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박사 서규호의 일본철도 999] ① 일본 고(高)노선의 백미 리조트 시라카미이번 호부터 ‘철도박사 서규호의 일본철도 999’를 새롭게 연재합니다. 여행박사 특수영업팀 서규호 팀장이 직접 경험한 일본철도의 생생한 이야기는 매주 월요일자 신문에서 10차례에 걸쳐 만나볼 수 있습니다. 집을 나선 순간부터가 여행이라는 말처럼 철도에서 만나는 새로운 일본여행에 푹 빠져보시기 바랍니다. <편집자주>
-연재를 시작하며…
‘은하철도 999’라는 만화 영화에서, 그 당시 우리나라에 운행하지 않던 증기기관차가 우주를 힘차게 달리던 모습을 보면서 열차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초등학교 때엔 혼자서 기차를 타고 경원선 종점인 신탄리역까지 다녀오기도 했다. 열차는 참 신기하다. 두 레일 사이로 큰 열차가 이동을 하는걸 보면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일본열차는 첫 큐슈 여행을 간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후로 엄청나게 일본 열차를 많이 타봤고 그 열차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몇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 일본 고(高)노선의 백미 리조트 시라카미
처음으로 소개할 열차는 일본 동북(혼슈의 최북단 지방)을 달리는 리조트 열차 ‘시라카미’다. 리조트 시라카미는 일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로컬선 1위로 불릴 정도로 꼭 타보고 싶어하는 열차다.
객차는 달랑 3량이고 정원도 111명, 더 이상은 태우지 않는다. 1호차와 3호차는 일반 객실이고 두 번째 차량은 대형 전망창의 4인 객실로 칸막이가 돼 있어 가족여행하기에 딱 좋다. 열차는 아오모리나 아키타에서 하루 3편(9월말까지) 총 6편이 왕복 운항하는데, 아키타 출발 열차는 1, 3호가 아오모리까지, 2호는 히로사키까지 연결한다.
아오모리 출발은 2, 4호차가 아키타로, 6호차는 히로사키에서 출발해 아키타로 간다. 소요시간은 5시간 정도인데, 일본 3대 차창(일본인들이 평가했을 때 창가로 보았을 때 가장 멋진 절경을 선정하는 것으로 니카타와 남규슈 등에 또 있다) 중 하나로 멋진 자연경관이 펼쳐진다. 특히 현지인이 사미센을 연주하며 기차여행이 지루하지 않도록 이벤트가 이뤄진다. 아오모리 쓰가루 지방은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사미센 명가다.
열차는 아오이케, 부나, 쿠마게라로 저마다 이름이 있고, 그 이름에도 하나하나 이유가 있다. 아오이케는 세계자연문화유산인 시라카미 산진의 주니코(十二池)의 한 호수로, 초록빛의 다른 호수들과는 달리 물빛이 신비스러운 파란색이다. 꼭 푸른 잉크를 풀어 놓은 것 같다. 그래서 이 열차는 아오이케처럼 파란색이다.
부나는 일본어로 ‘너도밤나무’다. 시라카미 산지에 펼쳐진 부나 원생림을 딴 이름으로 차량색깔도 진한 녹색으로 돼 있다. 마지막으로 최근에 추가된 쿠마게라는 시라카미 산지에 분포한 ‘딱따구리’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열차 색 또한 샛노랑과 빨간색이 어우러져 손님들을 유혹한다.
이제, 관광지로서 매력을 갖춘 리조트 시라카미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까. 필자가 도전한 것은 노시로 역에서의 농구 슛 도전이다. 이 역은 농구 명문 노시로공업고등학교가 위치해 역의 콘셉트를 농구에 맞춰 5분 정차하는 동안 슛 도전할 수 있도록 해 또 다른 흥밋거리를 준다. 물론 필자는 실패했지만 기차를 타면서 농구공을 던질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열차는 일본에서 석양과 해안 바위 풍광이 아름다운 서행 구간도 지난다. 아키타 시라카미역에서 출발해 10여분 간 서행을 하면서 해안선을 만끽하고 철도 여행의 백미를 느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산과 도로, 기차길과 바다로 이어지는 해안선을 달리다보면 주니코역에 도착한다. 이 곳에서 버스로 10분 이동하면 앞서 언급한 아오이케를 만난다. 열차 관광에서 느낄 수 없는 트래킹을 해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아오이케, 부나, 쿠마게라 세 가지를 모두 만날 수 있는 곳이 ‘주니코’다.
다음으로 갈 수 있는 곳이 웨스파(WeSpa) 쓰바키야마역이다. 웨스파는 서쪽(웨스트)의 온천(스파)이란 뜻으로 각종 코테지, 유리 공방, 전망대와 일본 100대 온천으로 인기가 높은 후로후시(不老不死) 온천도 위치했다. 물론 기차 시간에 맞춰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한다.
바다를 보면서 온천을 하는 해변노천탕! 물 빛깔은 낙조의 진한갈색을 띠고 있어 낙조와 온천색깔이 같아지는 자연의 경이로움 느낄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경험을 체험 제공하는 JR동일본의 고노선을 달리는 지방철도의 리조트 시라카미! 자연과 하나 되는 열차 시라카미를 한 번 경험해보는 것은 어떨까.
여행박사 서규호 팀장 aaahaye@tourbak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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