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의 시간
서정춘
자네가 너무 많은 시간을 여의고 나서 그때 온전한
허심으로 가득 차 있더라도 지나간 시간 위로 비가 오고
눈이 오고 바람이 세차게 몰아쳐서 눈을 뜰 수 없고
온몸을 안으로 안으로 웅크리며 신음과 고통 만을 삭이고
있는 그 동안이 자네가 비로소 돌이 되고 있음이네
자네가 돌이 되고 돌 속으로 스며서 벙어리가 된
시간을 한 뭉치 녹여 본다면 자네 마음 속 고요한 뭉치는
동굴 속의 까마득한 금이 되어 시간의 누런 여물을
되씹고 있음이네
* 원문은 산문시로 알고 있습니다. 어느 카페에서 행과 연갈이가 되어 있는 것을 복사하였습니다.
첫댓글 서정춘 시인님의 좋은 시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