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늦가을의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강화도에 교회를 개척하고, 교회건축을 위해 기도하고 지난 9월23일에 기공예배를 드렸습니다.
지금은 날마다 아침에 건축하시는 일꾼들을 위하여 새참으로 칼국수, 수제비, 커피, 호빵, 순대, 샌드위치, 빈대떡, 도더츠, 귤 등.. 을 아침 9시30분까지 가져갑니다.
그리고 건축되는 모습을 보면서 사진을 찍고, 현장소장님과 부족하다 못해 거의 없는 건축비로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미안한 마음으로 교회부지를 다녀옵니다.
오늘은 비가 오기에 현장에 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한가로운 오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오늘 지불되어야할 벽지 비용과 바닥공사비때문에 마음은 괴로와하며 힘들어했습니다.
오늘은 아내가 서울에 발명지도자과정 현장수업이 있어서 가는 날입니다. 하루 다녀오면 9만원정도 소중한 만나를 하나님께서 주십니다. 통진정도까지 배웅해주고 가는 길에 김포교회 실업인회에서 주신 쌀 중 한푸대를 가지고 독거노인이며, 우리 교회의 아버지와 같으시고 할아버지되신 성도님의 집에 방문하였습니다.
어르신은 '우리집에 쌀 많다'고 하시며, 파실 고구마를 한박스 주십니다. 지난 기공예배때 돌아가실 뻔하셨던 할아버지, 교통사고 후유증이 없게해달라고 간절히 안수기도를 해드리고 돌아왔습니다.
비가 오니 1997년 9월이 생각납니다.
그때는 여자친구였던 아내에게 편지를 썼던 기억이 납니다.
-----------
사랑하는 자매에게
가을비가 후두둑 후두둑 떨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밤에 하나님과 저의 미래에 대하여 이야기하고난 후, 아직도 미래에 대한 물음표(?)만 남긴 채,
오늘도 주님께서 예비한 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늘의 찌푸린 하늘이 있었기에 마음을 편히 하고 잠을 늦게까지 여유있게 청할 수 있었습니다.
갑자기 하나님의 사랑이 내게 밀려듭니다.
오늘은 너무나 기쁜 날입니다.
사랑하는 이가 있기에 너무나 행복한 날입니다.
그리고 아침부터 기쁜 설레임으로 분주한 날입니다.
왜냐고요~ 사랑하는 이에게 다가가기위해
할일이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먼저 사랑하는 이에게 저 자신을 드립니다.
깨끗하게 목욕을 하고 얼굴에 안바르던 화장품도 바르고, 비가 올 하늘에도 불구하고 양복을 꺼내입고,
제가 할 수있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손수건 두장을 준비했습니다.
하나는 빨간색, 또 하나는 파란색,
이 색깔은 무엇을 의미할까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기쁘던지 슬프던지 눈물이 많은 그녀에게는 꼭 필요할 것입니다.
기쁜 눈물에는 너무 지나치지 않토록
파란 손수건으로 닦아도 좋을 것입니다.
슬픈 눈물일 때는 너무 가슴 아프지 않게
빨간 손수건이 도와줄 것입니다.
또 사랑하는 이를 위하여 약간의 간식도 준비했습니다.
그녀가 그것을 먹고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함께 먹을 사람과 기쁨을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너무나 행복해졌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시간과 정성과 물질을 드려서
사랑하고 있기때문입니다.
저는 마음이 뜨겁고 자랑스러워졌습니다.
.
.
.
.
.
.
하지만 금새
나는 너무나 부끄러워졌습니다.
아침부터 부산하게 움직이던 나의 모든 것들이
다 나의 것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내가 꺼내입은 와이셔츠며, 양복도 구두도
다 나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지난 해에 그녀가 나를 위해 마련해 준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더욱더 놀란 것은 나의 그를 향한 이 소중한 마음도 그녀의 섬김으로 생긴, 나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나의 것이 아닌데 내 것인양 살았던 내 모습이 부끄러웠습니다.
저의 삶에 당신의 흔적이 숨쉬고 있습니다.
다만 저가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당신의 사랑을 알지 못한 것이 저의 허물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이여! 아니 사랑을 저에게 준 이여!
기쁜 날 당신의 생명을 축하합니다.
이제부터는 당신에게 사랑을 드리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당신의 아름다운 사랑으로....
1997. 9. 26. 금...
사랑하는 형제가
------------------
오늘은 비오는 날, 오늘이 있기까지 견딜 수 있었던 그 사랑이 생각나는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