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2003년 창업시장을 정리한다
2003년은 상반기 잠시 주춤했던 창업열기가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더욱 뜨거워진 한해였다. 창업활동지수는 지난해보다 한 계단 오른 세계 3위를 기록했고 정부와 지자체의 창업지원도 본격화, 창업인프라 구축을 위한 움직임도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한편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시행 첫해 임차인의 피해가 속출하는 등 부작용이 초래되기도 했다. 인터넷 창업신문 창업투데이에서는 2003년 창업시장에 영향을 미쳤던 창업관련 10대 뉴스를 선정해 보았다.
1. 창업활동지수, 한국 세계 3위
▲ 2003년에는 다양한 형태의 창업박람회와 이색 사업설명회가 봇물을 이뤄 예비창업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장기불황에도 불구하고 높은 창업열기를 반영해서 한국의 창업활동지수가 세계 3위를 마크했다. 미국 밴슨 대학과 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의 공동연구프로젝트인 글로벌 엔터프러너십 모니터(GEM)에 따르면, 창업 42개월 미만 신생기업에 종사하고 있는 경제인구의 비율인 창업활동지수가 태국, 인도에 이어 한국이 14%로 3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조사결과인 세계 4위 보다 한 계단 상승한 결과다.
2.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시행에도 불구 임차인 피해 속출
영세 상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상가임대 계약을 5년 동안 보장하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2003년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그러나 법이 시행되기 전인 지난해부터 임대료를 올리려는 시도가 이어지면서 부작용은 이미 예고되어 왔다. 최근에는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부동산 투기가 성행하면서 일부 건물주들이 이 법의 맹점을 이용, 임대료를 대폭 인상하는 문제점 등이 불거지면서 '임차인 보호'라는 애초 입법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3. 정부, 지방자치단체의 창업지원 본격화
2003년도는 보건복지부, 노동부, 여성부 등 정부기관과 각 지방자치단체의 창업지원 대책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된 한해였다. 보건복지부는 서울·경기 지역과 광역시에 거주하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창업지원자를 모집, 창업 융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여성부는 '여성 일자리 50만개 창출'을 위해 노동부, 복지부 등 관계부처와 민간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합동기획단을 구성해 추진에 들어갔다. 한편 서울시, 부산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본사와 연계하여 '벤처 창업 스쿨'을 개최하는 등 각종 정보와 재정 지원을 통해 창업 활성화에 발벗고 나섰다.
4. 상시구조조정체제 돌입으로 인한 기업의 아웃플레이스먼트 확산
기업들이 상시구조조정체제로 들어서면서 아웃플레이스먼트(전직지원제도)가 대기업을 중심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사오정', '오륙도' 라는 신조어가 나도는 상황에서 중ㆍ장년층 샐러리맨에게는 심리적 충격 경감과 창업과 재취업의 길을 열어주고 기업 측면에서도 직원 해고에 따르는 도의적인 부담을 덜게 되므로 국내 기업들도 이러한 서비스를 실시하고자 하는 것. KT와 포스코의 경우 퇴직자 뿐 아니라 재직자들에게도 이 서비스를 실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DBM코리아와 한국아웃플레이스먼트 등 7∼8여 개에 이르는 전문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5. 청년창업 활기
▲ 졸업과 동시에 창업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이 늘었다
대기업 취업 문턱이 높아지고 평생 직장 개념이 사라지면서 졸업과 동시에 일찌감치 창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학 내에 각종 창업동아리들이 활발한 활동을 보이며 창업전선의 열기에 불을 달궜으며 20-30대의 젊은 창업자들이 속출하는 등 청년창업이 활기를 띈 한해였다.
6. 창업아이템 소개의 장 다양화
실업과 상시구조조정의 불안으로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창업 아이템을 소개하는 방법도 다양화됐다. 특히 2003년은 다양한 형태의 창업박람회와 이색 사업설명회가 봇물을 이뤄 예비창업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창업아카데미 등의 창업교육 프로그램도 관련기관에 의해 활발하게 실시됐다. 최근에는 홈쇼핑에도 창업아이템이 등장하면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
7. FC 지식 경영을 위한 프랜차이즈 리더스 클럽 출범
▲ 지식축적과 정보교류를 위한 프랜차이즈리더스클럽이 결성됐다
국내 프랜차이즈업계의 대표적인 CEO들과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랜차이즈 리더스 클럽'이 창립총회를 갖고 공식 출범했다. 프랜차이즈리더스클럽은 초대 회장으로 위촉된 원할머니보쌈 박천희 사장을 비롯, 국내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CEO 1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프랜차이즈리더스클럽 출범으로 인해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는 지식축적과 활발한 정보교류를 통해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지식경영 시대로 들어설 것으로 보여진다.
8. 불황 내성 강한 업체 위주로 프랜차이즈 업계 재조정
장기간 지속되는 불황으로 인해 프랜차이즈 업계에도 '구조조정'을 맞이한 한해였다. 부실 기업은 쓰러지고 불황 내성이 강한 탄탄하고 건실한 업체만이 살아남은 것. 불황의 장기화로 여러 가지 거품이 빠지면서 '알짜 업체'만이 프랜차이즈 업계에 살아남을 수 있는 구도가 정착돼 가고 있다.
9. 다양한 형태의 실속창업 인기
▲ 창업비용의 거품을 뺀 실속창업 아이템이 인기를 끌었다.
불황으로 인해 다양한 형태의 '실속창업'이 인기를 끌었다. 대중적인 아이템에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생활밀착형 아이템과 창업비용의 거품을 뺀 무점포 소호창업 아이템이 각광 받은 것. 한편 복합화와 숍인숍 형태의 창업전략으로 불황을 타계하려는 움직임도 지난해에 이어 계속됐다.
10. 창업 인프라 구축 움직임 가시화
창업컨설팅 전문업체인 한국창업개발연구원이 '온라인 창업상담 시스템'을 개발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간 것을 비롯, 지난 11월 제1회 가맹상담사 시험이 실시되는 등 창업 인프라 구축을 위한 움직임이 가시화됐다. 온라인 창업상담시스템은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창업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창업정보를 검색하고 온라인상에서 창업상담을 신청할 수 있는 시스템. 이로 인해 창업 희망자는 온라인 상에서 상담을 신청, 담당 컨설턴트와 해당 본부 상담전문가의 상세한 상담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비즈타임즈 공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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