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자료실]/참고 산행기
2005-12-14 15:29:13
[248차] 덕유산 종주산행
2005. 10. 10. / 후라30 / 장상헌
[편집자 주: 지난 10월 추억의 수학여행 행사 차 서울, 부산, 창원에서는 덕유산 종주팀을 꾸려 덕유산 19.7Km를 종주한 바 있습니다. 248차라는 어마어마한 산행기록을 갖고 있는 부산팀이 느끼는 감동을 여기에 옮겨 적습니다. (박광용)]
경조한테서 산행기 써보라고 전화가 왔다. 산행기를 쓴 적이 꽤 오래되었다. 248차 시월 둘째 주 산행은 경부합동산행이 되었다.
참가자: (서울) 김인섭, 박광용, 신경호, 이민영, 최신림, 한효용
(창원) 오경태, 임영수
(부산) 박정태, 서민석, 장상헌, 정용하, 천성일 총원: 13명
금요일 날(10/7) 밤 9시 반에, 출발지는 달라도 함양군 서상리 IC에서 3팀이 만났다. 영수의 그렌저에 5명, 민석이 트라제에 8명이 타고 밤길을 20분 정도 달려 숙소인 '덕유산장'에 당도했다. 당초 오기로 했던 부산일보 박진수는 차량 사정상 빠져 준 것 같은 기분이다.
여장을 풀고 바로 서울팀이 가지고 온 삼겹살을 굽고, 민석이가 구해온 김치보따리를 풀면서 안주는 되었는데 술이 없어 보인다. 이민영 군이 빙긋이 웃으며 브랜디 큰 거 한 병을 내놓고 주인한테 사정을 하여 소주를 구한다. 오경태, 임영수는 일찌기 잘 아는 술꾼이고 다들 등산을 댕겨서 그런지 술이 모자란다. 부산의 정,천 두 선수가 차를 타고 술을 구하러 나갔다. 밤도 야심하여 아무리 둘러봐도 가게가 없단다. 다행이다. 더 마셨으면 종주를 못 할 뻔했다. '쫄고' 이민영군이 이빨을 까는 와중에서도 산악대장급인 한효용, 박광용 대장은 내일 식사를 깔끔히 준비한다. 차~암 분위기 좋다.
이튿날(10/8, 토) 아침 4시반 기상. 준비물을 점검하고 6시가 채 못되어 산장을 나선다. 영각사 매표소에 아직 직원이 나와 있지 않은 이른 시각이다. 두당 천육백원씩 절약하고 여명이 밝아오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산행코스: 영각사-참샘-남덕유산(1507)-월성치-삿갓봉-무룡산-동엽령-중봉(1594)-
향적봉(1614)-설천봉 곤도라 탑승장
원래 백련사-삼공매표소로 하산하면 완전한 종주코스로 총 26.7 킬로미터, 14시간 정도 소요되는 코스라고 덕유산 국립공원 홈페이지에 나와 있으나 한, 천, 박, 세 사람의 노련한 산악인, 적토마 정용하, 설천봉의 케이블카를 이용한 하산 등으로 10시간 정도 걸려 종주를 끝내게 되었다. 맨 뒤에 오는 민영이는 용하를 온종일 보지 못했다고 한다. 우리는 영각사로부터 20 킬로의 산길을 걷게 되었는데 남덕유 정상으로부터 향적봉까지는 16 킬로의 환상적인 "백두대간"의 능선길이 이어진다.
30산악회는 2003년도 초여름에 일박을 하며 덕유산을 탐방한 바 있었고, 다시 올해 설을 쇠고 박웅석 군이 속해있는 부산의대 출신 '의봉산악회' 멤버들과 함께 남덕유산 일대를 다녀온 적이 있었다. 의봉산악회와는 매달 둘째 주에 합동산행을 하게 되어있는데 요번에 우리측 사정으로 동행하지 못하게 되어 미안한 마음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30산악회로 봐서는 공식적으로 덕유산 산행의 한 세트를 마치게 된 셈이다.
우려한 바대로 영각사를 거치면서 남덕유 오르는 구간은 여간 가파르지 않아 간밤에 조금 마신 술로 몸이 천근이다. 계속 너덜지대가 이어지다가 참샘에 당도한다. 한바탕 땀을 빼니 컨디션이 회복된다. 남덕유 정상 가까이 있는 참샘은 워낙 높이 있는 관계로 우리나라 3대강(낙동강, 금강, 남강)의 발원지이다. 배낭이 오늘 따라 왜 이리 무겁나? 어젯밤에 배급 받은 바나나를 먹어본다. 껍질이 남아서 그러나? 여전히 무겁다. 칠백 개가 넘는 철계단을 한걸음,한걸음씩 옮겨 남덕유의 정상에 올라선다. 정상에는 단풍이 들었는데 일기불순으로 주위 조망을 허락치 아니하여 다들 정상에 올라선 기분을 충분히 만끽하지 못한다.
삿갓봉 가는 길은 여전히 길이 험하여 삿갓봉을 돌아 삿갓봉 대피소에 전원이 모여, 때 늦은 아침식사를 한다. 라면을 끓이고 간밤에 만든 유부초밥을 먹는다. 맛있다. 그리고 물보다 무거운 막걸리를 김인섭 이공이 꺼내 놓으며 서울 탁주 맛 좀 보란다. 정말 맛있다. 맥주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
이후로 무룡산, 동엽령, 중봉 가는 길은 비단길이다. 속도가 많이 난다. 오후가 되면서 어디선가 일진 광풍이 불면서 구름을 몰아 내더니만 맑은 가을 하늘이 나타나면서 까마득히 멀리 있는 산들이 자태를 보인다. 멀리 향적봉이 보인다. 중봉을 보니 다 온 것 같은 기분이다. 중봉의 주목!! 나무가 기품이 있고 그 푸르름이 기상을 품고 있다. 그리고 고산지대에서 나타나는 고사목. 저들을 보니 높은 산에 올라온 보람을 느낀다.
향적봉은 지척이다. 곤도라를 타고 온 사람들로 여기서만은 사람들이 북적인다. 정상에 비치된 사경도 상으론 지리산, 계룡산까지 조망이 될 만큼 우리나라에선 설악산 다음으로 높은 백두대간 상의 큰 산이다.단체로 기념촬영. 오랜만에 산행에 참여한 부산의 박정태 군, 크고 작은 부상에도 꿋꿋하게 종주를 동시에 마친 이민영, 최신림, 신경호 군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다. 사실 최신림 군은 나와 함께 그 힘든 14주의 오씨에스 훈련을 받은 군대 동기이기도 하다. 서울에 있는 악우들은 신림이를 우습게 보다가 나중에 코 다칠 수 있다. 특히 상국이는 방심하면 안 된다.
덕유산 종주를 하게 되면 삼공리에서 하든, 영각사에서부터 하든, 반대편에 있는 차량을 다시 가지러 가야 하는데 이전에 덕유산 산행을 함께 했던 최병철이가 애마를 내주어 잘 썼다. 지면을 빌어 고마움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