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는 사람이 만들었기 때문에 사람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따라서 한자 중에 사람의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가 가장 많다.
부수에서 사람의 모양을 나타낸 글자는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 인(人)자를 비롯해, 어진 사람 인(儿), 비수 비(匕), 큰 대(大), 설 립(立), 들 입(入), 주검 시(尸), 병부 절(卩), 몸 기(己), 아들 자(子), 여자 여(女), 늙을 노(老/耂), 긴 장(長), 하품할 흠(欠)자 등이 있다. 이중 몇몇 글자들이 다른 의미로 변질되었지만, 다른 글자와 만나 사용될 때에는 여전히 원래의 의미인 사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서는 이러한 여러가지의 사람 모습에 관련되는 모든 글자들을 알아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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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 인(人/亻) - 사람의 옆 모습
상형문자를 살펴보면 사람 인(人/亻)자는 팔을 약간 앞으로 내밀고 있는 사람의 옆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사람 인(人/亻)자는 사람과 관련되는 모든 글자에 들어간다.
믿을 신(信)자는 사람 인(亻)자와 말씀 언(言)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사람이 하는 말(言)은 믿음이 있어야한다는 의미이다. 반대로 거짓 위(僞)자는 사람 인(亻)자와 할 위(爲)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노자(老子)가 이야기하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무위(無爲)란 "아무 일도 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라, "자연을 거스르는 인위적(人爲的)인 일을 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거짓 위(僞)자는 노자의 이야기처럼 사람(亻)들이 하는 행위(爲)는 자연적이 아니라 인위적(人爲的)이며, 대자연의 입장에서 보면 거짓이란 뜻이다.
신선 선(仙)자는 사람 인(亻)자와 뫼 산(山)자가 합쳐진 글자로 산에 사는 사람이 신선(神仙)이란 의미이다. 쉴 휴(休)자는 사람(亻)이 나무(木) 아래에서 휴식(休息)을 취한다는 뜻이다. 복종할 복(伏)자는 개(犬)가 사람 앞(亻)에 엎드려(伏) 복종한다는 뜻이다. 항복(降伏)은 싸움에 져서 복종하는 것이다. 보호할 보(保)자는 사람 인(亻)자와 아기의 모습을 본 따 만든 보(呆)자가 합쳐 글자이다. 아기를 안고 보호(保護)하는 모습이다.
갑옷 입을 개(介)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사람(人)이 갑옷을 입고 있는 모습(ㅣ人ㅣ)이나, 나중에 사람(人) 밖에 있던 갑옷이 아래로 내려가 치마처럼 되고 말았다. 갑옷은 거북 껍질과 같은 딱딱한 것으로 만들었기 떄문에, 입을 때 갑옷에 몸이 끼어 잘 들어 가지 않는다고 해서 끼일 개(介)자가 되었다. 어떤 일에 끼어드는 것을 개입(介入)이라 한다.
기지개켤 신(伸)자는 늘어날 신(伸)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람 인(亻)자와 펼 신(申)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고대 중국인들은 사람(人)이 몸을 펴고(申) 기지개를 켤(伸) 때 몸이 늘어난다(伸)고 믿었다. 신축(伸縮)은 늘이고 줄인다는 의미이다.
아플 상(傷)자는 사람 인(人), 화살 시(矢)자의 변형자와 소리를 나타내는 빛날 양(昜)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화살(矢)을 맞은 사람이 아프다는 의미이다. 상처(傷處)는 다친 흔적이다. 병 질(疾)자도 화살(矢)을 맞은 사람이 침상에 누워 있다는 의미이다. 병(病)을 질병(疾病)이라고도 한다.
아래에는 사람 인(亻)자가 들어가는 형성문자들이다. 형성문자에 대해서는 앞에서 이미 설명하였지만 다시 한번 강조하면, 아래의 글자에서 사람 인(亻)자를 뺀 나머지 글자가 소리를 나타내는 글자이다. 물론 소리 뿐만 아니라 뜻까지도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 이런 점을 머리에 새기면서 아래에 나오는 글자들을 읽어 보자. 반복되어 나오는 한자에 다소 지루한 감은 있지만, 한번 읽어 봄으로서 사람 인(人)자가 어떤 글자에 사용되는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이런 형성문자를 모두 외울 필요는 없다. 이 글 후반부에는 200여자의 형성문자들을 모두 소리에 따라 정리해 놓았고, 이 200자만 암기하면 되도록 하였다.
▶ 伯 : 맏형 백, 사람 인(亻) + [흰 백(白)] / 백부(伯父), 백중지세(伯仲之勢) ▶ 伴 : 짝 반, 사람 인(亻) + [반 반(半)] / 동반자(同伴者) ▶ 偶 : 짝 우, 사람 인(亻) + [원숭이 우(禺)] / 배우자(配偶者) ▶ 僚 : 벗 료, 사람 인(亻) + [밝을 료(尞)] / 동료(同僚) ▶ 他 : 남 타, 다를 타, 사람 인(亻) + [어조사 야(也)→타] / 타인(他人) ▶ 傑 : 호걸 걸, 사람 인(亻) + [홰 걸(桀)] / 호걸(豪傑) ▶ 僧 : 중 승, 사람 인(亻) + [거듭 증(曾)→승] / 승려(僧侶) ▶ 仕 : 벼슬 사, 사람 인(亻) + [선비 사(士)] / 사환(仕宦) ▶ 俳 : 광대 배, 사람 인(亻) + [아닐 비(非)→배] / 배우(俳優) ▶ 優 : 광대 우, 넉넉할 우, 사람 인(亻) + [근심할 우(憂)] / 여우(女優), 우유부단(優柔不斷) ▶ 儒 : 선비 유, 사람 인(亻) + [구할 수(需)→유] / 유학(儒學) ▶ 任 : (사람에게) 맡길 임, 사람 인(亻) + [북방 임(壬)] / 임명(任命) ▶ 傲 : (사람이) 거만할 오, 사람인(亻) + [놓아줄 오(敖)] / 오만(傲慢) ▶ 偉 : (사람이) 훌륭한 위, 사람 인(亻) + [가죽 위(韋)] / 위대(偉大) ▶ 假 : (사람의) 거짓 가, 사람 인(亻) + [빌릴 가(叚)] / 가상(假想) ▶ 偏 : (사람이) 치우칠 편, 사람 인(亻) + [작을 편(扁)] / 편견(偏見) ▶ 便 : (사람이) 편할 편, 사람 인(亻) + [고칠 경(更)→편] / 편안(便安) ▶ 仁 : (사람이) 어질 인, 사람 인(亻) + [둘 이(二)→인] / 인자무적(仁者無敵) ▶ 償 : (사람이) 갚을 상, 사람 인(亻) + 조개 패(貝) + [오히려 상(尙)] / 보상(補償) ▶ 健 : (사람이) 굳셀 건, 사람 인(亻) + [세울 건(建)] / 건강(健康) ▶ 佐 : (사람이) 도울 좌, 사람 인(亻) + [왼쪽 좌(左)] / 보좌(補佐) ▶ 佑 : (사람이) 도울 우, 사람 인(亻) + [오른쪽 우(右)] / 천우신조(天佑神助) ▶ 依 : (사람이) 의지할 의, 사람 인(亻) + [옷 의(衣)] / 의지(依支) ▶ 倚 : (사람이) 의지할 의, 사람 인(亻) + [기의할 기(奇)→의] / 의탁(倚託) ▶ 偕 : (사람과) 함께 해, 사람 인(亻) + [다 개(皆)→해] / 백년해로(百年偕老) ▶ 俱 : (사람과) 함께 구, 사람 인(亻) + [갖출 구(具)] / 구비(俱備) ▶ 催 : (사람을) 재촉할 최, 사람 인(亻) + [높을 최(崔)] / 최고(催告) ▶ 作 : (사람이) 만들 작, 지을 작, 사람 인(亻) + [지을 작(乍)] / 작품(作品), 작문(作文) ▶ 保 : (사람이) 보호할 보, 사람 인(亻) + [지킬 보(呆)] / 보전(保全) ▶ 倒 : (사람이) 넘어질 도, 사람 인(亻) + [이를 도(到)] / 전도(顚倒) ▶ 住 : (사람이) 살 주, 사람 인(亻) + [주인 주(主)] / 거주(居住) ▶ 停 : (사람이) 머무를 정, 사람 인(亻) + [정자 정(亭)] / 정지(停止) ▶ 値 : (사람이) 만날 치, 값 치, 사람 인(亻) + [값 치(直)] / 가치(價値) ▶ 侵 : (사람이) 침략할 침, 사람 인(亻) + [침범할 침()] / 침략(侵掠) ▶ 備 : (사람이) 갖출 비, 사람 인(亻) + [갖출 비()] / 준비(準備) ▶ 傳 : (사람이) 전할 전, 사람 인(亻) + [오로지 전(專)] / 전달(傳達), 유전(遺傳) ▶ 倣 : (사람이) 본뜰 방, 모방할 방, 사람 인(亻) + [놓아줄 방(放)] / 모방(模倣, 摸倣) ▶ 仰 : (사람이) 우러를 앙, 사람 인(亻) + [오를 앙(卬)] / 추앙(推仰) ▶ 俗 : (사람의) 풍속 속, 사람 인(亻) + [계곡 곡(谷)→속] / 풍속(風俗) ▶ 倫 : (사람의) 인륜 륜, 사람 인(亻) + [모일 륜(侖)] / 인륜(人倫) ▶ 例 : (사람의) 법식 례, 사람 인(亻) + [벌일 열(列)→례] / 예문(例文) ▶ 伸 : (사람이) 펼 신, 기지개켤 신, 늘어날 신, 사람 인(亻) + [펼 신(申)] / 신축(伸縮) ▶ 侍 : (사람이) 모실 시, 사람 인(亻) + [모실 시(寺)] / 시종(侍從) ▶ 停 : (사람이) 머무를 정, 사람 인(亻) + [정자 정(亭)] / 정지(停止) ▶ 促 : (사람이) 재촉할 촉, 사람 인(亻) + [발 족(足)→촉] / 촉진(促進) ▶ 傾 : (사람이) 기울 경, 사람 인(亻) + [머리 기울 경(頃)] / 경사(傾斜) ▶ 低 : (사람이) 낮을 저, 사람 인(亻) + [밑 저(氐)] / 저질(低質) ▶ 佳 : (사람이) 아름다울 가, 사람 인(亻) + [홀 규(圭)→가] / 절세가인(絶世佳人) ▶ 俊 : (사람이) 준수할 준, 사람 인(亻) + [갈 준()] / 준수(俊秀) ▶ 傀 : 허수아비 괴, 사람 인(亻) + [귀신 귀(鬼)→괴] / 괴뢰(傀儡) ▶ 儉 : (사람이) 검소할 검, 사람 인(亻) + [다 첨(僉)→검] / 검소(儉素) ▶ 他 : (사람이) 다를 타, 사람 인(亻) + [어조사 야(也)→타] / 타인(他人) ▶ 俸 : 녹 봉, 사람 인(亻) + [섬길 봉(奉)] / 봉급(俸給) ▶ 何 : 어찌 하, 사람 인(亻) + [옳을 가(可)→하] / 하여간(何如間) ▶ 側 : (사람의) 곁 측, 사람 인(亻) + [법칙 칙(則)→측] / 측근(側近) ▶ 傷 : (사람이) 아플 상, 사람 인(亻) + 화살 시(矢)자의 변형자 + [빛날 양(昜)→상] / 상처(傷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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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질 사람 인(儿) - 다른 글자의 아래에 들어가는 사람 인(人)
사람 인(人)자가 다른 글자 아래에 가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어진 사람 인(儿)자가 사용된다. 이때 위에 올라 가는 글자는 대부분 머리와 관련되는 글자로, 그 부분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볼 견(見)자는 어진 사람 인(儿)자에 눈 목(目)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맏이 형(兄)자는 어진 사람 인(儿)자에 입 구(口)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맏이는 제사를 지내면서 입(口)을 벌리고 하늘에 고하는 사람(儿)이기 때문이다. 축원할 축(祝)자는 제사상의 모습인 귀신 기(示)자 앞에서 제사를 지내고 있는 맏이(兄)의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축복(祝福)은 행복을 빈다는 뜻이다.
맏이 형(兄)자와 비슷한 기쁠 태(兌)자는 입(口)의 좌우에 주름(八)이 생기도록 웃고 있는 사람(儿)의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사람 머리 위에 무거운 것을 이고 있는 형상인 이길 극(克)은 무거운 것을 이겨내고 있는 노예의 형상이고[극복(克服)], 머리위에 불(火)을 이고 있는 형상은 빛 광(光)자이다. 광명(光明)은 밝은 빛이다.
으뜸 원(元)자는 머리(二)를 강조한 사람(儿)의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사람의 몸에서 머리가 으뜸이라는 데에서 으뜸이라는 의미가 생겼다. 원조(元祖)는 맨 처음 조상을 장원(壯元)은 과거에서 1등을 하는 것을, 원단(元旦)은 새해 첫날 아침을 일컫는다.
무섭게 생긴 귀신(鬼神)의 얼굴을 올려 놓고 꼬리를 달면 귀신 귀(鬼)자가 된다. 또 머리 위의 양쪽을 뿔처럼 묶고 다닌 어린 아이의 머리 모양(臼)을 올려 놓으면 아이 아(兒)자가 된다. 유아원(幼兒園)은 어린이의 보육 시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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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수 비(匕) - 오른쪽을 향한 사람의 모습
사람 인(亻)자가 왼쪽을 향하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라면 비수 비(匕)자는 오른쪽을 향한 사람의 모습이다. 서 있는 사람의 모습도 있지만 글자에 따라 앉아 있는 사람의 모습도 있다. 비수 비(匕)자는 숟가락의 모습을 나타내기도 한다.("음식과 그릇" 참조)
견줄 비(比)자는 두 사람(匕,匕)이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 모습을 본 따 만든 만든 글자이다. 두 사람이 무언가 겨루기 위해 출발선에 서 있는 모습 같다. 비교(比較)란 둘 이상의 것을 견주어 차이를 살피는 것이다.
북녁 북(北)자와 함께 등 배(北)라고 하는 두가지 의미를 지닌 북(北)자는 두 사람(匕,匕)이 서로 등을 대고 앉아 있는 모습이다. 등이란 의미와 함께 전쟁에서 패배(敗北)하여 등을 보이며 달아난다는 의미도 있다. 나중에 이 글자가 북쪽이란 의미가 추가되는데, 옛날에 집이나 궁정에서 높은 사람이 앉을 때 남쪽을 향해 앉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등이 북쪽을 향하는데에서 유래한다. 이런 이유로 제사를 지낼 때 제사상도 북쪽을 향한다.
이후 이 글자가 북쪽이란 의미로 더 많이 사용되자, 원래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고기 육(肉→月)자가 붙여 등 배(背)자를 새로 만들었다. 신체의 모든 기관에는 고기 육(肉→月)자가 들어간다. 등(背) 뒤에 강(水)을 두고 진(陣)을 쳐서,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는 것을 배수진(背水陣)을 친다고 한다.
탈 승(乘)자는 나무(木)의 가지에 사람들이 올라가 앉아 있는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차에 올라 타는 것을 승차(乘車)라고 한다. 어그러질 괴(乖) 혹은 떨어질 괴(乖)자는 탈 승(乘)에서 사람들이 올라가 앉아 있었던 나무가지가 어그러져, 땅에 떨어진 모습을 하고 있다. 괴리(乖離)가 있다는 것은 떨어져 있음을 의미한다.
될 화(化)자는 바로 서 있는 사람 인(亻)과 꺼꾸로 서 있는 사람(人→匕)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여기에서 꺼꾸로 서 있는 사람은 죽은 사람을 의미한다. 즉 산사람과 죽으로 사람이 서로 윤회하여 다른 형태로 변화(變化)하는 의미로 만들었다.
죽을 사(死)자는 사망(死亡)한 사람(歹) 옆에 다른 사람(匕)이 앉아 있는 모습이다. 부서진 뼈 알(歹)자는 죽음을 의미한다.
이곳 차(此)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발(止)과 사람(匕)이 서 있는 모습이다. 즉 사람(匕)이 서 있는(止) 곳이 이곳이라는 의미이다. 그칠 지(止)자는 사람의 발을 본 따 만든 글자로 정지하다, 서다, 가다 등 여러가지 뜻이 있는 글자이다.[차후(此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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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대(大) - 양팔과 양다리를 벌리고 서 있는 사람
큰 대(大)자는 양팔과 양다리를 벌리고 서 있는 큰 사람을 앞에서 본 모습이다. 큰 사람이란 의미에서 크다라는 의미가 생겼다. 큰 대(大)자가 들어가는 글자들을 한번 살펴보자
옛날 중국 사람들은, 어른이 되면 머리에 비녀를 하는 풍습이 있었다. 아비 부(夫)는 어른이 된 큰 사람(大)의 머리에 비녀(一)를 한 모습이다. 비녀는 머리를 묶어 주는 역활도 하지만 지위를 구분하는 역활도하였다. 부부(夫婦)는 남편과 아내를 일컫는다. 오랑캐 이(夷)자는 큰 사람(大)의 어깨에 활(弓)을 매고 다니는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중국에서는 예전에 활을 잘 쏘는 고구려 사람을 동이족(東夷族)이라고 불렀다.
고대 중국에서 왕을 하늘의 아들, 즉 천자(天子)라고 불렀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하늘은 왕의 아버지이다. 이렇게 하늘을 사람으로 보는 데에서 하늘 천(天)자가 탄생되었다. 하늘 천(天)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사람(大)의 머리 위에 하늘을 표시하는 一자가 표시되어 있다.
낄 협(夾)자는 두 사람(人人)사이에 큰 사람(大)이 끼어 있는 모습이다. 양쪽에서 공격하는 것을 협공(挾攻)이라 한다. 뫼 산(山)자가 붙으면 골짜기 협(峽)자가 된다. 골짜기의 양쪽으로 산이 끼고 있는 모습이 상상된다. 협곡(峽谷)은 산과 산 사이의 험하고 좁은 골짜기이다.
클 태(太)자는 큰 대(大)에 점을 하나 찍음으로 크다는 의미를 분명히 한 지사문자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바다가 태평양(太平洋)이다.
달릴 분(奔)자는 풀이 세포기 나 있는 모습의 풀 훼(卉)자와 큰 대(大)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풀 밭(卉)으로 사람(大)이 분주(奔走)하게 달려가는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가운데 앙(央)자는 양팔을 벌리고 누운 사람(大)이 머리에 베개를 베고 있는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베게는 가운데를 베기 때문에 가운데, 혹은 중앙(中央)이라는 뜻이 생겼다.
붉을 적(赤)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큰 대(大→土)자와 불 화(火)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즉 기우제 등으로 살아 있는 사람(大)을 불(火)에 태우는 엽기적인 글자이다. 사람을 태우는 불꽃의 붉은색 색깔로 인해 붉다라는 의미가 생긴 것 같다, 적십자(赤十字)는 붉은 십자가를 의미한다.
비슷한 모습으로 역시 역(亦)자는 큰 사람(大→六) 겨드랑이에 땀이 흐르는 모습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모습이라고 학자들은 해석한다.
하지만 솔직히 억지(?) 해석이란 생각이 든다. 왜 하필이면 땀일까? 그 당시에 겨드랑이에서 나는 땀이 글자로 만들어질 정도로 그리 심각했을까? 그렇다면 처음에는 어떤 의미로 글자를 만들었을까? "역시"라는 의미는 왜 붙었을까? 아마도 호기심이 강한 독자라면, 이 글을 읽으면서 어떤 해석에 대해서는 이와 유사한 질문을 할 수 있다. 이 글을 쓴 나 자신도 그런 질문으로 잠을 설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불행히도 정답은 없다. 학자들끼리도 해석이 분분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와 같은 글자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어쨋던, 이 글에서도 이와 같은 억지 해석이 일부 나오더라도 독자 여러분들의 양해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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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립(立) - 땅을 딛고 서 있는 사람
설 립(立)자는 두 팔을 벌린 사람(大→六)이 땅(一)을 딛고 서 있는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사람(人)이 서 있는(立) 곳이 자리 혹은 위치(位置)이다는 뜻의 자리 위(位), 두 사람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인 나란할 병(竝)자에 설 립(立)자가 들어간다. 옆으로 벌려 서 있는 것을 병렬(竝列)이라 한다.
마칠 준(竣)자는 뜻을 나타내는 설 립(立)자와 소리를 나타내는 갈 준()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건물 등을 세우는(立) 것을 마친다는 의미이다. 건물 등의 공사를 마치는 것을 준공(竣工)이라고 한다.
바를 단(端)자는 뜻을 나타내는 설 립(立)자와 소리를 나타내는 시초 단(耑)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바르게 서 있다에서 바르다, 단정(端正)하다란 뜻이 생겼다.
설 립(立)자는 소리로도 사용되는데, 쌀 미(米)자가 붙으면 쌀알 립(粒)[미립자(微粒子)], 대 죽(竹)자가 붙으면 삿갓 립(笠)자가 된다. 김립(金笠)은 조선 후기 방랑시인으로 이름은 김병연(金炳淵)으로 별호가 김삿갓 또는 김립(金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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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검 시(尸) - 죽어서 누워 있는 사람
주검 시(尸)자는 죽어서 누워 있거나, 엉거주춤하게 서 있는 사람의 모습을 옆에서 본 모습이다. 죽은 시체를 뜻하기도 하지만 산 사람을 뜻하기도 한다.
꼬리 미(尾)자는 엉거주춤 서 있는 사람의 엉덩이(尸) 부분에 털(毛)이 나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토템(totem, 동식물 숭배 사상)은 원시 사회의 공통적인 풍습인데 고대 중국에도 있었다. 이런 풍습으로 동물에게만 있고 인간에게는 없는 꼬리를 털로 만들어 달고 다녔다고 한다. 남의 뒤를 따라 다니는 것을 미행(尾行)이라 한다.
오줌 뇨(尿)자는 엉거주춤 서 있는 사람(尸)의 엉덩이 부분에서 오줌(水)이 나오는 모습이다. 아마도 여자가 오줌을 누는 모습을 본 따 만든 것이거나, 아니면 옛날 중국 남자들은 엉거주춤 앉아 오줌을 눈 것 같다. 분뇨(糞尿)는 똥과 오줌이다. 거의 사용하지는 않는 글자이지만 비슷한 글자로 똥 시(屎)자는 엉거주춤 서 있는 사람(尸)의 엉덩이 부분에서 똥(米)이 나오는 모습이다. 아마도 쌀이 똥으로 변한다는 의미에서 똥을 쌀 미(米)자로 표현한 것 같다.
죽어 있는 사람을 의미하는 글자로는 시체(屍體)나 도살(屠殺)에 들어가는 주검 시(屍)자와 죽일 도(屠)자가 있다. 주검 시(屍)자는 주검 시(尸)의 뜻을 명확히 하기위해 죽을 사(死)자가 추가되었고, 죽일 도(屠)자는 사람(者)을 무자비하게 죽인다는 의미이다.
돌집 엄(广)자와 비슷하게 생긴 주검 시(尸)자는 사람이 사는 집의 모습을 뜻하기도 하는데, 거주할 거(居), 집 옥(屋), 창 루(屢), 층 층(層), 비가 샐 루(漏) 등이 그러한 예이다. 이러한 글자는 집에 관련된 글자에서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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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부 절(卩) - 꿇어 앉아 있는 있는 사람
병부 절(卩)자는 꿇어 앉아 있는 사람의 모습을 그려 놓았다. 절(卩)자를 액(厄)자 아래에 있는 글자와 같이 쓰기도 한다.
하여금 령(令)자는 지붕(△) 아래에서 무릅을 꿇어 앉아 있는 사람(卩)의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즉 누군가의 명령(命令)을 듣고 있는 모습이다. 비슷한 글자로 명할 명(命)자가 있다. 하여금 령(令)자와 마찬가지로 지붕(△) 아래에서 무릅을 꿇어 앉아 있는 사람(卩)에게 누군가가 입(口)으로 하는 명령(命令)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재앙 액(厄)자는 절벽(厂)에서 굴러 떨어져 다쳐서 쪼그리고 있는 사람(卩)의 모습이다. 액운(厄運)은 나쁜 운을 말한다. 이와 비슷한 글자로 위태할 위(危)자는 절벽(厂)위에 위험(危險)하게 사람(人)이 서 있는 모습과, 이미 절벽(厂)에서 굴러 떨어져 다쳐서 쪼그리고 있는 사람(卩)의 모습이다.
짐승을 의미하는 개 견(犭)자와 병부 절(卩)자가 합쳐진 범할 범(犯)자는, 짐승(犭) 앞에 쪼그리고 있는 사람(卩)의 모습으로, 짐승이 사람을 침범(侵犯)한다는 의미이다. 범죄(犯罪)는 죄를 범한다는 의미이다.
물리날 각(却)자는 병부 절(卩)자와 갈 거(去)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꿇어 앉은(卩) 채로 뒤걸음질로 물러난다(去)는 의미이다. 옛날에 높은 사람 앞에서 물러 날 때에는 항상 뒤걸음으로 물러났다. 중국과 일본에서 문화를 물려 받은 일본에서, 고급 식당이나 요정에 가보면 종업원이 방에서 나갈 때 이렇게 나간다. 문화는 물려준 나라보다 물려 받은 나라에서 더 잘 보존되어 있는 법이다. 퇴각(退却)은 뒤로 물러간다는 뜻이다.
말 권(卷) 혹은 문서 권(卷)자는 병부 절(卩)자와 소리를 나타내는 말 권(釆+廾)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사람(卩)의 무릎 구부린 모양에서 구부리다, 말다라는 뜻이 나왔고, 고대 중국에서 문서나 책을 대나무 죽간으로 만들어 두루마리처럼 말았다고해서 문서라는 의미가 생겼다. 그래서 책을 세는 단위도 권(卷)이다. 나중에 말다라는 원래의 의미를 분명하게 하기 위해 , 다시 손 수(扌)자를 붙여 말 권(捲)자가 되었다.
오를 앙(卬)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왼쪽에 서 있는 사람(亻)과 오른 쪽에 끓어 앉아 있는 사람(卩)이 있는 모습이다. 즉, 꿇어 앉아 있는 사람이 서 있는 사람을 올려 보고 있다. 따라서 원래의 뜻은 우르러 본다는 의미였으나, 나중에 원래의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사람 인(亻)자를 더 하여 우러를 앙(仰)자가 생겼다. 추앙(推仰)은 높이 받들어 우러러본다는 의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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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 기(己) - 상체를 구부리고 꿇어 앉아 있는 사람
몸 기(己)자는 몸 상체를 구부리고 꿇어 앉아 있는 사람의 모습이라고 하지만, 그렇지는 않는 것 같다. 왜냐하면 사람을 나타내는 글자인 인(儿), 비(匕), 대(大), 립(立), 입(入), 시(尸), 절(卩), 기(己), 자(子), 여(女), 노(老/耂), 사(巳), 피(巴), 환(丸) 등 모든 글자의 상형문자를 자세히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의 팔이다. 하지만 몸 기(己)자는 사람의 팔이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사람의 모습은 아닌 것 같다.
다른 글자와 만나면 소리로 사용되는데, 기록할 기(記)[기록(記錄)], 꺼릴 기(忌)[기피(忌避)], 그물의 벼리 기(紀)[기강(紀綱)], 일어날 기(起)[기상(起床)] 등이 그런 예이다.
몸 기(己)자 부수에 들어 있는 글자 중 뱀 사(巳), 꼬리 파(巴) 등이 윗 몸을 구부리고 꿇어 앉아 있는 사람의 모습이다. 이렇게 꿇어 앉아 있는 사람의 모습을 본 딴 글자는 뱀 사(巳), 꼬리 파(巴) 외에도 알 환(丸)자가 있는데, 이 글자들에 대해 알아보자
○ 뱀 사(巳) - 꿇어 앉아 있는 있는 사람
뱀 사(巳)자는 원래 뱀의 모양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글자 위의 口는 뱀의 머리, 나머지는 뱀의 꼬리를 나타낸다. 하지만 다른 글자와 만나면 꿇어 앉아 있는 사람의 모습인 병부 절(卩)자와 같은 의미로도 사용된다.
제사 사(祀)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제단(示) 앞에 꾾어 앉아 제사(祭祀)를 지내는 사람(巳)의 모습이다. 쌀 포(包)자에서, 포(勹)자는 무언가를 둘러싸고 있는 형상이고, 중앙에 있는 사(巳)자는 쪼구리고 있는 태아의 모습이다. 즉 포(包)자는 배속에 있는 아기의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포함(包含)은 속에 들어 있다는 의미이다.
○ 꼬리 파(巴) - 쪼구리고 있는 사람
꼬리 파(巴)는 방울뱀의 모양을 본따 만든 글자이나 꼬리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하지만 다른 글자와 만나면 뱀 사(巳)와 마찬가지로 꿇어 앉아 있는 사람의 모습인 병부 절(卩)자와 같은 의미로도 사용된다
빛 색(色)자는 한 사람(人)이 쪼구리고 있는 다른 사람(巴) 위에 올라 탄 형상이다. 색마(色馬)나, 색골(色骨)이란 단어를 연상해보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고을 읍(邑)자는 경계로 둘러싸인(口) 고을의 모습에 사람이 꿇어 앉아 있는 모습(巴)을 합쳐놓은 형상이다. 도읍지(都邑地)는 수도의 옛말이다.
○ 알 환(丸) - 두 손을 앞으로 내밀고 꿇어 앉아 있는 사람
알 환(丸)자는 두 손을 앞으로 내밀고 꿇어 앉아 있는 사람의 모습을 옆에서 본 모습이다. 두 손을 강조한 글자이다.
잡을 집(執)자는 꿇어 앉아 있는 사람(丸)의 두손에 수갑(幸)을 채운 모습이다. 죄수를 잡아 놓은 모습이다. 권력을 잡는 것을 집권(執權)이라 한다.
재주 예(藝)자는, 위에 있는 풀 초(艹)자와 아래에 있는 이를 운(云)자를 빼면, 두 손을 앞으로 내밀고 꿇어 앉아 있는 사람(丸)이 땅(土) 위에 나무(土+八)를 심는 모습이다. 고대 중국에서는 자연에서 저절로 자라는 나무를 사람이 심고 가꾸는 것을 하나의 재주로 보았기 때문이다. 예술(藝術)이란 글자대로 해석하면 재주와 기술이란 뜻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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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 자(子) - 팔을 벌리고 있는 아기
아들 자(子)자는 조그마한 아기를 팔을 벌리고 있는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불룩 튀어나온 가슴과 배의 모양을 본뜬 글자인 이에 내(乃)자 안에 아들 자(子)자가 들어가면 아이밸 잉(孕)자가 된다. 잉태(孕胎)의 태(胎)자도 아이를 밴다는 의미이다.
아들 자(子)자에 계집 녀(女)자를 합치면 좋을 호(好)자가 된다. 즉 여자(女)가 아기(子)를 안고 있으니 좋다는 의미이다.
아들 자(子)자에 이을 계(系)자를 합치면 손자 손(孫)자가 된다. 즉, 아들(子)을 이어(系) 나가면 손자(孫子)가 된다. 이를 계(系)자는 실 사(糸) 자에 한획을 그어 만든 지사문자이다. 즉 실을 잇는다라는 의미이다. 집안의 혈족 관계를 계보(系譜)라 부른다.
배울 학(學)[학교(學校)]이나 가르칠 교(敎)[교실(敎室)], 효도할 효(孝)[孝子)], 맏아들 맹(孟)[맹자(孟子)], 고아 고(孤)[고아(孤兒)]자 등에 모두 아들 자(子)자가 들어 가는 이유는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이런 글자가 만들어졌는지는 나중에 자세하게 이야기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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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집 녀(女) - 다소 곧이 앉아 있는 여자의 모습
계집 녀(女)자는 여자가 다소 곧이 앉아 있는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씨이다. 비슷하게 생긴 글자로는 어미 모(母)자가 있는데, 어미 모(母)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계집 녀(女)자의 가슴 부분에 젖꼭지를 의미하는 두 점을 찍어 만든 글자이다
BC 3세기 무렵에 씌어진 여씨춘추(呂氏春秋)에는 "태고의 백성은 어미는 알아도 아비는 몰랐다"는 구절이 있다. 신석기 시대인 앙소(仰韶) 문화의 유적지를 보면 공동 분묘가 발견되는데, 여자를 중심으로 묻혀 있다. 당시 남자들은 사냥이나 물고기를 잡으러 다닌 반면, 여자들은 농업과 가사를 담당하였다. 따라서 여자들은 한군데 정착하게 됨으로서 여자를 중심으로 하는 모계 씨족 부락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농업에 대한 의존도가 커짐에 따라 신석기 시대 말기부터는 남자들의 노동력이 농업 생산에 투여되기 시작하였고, 이때부터 부계사회가 시작되어, 청동기 시대인 은(殷), 주(周)시대에 들어오면서 부계사회가 정착되었다. 남자들이 농업 생산을 시작함으로서 잉여 생산물이 생기고, 이러한 잉여 생산물을 축척함으로서 사유 재산 제도가 생기게 되었다. 사유재산으로 인한 빈부의 격차로 남자들의 지위는 급격히 상승하게 되고, 급기야 여자는 남자의 사유재산화되어 갔다.
성씨 성(姓)자는 여자(女)가 낳은(生) 아이에게 자신의 성(姓)을 따르게한 모계사회에서 유래하는 글자이고, 뿌리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씨(氏)자는 부계 사회로 옮아 오면서 아버지 성을 일컫는 글자이다. 지금은 둘을 합쳐서 성씨(姓氏)라고도 한다.
부계사회로 접어 들면서 남존여비(男尊女卑)의 영향으로, 계집 녀(女)가 들어가는 글자에는 부정적인 의미의 글자가 많다. 여자들은 간사하다는 의미의 간사할 간(姦)이나, 시기할 질(姪), 질투할 투(妬), 요망할 요(妖), 방자할 방(妨) 등에 모두 계집 녀(女)가 들어 간다.
놀 오(娛)자는 계집 녀(女)자와 큰 소리로 말한다는 의미의 오(吳)자가 합쳐진 글자인데, 고대에도 놀 때에는 큰 소리를 지르거나 노래를 불렀을 것으로 짐작된다. 즐겁게 노는 자리에는 여자가 있어야한다는 중국인들의 생각(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이 엿보이는 글자이다. 집(宀)에서 잔치나 연회(宴會)를 하기 위해서는 날(日)을 잡아야하고, 여자(女)가 있어야하는데에서 유래한 잔치 연(宴)자도 마찬가지다. 오락(娛樂)은 놀고 즐긴다라는 의미이다.
예쁘고 아리따운 여자와 놀려는 생각은 동서고금이 똑같다. 그래서 예쁠 연(娟), 고울 연(姸), 아리따울 아(娥), 맵시 자(姿), 아리따운 교(嬌), 미녀 원(媛)에 모두 계집 녀(女)자가 들어간다.
또한 집안 일을 부인(婦人)이 하는 풍습은 동서양이 같았다. 그래서 빗자루(帚)를 들고 집안 청소하는 여자(女)의 모습을 본 따 아내 부(婦)자가 만들어졌다. 집(宀)에 여자(女)가 있으면 편안(便安)하다는 의미의 편안할 안(安)자도 만들었다. 편안할 안(安)자는 여자(女)가 집(宀) 안에 있으면 안전(安全)하가는 의미도 있다.
아내 처(妻)자는 다른 사람(아마도 여자 종)이 손(彐)으로 여자(女)의 머리(十)를 다듬는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처가(妻家)는 아내의 친정을 일컫는다.
혼인(婚姻)은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여자(女)가 있어야 한다. 여자가 다른 집(家)에 살러 가는 것도 역시 시집을 가는 것이다. 그래서 시집갈 가(嫁)도 만들어 졌다. 하지만 그냥 가는 곳이 아니라, 당시로는(지금까지도) 자신의 일생이 달린 문제이므로 심사 숙고해야 할 문제이다. 따라서 생각할 사(思)자가 붙으면 시집 시(媤)자가 된다. 시댁(媤宅)은 시집가는 집(宅)이다.
시집 가서 여자(女)가 해야할 임무(任務) 중 가장 큰 일이 아기를 가지는 임신(姙娠)이다. 그래서 아이 밸 임(姙)자도 만들었다. 여자가 낳은 새 생명이 만물의 시초(始初)라고 보기 때문에, 처음 시(始)자에도 계집 녀(女)자가 들어간다.
▶ 姓 : 성 성, 계집 녀(女) + [날 생(生)→성] / 성명(姓名) ▶ 姨 : 이모 이, 계집 녀(女) + [오랑캐 이(夷)] / 이모(姨母) ▶ 姑 : 시어머니 고, 고모 고, 시누이 고, 계집 녀(女) + [옛 고(古)] / 고부(姑婦), 고모(姑母) ▶ 嫡 : 정실 적, 계집 녀(女) + [밑둥 적(啇)] / 적자(嫡子) ▶ 姊 : 손위 누이 자, 계집 녀(女) + [나아갈 자()] / 자매(姉妹) : 姉는 姊의 간략형 ▶ 妹 : 손아래 누이 매, 계집 녀(女) + [아닐 미(未)→매] / 매부(妹夫) ▶ 姐 : 누나 저, 언니 저, 계집 녀(女) + [공손할 저(且)] / 소저(小姐) ▶ 嫂 : 형수 수, 계집 녀(女) + [찾을 수(叟)] / 형수(兄嫂) ▶ 姪 ; 조카 질, 계집 녀(女) + [이를 지(至)→질] / 질녀(姪女) ▶ 婆 : 할미 파, 계집 녀(女) + [물결 파(波)] / 노파(老婆) ▶ 孀 : 과부 상, 계집 녀(女) + [서리 상(霜)] / 청상과부(靑孀寡婦) ▶ 娘 : 아가씨 낭, 계집 녀(女) + [어질 량(良)→낭] / 낭자(娘子) ▶ 孃 : 계집애 양, 계집 녀(女) + [도울 양(襄)] / 영양(令孃) ▶ 妃 : 왕비 비, 계집 녀(女) + [몸 기(己)→비] / 왕비(王妃) ▶ 婢 : 계집종 비, 계집 녀(女) + [낮을 비(卑)] / 노비(奴婢) ▶ 妓 : 기생 기, 계집 녀(女) + [가지 지(支)→기] / 기생(妓生) ▶ 娼 : 창녀 창, 계집 녀(女) + [번창할 창(昌)] / 창녀(娼女) ▶ 妖 : (여자가) 요망할 요, 계집 녀(女) + [어릴 요(夭)] / 요사(妖邪) ▶ 奸 : (여자가) 간사할 간, 계집 녀(女) + [방패 간(干)] / 간사(奸詐), 간교(奸巧) ▶ 嫉 : (여자가) 시기할 질, 계집 녀(女) + [병 질(疾)] / 반목질시(反目嫉視) ▶ 妙 : (여자가) 미묘할 묘, 계집 녀(女) + [적을 소(少)→묘] / 미묘(微妙) ▶ 妨 : (여자가) 방해할 방. 계집 녀(女) + [모서리 방(方)] / 방해(妨害) ▶ 妄 : (여자의) 거짓 망, 계집 녀(女) + [망할 망(亡)] / 망령(妄靈), 노망(老妄) ▶ 嫌 : (여자가) 의심할 혐. 싫어할 혐, 계집 녀(女) + [겸할 겸(兼)→혐] / 혐의(嫌疑), 혐오(嫌惡) ▶ 娟 : (여자가) 예쁠 연, 계집 녀(女) + [작은벌레 연(肙)] ▶ 姸 : (여자가) 예쁠 연, 계집 녀(女) + [평평할 견(幵)→연] ▶ 娥 : (여자가) 아리따울 아, 계집 녀(女) + [나 아(我)] / 항아(姮娥) ▶ 媛 : 미녀 원, 계집 녀(女) + [당길 원(爰)] / 재원(才媛) ▶ 嬌 : (여자가) 아리따울 교, 계집 녀(女) + [높을 교(喬)] / 교태(嬌態) ▶ 姿 : (여자의) 맵시 자, 계집 녀(女) + [버금 차(次)→자] / 자태(姿態) ▶ 姓 : 성 성, 계집 녀(女) + [날 생(生)→성] / 성명(姓名) ▶ 婚 : (여자와) 혼인할 인, 계집 녀(女) + [어두울 혼(昏)] / 혼인(婚姻) ▶ 姻 : (여자와) 혼인할 인, 계집 녀(女) + [인할 인(因)] / 혼인(婚姻) ▶ 媤 : (여자의) 시집 시, 계집 녀(女) + [생각할 사(思)→시] / 시댁(媤宅) ▶ 嫁 : (여자가) 시집갈 가, 계집 녀(女) + [집 가(家)] / 가취(嫁娶) ▶ 姙 : (여자가) 아이 밸 임, 계집 녀(女) + [맡길 임(任)] / 임산부(姙産婦) ▶ 娛 : (여자와) 놀 오, 계집 녀(女) + [나라이름 오(吳)] / 오락(娛樂) ▶ 始 : 처음 시, 계집 녀(女) + [기쁠 이(台)→시] / 시작(始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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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 로(老/耂) - 지팡이를 든 노인의 모습
노인 로(老)자의 상형문자를 살펴보면 위쪽은 긴 머리카락을, 아래 쪽은 사람(人)이 지팡이(ㅣ)를 잡고 있는 형상이다. 즉 머리카락이 긴 늙은 노인이 지팡이를 잡고 있는 모양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로(老)자의 아래 쪽에 있는 비(匕)자는 사람 인(人)자를 의미한다. 간략형으로 로(耂)로 쓴다.
효도할 효(孝)자는 아들(子)이 늙은(耂) 어버이를 업고 있으니 효도(孝道)하고 있다는 뜻이다. 생각할 고(考)자는 노인(耂)은 생각을 교묘하게 잘 한다는 의미로 교묘할 교(巧의 오른쪽 글자)자가 들어간다. 고려(考慮)는 생각한다는 의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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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장(長) - 지팡이를 안 든 노인의 모습
긴 장(長)자의 상형문자를 살펴보면 위쪽은 긴 머리카락을 아래 쪽은 사람(人) 모습이 있는 형상이다. 즉 머리카락이 긴 늙은 노인의 모양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노인 로(老)자와 긴 장(長)자의 상형문자는 매우 유사한데, 노인 로(老)자에는 지팡이가 있고, 긴 장(長)자는 지팡이가 없을 뿐이다.
길다는 의미는 노인의 머리칼이 길기 때문에 생겼다. 조상신을 모신 중국에서는 부모님이 주신 몸을 훼손할 수 없기에 머리를 깍지 않았기 때문에, 노인이 되면 머리가 길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장(長)자는 어른이나 우두머리라는 의미도 함께 가지고 있다. 회사의 사장(社長)이나 부족의 족장(族長) 등에 나오는 장(長)은 우두머리나 나이가 많은 어른을 가르킨다.
긴 털을 의미하는 장(長)이 들어 가는 글자로 터럭 발(髮)이 있는 데, 이 글자에는 긴 장(長), 터럭 삼(彡)과 함께 소리를 나타내는 달아날 발(犮)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머리 긴 사람을 장발(長髮)이라 부른다.
긴 장(長)자가 다른 글자와 만나 소리로도 사용된다. 휘장 장(帳)[장막(長幕)], 활줄 당길 장(張)[장력(張力)], 배부를 창(脹)[팽창(膨張)]자가 그러한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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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품할 흠(欠) - 하품하는 사람
하품할 흠(欠)자의 상형문자를 살펴보면 아래 쪽은 사람 인(人)자이고, 글자 윗 부분이 입을 벌리고 있는 얼굴이다. 하품할 흠(欠)자는 하품 하듯이 입을 크게 벌린다는 의미의 글자에 모두 들어간다.
불 취(吹)자 하품(欠)하듯이 입(口)을 크게 벌리고 부는(吹) 데에서 유래한 글자이다. 취주(吹奏)는 악기를 불어서 연주한다는 뜻이다.
도둑 도(盜)자는 물 수(氵), 하품할 흠(欠), 그릇 명(皿) 등 세 글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밥그릇(皿)을 보고 침(氵)을 흘리며 입을 크게 벌리고 서있는 사람(欠)이 도적(盜賊)이라는 의미이다.
바랄 욕(欲) 혹은 욕심 욕(欲)자는 하품할 흠(欠)자와 소리를 나타내는 계곡 곡(谷)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하품하듯이 입을 크게 벌리고 입안에 무엇을 넣으려고 욕심(欲心·)을 내는 모습에서 바란다거나 욕심이란 뜻이 생겼다. 나중에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마음 심(心)자가 붙어 욕심 욕(慾)자가 되었다.
▶ 飮 : (입을 크게 벌리고) 마실 음, 먹을 식(食) + [하품할 흠(欠)→음] / 음주(飮酒), 음식(飮食) ▶ 歎 : (입을 크게 벌리고) 탄식할 탄, 하품 흠(欠) + [어려울 한()→탄] / 한탄(恨歎) ▶ 歌 : (입을 크게 벌리고) 노래 가, 하품할 흠(欠) + [노래 가(哥)] / 가수(歌手) ▶ 歡 : (입을 크게 벌리고) 기뻐할 환, 하품할 흠(欠) + [황새 관(雚)→환] / 환호(歡呼) ▶ 欣 : (입을 크게 벌리고) 기쁠 흔, 하품할 흠(欠) + [도끼 근(斤)→흔] / 흔쾌(欣快) ▶ 欲 : (입을 크게 벌리고) 바랄 욕, 욕심 욕, 하품할 흠(欠) + [계곡 곡(谷)→욕] / 욕심(欲心·) ▶ 欺 : (입을 크게 벌리고) 속일 기, 하품할 흠(欠) + [그 기(其)] / 사기(詐欺)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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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수는 아니지만 사람을 나타내는 글자
이상에서 살펴본 글자들은 모두 사람의 모습을 나타내는 부수이다. 하지만 부수로 편입되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사람을 모양을 나타내는 글자들이 또 있다. 다음은 그러한 글자의 예이다.
○ 다른 글자의 위에 올라간 사람 인(人)
위험할 위(危)자나 빛 색(色)자의 맨 위에 있는 글자는 칼 도(刀)자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칼 도(刀)자는 아니다. 소(牛)에서 뿔(角)을 칼(刀)로 잘라낸다는 의미의 해(解)자와 비교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칼 도(刀)자와 비슷하게 생긴 이 글자는 사람 인(人)자이다. 이와 같이 사람 인(人)자가 다른 글자 위에 올라가 사용되는 경우도 많다.
색 색(色)자는 한 사람(人)이 쪼구리고 있는 다른 사람(巴) 위에 올라 탄 형상이다.
사람(人)이 절벽(厂) 끝에 위험(危險)하게 서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 위험할 위(危)자이다.
빠질 함(臽)자는 함정(臼)에 사람(人)이 빠지려고 하는 모습이다. 나중에 함정이라는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언덕 부(阝)자가 추가되어 함정 함(陷)자가 되었다. 함정(陷穽)은 주로 언덕(阝)에 있기 때문이다. 빠질 함(臽)자에 말씀 언(言)자를 붙이면 아첨할 첨(諂)자가 된다. 아첨(阿諂)이란 말(言)의 함정(臽)이란 의미로 만들어졌다.
오랠 구(久)자를 자세히 보면 위(危)자나 색(色)자에 있는 사람 인(人)자가 들어 가 있다. 구(久)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사람의 등이나 엉덩이에 뜸을 뜨거나 낙인을 찍는 모습으로 원래는 뜸이란 의미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생긴 상처가 오래 간다고 해서 "오래 간다"라는 의미가 생긴 것 같다. 지구력(持久力)은 오래 버티는 힘이다. "오래 간다"라는 의미로 사용되자, 원래의 의미를 보존하기 위해 불 화(火)자를 붙여 뜸 구(灸)자가 만들어 졌다. 침구(鍼灸)는 침질과 뜸질을 의미한다.
○ 아이돌아 나올 돌() - 어머니 배속에서 나오는 아이
자(子)자를 180도 뒤집어 놓으면 "애를 낳을 때 머리가 아래를 향해 돌아 나올(臨産子轉身首向下) 돌()"자가 된다. 즉 어머니 배속에서 나올 때, 머리를 아래로 하고 나오는 아기의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흐를 류(流)자의 오른쪽 부분은 어머니 배속에서 머리를 아래로 하고 나오는 아기()와 양수가 흘러 나오는(川) 모습이다. 나중에 흐른다는 의미를 분명하게 하기 위해 물 수(氵)자가 추가 되었다. 유속(流速)은 유체(流體)가 흐르는 속도이다. 어진사람 인(儿)자 위에 붙으면 배속에서 머리를 아래로하고 있는 아기가 만삭이라는 의미의 가득찰 충(充)자가 된다. 충만(充滿)은 가득찬다는 의미이다. 나은 아이를 기른다는 의미의 기를 육(育)자에도 들어 있다. 육아(育兒)는 아이를 기른다는 의미이다. 버릴 기(棄)자는 거꾸로 있는 아이를 키(其)에 담아 두손으로 받들고 있는 모습이다. 아마도 죽은 아이를 버릴려고 하는 모습인 것 같다. 기권(棄權)은 권리를 버리고 행사하지 아니한다는 뜻이다.
○ 거스를 역() - 꺼꾸로 서 있는 어른 큰 사람의 상형인 큰 대(大)자를 180도 돌려 놓으면 거스를 역()자가 된다. 즉 거꾸로 간다는 의미에서 거스르다는 뜻이 생겼다.
거스를 역(逆)자는 갈 착(辶)자와 거스를 역()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거스를 역()자의 의미를 분명히 하기 위해 갈 착(辶)자를 붙였다. 역적(逆賊)은 나라에 반역하는 사람이다. 초하루 삭(朔)자는 한 달(月)이 다 지나가고, 다시 거슬러() 올라가 초하루가 된다는 의미이다. 삭망(朔望)은 음력 초하루와 보름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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