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년의 승상, 제갈량.
《삼국살(三國殺)》은 2008년 중국 칭화대학(清华大学) 컴퓨터공학 박사과정 학생과 전매대학(传媒大学) 게임개발학과에서 공동으로 만들어낸 카드 게임입니다. 삼국지연의를 바탕으로, 각 장수들이 자신의 신분에 맞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계략과 술수를 부리며 치열하게 싸우는 내용을 담은 게임입니다.
▲ 삼국살 최신 리부트 버전, 삼국살:계한돌파.
게임 시스템 전반은 dV GIOCHI社에서 제작한 서부극 게임 뱅!(BANG!)에서 따왔다고 쓰고 베꼈다고 읽습니다. 시스템은 물론 기본판의 장수 일부도 BANG!에서 그대로 표절했으나, 확장팩에서는 독자적인 체계를 잡고서 BANG!의 포커페이스 총잡이 서부극에서 벗어나, 삼국시대 장수가 병기를 들고 적진에 일갈하며 백병전을 펼치는 무투극으로 변질…? 됐습니다.
배경이 삼국지로 바뀌어 접근성이 높아진 것이 삼국살의 매력 중 하나라고 하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빌리 더 키드, 수지 라파예트를 모르는 사람은 많아도 관우 장비 제갈량을 모르는 사람은 없듯이 말입니다. 이 때문인지 중국에서 삼국살은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고 있으며, 매년마다 전국 대회 『왕자지전(王者之戰)』까지 열리고 있습니다. 전문 보드게임 잡지는 물론이거니와, 관련 상품들이 줄지어 발매되고, 표절작인 삼국살을 또 표절한 게임(삼국참)이 나오고 그걸 또 베낀-_-;; 게임이 또 나오는 판세입니다. 중국이라서 그런지 별로 안 놀랍네요. 여튼 중국 15억이 넘는 보드게임/카드게임 시장은 사실상 이 삼국살 게임 하나가 단독으로 열어버린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dV GIOCHI社에서 아시아 시장을 의식했는지 BANG! 게임 시스템 라인으로 일본 버전 《사무라이 소드(Samurai Sword)》를 내놓았습니다. 아시아 시장이라기보단 그냥 와패니즈 풍의 제품이라고 봐야 할까요.
▲ 중국의 삼국살 전국대회인『왕자지전(王者之戰)』의 모습.
게임에는 네 세력, 위(魏)ㆍ촉(蜀)ㆍ오(吳)ㆍ기타 군웅(群)이 나옵니다만, 게임 목표는 각 장수의 신분에 따라 결정됩니다. 주공은 역적 무리를 몰아내야 하고, 충신은 주공을 지켜야 하며, 반적(역적) 무리는 주공을 죽이고 제위를 찬탈하려 일을 꾸미고, 그 속에 숨어든 내간(첩자)는 모두를 이간질시키며 최후까지 살아남기 위해 분투해야 합니다. 주공을 제외한 다른 모두는 각자의 신분을 숨기고 행동하기 때문에 게임은 더욱 흥미진진하게 흘러갑니다.
▲ 주공(빨강)을 보좌하는 충신(노랑)들, 그에 맞서 봉기하는 반적(초록) 무리와 그 사이에 숨은 내간(파랑).
플레이어는 신분 뿐만 아니라 장수카드도 하나씩 선택합니다. 위/촉/오/군 네 세력마다 출중한 장수들이 있으며, 각자 특별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공격력이 특별히 강하다거나, 다른 사람의 카드를 맘대로 뺏을 수 있다거나, 죽어도 죽지 않는다거나 등등. 게다가 유비나 조조 등 실제로 군주였던 장수에는 신분이 주공일 경우 사용할 수 있는 특수기능이 따로 붙어있기도 합니다.
표준판(기본판)에는 25명의 장수가 들어있으며 이후 물밀듯이 쏟아져나오는 확장으로 수많은 장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 장수카드 중 일부. 각 장수의 소속 세력은 왼쪽 위에 적혀있다.
게임에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카드는 다음과 같습니다. 공격하는 카드인 "살(殺)"과 피하는 카드인 "섬(閃)"과 체력을 회복하는 "도(桃)"라는 기본카드, 청룡언월도나 방천화극이나 적토마 등 아이템으로 사용하는 장비카드, 그리고 다른 사람의 카드를 버리거나 빼앗을 수 있고, 또는 상대와 일기토를 벌일 수 있는 여러가지 책략카드(锦囊牌 - '금낭패'라고 읽으며, 계책이 들어있는 비단주머니라는 뜻)가 있습니다.
▲ 게임에 쓰는 카드. 맨 윗줄이 기본카드, 아랫줄이 액션카드, 가운뎃줄이 장비카드. 맨 왼쪽에 있는 말이 적토마다.
각 플레이어는 장수를 하나씩 고르고 위의 카드를 이용해 게임을 진행합니다. 후한 말 난세에서 천명을 얻고 천하를 평정할 자는 누구일지, 그 군웅할거의 현장에서 영웅이 되어보세요.
▲ 후한 말기 중원에서 가장 유명한 라이벌, 유비와 조조.
첫댓글 자세한 게임방식은 자료창고에 있는 매뉴얼을 참조하세요.
등업이 되야....
넵~ ㅋ
감사합니다. 중국에 국민보드게임이라고는 들었는데, 생각보다 인기가 많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