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놀이로 교육을 시작하려고 할 때 초보 엄마 아빠가 가장 당황해하는 것은 아이가 전혀 관심을 갖지 않을 때다. 이런 결과에는 대개 남들이 좋다고 해서 장난감을 사주고는 “내 할 일 다했다”고 생각하고 방치하는 경우나 본전을 뽑겠다는 생각으로 “이렇게, 저렇게 해 봐라” 하면서 안달하는 경우이다. 아이에게 장난감을 건네줄 때는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되 강요하지 않는 것이 좋다. 우선 아이와 함께 장난감을 갖고 신나게 놀아주는 게 좋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규칙을 일러주고 시범도 보여준다. 단, 부모가 주도적으로 이것저것 시키려 들면 그 순간부터 아이는 장난감에 흥미를 잃는다. 아이 스스로 성취감을 맞보는 게 중요하므로 아이가 어려워할 때는 힌트만 주고 잘못해도 그냥 두는 게 좋다. 또한 아이가 장난감 놀이에 집중해 있을 때는 부모가 끼어들거나 다른 장난감을 갖고 놀도록 성급히 바꿔주는 경우가 있는데, 아이가 한 가지 장난감에 집중하고 있다면 내버려두는 게 좋다. 그 장난감에 아이가 탐구하고 연구할 만한 그 무언가가 많이 숨어 있다는 뜻이므로 맘껏 탐색하고 살펴볼 기회를 줘야 한다. 교육을 처음 시작할 때는 아이의 흥미를 유발해 교육 방향을 이끌어가지만, 어느 순간이 되면 아이가 스스로 자신에게 필요한 장난감과 놀이법을 선택하게 된다. 부모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 어떤 교육도 아이에겐 놀이로 시작해야 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수학놀이 ① 추리력을 기르자
동물 조립 장난감 → 블록 → 퍼즐 → 큐브 조립 장난감을 처음 접한 아이는 엄마가 만들어주는 동물들을 보곤 흥미를 느낀다.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개나 기린을 조립해 보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조립에 익숙해지면 의도적으로 잘못 조립하는 데 흥미를 보이기 시작한다. 개의 머리에 말의 몸통, 코끼리의 꼬리를 붙이는 식이다. 이때 어른들은 아이가 장난을 친다고 생각하는데 언뜻 생각하면 단순해 보이는 이런 조립 과정은 인지 발달의 중요한 과정이 된다. 개와 말, 기린, 코끼리 등의 동물을 만들기 위해 각각의 머리와 몸통, 꼬리를 조립하는 과정은 동물을 식별하고 분류하는 능력과 추론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또한 ‘돌연변이 동물’을 만드는 과정은 일종의 ‘경우의 수’에 대한 경험이 된다. 조립 장난감 다음엔 블록 장난감이 좋다. 쌓았다가 허물기를 반복하고 걸핏하면 거실을 난장판으로 만들기 일쑤지만 블록 놀이를 통해 아이는 도형의 모양을 관찰하고 그 성질을 파악할 수 있다. 곡면 위에는 무언가를 쌓을 수 없다. 정사면체는 안정적이어서 잘 쓰러지지 않는다…. 체험을 통해 직접 발견해낸 이런 사실들은 책상에 앉아 배운 것들보다 아이에게 훨씬 더 강한 인상을 준다. 아이가 7~8세가 되면 그림 맞추기 퍼즐, 숫자를 더하고 빼서 같은 합계를 조합하는 숫자 퍼즐이 좋고, 9세 정도가 되면 추리력 향상을 위해 큐브 장난감을 선물한다.
수학놀이 ② 인지력을 키우자
색칠 공부 → 다른 그림찾기 → 화투·카드놀이 → 지도 보기 인지력 학습은 그림책을 읽으며 주인공들의 이름과 그림을 매치시키는 데서 시작한다. 3~4세가 되어 눈과 손의 협응력이 발달하면 색칠공부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 아이 머릿속에 있는 사물의 색깔을 떠올리고 색연필을 골라 그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면서 아이는 색깔과 모양에 대한 차이를 보다 세밀하게 저장한다. 4~5세가 되면 다른 그림찾기를 해보자. 똑같은 그림인데 콧수염이 있는 것과 없는 것, 입을 벌리고 있는 것과 다물고 있는 것 등 미세한 차이는 아이의 흥미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아이가 생활의 보다 세밀한 부분에까지 관심을 가지게 되는 동기를 부여한다. 화투나 카드놀이도 좋은 수학교재가 될 수 있다. 화투와 카드를 뒤집어놓고 하나씩 열어본다.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짝을 찾고 같은 짝끼리 만나면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것은 기억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길러준다. 8~9세가 되면 아이와 함께 지도 읽기를 시작한다. 한글을 막 뗐으므로 도시 이름을 찾는 데는 어려움이 없다. 도시 이름 찾기에 익숙해지면 지금 있는 곳에서 목적지를 찾아 경로를 읽어나간다. 도착지로 가는 길을 여러 가지로 궁리하는 것은 ‘경우의 수’를 찾는 경험이다. 가장 효율적이고 빠른 길을 찾는 것은 논리력과 추론력을 키우는 과정이며 지도와 실제를 비교해가며 방향 감각과 거리 감각을 익힐 수 있다.
수학놀이 ③ 숫자와 친해지자
수 세기 → 더하기·빼기→ 나누기 → 측정하기 수를 세는 것은 따로 가르치지 않고 일상에서 배우게 한다.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냉장고에 달걀을 정리하면서, 빨래를 개면서, 목걸이의 구슬을 세면서 “하나, 둘, 셋, 넷…” 하고 헤아리다 보면 아이도 자연스레 수 세기에 익숙해진다. 숫자 읽기 역시 일상에서 숫자에 주목할 기회를 많이 줄수록 효과적이다. 달력의 숫자를 가리키며 “오늘은 11월 10일이구나”하고 말해주고, 엘리베이터에 타면 “자, 12층에 가자” 하면서 12가 적힌 버튼에 아이 손가락을 대주고 누를 기회를 준다. 산책을 할 때에도 자동차 번호판이나 상가 전화번호를 가리키며 읽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 “숫자 1과 모양이 닮은 건? 젓가락!” “숫자 8과 모양이 닮은 건? 눈사람!” 하는 식으로 숫자와 비슷한 모양을 한 그림이나 사물을 찾아보는 놀이도 좋다. 수 세기를 할 수 있다면 이제 덧셈 뺄셈을 배울 차례. 이때는 종이도 연필도 필요 없다. 수를 다 센 다음에는 반드시 “그래서 모두 몇 개지?”하고 물어본다. “바구니에 사과가 몇 개 있나 세어 보자. 옳지, 네 개가 있구나. 여기에서 하나를 먹으면 몇 개 남을까?” 주거니 받거니 대화를 나누며 놀이하듯 더하고 빼는 경험을 하는 게 중요하다. 문제집을 이용해 반복적으로 계산 훈련을 시키거나 +, - 등의 기호를 이용하여 계산을 가르치려 들면 오히려 흥미를 잃기 쉬우므로 주의한다. 더하기와 빼기는 동시에 배우며 그 다음에는 나누기를 배운다. 아이가 좋아하는 사탕을 1,000원에 샀다. 사탕 봉지에는 사탕이 20개가 들어 있다. 그렇다면 사탕 1개는 얼마일까? 아이가 좋아하는 간식의 종류를 8개 정도 추려 아이와 함께 나누기를 해보는 것도 좋은 교육이 된다. 5~6세가 되면 측정하는 법을 알려줄 수 있다. 많은 부모들이 ‘수 개념’을 ‘수 세기와 계산’으로만 생각하지만, 수 개념은 부피, 넓이, 길이, 무게 등의 크고 작음을 비교하는 과정을 통해 더욱 깊이 이해된다. 따라서 아이가 커가는데 부모의 질문은 늘 “몇 개일까?”에 그쳐서는 안 된다. 자동차가 많은 곳에 갔다면 “너랑 가장 가까이 있는 자동차는 어떤 거지?” “어느 자동차가 제일 크니?” 하고 물어본다.
수학놀이 ③ 수 개념을 익히자
분수 → 소수 → 큰 수 읽기 → 십진법 초등 수학에서 아이들이 유난히 어려워하는 부분이 분수다. 사실 만 4~5세 정도만 되면 분수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상에서 자주 접하지 못했기 때문에 어려워한다. “반”이나 “절반”이라는 말 대신 “이분의 일”이라고 표현해보자. 색종이접기 놀이는 훌륭한 교재가 된다. “반으로 접어보자” 하지 않고 “이분의 일로 접어보자”라고 말한다. 밥을 “반만 먹어라, 하지 않고 ,이분의 일만 먹어라”라고 한다. 가족이 모두 3명이라면 과일이나 케이크를 나눠 먹을 때 “삼분의 일로 잘라 먹자”라고 말한다. 무슨 뜻인지 설명할 필요는 없다. 반이나 절반이라는 말도 설명 없이 익숙해졌던 것처럼 “이분의 일”이라는 표현도 자주 듣다 보면 그 개념을 스스로 깨치게 된다. 아이가 체중계에 올라갔는데 바늘이 13.5㎏을 가리킨다면 아이는 13, 14㎏로 바로 말할 수 없는 단위에 당황할 수 있다. 이럴 땐 “13.5킬로그램이구나” 하고 읽어줄 게 아니라 “거의 14㎏이구나.”혹은 “14㎏이 조금 못 되는구나” 하고 어림해서 읽어준다. 아이의 호기심을 유발한 뒤 아이가 어떻게 읽어야 하느냐고 물어오면 “어떻게 읽으면 좋겠니?”하고 되묻는다. 그리고 아이가 정확한 측정을 원할 때쯤 “13. 5㎏으로 읽는단다”라고 알려준다. 숫자와 숫자 사이의 수(소수)를 가르칠 때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아이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아이가 숫자에 관심을 가지고 정확한 개념을 알고자 할 때 알려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큰 수 개념을 알려주기 위해 1부터 100까지 적힌 숫자 포스터를 벽에 걸어두고 아이에게 따라 읽으라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방법은 아이의 수 개념을 키워주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달력이나 전자시계, 가격표, 영수증, 은행 대기표, 야구 선수들의 등 번호, 아파트 벽면에 붙은 동수, 전화번호, 자동차 번호판 등이 훨씬 효과적인 교재다. 처음에는 엄마가 가르쳐주는 대로 “우리 아파트는 1203동 805호요”라고 척척 말을 잘하다가 일곱 살 무렵이 되면 “엄마, 왜 ‘일이영삼’을 ‘천이백삼’이라고 불러요?”라고 물어올 수 있다. 이때가 십진법을 가르쳐야 할 때. 십진법은 자리에 따라 값이 달라지기 때문에 같은 ‘5’라도 위치에 따라 ‘오십’이나 ‘오백’이 된다. 이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럴 땐 언어보다는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교구를 활용하는 게 좋다.
Lesson 1 일상에서 측정 배우기
01 매주 키를 재고 기록하기 키재기 자를 벽에 붙여놓고 매주 아이의 키를 재고 그 옆에 날짜를 기록한다. 아이는 매일 매일이 성장의 과정이고, 그것이 숫자로 표기된다는 것에 흥미를 갖게 된다. 엄마 손으로 몇 뼘이나 되는지, 아빠 손으로 재거나, 연필로 재면 몇 개 만큼인지 꼽아보고 자로 잰 결과와 비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02 목욕 후 체중계에 올라가기 소아과에 가면 키재기 자와 체중계가 있고, 시장에 가면 저울이 있다. 가정에서도 체중계를 둔 경우가 많다. 언제 어디서든 측정 도구가 눈에 띌 때마다 아이에게 기회를 준다. 물건의 부피나 길이를 알기 위해 측정을 하는 게 아니라 측정하는 과정을 통해 수 개념을 체득하는 데 목적이 있다.
03 줄자를 이용해 둘레 재기 | 거리나 길이를 재는 것은 흔해도 둘레를 재는 것은 간과하기 쉽다. 줄자를 이용해 아이 몸 곳곳의 둘레를 재보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 된다. “머리 둘레 한번 재보자. 또 어디 둘레를 재볼까?” 가슴, 손목, 발목, 종아리 등 줄자로 잴 수 있는 신체 부위를 아이에게 직접 꼽아보게 한다.
04 다양한 컵에 물 부어보기 물이 담긴 컵을 아이에게 보여준 다음 크기가 다른 컵 하나를 꺼내주고 “이 컵에 담긴 물을 여기에 따르면 넘칠까, 안 넘칠까?”하고 물어본다. 아이가 우유나 요구르트를 마실 때도 컵 하나를 기준으로 분량이 넘칠지 아닐지 매번 다른 컵을 이용해 가늠해보게 한다.
Lesson 2 달력으로 십진법 익히기
[준비물 스프링 탁상달력 2개, 칼, 흰 종이, 풀, 사인펜]
01 달력 앞 면마다 흰 종이를 붙여 뒤로 넘기는 빈 노트를 만든다. 02 달력 12장을 모두 4칸으로 나눠 세로로 자른다. 03 달력의 첫 장, 각 4칸에 ‘천’나라, ‘백’나라, ‘십’나라, ‘일’나라 하는 식으로 ‘자리’ 이름을 써 준다. 04 두 번째 장부터 4개의 칸에 각각 ‘0·0·0·0’, ‘1·1·1·1’…9·9·9·9’라고 쓴다. 마지막 장은 흰 종이 그대로 둔다. 05 똑같은 번호판 달력을 하나 더 만든다. 06 ‘가위 바위 보’를 해서 이긴 사람은 ‘1’점을 얻는다. 먼저 ‘10점’을 얻는 사람이 이기는 식으로 게임을 한다 . 10점씩 모아서 100점 만들기, 100점 모아서 1,000점 만들기를 할 수 있다. 07 ‘0’은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므로 읽지 않기로 약속하고 공 굴리기, 농구놀이, 탁구놀이처럼 아이가 좋아하는 게임의 번호판을 ‘점수판’으로 활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