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베스틸 직장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한 직원 유서 공개 국민의소리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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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국내 한 중견 철강회사에서 근무하던 30대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남긴 유서와 영상이 뒤늦게 공개됐다. 24일 MBC에 따르면 국내 중견 철강 회사에서 근무하던 A씨는 지난 2018년 11월 25일 자신의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가 가족들에게 “자취방에 다녀온다”며 집을 나선 뒤 3일 만이었다. 2012년 4월 계약직으로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제강팀에 입사한 A 씨는 두 달 만에 떠난 야유회에서 알몸으로 단체 사진을 찍었다. 공개된 사진에서 가장 왼쪽에 옷을 입은 채 모자를 거꾸로 쓴 사람이 반장급 직원인 B 씨, 가운데에서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이 선배 C 씨다. A씨는 단체 사진에서 B씨를 지목하면서 입사한 직후부터 그가 지속적으로 성추행과 괴롭힘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A씨가 남긴 기록엔 “B씨가 입사한 2012년 4월 문신 여부를 확인한다며 팬티만 입게 한 뒤 여러 사람 보는 앞에서 수치심을 줬다”는 내용과 “2016년 12월 10일 오후 4시 30분경 한 복집에서 볼 뽀뽀를 시키고, 오후 5시 40분경 노래방 입구에서 볼 뽀뽀를 시켰다. 너무 싫다”는 내용 등이 적혀 있었다. 또한 A씨의 근무 부서는 작업 당시 소음이 심한 곳이었고, 뇌종양의 일종인 ‘청신경종양’으로 인해 평소에 힘들어하던 A씨가 부서를 바꿔 달라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심지어 큰 수술을 받았던 2014년, B 씨가 여러 사람 앞에서 큰 소리로 “너 뇌종양이냐”며 면박을 줬다고도 밝혔다. 이어 A씨는 다른 선배 C씨에 대해서 “성기 좀 그만 만지고 머리 좀 때리지 마라.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고 썼다. 이 외에도 지난 6년간 당했던 일들을 구체적으로 적은 A씨는 후배들에게 “쓰레기 같은 벌레 때문에 고통 받지 말자”는 말을 전하며 글을 마쳤다. 회사 측이 2019년 뒤늦게 조사에 나선 결과, A씨의 유서 내용은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으며 또 다른 피해자들도 나왔다. 조사 과정에서 가해자들이 조롱성 답변을 한 점도 포착됐다. 하지만 “잘못을 크게 뉘우치고 있다”는 이유로 B씨는 정직 3개월, C씨는 정직 2개월에 그쳤다. 이들은 정직이 끝난 뒤 지금도 회사에 다니고 있으며, 관리책임이 있는 제강팀장은 아무런 징계도 받지 않았다. 지난해 1월 근로복지공단은 A씨의 죽음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산업재해가 맞다고 인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유족들이 B씨와 C씨를 경찰에 고발했지만, 수사기관은 “오래전 일들이라 공소시효가 지났거나,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처벌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유족들은 최근 검찰에 재조사를 해달라며 항고장을 내고, 가해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했다. 최유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