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양육, 자칫 독이 될 수 있는 부모의 지나친 사랑>
육아 관련 사회적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부모양육태도검사(PAT)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부모양육태도검사는 지지표현, 합리적 설명, 성취압력, 간섭, 처벌, 감독, 과잉기대, 비일관성을 척도로 평가가 진행되는 검사이다. 부모의 양육방식은 크게 권위적, 허용적, 민주적으로 세 가지로 나뉘고, 통상적으로 권위적인 양육방식과 허용적인 양육방식이 적절히 균형을 갖는 민주적인 양육방식이 가장 이상적인 양육방식이라고 알려져 있다.
부모양육태도검사를 통해 부모는 자신이 과잉양육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할 수 있다. 과잉양육이란 자녀를 방해하는 모든 장애물을 제거하는 양육방식으로 자녀의 자립심과 독립심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아 가는 형태의 양육을 말한다. 자녀의 영유아기 시절에 시작된 부모의 통제상황이 자녀가 성장함에 따라 지속 및 악화되는 것이다.
<과잉양육의 덫>
#사례 1
H대학 식품영양학과 1학년 김모양의 부모는 자신의 딸을 의사로 만드는 게 목표다. 딸은 성적이 안 돼 의예과 진학에 실패했다. 부모는 포기하지 않았다. 4년제 대학 졸업생이면 누구나 지원가능한 ‘의학전문대학원’ 진학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1단계는 대학교 1학년 때 고학점 따놓기, 2단계는 의학전문대학원과 밀접한 화학공학과로 전과시키기, 3단계는 의학전문대학원 시험(MEET) 합격시키기, 4단계는 의학전문대학원 진학이다. 일단 1단계는 성공했다. 부모의 신통한 정보력에 힘입은 김양은 학점 잘 주는 과목을 골라 이수했고, 그 결과 학과 수석을 차지했다. 하지만 2단계에서 어그러졌다. 김양이 화학공학에 흥미와 적성이 없다고 판단한 교수들은 김양을 낙방시켰다. 김양의 부모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부모가 나란히 학부장실로 찾아가 “우리 아이 성적이 좋은데 왜 떨어뜨렸냐?”며 대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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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양육은 ‘과잉보호(Overprotect)’ ‘과보호’로도 통용되는데, 학계에서 정의하는 ‘과잉보호’란 ‘자녀를 필요 이상으로 통제하고 간섭하여 자녀의 자율성을 저해하며, 성장단계에 맞지 않게 부모의 보호가 지나쳐 자녀가 할 일을 대신 해주는 태도’를 말한다. 부모의 과잉양육은 부작용이 많다. △자녀의 자아정체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나약하고 의존적으로 만들고 △자기중심적으로 만들며 △대인관계와 사회화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거론되는 부작용이다. 과잉양육은 부모·자녀 간 갈등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흔하다. 청소년기에 접어들면 아이는 의존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독립적 존재로 인정받고자 하는데, 부모는 여전히 자녀를 놔주지 않고 좌지우지하려 하니 부딪치는 것이다.
과잉양육으로 인한 부정적 감정이 폭력과 범죄행위를 부추길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학술지 ‘한국청소년상담연구’(2015, vol 23. No.1)에 따르면 부모의 과보호가 폭력성을 부추긴다. 대구·경북지역 중학교 2~3학년 남학생 45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서 부모로부터 과보호를 많이 받았다고 여기는 학생일수록 분노와 공격성이 높고, 사이버폭력 가해 경험이 많았다.
부모의 지나친 간섭이 교우관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법무부 통계전문가 바버라 A. 우데커크는 ‘아동발달 저널’에 실린 글에서 자율성과 친밀성이 부족한 청소년일수록 부모의 간섭이 많았다고 밝혔다. 학창 시절 부모의 의견을 강요받는 청소년들은 졸업 후에도, 사회에 나가서도 주체적인 생각 없이 타인의 의견만 좇는 줏대 없는 인간형이 되는 것이다.
이나미 서울대 의대 겸임교수(이나미 심리분석연구원장)는 극성맘들의 부작용 사례를 숱하게 봐 왔다. 30년 가까이 임상 경험이 있는 그는 주간조선과 만나 “고위 계층 부모일수록 잔디깎이맘이 많다”며 이렇게 말했다. “아이가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어렸을 때부터 모든 걸 부모가 알아서 다 해준다. 이런 엄마는 경제력이 있어 모든 걸 최고로 잘 해주는 걸 좋은 부모라고 생각한다. 5만원짜리보다 50만원짜리 운동화가, 50만원짜리 과외보다 500만원짜리 과외가 자녀를 위한 것이라고 본다. 아이가 해달라는 건 다 지원해 주는 거다. 단 조건이 있다. 부모가 시키는 대로 하는 거다. 이런 경우 대개 어렸을 때에는 큰 문제가 없다. 대학에 가서 문제가 터진다. 부모·자식 간 원수가 되거나, 대학 가서 공부를 안 하고 비뚤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기사 출처 |
•http://m.edu.donga.com/news/view.php?
•http://weekly.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8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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