표를 살펴보면 어떤 게 촌스러운 이름인지, 어떤 게 세련된 이름인지 단번에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메리(Mary)는 1907년부터 1946년까지 40년 동안 부동의 1위를 지켜왔으나 1968년을 끝으로는 순위에서 찾아볼 수 없다. 그 이후 10여 년 주기로 1위가 바뀌는데 1970년대에는 제니퍼(Jennifer), 1980년대에는 제시카(Jessica), 1990년 중반부터 현재까지는 에밀리(Emily)가 1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와 같이 미국에서도 남자아이들의 이름은 보통 보수적으로 짓기 때문에 여자아이 이름보다는 변화 폭이 크지는 않다. 특히 마이클(Michael)이라는 이름은 1950년대부터 꾸준히 Top 5에 들었으며 2006년에도 2위를 차지한 스테디셀러다. 1990년대에 새롭게 부상한 이름은 최근 8년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제이콥(Jacob)과 6년째 3위에 등극한 조슈아(Joshua)다.
남들 다 짓는 이름이 싫어서 전혀 새로운 이름을 찾아냈다면 적어도 남녀 성별은 맞는지, 흑인 게토에서 주로 쓰이는 이름은 아닌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미국의 경제학자 롤랜드 프라이어는 재미있는 통계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인종과 소득 수준, 교육 수준에 따라서 아이 이름을 짓는 경향이 확연히 달라진다는 것이다. 저소득층 백인 가정의 여자 이름은 제시카, 아만다(Amanda) 등이고, 흑인 가정의 여자 이름은 알리샤(Alicia), 스테파니(Stephanie) 등이다. 교육 수준이 낮은 가정의 남자 이름은 조이(Joy), 지미(Jimmy), 토미(Tommy) 등이고, 교육 수준이 높은 가정의 남자 이름은 기욤(Guillaume), 아키바(Akiva) 등 불어, 히브리어, 라틴어 등에서 기원한 이름을 짓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미국의 작명 사이트에서 상담을 받아보니
구글(www.google.com)에 들어가서 ‘baby name’으로 검색해보니 미국에도 성업 중인 작명 사이트가 많았다. 그중에 게시판에서 무료로 이름에 대해 조언해주는 사이트(www.babynames.com/Jennifer-Moss)를 발견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사이트의 CEO인 제니퍼 모스에게 아이 이름이 괜찮은지 조언을 구하고 있었다. 제니퍼가 여러 이름을 직접 골라주는 서비스는 유료로 진행되고 있는데 12개의 이름을 제안 받는 서비스는 34.95달러, 전화로 30분 동안 상담하는 서비스는 95달러에 이용할 수 있다. 기자는 제니퍼에게 직접 이름을 제안 받는 서비스를 통해 다섯 살 여자아이 수민이와 세 살 남자아이 정민이에게 한글 이름 발음과 비슷하면서도 세련된 이름을 지어달라고 부탁해봤다. 제니퍼는 수민이에게 시에나(Sienna), 사마라(Samara), 수산나(Susanna)라는 이름을, 정민이에게는 제이민(Jaymin), 제레미(Jeremy), 제이슨(Jason)이라는 이름을 제안했다. 제니퍼는 미국이 전 세계에서 이민 온 사람들로 이루어진 나라인 만큼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국적의 이름이 많으며, 처음 통성명을 하면서 자신의 문화 배경을 소개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소개했다. 발음하기 아주 어려운 경우나 부정적인 뜻의 이름이 아닌 이상 한글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지금 미국에서 유행하는 여자아이 이름
Emily, Madison, Emma, Hannah, Abigail, Olivia, Ashley, Samantha, Alexis, Sarah, Elizabeth, Isabella, Alyssa, Grace, Lauren, Taylor, Jessica, Brianna, Kayla, Sophia
지금 미국에서 유행하는 남자아이 이름
Jacob, Michael, Joshua, Matthew, Andrew, Christopher, Daniel, Joseph, Ethan, Nicholas, William, Anthony, David, Ryan, Tyler, Alexander, John, James, Brandon, Zachary
출처 :오케 잉글리쉬 얼라이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