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 오래전 여행기라 도움이 될런지 걱정됩니다.
제가 결혼 1년기념으로 간 여행기랍니다.
제주도 명소는 다 보았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우도란 곳도 보지 못했네요.
그외 숨어있는 명소도 다빼먹었어요.
우도는 참 아름다운 곳인것 같은데.. 꼭 가보세요.
전 랜트를 했거든요..
좋은 여행 하시길 바랍니다.
제주 기행기
96. 9. 9- 12 3박4일의 제주여행을 마쳤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상당한 강행군 덕분에 제주 전역을 골고루 경험했고 이제 그 기록을 남기고자 한다.
1. 느낀점
한국제일의 관광 자원을 지닌 곳이 어딘가 꼽는다면 제주를 손꼽는다. 실제로 제주에는 곳곳의 특색있는 자연보고, 역사적 유물, 인공미를 갖춘 조각물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러나 여행을 마치고난 후 결론은 제주는 역시 철저한 관광지일 뿐이다.
관광지는 한번 둘러보는 곳이며 휴양지는 편히 소일할수 있는 곳이다. 관광지는 한번 가보면 다시 찾지 않게 되지만 휴양지는 다시 찾게 된다. 휴양지로 전환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더구나 비싼 입장료와 주차료는 매번 누적되다 보니 큰부담이 아닐 수 없었으며 또한 번거로왔다. 눈으로 보는 상품이 아닌 직접 체험하고 느끼는 상품개발이 아쉽다.
또한 성수기를 피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이는 여러모로 절약의 길이고 사람에게 치이지 않고 한적하게 볼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제주의 관한 사전정보의 숙지야 말로 참다운 여행의 교훈을 느낄수 있다.
2. 사전준비
사전에 반드시 준비를 해야하는 것이 3가지있다. 숙박문제, 제주도 교통편, 현지차량이다.
내게있어서 숙박은 회사소유의 서귀포 삼아아파트(40평)이며, 이용요금은 하루1만원 이어서 숙박비를 절감 할수 있었다. 제주도행 교통편은 비행기를 이용했고 서울서 제주까지 왕복 9만8천원, 아내는 마일리지 덕분에 무료로 비행기를 이용했다.
마지막 현지 차량은 랜트카를 이용하기로 했다. 랜트카의 장점은 일정에 얽메이지 않고 쉬고 싶은 곳에서 쉬고, 가고 싶은 곳에 가고, 다만 사전에 철저한 현지지식과 철저한 지도의 분석이 필요하다. 제주 동아 랜트카에 예약을 했는데 비수기 였기에 15% 할인을 받을수 있었다. 차종은 엑센트며 5만킬로 달린 차다. 2만원만 추가하면 아반떼를 탈수 있지만 이번 여행이 철저한 절약여행을 아내와 약속했기에 엑센트를 선택했다. 할인을 받으려면 출발 몇일전에 예약을 해야한다. 제주공항에서 차를 인수하고 공항에서 차를 반납하기까지 총 74시간에 랜트비는 15만원이었다. 총운전 거리는 600킬로이며, 언덕이 심한 5.16 도로도 4단으로 너끈히 넘은 것을 보니 차를 잘 관리한 것 같았다.
3. 준비
출발을 앞두고 시장도 보고 옷도 챙기고 밑반찬도 준비하며 분주한 시간을 가졌다. 제주는 물가가 비싸다는 선입견을 가져선지 과일, 과자, 음료수, 김치, 밑반찬까지도 준비했다. 그러나 그럴 필요는 전혀 없으리라
서귀포시내에 있는 재래 시장에 가면 물건을 엄청나게 싸게 살수 있고, 서민의 훈훈한 맛도 체험할 수있다. 특히 제주 특유의 고구마, 당근, 해산믈 등을 저럼하게 맛 볼수 있으며 싱싱한 은 빛 칼치는 3천원, 옥돔도 5천원이면 살 수있다. 단지 소금 간장등 간단한 간단한 양념만 준비하길 권한다. 그러나 이것마저도 전에 머무렀던 사람이 그냥 두고 간것이 많아서 걱정을 안해도 된다. 마른 반찬과 김치 정도면 될까?
4 출발 하루전 해프닝
대망의 출발을 눈앞에 두고 준비에 여념이 잆으때, 아내가 나보고 "신세계백화점 12주년"인가 해서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에 "12" 란 숫자가 있으면 경품을 준다고 나보고 확인 하란다. 주민증에는 그 숫자가 없었으며, 운전면허증을 확인 해보려니 그 숫자는 고사하고 면허증 자체도 없는 것이었다. 온 집안을 다 뒤져도 없었다. 출발 하루전에 이게 무슨 낭패인가? 혹시 회사에 있을까해서 일요일 밤에 회사로 달려갔다. 책상을 다 뒤져보아도 물론 없었다. 아마도 은행에서 무통장 입금할때 잃어 버린것같다.
선택은 3가지 이 여행을 포기할 것. 실은 이번 휴가 받기가 정말 어려웠다. 추석을 앞두고 정말 바쁜시기이다. 부장님께서 다음달에 휴가 가라고 했는데 과감히 밀고 나갔다. 갑자기 나약해지기 시작한다. 두번째 선택은 제주에 가서 택시나 버스를 타고 여행한다. 이는 정말 싫다. 부담스럽고 자유롭지 못할 것 같다. 세번째 선택은 비행기 출발시간을 뒤로 하고, 임시 면허증을 발급받고 제주를 향한다. 그래 결심했다. 얼마나 벼르로 벼른 여행인데... 월요일 10시 30분 비행기를 1시 비행기로 연기하고 취소했던 랜트카 예약을 다시 부활시켰다. 주여 도와 주소서.. 임시면허증이 제때 나올지도 의문인 것이다. 이렇게 나의 여행은 불확실 속에서 시작했다.
5. 강서 면허시험장
대망의 제주여행 바로 그날이다. 남들은 공항으로 향하겠지만 난 강서면허시험장으로 향했다. 40킬로그램이나 하는 커다란 트렁크를 끌고 집을 나섰다. 8시 러시아워에 집을 나서서 시험장에 도착하니 9시가 훌쩍 넘었다. 버스에서 사람에 시달렸고, 트렁크 손잡이마져 떨어져 나가 짐을 머리에 이고 갔다. 여간 힘든게 아니다. 이거 고생길이 훤하네......여동생이 중국, 일본 배낭여행을 하고 며칠전에 돌려준 가방이었다.
임시면허증 신청을 하니 2시간 후에나 임시 면허증을 발급해 준다고 한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2시간 동안 난 트렁크 고치느라고 시간을 보냈다. 이순신장군은 큰 칼 옆에 차고 큰일 한다는데 ... 가방과 싸우는 내 모습을 보고 한심하다는듯 눈총을준다. "칠칠 맞은 양반 어째 면허증을 잃어 먹고.....," 사실은 아내가 면허증 보자고 하지 않았으면 렌트카위약금은 다물고,꼼짝없이 제주에서 고생할 뻔했다.
6. 출발
11시 30분쯤 임시면허증을 발급받고 김포로 향한다. 다행이 강서면허시험장에서 김포까지는 10여분 거리이다. 김포공항. 매번 이 김포에 오면 항상 슬픈 기억이 떠오른다. 아내가 미국에 갈때마다 눈물흘렸던 그 곳. 가슴이 아린다. 1년에 한달간 지내고 다시 보내야 했던 곳이다. 아내는 5년동안이나 미국에 있었다. 1시 15분 김포의 활주로를 시원스럽게 벗어난다. 이제 3박 4일간 모든 근심걱정을 이 곳 서울에 놓고 간다.
7. 도착
구름을 가르고 제주를 향했다. 1시간 정도 왔을까 밖엔 주룩주룩 비가 내린다. 어제 일기 예보에 비가 온다고 했지만 서울이 얼마나 맑았는데 .....제주의 첫느낌은 이렇게 음침했다.
동아랜트카에 전화를 걸었더니 10여분뒤 보라색 엑센트가 나타났다. 그 사연 많은 임시면허증을 보여주었고 계약서를 보여주었더니 사인하라고 한다. 간단한 차 점검을 받고 연료게이지 체크하고 여러 주의사항 듣고 차를 인계받았다. 약간의 두려움....... 전혀 생소한 이곳에서 운전을 해야한다. 제주도로는 굴곡이 심하다는데..... 클러치 유격이 내 차와 약간 차이 나는 것을 제외하고는 맘에든다. 제주시는 지금 비가 내리지만 서귀포쪽은 맑게 개였단다. 아내의 얼굴도 화색이 돈다.
8. 1일차여행.. (서귀포해상유람선, 천제연폭포, 서귀포시장)
서부산업도로를 달린다. 4차선으로 넓히는 공사가 한창이다. 아직은 차의 성능을 파악하는 단계고 또한 비까지 내려 시속 50킬로로 뒷 차의 뒤를 쫓는다. 빗발이 거세진다. 도저히 서귀포가 개었다는 말이 믿어지지 않는다. 중간에 "항몽유원지입구" 푯말이 눈에 들어오고 경마장이 보인다. 이 도로는 제주와 중문, 서귀포를 잇는 산업도로인 것이다.
한라산을 넘으니 맑은 하늘이 시야에 들어온다. 넓은 초지가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4시쯤인가 아파트에 도착했다. 이동통신건물을 끼고 돌아 서쪽으로 2분여만 가면 우측편에 하얀 아파트가 눈에 들어 온다. 우리가 머물 "삼호아파트"다. 바다가 눈에 들어오고 남국의 나무가 늘어지고 실외수영장도 지니고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경비실에서 열쇠를 건내받고 내부에 들어갔다. 40여평이 되는 실내에는 방이 3개 욕실 2개, 냉장고 에어콘 진공청소기 등 주방기구도 없는 것이 없다. 다만 바퀴벌레, 모기가 많고 좀 지저분한 것이 흠이다.
그러나 12평짜리 전세방에서 40평짜리 아파트로 신분 상승을 했으니 일국의 국왕도 부럽지 않았다. 짐을 풀고 밥을 해먹고 서귀포항 근교해안을 다니는 유람선이 있다기에 114 문의했다. 무려 5명을 걸쳐서야 비로소 선착장 전화번호를 알게 되었고 불과 20분후에 마지막 배가 뜬다는 소식을 들었다. 밥을 먹다말고 대충 옷을 걸치고 그 쪽으로 달려갔다. 천지연폭포 맞은편에 선창가가 있으며 우리가 막 뛰어 배에 올라타니까 배가 떠난다. 대략 50여명의 승객이 타고 있으며 스피커에서는 선장이 무성영화의 변사의 목소리를 흉내내면서 재미있게 곳곳을 설명한다. 저 멀리 바다에 떨어지는 정방폭포가 보이고, 숲이 우거진 숲섬을 지나, 물고기의 보고인 문섬 그리고 호랑이 모습을 한 범섬까지 돌아오는 50여분 코스다. 해안가 곳곳에 기암절벽이 파도와 어울려 자태를 뽐낸다. 커다란 동굴에 유람선이 들어갔다 나왔고, 낚시꾼이 손을 흔들어준다. 짧은 시간동안 서귀포 해안의 핵심을 접할수 있어 좋다, 잠수함도 있다. 승선료가 무려 5만원이나한다. 다행히 수리중이었던 아내가 타자고하면 어쩔까 고민했는데
외곡리와 정방폭포, 주변섬을 한번에 유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동양에서 하나뿐인 바다로 떨어지는 정방폭포. 바다 가운데 우뚝 솟아있는 외돌게, 기암괴석의 범섬, 문섬등 기기묘묘한 섬들, 파도에 의해 배가 출렁거리며 바다를 가르는 모습은 장관이다. 배의 맨앞 선창에 자리 잡으면 경치도 좋고 스릴도 넘친다. 요금은 5천원
길건너 포구에서 계곡따라 1킬로 정도 거스러 올라가면 기암절벽의 계곡이 나타나고 높이 22미터 폭 12미터의 "천지연폭포"가 절벽아래로 흘러 장관을 이룬다. 제주도에서 첫번째로 본 폭포이어선지 웅장하고 장대한 느낌이다. 입구에는 천연기념물인 담팔수나무가 자생하고 있으며 낮에는 숨고 밤에만 활동한다는 천연기념물인 "무태장어"가 서식한다고 한다.
서귀포 시내로 들어가 제주은행 사잇길로 들어가면 서귀포시장이 나온다. 싱싱한 칼치가 4천원, 옥돔은 5천원이었다. 제주에는 고구마와 당근이 유명하다. 식사할 시간이 없으면 그것으로 때우면 그만이다. 청과물 도매시장이 있어 밀감과 오렌지를 이곳에서 사길 권한다. 아파트에 들어서서 싱싱한 칼치와 오징어와 맥주 한잔 카 죽인다. 내일을 기약하며 ....
6시에 기상해서 그날 일정을 체크하고, 대충 챙겨먹고 8시쯤 집을 나섰다. 서귀포를 뒤로하고 서쪽으로 달렸다. 잘 닦여져 있는 도로며 주변정원이 너무나 잘 꾸며져 있다. 이곳이 그 유명한 "중문관광단지"이다. 이르게 와서 그런지 여미지 식물원에 도착해 보니 주차된 차가 단지 3대밖에 없었다. 입장료는 무려 5천원이다. 동양최대의 식물원답게 그 규모에 놀랐다. 큰 돔을 중심으로 일본, 한국, 프랑스, 이태리 정원과 열대수림순으로 펼쳐져 있다. 세계각지 희귀식물 그리고 사람만한 선인장도 있으며 사진찍을 곳이 많다. 6층 전망대에 오르니 한라산의 위용이 보인다. 뒤로는 마라도가 저 멀리 자리잡고 있다. 동전을 넣고 망원경을 보니 마라도에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보인다.
여미지식물원 주차장에 그냥 차를 놔두고 바로 옆에있는 "천제연폭포"로 갔다. 입장료는 1300원, 천지연은 1000원인데 여긴 왜 비싸냐고 항의하니까 여긴 폭포가 2개나 있기 때문에 비싸단다. 계곡에 이르니 30여미터 높이의 "죽음의 다리"가 놓여 있었다. 용의 모습이 박혀있는 문양이 눈에 띄고 다리 위에서 내려보니 끝이 아득하다. 다리끝에서 어떤 청년이 사진찍고 가라고 한다. 아뿔사 올 것이 왔구나 하이텔에서 경고했던 그 청년들 사진 찍어주고 물건을 강매한다는 그 작자들이다. 무조건 "NO..." 가게에서 얼린 생수 하나 사가지고 계곡 밑으로 내려 갔다. "천제연 제1폭포"를 보기 위함인데 아쉽게도 물이 말라 폭포를 볼 수 없었다. 폭포가 2개라고 입장료를 비싸게 받더니 폭포 1개는 없어...... 다시 10여분을 내려오니 제2폭포가 있었다. 20미터높이의 "천제연폭포" 검은바위 사이로 품어내는 거대한 물줄기는 가히 장관이다.
다시 해안쪽으로 발길을 돌려 "로얄마린파크"에 도착했다. 어떤 아줌마가 지금 막 공연 시작했으니 빨리 들어 가라고 한다. 가로 40미터, 세로 20미터, 깊이 5미터 정도의 풀에서 육중한 돌고래가 5-6미터 용솟음친다. 물개쑈는 자연농원에서 이미 본 적이 있어선지 시시함은 느낀다. 쑈를 보면서 고구마와 옥수수로 허기를 때우니 아내가 "극장식당이 따로있나?"
밖엔 수족관에 자리잡고 있어 제주의 열대어를 볼수 있으며 건물을 나오니 조그만 공원이 형성 되어 있다. 끝없는 수평선, 아기자기한 해변, 하이아트호텔과 어우러져, 마치 동화에 나오는 멋진 별장처럼 보인다. 저 예쁜 해변이 바로 "중문해수욕장"이란다. 호주의 골드코스트, 괌의 산호해변과는 또다른 맛을 느낄수 있다. 백사장 길이가 500여미터정도 되고, 모래색깔도 다양하다. 오른쪽벼랑엔 동굴이 하나 있는데 신혼부부가 사진을 찍고 있었다. 어떤 부부는 물속에서 한창 뛰놀고 나오더니 "춥지않아요?" "하나도 않 추어요" 바닷가에서 한참을 뛰어놀고, 러브스토리 흉내도 내보고, 다시 차에 올라 제주에서 최고로 친다는 신라호텔, 하이하트호텔 그리고 한국콘도까지 드라이브를 했다. 정원도 잘 가꾸어져있고, 도로도 잘 닦여져있었다.
중문을 벗어나 서쪽으로 30여분 달려가니 평지에 갑자기 우뚝 솟아오른 산이 보인다. "산방산"이다. 해발 400미터정도되고 기암괴석의 산이 오른 환상적인 곳이다. 250미터에 있다는 산방굴에 오르려니 입구에 붉은 글씨로 "산방굴은 붕괴위험에 놓여있으니 조심 하기바람" 써 있었다. 오르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불쾌했다. 표를 팔지 말던가...
차를 빙돌려 "용머리"라는 곳으로 갔다. 입장권에 용머리와 산방산 2개가 붙어있어 가지 않을수없었다. 되도록이면 차를 산방산에 주차하고 걷길 바란다. 산방산을 배경으로 말타고 사진을 찍었는데 1인당 2000원이다. 여러 각도에서 찍었는데 나중에 현상해 보니 정말 멋있었다. "용머리"란 곳이 요앞 몇미터정도 되겠지 하고 갔는데 20분을 더 가도 끝이 없었다. 더구나 수학여행 학생들을만나 피하느라고 고생했다. 온갗 기암괴석과 포말과 어우러져 묘한 조화를 이룬다. 리아스식해안의 기기묘묘한 바위의 모습과 화산암의 모습은 대만에 있는 "야류공원"과 흡사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집사람이 이곳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나오는 "비비안 리"처럼 나왔다니까 글쎄 크게 현상해서 벽에 붇이는 것아닌가..... 여자앞에서 입조심하길, 어째든 용머리 끝에는 하멜이 표류했었던 비석이 보인다.
용머리를 벗어나 송악산으로 갈까하다가 "제주조각공원"으로 향했다. 주차비가 아까와 주차장 근처 공터에 차를 댈려니 저 멀리 주차요원이 호르라기를 불어댄다. 13만평 대지에 조성한 조각공원은 드넓은 수평선과 산방산 그리고 국내 중견작가들의 조각작품과 잘 어우려져 묘한 조화를 이룬다. 광대한 잔디광장에 누어 아내와 담소를 나눈다. 마치 신혼부부처럼.... 작품이 이 넓은곳에 곳곳이 산재해 있어 일일이 감상하기엔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제주MBC FM선율이 스피커에서 울려나온다. " 죠르주무스타기"의 "나의고독" 너무나 감미로웠다.
가지고 온 과일과 음료수로 목을 축이고 또 강행군을 했다. "사랑의 길"이란 테마작품은 각종 성애장면이 묘사되어있다. 내가 보기엔 쑥쑤러웠고 아내가 빨리 나가자고한다.
다시 차를 몰고 서쪽 해안을 따라 달렸다. 곳곳에 주도로와 해안도로는 연결 되어있다. 이 길을 따라가면 바다와 함께 달릴수 있다. 거의 차가 다니지 않아서 도로에 참깨, 고추등 각종 나물이 말려져 있다. 해녀가 전복이나 해삼을 따는 것이 보이고, 그들에게서 그것을 아주 싼값에 맛볼수 있다. 제주의 참 묘미는 이 해안도로에 있다. 자연과 어우러져 달리는 기분은 최고다. 지는 석양을 바라보고 도취된 아내는 살며시 내 어깨에 기댄다.
한참을 달리니 아름다운 섬 3개가 바로 눈앞에 펼쳐진다. 정말 예쁜섬이다. 그 이름하여 "차귀도" 예전에 사람이 살았다는데 지금은 무인도란다.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이라고 주민들은 자신있게 말한다. 근처엔 낚시꾼이 매우 많고, 저 너머엔 해녀들이 무엇인가 열심히 딴다. 이곳은 할머니가 파는 오징어가 유명한데,오징어가 평소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곳 오징어 맛을 보니 그 생각이 바뀌었다. 아들이 직접 잡아다 할머니가 파는데 10마리에 12,000원이면 살 수있다. 마지막날 이 맛을 잊지못해 여기에 또다시 방문할 정도로 별미다.
다시 도로를 따라서 한림공원으로 갔다. 여미지 식물원이 인공적인 반면 이곳은 자연미가 넘친다. 푸른 야자수, 어른만한 선인장, 민속마을과 어우러져 독특한 매력을 느끼게한다. 1천여종 2만여그루의 다양한 식물이 살고 있으며 열대식물원, 분재원, 야자수등 16개 구역으로 구분 조성되어 있다. 이 곳에서 키위가 덩쿨에 주렁주렁 매달려 자라는 것을 처음 보았다.
이곳에는 천연기념물 236호인 협제굴과 쌍용굴이 있는데 세계 3대 불가사의 동굴로 불릴만큼 특이한 구조를 하고 있으며, 내부 벽면은 온통 석회분으로 덮혀있어 거대한 벽화를 보는듯한느낌을 받는다. 석회수가 모래위로 떨어지면서 만들어내 사암은 신비감마져 준다. 이 동굴에 대해 가이드가 동행하면서 자세하게 설명해 주어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 동굴을 벗어나니 제주서민의 삶을 느낄수있는 "재암마을"이 잘가꾸어져 있었고 커다란 돌하루방이 있어 시진을 찍으려고 신혼부부가 줄을 서고 있다.
한림고원 앞쪽엔 물 맑기로 유명한 협제헤수욕장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바다에서 날라 왔다는 "비앙도"가 저 앞에 자리 잡고 있으며 옥색바다가 내품는 포말은 잊지 못하리라.
어제 유람선에서 만났던 예쁜처녀 2명을 오늘 여미지, 천지연에서 보고, 또 여기 한림공원 그리고 협제까지도 우연히 만났다. 이것 한번도 아니고 4번씩이나 만났으니 남자들끼리 왔으면 분명 인연이 있었을 텐데........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집사람보고 머무는 곳이 서귀포 같은데 우리 태워주자 했더니 마누라는 "NO." 자기보다 예쁜사람은 모두 적이란다. 참 세상여자의 90프로는 적이네... 아쉬움을 느끼면서 서귀포로 달려간다. 서쪽 해안도로의 석양 모습은 정말 아름답다. 바다가 태양을 꿀꺽삼키는 그모습... 꼭 느끼길 권한다. 차귀도를 지나서인가 한 군인이 차를 세운다. 저기 모슬포항까지 태워달랜다. 집사람이 "빨리태우지 않고 뭐해" 이런 세상에... 여자들은 못태우게 하고, 곳곳에 해안초소가 있다. 간첩보다는 밀항하는 중국인을 막는 것이 주임무가 되었단다. 어떤떄는 2000여척의 중국배가 우리 어장을 넘보고 있다고 한다. 어째든 그 군인을 통해 회는 어디가 맛있고 밀감은 어디가 싸며, 좋은 볼거리는 어디며, 살아있는 정보를 얻었다.
제주도로는 좁은데다가 굴곡이 심하고, 제주민의 운전습관 또한 난폭해서 긴장을 늦춰서는 않된다. 제주의 3성이 "고,부,나" 라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지 유난히 제주도 자동차NO가 제주 0부0000란 NO가 자주 눈에 띈다.
서귀포야경을 감상하고, 정방폭포 초입인 "소라의 성"이란 곳에 갔다. 여러 식도락 잡지에서 소개되어 있고, 맛좋고 값싸고 전망좋은 곳이다. 저멀리 가로등처럼 보이는 불빛이 바로 오징어배가 오징어를 유인하기 위한 불이란다. 해물탕 2인분에 13000원이고 맛은 좋았다. 야외에서 지굴지글 끓여내는 그 분위기와 바닷내음만이라도 식욕을 돗구게한다. 아내는 맛없다고 투덜거린다. 어째든 여자와 여행가면 피곤하다.
어제는 빡빡한 일정이어서인지 7시가 훨씬 넘어서야 눈이 떠졌다. 아침먹고 대충 치우고 밤과 고구마를 찌고 얼린 물, 음료수, 과일등을 챙기고 새로운 세계로 향했다. 거의 9시가 되서야 집을 나섰다. 오늘은 동쪽을 완주한다는 계획이다.
5.16 도로부터 찾아야 하는데 처음부터 길을 잘못 들어 고생했다. 제주도는 집 앞마당까지 포장이 잘 되어있어서 주도로로 오인하기 쉽다. 길을 잘못 들어서면 여간 낭패가 아니다. 악착같이 입장료, 주차비를 받아서 길 닦는데 썼나 보다. 도로가 거미줄처럼 얽혀져있어 여러번 돌고 돌아 5.16도로에 들어섰다.
이 5.16 도로는 박정희 정권시절 정치깡패를 동원하여 닦은 길이란다. 당시 기술로는 한라산을 넘는 도로를 닦는다는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다. 따라서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죽고 도망가고 ,잡히고,,,,, 그래서 그런지 스산한 기분이 들고 굴곡도 심했다. 깜깜한 숲길을 들어서니 한기를 느낀다.
서귀포시 상효동부근 안내표지판에 "돈네코유원지" 푯말이 보인다. 이곳에서 한라산까지 오르는 등반코스가 있다. 아마 한라산으로 오르는 가장 긴 코스가 아닌가 생각된다.. 관광코스라기 보다는 휴일날 가족단위로 휴식을 취하는 곳이라 여겨진다.
5.16도로 중간쯤 가서인가 가장 꼭대기에 "성판악휴게소"가 있다. 등산코스 초입이라 그런지 산장의 느낌을 받는다. 5.16 도로를 타고 내려오다가 "대교린가"로 빠지는 길에 들어서서 10여분 정도 달리다 보면 좌측에 "제주승마장"이란 간판이 붙어있다. 집사람이 꼭 말을 타고 싶다고 어제부터 계속 보채었기에 들어갔다. 1인당 거금 1만1천원도 돈이지만, 말타는 것이 겁도 나고 영내키지 않아서 아내만 타게할려고 했더니 굳이 함께 타자고 안달을 부려서 할 수없이 말안장에 올랐다. 서부영화에 나오는 모자쓰고 부츠신고......, 말이 몇 발자국을 걸어가니 히프가 아플 정도로 충격이 컸다. 20여분정도 코스다. 경마장같은 운동장을 한바퀴 돌고 인부가 말잔등을 채찍으로 갈기니 말이 갑자기 달리기 시작했다.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그 기분! 김유신, 감감찬장군이 떠올랐다. 아내는 애마부인이 떠올랐다는데.......
말에서 내려 사무실에 들어가니 컴퓨터사진을 찍으라고 난리다. 여러번 거절의 뜻을 표했어도 막무가내다. 보다 못한 아내가 "돈이 힌푼도 없어요" 하니까 그냥 보내 주더군. 잠깐 쪽팔리면 된다.
5분쯤 가니까 "산굼부리"라는 분화구를 구경할수있다. 주차비를 아낄려고 도로변에 주차했다. 그러나 들어가보니 "주차비 없음"이란 푯말이 있었다. 제주도에서 주차비를 받지않는 곳이 3곳이 있는게 여미지식물원, 외돌괴, 그리고 이곳이다. 입구에 들어서니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 수십대 버스에서 쏟아져 나온다. 서둘러 산을 오르니 거기에도 한무더기 학생들이 포진하고 있었다. 산굼부리는 평주분화구로서 지름이 650미터깊이 100미터 주위둘레가 2킬로에 달한다. 마치 커다란 폭탄에 움푹 파인 곳처럼 보인다. 이곳엔 각종 난대성, 온대성 고산식물이 자라고있으며 야생노루도 있으며, 10월부터는 갈대가 산 전체를 덮는데 그 모습은 장관이란다. 1월부터9월까지는 갈대 보존을 위해 출입을 막고있다. 어느 친목회원들인 듯한 10여명의 아줌마들이 서로 포개져 사진을 찍는데 어떤 아줌마가 "사진 빨리 찍어부러. 젖통 짜부라진당깨" 아내와 나는 얼마나 웃엇는지 모른다. 아내에게 "너도 나이먹으면 저럴거지?"
동쪽으로 계속 달리니 "명진관광리조트"가 보인다. 이곳 식당이 그렇게 맛있다고 하던데...... 제주 흙으로 빛은 탐라도자기를 전시 판매한단다.
그곳을 조금 지나니 "비자림"이 나왔다. 이곳엔 사람이 거의 없다. 거의 30여분 돌아보는데 10여명정도만 만난 것같다. 보는 사람마다 모기 조심 하라고 경고한다. 몇몇은 도저히 모기때문데 아예 입구에서 포기하고 돌아나온단다. 모기가 많지만 퇴치법은 단 1가지. 모기가 물릴 여유없이 빨리 걸으면 된다. 신혼부부들이 포즈 취하고 음침한 곳에서 뽀뽀하고, 속삭이고, 이러니 모기에 물리지 ... 이곳에는 300-500여년 된 비자나무가 2500여 그루가 자라고 있으며, 나무에서 품어내는 공기는 정말 몸에 좋다고 한다. 50분걸리는 코스를 30분에 주파했다. 모기때문이다. 비자림 옆엔 청소년 수련장이 있으며 제일 안쪽에 는 600년된 비자나무가 있다.
다음 코스는 "만장굴" 지도에는 가까이 있는데 길을 잘못 들어 헤메고 있는데, 저기 경운기를 모는 할아버지가 보인다. 경운기를 세우게 할수 없어 나란히 가면서 할아버지께 물어보았다. 도져히 못 알아 들으니까 경운기를 세워준다. 그런데 가까이서 들어도 못 알아들었다. 제주도 특유의 억양때문이었다. 어째든 제주와서 처음느끼는 농민의 정이랄까
"만장굴" 세계 최장의 용암동굴로서 폭 5미터, 높이 5-12미터가 되며 총연장은 13킬로에 이른다. 지하 궁전같은 내부경관은 웅장하면서도 심오한 맛이 나는데, 500미터정도에는 "돌거북상"이 보이고, 1킬로 끝지점은 거대한 돌기둥이 가로 막고 있어 더이상 갈 수 없었다. 온도는 연중계절에 관계없이 16-17 도를 유지하며, 반팔과 반바지의 내 옷차림으로는 추위를 느꼈고, 잠바와 바지가 그리웠다. 저멀리 "김녕사굴"이 있는데 만장굴과 연결 되어 있다고 한다.
다시 동쪽 해안도로를 달린다. 곳곳에서 해녀들을 볼수 있으며, "김녕읍" 근처에는 "자연학습채취장"이 있어 누구나 바다에 걸어 들어가면 소라등 해산물을 딸 수있다. 볶아 먹을수 있는 조그만게가 무수히 많고 미역, 소라등도 풍부하다. 도시에서 자란 아내는 뭐가 그렇게 신나는지...정신없이 줍는다.
다시 북으로 올라가니 "함덕해수욕장"이 펼쳐진다. 푸른 옥색바다, 모래섬, 내가 제주에서 가장 멋있는 곳이 어디냐고 물어 보면 나는 이 곳을 추천하고싶다. 호주의 골드코스트, 괌의 탈로포포해변, 필리핀의 보라카이 등 내가 경험한 어떤 해변보다 아름답고 신비로웠다.
한 사람도 없는 이 해변에서 나와 집사람은 신나게 뛰어 놀았고, 이 순간만은 보험이고 실적이고 대리점이고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해수욕장의 모든 위락시설은 철시했으며 따라서 보다 자연과 함께 할수 있어 좋았다.
남쪽으로 가니 김녕해수욕장이 있는데 이곳 역시 아기자기한 맛을 느낄수 있다. 곳곳에 이름모를 기암괴석이 엮어내는 자연미는 잊을수 없으리
저멀리 성산일출봉이 보인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성산반도 위쪽에 분화구로 이루어진 돌산이다. 높이 182미터의 왕관같은 99개의 기암봉우리와 짙푸른 바다와 장관을 이루는 성산일출봉은 제주 10경중에 제1경으로 친다. 산굼부리보다 더 웅장하며, 넓은 초지와 갈대숲 그리고 유채꽃이 함께 어우러지면 정말 장관일 것이다. 저멀리 보이는 "우도" 소가 누어있는 모습이라서 지어진 이름이다. 700가구에 2300명이 산다고한다. 잊지말자. 이 제주는 앞으로 10년후에 자식과 함께 이 글을 가지고 다시 돌아보고 싶다.
다음일정은 "성읍민속마을"이다. 진입로를 그냥 모르고 지나쳐서 "표선"까지 가게되었다. 표선엔 "제주민속촌"이 있다고 하던데..... 아내가 만장굴에서 택시기사로부터 부도가나서 문 닫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표선리 MBC시사메거진 2580에 나왔던 그 마을이다. 이 조그만 마을에 다방과 술집이 무려 100여군데가 넘고, 돈많은 밀감농장 주인의 주머니를 털려고 전국 각지의 아가씨들이 이곳에 몰린단다. 이 곳 주민의 소득이 워낙 높아서 년1-2억정도 버는 사람이 수두둑하다고 하는데 이러다보니 가정불화에 야반도주, 이혼등 사회문제가 난무하다고한다. 이 평화스런 마을에 말이다. 물질만능주의 폐혜가 아닌가 생각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게 제주 민속촌도 망하게 되고...
다시 발길을 돌려 성읍민속마을로 향했다. 벌써 밖은 어둑어둑하다. 제주도는 원래 방위상 3현으로 나누어져 통치되었는데 그 중 "정의현"이란 현이 있는데 그곳의 도읍지 마을이 바로 성읍민속마을이다. 제주도 민가의 특징을 잘 간직한 곳이다. 수원의 민속촌처럼 비어있는 곳이 아니라 사람이 직접 산다고한다.겉은 구식이지만 안에는 TV 냉장고등이 구비되어있다. 유형,무형의 문화유산이 집단적으로 분포 되어 있다.
다시 표선으로 가서 해안일주도로를 따라 서귀포로 갔다. 오늘도 엄청나게 달렸다. 마치 유럽을 유랑하는 집시처럼...
제주를 조금 아는가 싶더니 마지막날까지 왔다. 정말 아쉬었다. 느긋하게 일어나서 남아있는 모든 음식을 입에 우겨넣고, 다음 사람을 위해 아파트를 깨끗이 청소했다. 키를 경비실에 맡기고 10시쯤 아파트를 나섰다. 근처에 있는 "정방폭포"로 갔다. 바다로 떨어지지는 동양유일의 해안폭포다. 높이 23미터, 폭8미터에 이르며 천지연이나 천재연폭포와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파란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드넓은 바다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입장료 1000원 단지 15분구경했는데, 주차장에 가 보니 주차요금 800원을 내라고 한다. 아내가 "더럽게 비싸네" 하도 말버릇이 고약해서 머리를 쥐어 박았더니, 삐져가지고 말도 않한다.
서귀포에서 벗어나 "외돌괴"로 갔다. 둘레 10미터, 높이 20미터 바위가 우뚝 서있다. 오랜 바람과 파도에 씻겨 기이한 모양을 하고 이곳에 외롭게 서 있다고 해서 "외돌괴" 라고 부른다. 산책로를 따라가면 넓은 초원이 펼쳐져있고 , 바다엔 범섬과 새섬이 마주하고 있다. 아내가 아직까지도 화가 풀리지 않았느지 사진찍는데 인상을 잔뜩 쓴다. 나중에 현상해보니 "얼구 무서워라. 서릿발나는 눈빛이다" 절대 여자를 쥐어박지 말자.....
서귀포에서 1100미터도로 모서리에 있는 "오렌지파크관광농원"을 방문했다. 오렌지와 밀감 재배 비닐하우스가 보인다. 지금까지 폭력을 사용했다고 꿍하던 아내가 파아란 오랜지가 주렁주렁달린것을 보고 환하게 웃는다. 한해 오렌지 15톤, 밀감 60톤을 생산하는 대단위농장이다. 이곳에는 한정식과 꿩요리가 유명하고 식후엔 생오랜지주스가 무료로 제공된다고 한다.
제주시와 지도상 가장가깝다는 1100미터 도로에 접어들엇다. 연료게이지가 바닥 근처에 있지만 이 정도 고개는 넘겠지라고 생각하고 달렸다. 그러나 경사진 도로라서 그런지 연료게이지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해발 700미터정도 오르다가 도저히 불안해서 다시 차를 돌려 기름을 채우고 다시 올랐다. 이 도로에 도깨비도로가 있다고 하지만 나 개인적으로는 도깨비의 의미가 하나더 추가된다. "기름 잡아먹는 도깨비...." 나중에 확인해보니까 제주시까지 주유소가 하나도 없었던 것이다. 한라산 꼭대기에서 차가 멈춘다고 상상해보자, 끔찍한 일이다.
평일이라 그런지 차량통행이 뜸하다. 음산한 수목 사이로 달려 얼마를 갔을까? "한라산자연 휴양림"이 보이고 왼쪽 사잇길로 접어드니 "영실기암"의 푯말이 보인다, 꼬불뽀불한 길을 한참을 올라가니 매표소가 있으며, 거의 15분정도 오르니 큼직한 8각정과 조그만주차장이 나왔다. 저 멀리 기암괴석이 삐죽삐쭉 나온 곳이 500여개정도 되서 "500나한"이라 했는가보다.
힘들어서 못 오르겠다던 아내를 꼬셔 한라산등정을 시작했다. 높은 고지인지라 귀가 멍멍했고 조금 쉬었더니 냉기가 금방 온 몸을 감쌌다. 눈살을 찌쁘리는 아내를 보니 하산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여자는 여러모로 피곤해. 저멀리 500나한이 나를 유혹한다. 자연휴식년 때문에 오르기 힘들다. 3년전 한라산 근처의 초원과 기암의 웅장함을 다시금 느끼고 싶었는데 작년 백두산을 등반했을 때의 그 푹신한 이름 모를 초원과 백두의 영봉들 그 웅장함을 또다시 느끼고 싶었고, 분명 한라를 대하는 그 감동은 색다를 것이다.
다시 하산해서 주차장까지 왔다. 젊은 부부가 요밑 주차장까지 태워 달랜다. 그들은 버스타고 다니면서 서귀포를 관광하고 어제는 성산포를 돌아보고 그 곳에서 둘이서 7만원어치 회를 먹었다고 한다. 우린 고구마로 때웠는데..... 고구마,랜트카와 생선회와 버스 난 전자를 택했고 후회는 없다.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운전사가 더 낫다. 1100미터 도로를 계속 올라갔다. 밋밋한 등성이를 통과하는데 "여기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도로입니다."라는 폿말과 함께 휴게소가 눈에 들어왔다. 사슴동상과 곰박제가 있어 기념촬영 했다. 산을 넘어 내려가니 음산한 무덤들이 보인다. 제주도 봉분은 낮고 둘레에 현무암으로 낮은 담을 쌓아 놓았다. 바람과 빗물에 씻기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검은 현무암은 논이나 밭의 경계로 쓰기도하고, 집의 담과 심지어 초등학교 운동장의 흙을 대신한다. 조그만 시골 초등학교를 보았는데 운동장이 온통 까맣다.
산 넘기전 그렇게 맑았던 날씨가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같았다. 도로위에는 무수한 유리파편이 흩어져있고, 무덤도 나를 쳐다 보는 것 같고, 도깨비도로가 이 근처라는데....
저멀리 차가 엉켜있는 모습이 보인다. 사고났는줄 알았더니 바로 여기가 "도깨비도로"인것이다. 길옆에 "착시현상"이란 푯말이 눈에 띄였고, 과연 기아를 중립에 놓았는데 차가 오르막을 오른다. 정말 희안해서 차를 돌려 내리막이 중립을 놓으니 차가 뒤로 간다. 커다란 45인승버스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내려서 이리저리 걸어보고 야단이다.
제주 시내를 접어들어 이리저리 헤멘 끝에 국제화재에 들렸다. 이 먼 제주까지 왔으니 몇몇 직장 상사등을 뵈려고 했는데 외출하셨다네... 오늘이 또한 노동조합 정부원장 유세날이라 부리나케 달려갔지만 조금전에 유세끝나고 떠났다고 한다. 어쩨든 서울과 똑같은 유니폼을 입고있는 여직원을 보니 반가웠다.
"삼성혈"이 바로 옆에 있는데 전주이씨종가도 가보지 않았는데 어찌 제주 3성(고,나,부)을 구경할수있는가?
아내가 그저께 맛 보았던 기막힌 오징어 맛에 반해 "차귀도"로 가서 오징어를 사자고 한다. 삼성혈, 관덕정은 보는 것을 포기했고, 용구암과 목석원은 예전에 이미 본적이 있어 생략하기로하고서쪽으로 차를 돌려 차귀도로 향했다. 단지 오징어때문에....
3시간만에 갔다와야한다. "곽지해수욕장"에 들렸다 그러나 어제 본 함덕해수욕장의의 잔영이 남아선지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해안을 한참을 지나니 한림읍이 나왔다. 제법 큰 도시이다. 차귀도에 도착하니 비가 주룩주룩내린다. 관광버스에서 우루루 내려서 그 할머니에게 달려간다. 1마리 1500원... 어젠 1000원주고 샀는데 그 많은 오징어를 다 굽고 버스가 떠난것을 확인하고 20마리에 2만원주고 샀다. 그 제주에서 일부러 왔다고 했더니 상당히 고마워한다. 차에서 먹으라고 오징어 2마리를 구워준다, "오래 사세요. 할머니. 아들은 오징어 많이잡으시구요..."
공항으로 달려갔다. 4일동안 우리 발이 되준 엑센트와 아쉬운 작별을 나누고 비행기 트럡에 오른다. 위에서 본 제주.... 도착할때도 그 섬을 보았지만, 보고 느끼고 배우면서 이렇게 다시 보니 웬지 더 아름다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