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이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한지도 2-3 달이 되면서 지역사회 어르신들은 늘 가던 복지관도 못 가고 늘 만나던 이웃 친구도 못 만나고 집에만 있으려니 참으로 답답합니다. 내일이 어버이날임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을 만나야 할지 말아야 할지 헛갈리고 걱정이 앞섭니다. 그래서 우리 어르신들은 더욱더 외롭다. 그런 마음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아프리카 TV BJ수정이 어버이날을 맞이해 소박하지만, 사랑이 듬뿍 담긴 도시락을 만들었습니다.
본인을 비롯한 나눔 봉사에 뜻을 함께하는 5명의 예쁜 천사들이 모여 한껏 솜씨를 발휘합니다. 메뉴는 김밥과 소고기미역국, 소고기 메추리알 입니다. 아시죠? 김밥이 먹기에는 편하지만 준비과정이 만만치 않다는 거~~
아침 10시..
준비해온 식자재를 나르는 것을 시작으로 손질하고 썰고 볶고 일사천리로 진행합니다. 오늘의 미션은 맛있게 만들기와 14시 안으로 완성하기 두 가지입니다. 맛있게 만든 도시락을 오늘 안으로 전달하려면 14시 안에는 조리가 끝나야 하거든요..
무엇이 그리 재미있을까요? 조리실 3층에서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습니다. 2층 사무실까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서로 얘기하며 조언해주는 소리가 다 들립니다. 얼마나 재미있는지 올라가 보고 싶은 마음이었으나, 행여나 방해될까 혹은 간섭하게 될까 그러지 못합니다.
점심 12시..
점심 식사도 잊은 채 열심히 말고, 졸이고 끓이고 있는 모습에 너무나 감사함을 느낍니다.
“점심 식사 하셔야죠?
”다 하고 우리가 먹으면 돼요.“
”배고플 텐데...“
”김밥 말면서 실패한 거 먹으면서 하면 되니깐 걱정하지 마세요.“
오히려 신경 쓸까 걱정하지 말라고 합니다.
14시.. 30분 전..
조심스럽게 3층으로 올라가 봅니다..와우~~어느새 완성되어 국과 반찬은 식히고 있고 김밥은 가지런히 그릇에 담겨 있습니다. 한동안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세상에 어느새 다 완성했네요.“
”그럼요. 뚝딱이죠. 부상 투혼...(허리 디스크가 재발해서 복대를 한 모습을 모여주며)“
”어머나~어떡해요?“
”괜찮아요. 조심하면서 하면..“
마음을 한참 들여다봅니다. 자기 몸이 아픈데도 타인을 위해 봉사를 한다? 만약에 나라면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고맙고 감사한 일입니다.
”수정님이 우리 복지관에 이렇게 와서 좋은 인연으로 지속적이고 긍정적인 관계로 이어가고 있어 우리는 좋은데 어떠세요?“
”내가 복지관을 찾아온 거잖아요. 처음에는 광교로 갔었는데 그쪽은 나하고는 잘 안 맞더라고...나도 연무랑 인연을 맺고 같이 활동하면서 도움 많이 받아요. 편안하게 대해주니깐 맘이 편해서 더 잘해주고 싶고 더 후원도 하고 싶고 그래요.“
”저희가 더 고마운 일인데..그렇게 생각해주시니, 더욱더 감사하네요..“
”지금 호매실하고 연무하고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데 이변이 없는 한 같이 가지 않을까요? 하하“
수정님과 짧지만 깊은 이야기 속에서 서로의 진심을 알았습니다. 짧은 대화를 뒤로하고 도시락 만들기 막바지 작업을 합니다.
복지관에서는 스티커를 만들었습니다. 김밥이 담긴 도시락에 부착하니 아주 멋있습니다.
BJ수정을 비롯해서 나눔 봉사를 하는 분들은 모두 BJ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어린 친구들이지만, BJ수정의 선한 영향력을 계기로 동참하며 더불어 사는 사회, 같이 사는 사회, 함께 있어 더욱 행복한 사회라는 것을 알아차림하고 있습니다.
14시 이후..
이제는 담당자의 몫이 남았습니다. 맛있고 정성스러운 음식이 식을까 부리나케 전달합니다. 하지만, 안전이 제일이겠죠..신속하면서 조심하게 전달하려 애씁니다.
갑작스런 더위에 행여나 김밥이 쉴까 봐 어르신들이 직접 받을 수 있게 사전에 어르신과 통화를 했습니다.
”어르신 맛있는 도시락을 만들었어요. 내일이 어버이날이잖아요. 코로나 때문에 복지관에 오시지도 못하고 해서 소소하게 도시락을 만들어서 이렇게 드립니다.“
”아이구, 세상에나 이런 거를 왜 해? 힘들게...우리야 잘 먹지만, 힘들잖아..“
”마음 착한 봉사자가 어르신들에게 대접하고 싶다고 해서 만들어 줬어요. 맛있겠죠?“
”그럼, 아무렇게나 해줘도 다 맛있어..맛 보다 정성이고 고마움이야.“
어버이날이라고 해서 자녀들이 찾아오는 분도 있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보지 못하는 어르신이 훨씬 더 많습니다. 그런 어르신들에게 작은 도시락과 따뜻한 말 한마디가 섭섭하고 얼어붙은 마음을 녹인다고 합니다.
한 어르신은 정확하게 몇 시에 찾아뵌다는 말도 안 했는데 하염없이 집 앞으로 나와서 이제나저제나 자녀 기다리듯 기다립니다.
"왜 나와 계세요? 힘들잖아요. 도착해서 전화하면 그때 나오시지.“
”아니야. 심심해서..그냥“
아무렇게나 얼버무리는 투박한 말투에서 마음이 전해집니다.
”어휴, 우리 어르신들~~“
어르신과 취약계층은 점점 늘어나는데 다양한 행사들이 축소되거나 없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그런 행사들이 당사자의 의견이나 물음 없이 이뤄지는 것들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지양하고, 이제는 정말 당사자의 욕구에 기반하고 당사자와 같이 생각하고 의견 묻고 실천할 수 있는 꺼리들을 찾아 실천할 때이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럽게 생각도 해봅니다.
첫댓글 작은사무실에서도 bj분들의 웃음소리가 끊임없이 들렸어요~
가진것이 많아도 나눔을 실천하는 게 쉬운일은 아니지요.
어르신들을 위해 마음써주신 봉사자 분들과 음식 전달하느라 수고하신 황은주 선생님 고맙습니다^^
기록으로 남겨주시니 서로 업무 공유되고 좋네요!
BJ수정님의 열정이 가끔은 황은주 팀장님을 힘들게 하네요.. 수고가 많으십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