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안에서 자녀들을 위한 진로 지도(1)
임두순 장로
신앙생활을 하면서 자녀들의 신앙지도와 더불어 진로지도에 관해서 고민이 없는 부모는 아마도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신앙지도에 관해서는 목사님에게 일임하고, 필자는 몇 번의 연재로 자녀들의 진로 지도 및 진로 상담에 관하여 지금까지의 경험과 전문적 관점에서 도움이 되는 길로 안내하면서 조언을 드리고자 한다.
수도권으로 인구가 집중되고 노른자위라는 강남으로 밀려드는 이유 중의 으뜸은 아마도 ‘자녀 교육’이 아닐까? 그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강남에서 영어권 선진국으로 조기 유학을 보내고, 급기야 자녀와 부모, 부부가 서로 떨어져 사는 기러기 족, 펭귄 족이라는 유행어도 옛말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자녀 교육에 열정을 쏟으면서도 정작 중요한 교육의 본질적 문제에는 무관심한 것이 현대를 사는 ‘교육 부모’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쉬운 말로 하면 자녀들의 학교 성적에는 열을 올리지만 그의 장래 진로에 대해서는 거의 무지하다는 것이다. 국어, 수학, 영어 등 과목의 점수에 관해서는 초미의 관심을 기울이면서도 정작 자녀들이 미래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비장의 무기’가 무엇이냐에 관해서는 거의 무지에 가깝다. 또한 미래 사회가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 어떤 직업들이 부각되고 어떤 직업들이 소외되어갈지, 그리고 우리나라와 선진국의 직업 종류는 몇 개나 되는지 거의 초보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래서 부모들의 교육열은 뜨겁고 강렬하지만 방향이 없거나 방향 설정이 잘못되어 많은 부작용을 빚어내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 교육의 본질과 관련된 문제와 그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소개하고자 하는 바가 진로 교육, 진로 상담이다.
그 이유는 학교교육이란 본질이 장래에 선택할 직업을 위한 준비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대학 진학이라는 대 과제를 놓고, 일류 대학의 소위 선망의 대상이 되는 학과에 합격 여부에 생사를 걸고 있기 때문이며, 그의 장래 직업과 관련된 고려는 차후 문제로 제쳐놓기 때문이다. 대학 진학 및 학과 선택은 진학 지도일 뿐 진로지도가 아니다. 진학 지도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근시안적인 진학지도로 인하여 우선 합격하고 보자는 식의 사고방식이, 멀리 봐야 할 장래의 직업탐색 및 선택 등 진로지도, 즉 보다 중요한 사안에 소홀하거나 간과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학교에서 일반계-전문계-특수목적계 고등학교로의 진학, 고등학교에서 인문과정-자연과정의 선택과 졸업 후 대학으로 진학 등은 진학지도이며, 그 진학지도에 All-in하면서 오직 합격만을 중요시 하고 있음은 지금 우리의 현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졸업 후에 어떤 자격증이나 면허증을 획득하고 어떤 직업에 종사할지, 그 직업이 과연 지금처럼 미래에서도 각광을 받을지, 몇 년간이나 그 직업에서 일할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당장의 합격 여부보다는 차후 문제로 제쳐 놓는다. 이것도 정말 진짜 문제는 아니다.
진짜 문제는 세 가지 정도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우선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자녀의 전인격적 특성, 즉 내 자녀가 과연 어떤 학습 능력과 창의력을 가지고 있는지, 특기나 적성은 무엇인지, 흥미나 성격은 어떤지, 그리고 체력이나 건강상 이상은 없는지 과연 얼마나 알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둘째 문제는 자녀의 능력과 적성 및 창의력과 성격 및 흥미 등과 관련된 직업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아는 것이다. 셋째 문제는 자녀들의 능력과 적성 및 창의력을 알고-그와 관련된 직업들을 안다고 하더라도 두 요인들을 합리적이고 지혜롭게 연계시키는 진로 결정 능력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들을 중심으로 하나씩 열어보기로 하자.(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