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에 육군형무소가 있었다
서면에 ‘육군형무소’가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1949년
3월 육군형무소가 서울의 영등포에서 창설되어 1950년 대구로 이동했다가
1955년 7월에 전포동 692번지 일원(현재 태화 쥬디스 뒤편 일대)으로 옮겨온
뒤 1962년 6월까지 7년간 운영되었다.
1961년경 서면 육군형무소에서 복역했던 사람에 대한 기록이 있어 내용을
그대로 옮겨본다. 신학교에 재학하던 중에 영장을 받고 논산훈련소에 입대하여
종교적 신념으로 안식일 훈련과 집총을 거부하다 옥살이를 하던 청년의 이야기다.
“4년형을 언도받은 ○○○ 청년은 부산에 있는 육군형무소로 이감되어 장기수
들이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중략) 형무소에 갑자기 옴이 퍼지기 시작했다.
옴이라는 피부병은 잘 낫지도 않고 급속히 빠른 속도로 퍼지는 데다가 한 번
걸리면 온 몸이 가려워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피부병이다.
처음에는 옴에 걸린 사람들만을 격리 수용하다 마침내 대부분 재소자에게
옴이 퍼지자 형무소에서는 옴이 걸리지 않은 사람들만을 모아 격리 수용했다.
재소자 3,000명 가운데 옴에 걸리지 않은 사람은 50명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 50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3명이 안식일 준수로
형무소에 들어오게 된 안식일교회 청년들이었다.“ (권정행 목사의 ‘안식일
아침에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중에서)
이후 육군형무소는 1962년 경기도 성남시로 이전한 이후 지금은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해 있는데 ‘육군교도소’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 자리에는
부산․경남병무청이 옮겨온 뒤 그 역시 이전하고, 현재는 흥국생명 사옥 등이
들어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