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직장신우회를 조직하고 싶은데
구체적으로 도와주세요!
일터 고민
방송 분야 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여느 직장처럼 분주하고 바쁩니다. 시간이 없긴 하지만 직장에서도 하나님께 예배를 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신우회를 시작하려고 기도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는 막막합니다. 회사에 동호회들이 여럿 있는데 그 중 하나의 동호회로 가입해도 되는지 궁금하고, 모임을 시작할 때 회칙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며 신우회 모임의 방법, 예배 순서, 목사님을 모시는 문제, 연중 활동 계획 등 준비할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구체적인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극복을 위하여!
시간을 다투는 일터에서 바삐 일하시고 또 교회에서 봉사나 활동도 열심히 하실 텐데, 직장에서도 직장 선교를 위해 모임을 계획하시는 열정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실 것입니다. 직장에서 신우회 활동을 하시는 분들을 만나면 존경스럽습니다. 일단 그렇게 기독 신우회 활동을 하면 크리스천임이 완전히 공개되는 것인데 그것 자체가 우리 직장 현실에서 쉽지 않은 결심인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직장 신우회를 창립하여 예배를 드리는 삶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고 일터에서 크리스천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기본적인 생활을 잘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신우회를 조직하여 크리스천들이 모여서 예배만 드리면 직장 안의 크리스천의 사명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크리스천답게 일하는 멋진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반복해서 잔소리처럼 드립니다.
신우회 설립의 세부 사항들을 자세히 말씀하셨는데 차례로 답해 보겠습니다. 먼저 동호회의 하나로 등록이 가능하다면 장소 제공이나 재정 지원 등 공식적인 혜택도 받을 수 있으니 좋습니다. 여건이 되면 기회를 놓치지 마십시오. 회칙에 대해서는 어려워하지 마시고 교회의 전도회나 선교회의 회칙을 참조하여 신우회 형편에 맞게 수정하시거나 인터넷에서 신우회 ‘회칙’ 혹은 ‘정관’이라는 단어로 검색하시면 여러 신우회의 자료를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신우회를 시작하는 것은 그렇게 비교적 간단히 처리할 수 있겠습니다. 문제는 신우회 모임의 정체와 운영을 통해 어떤 유익을 얻고 신우회원들이 일터에서 하나님의 사역자로 제 역할을 하느냐 하는 점입니다.
우선 신우회의 정체는 기본적으로 ‘직장선교’에 있음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신우회를 ‘직장선교회’라는 명칭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동료들이 접근하기에 좀 겁나는(?) 이름이라서 공식적으로 표명하지는 않으셔도 좋습니다. 그렇더라도 궁극적으로 신우회의 목표가 동료들을 전도하는 것임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신우회는 전도만 하는 모임은 아닙니다. 신우회원들이 직장인으로서 일을 제대로 하고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 또한 중요합니다.
직장 신우회의 사명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중보기도입니다. 시작 모임부터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예배드리는 것을 목표로 삼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몇 사람이 모이더라도 회사와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일터에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기 위해 기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니엘이 느부갓네살 왕의 꿈을 해석해야 했을 때 신앙의 동료들과 함께 합심기도를 했던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아침에 일찍 출근하거나 정기 모임 시간에 이런 중보기도를 시도해 보십시오.
두 번째는 사회봉사입니다. 신우회가 친목단체로 인식되면 안 됩니다. 동료들의 병문안이나 어려운 대소사를 함께 나누고 회사 주변의 소외된 사람들을 돕거나 복지기관을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봉사활동을 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신우회의 회비를 걷는다면 주로 이런 부분에 사용하면 좋습니다. 봉사를 통해 기쁨을 누리는 것뿐만 아니라 요즘 기업들이 관심을 갖는 자원봉사로 인한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봉사활동에 관심을 가진 동료들이 자연스럽게 신우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됩니다.
세 번째는 관계전도입니다. 신우회원들이 회사 앞 지하철역에 나가 전도지를 나눠주는 것은 전도훈련은 되지만 직장인의 효과적인 전도방법은 아닙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마음에 품고 기도하면서 호의를 베풀고 관심을 갖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진실한 간증을 통해 그리스도를 소개하고 신우회 모임으로 인도하는 관계전도가 바람직합니다.
이 세 가지를 염두에 두고 신우회를 시작하기 위해 몇 명의 핵심 인물들을 만나 기도하며 토론하면서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저 자신도 신우회를 섬기면서 직장사역을 처음 접했지만 신우회의 모임에 꼭 목회자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모임의 형식도 교회의 예배를 그대로 반복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신우회원들이 스스로 말씀을 나눌 교재들도 여러 권 있는데(방선기 지음, 『일터에서 나누는 말씀』(기독신문사 펴냄), 『크리스천 직장백서』(두란노 펴냄) 등), 스스로 말씀을 나누며 중보기도를 중심으로 모이고, 봉사와 전도를 중심으로 연중계획을 세워 특별한 활동들을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신우회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관해서는 원용일 지음, 『직장사역 프로그램』(한세 펴냄)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성경공부 교재로 『일터 속의 그리스도인』(직장사역연구소 펴냄)1, 2권과 같은 교재는 직장사역을 다루는 교재이니 성경공부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신우회는 기본적으로 평신도 리더가 이끄는 자발적인 모임이 되면 가장 적합합니다. 그렇게 준비를 하시다가 말씀 사역이나 목회자의 지도자가 필요하신 경우라면 목회자들의 도움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신우회원들이 섬기는 교회 중에 목회자들을 모시는 방법도 좋은 방법입니다. 보통 그렇게 지역 교회 목회자들이 신우회를 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우회의 말씀 사역을 도울 수 있는 목회자들과 목회자의 사역이 필요한 신우회가 연결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여러 신우회를 섬기고 예배를 돕다보니 직장 신우회가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눈에 보이더군요. 직장의 특성상 신우회를 섬기던 핵심 멤버들이 다른 곳으로 발령을 받거나 퇴사하거나 시간이 흘러 직급이 높아지면 신우회 운영이 어려움이 생기는 것을 보았습니다. 초기의 열정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고 또한 ‘제자훈련’을 통한 세대교체가 되어야 하는데 그것이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한 사람의 열정이 아닌 포도 한 송이가 익으면 주변 포도를 다 익게 하는 것처럼 사역을 공유하는 동역자들을 계속 세워나가는 노력을 함께 기울이시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신우회를 시작하시면서 이런 점도 염두에 두고 미리부터 준비하시면 좋겠습니다. 힘내시기 바랍니다. 재직하시는 회사에 멋진 크리스천 신우회를 통해 주변 모든 동료들과 고객들이 복 받는 기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원용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